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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학교 ㅣ 심포니 논픽션 1
가와이 마사오 지음, 김미숙 옮김, 정인현 그림 / 심포니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 : 숲속의 학교
지은이:
저자 가와이 마사오(河合雅雄는 1924년 요코하마현 사사야마에서 태어났으며, 교토대학 물리학부 동물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일본몽키센터의 소장이며, 요코하마 현립 인간과자연박물관장, 교토대학 명예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숲이 원숭이를 낳았다』,『인간의 유래』(마이니치출판 문화상), 「가와이마사오 저작집」 전 13권. 아동을 위한 저서로 『고릴라 탐험기』,『사반나의 두 별』, 『작은 박물지』(산케이 아동출판 문화상) 등이 있다.
역자 김미숙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졸업하고 방송대 대학원 일본학 전공했다.
한국번역가협회 정회원, 번역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그린이 정인현은 어린시절 충북 영동의 산 속에서 나무를 벗 삼아 살았다. 중앙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그림을 배우고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동화 「감자반지」 「엄마는 뽀뽀괴물」 「일등이 있으면 꼴지도 있어야할텐데」와 「우리한시 삼백수」의 그림을 그렸다.
출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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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몸이 약해서 학교에 가끔 빠지는 나와 동생 도난의 어린시절 자연속에서 모험이야기입니다. 이야기에서는 기니피그 , 덤불과 숲속의 벌레들, 물고기, 뱀, 족제비, 곰쥐, 붕어, 멧종다리, 해오라기 ,참새등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P7
아외시마 신사의 여름 축제는 7월의 저녁을 화려하게 수놓았고, 빼곡히 늘어선 노점에는 아이들로 꽉 차 있었다. 쇳소리로 손님을 부르는 아저씨의 밀짚모자에는 분홍색과 흰색의 솜사탕이 꽂혀 있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소나무의 검은 그림자를 밟으며 유가타(목욕을 한 뒤 혹은 여름철에 입는 헐렁하고 긴 무명 홑옷)차림의 사람들이 좁은 골목길을 가득 메운 채 걸어가고 있었다. 무늬가 큼직한 유카타에 빨간색이나 보라색 띠를 두른 여자 아이들은 마치 까만 붕어 사이를 헤엄치는 금붕어 같았다.
- 이 이야기의 시작은 여름 축제장면에서 시작됩니다. 학생때 일본 마쯔리에 갔다가 봤던 여름 태양에 새까맣게 탄채 유카타를 입은 여자아이가 생각나네요. 얼굴은 기억도 안나지만 분위기는 생각납니다.
p31 기니피그 중에서
문제는 베어 낼 풀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었다. 아무리 개울을 건너고 덤불을 넘고 논두렁을 뒤적여도 황량하게 변해 버린 논에 더는 벨 풀이 없었다. 급기야 우리는 자전거로 3,4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풀을 베러 가야 했다. 논을 서성거린다기보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는 표헌이 맞을 것이다. 말하자면 매일 풀을 찾아서 유랑하는 나그네 같았다.
폭설이 내린 날에는 풀을 베러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런 날에는 덤불 속 대나무를 휘어서 조릿대를 베었다. 40마리나 되는 놈들을 먹이기 위해 베어야 하는 조릿대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 주인공 아이는 나름 책임감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손으로 자신이 벌인 일을 감당해냅니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 궁금해집니다.
p49-51 덤불속 생물들 중에서
어느 날 밤의 일이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엄마에게 괜한 응석을 부리며 억지를 썼다. 그러자 엄마가 평소처럼 협박을 했다.
"반도리한테 