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상의밤 #임선우

도서제공 | @munhakdongne

상실은 끝나는 감정이 아니라,
조용히 삶에 스며드는 감각인지도 모르겠다.

임선우의 ”지상의 밤“은 그 감각을 가장 임선우다운 방식으로 풀어낸 소설집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 무언가를 잃었다.
가족을 잃고, 관계를 잃고, 이전의 자신을 잃는다.
그 상실을 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

사람이 해파리가 되기를 꿈꾸고,
죽은 반려견이 유령이 되어 곁에 머물며,
누군가는 물이 되어 흘러간다.

처음엔 이런 비현실적인 소재때문에 멈칫했는데
자꾸 읽다보니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상실의 슬픔과 그 슬픔을 위로해주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이 기묘한 설정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현실에서는 끝내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을 표현하기 위한 언어라는 것을..

임선우 작가님은 소설세계가 확실히 독특하다.
이런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어쩜 이런 귀엽고도 재밌는 발상을 하시는지💛
읽어갈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 여인의 선물
데니스 존슨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여인의선물 #데니스존슨 #소설집

도서제공 | 다산책방

와- 읽어가기 쉽지 않다.
분명 문장을 따라가고 있는데 이야기는 자꾸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인물들의 기억은 조각나 있고, 시간은 불쑥 뛰어넘으며, 작가의 친절한 설명 또한 없다.

데니스 존슨의 전작 <예수의 아들>과 <기차의 꿈>을 읽었건만
이 책이 제일 난해한 것 같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
기억이 떠오르는대로 불쑥불쑥 나타난다.
오래된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고, 죽은 친구를 생각하다가
또 아무렇지 않게 보통 일상으로 넘어간다.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평범했던 순간들이
오히려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의 작품을 접하기 전에 우선 작가부터 알아가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좀 도움이 된다.
작가 소개글을 보면 이렇게 쓰여져 있다.
“작가는 20대 시절, 술과 마약의 유혹에 빠져 방황했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그가 사회 가장자리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망과 소망을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그려내는 문학적 밑거름이 되었다.”


데니스 존슨은 삶을 어떻게 바라본 것일까.
죽기 전 무엇을 가장 떠올랐을까.
작중에서 전달하고픈건 인물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이 책이 평이 높은 이유!!!
작가의 특유의 문체(확실하게)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지막 작품에서 가장 농축되었다고 보기 때문..!!!!!!!

술 안 받는 날, 삼키기 힘든 것처럼 어려운 작품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작품이 안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와연 #청예 #래빗홀클럽

도서제공 | @rabbithole_book

장르소설. 오컬트. 회빙환. 그중에서도 ‘환’, 환생.

바람난 아버지와 불륜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두 번째 삶을 선택한 주인공 ‘오연린’.

엄마와 자신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새로운 가정을 꿈꾸는 두 사람 앞에서
주인공은 불륜녀에게 부적 하나를 건넨다.
5초. 5초만 쥐고 있으세요.

5

4

3

2

1

.

쿵.

옥상 아래로 몸을 던진 주인공은
그녀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남긴 채 두 번째 생을 기다린다.

그렇게 아버지와 불륜녀의 아이로,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간직한 채 다시 태어난 그녀.
오직 복수만을 위해 악을 선택하고, 점점 그 악에 잠식되어 간다.
이 이상의 스토리는 책을 통해 보시라.🙌🏻💫

+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계속해서 다음 페이지가 궁금했던 작품.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고, 완결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이 완성감을 맛 본 짜릿함이란!

+ 연린은 처음에는 복수만을 위해 움직이며 악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죠. 물론 누군가의 따뜻한 온기가 그녀를 바꾼 것도 있겠지만, 저는 할머니의 굿 또한 그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을 준 계모의 할머니.
전생의 오주희와 현생의 오연린의 관계를 보면서 모순적인 양가감정을 들게 한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청예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인데, 정말 흡족하며 본 작품!!

읽고 나니 인덱스가 한아름 붙여 있을 정도로 밑줄 긋고 싶은 문장도 많았고, 예사롭지 않은 묵직한 문장과 허를 찌르는 필력에 여러 번 감탄했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장르소설을 넘어, 오래 남는 여운과 깊이를 원하는 분이라면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의 감촉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의감촉 #은희경

도서제공 | @munhakdongne

<새의 선물>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에,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기대와 설렘이 한꺼번에 밀려와...!

역시는 역시.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문체와 분위기에 홀려버렸다.

성격도, 취향도, 살아온 궤적도 너무나 다른 예순다섯 살 자매, 안나와 경선.

🔖18 > 나이든다는 것이 그처럼 꾸중과 책망을 들어야 하는 일인가.
...신경성, 스트레스성이라는 진단명은 이제 모두 ‘노화’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노화란 추방의 전 단계나 마찬가지이다. 죽음을 향한 여정인 것이다.

노화와 죽음, 그리고 고독.
동시에 과거를 돌아보며 시간이 몸에 남긴 흔적과 지나온 삶의 촉감을 천천히 들여다본다.

혼자 조용히 살아가던 퇴직 연금 생활자 안나는 아픈 동생 경선의 보호자가 되어 병간호를 맡고, 손녀 다니엘까지 함께 돌보게 된다.
두 사람의 젊은 시절 사랑 이야기와 세 사람의 여행을 통해 노년 여성들이 ‘할머니’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고유한 개인으로서 서로를 마주하고 이해하고 화해하며 둘의 관계가 차츰 변해감을 보여준다.

안나와 경선의 티키타카 보는 유쾌함 속에서도 깊이 사유하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마음 깊숙히 쑥 들어오니 기대해도 좋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한 사람의 몸에 담긴 시간과 공간과 사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이 문장을 읽으며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 속에서 찾아보고 나름 생각해본다.

1. 시간.

한 사람의 몸에 담긴 시간, 이것은 나이듦. 몸의 변화. 안나와 경선은 이제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노화임을, 죽음과도 가까워졌음을 받아들인다.

2. 공간.

🔖203 > 여행은 장소뿐 아니라 시간의 이동인 것 같다고. 처음 와보는 장소인데 언젠가 살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풍경과 마주치면 그 순간 시간의 회로가 교란된다고.
낯선 장소는 때로 여행자를 과거의 어느 한 순간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또 그 장소들은 저마다 다른 시간대의 버튼을 갖고 있다.

🔖205 > 전차 안의 승객들을 둘러보는데 이상하게도 그 느낌이 이어진다. 어쩐지 어린 시절의 한 장면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안나는 불현듯 자신이 어떤 시간대의 버튼들을 눌렀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그 풍경이 이 도시의 첫인상으로 새겨진다.



3. 사회.

🔖33 > “내가 주문을 느리게 한 것도 아니잖아. 대체 이 나이에는 어디를 가야 환영받을 수 있는거야?”

🔖105 > “그래서 난 귀여운 할머니 같은 말도 싫어. 늙으면 수동적이고 퇴행적인 것 말고는 매력을 부여할 방법이 없다는 거야?”

할머니, 노인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바라보지 말고
한 사람으로서 존중해주길.

추억과 기억, 나이듦과 죽음을 매개로 한 노인들의 이야기가 난 너무나도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분 대상작
이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맛있는걸먹으면 #이수민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깜짝서평단

도서제공 | @ehbook_

살다 보면 마음이 무너지는 날들을,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마주하게 된다.
관계가 어긋나기도 하고, 꿈이 흔들리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이유 없이 지쳐 버리는 날들.

그럴 때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일단 맛있는 걸 먹어봐.”

언뜻 보면 단순한 말처럼 들리지만, 정말 맛있는 것을 먹으면 배는 무거울지언정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단순한 힘을 믿는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을 돌볼 여유도 생긴다는 것을.

이 소설에는 파리, 리스본, 서울, 제주, 빈, 프라하, 아이슬란드 등 다양한 도시와 그곳의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음식 곁에는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길을 잃은 사람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 있다.

그들은 우연한 한 끼의 식사와 한 접시의 음식, 그리고 사람과의 인연을 통해 조금씩 위로받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세상이 아무리 버거워도,
‘일단 한 끼를 먹고 다시 살아가 보자.’
이 책이 건네는 가장 다정한 제안이다.

15편의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이야기는 세 번째 〈비 오는 샌프란시스코, 오렌지 초콜릿 컵케이크〉였다.

유학 시절, 주인공은 학교 옆 작은 컵케이크 가게의 레시피 콘테스트에 참가한다.
직접 만든 오렌지 초콜릿 컵케이크로 특별상을 받고, 그 컵케이크는 실제 매장의 쇼케이스에 진열된다.
그 일을 계기로 가게 주인과도 가까워지고, 주인공에게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행복한 추억이 된다.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돌아온 뒤, 상처 많은 어른이 된 주인공은 다시 샌프란시스코를 찾는다.
예전 가게는 사라진 줄 알았지만, 근처에서 훨씬 큰 규모로 확장한 가게를 발견한다.

‘혹시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계실까.’

반가운 마음과 망설임 사이에서 끝내 인사는 건네지 못한 채 컵케이크 하나만 사서 나온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상자를 열어보니 주문한 한 개 대신 컵케이크가 세 개 들어 있었고, 작은 카드 한 장이 함께 놓여 있었다.

“언제든 찾아오세요.”

그 한 문장을 읽고 괜스레 울컥해진다.

누군가가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마음이 지쳐 있을 때는 그 어떤 위로보다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따뜻한 음식 한 끼, 짧은 인사 한마디, 누군가의 작은 친절이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한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주어서.. 그래서 더욱 오래 마음에 남는다.

경쟁률 1400:1을 뚫고
제13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
이수민 작가의 첫 소설이자, 15개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아름다운 연작소설.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면 긴 조언 대신 이 책 한 권을 건네도 좋겠다.

오늘 하루도 애쓰느라 지친 당신에게.

“오늘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일단 맛있는 걸 먹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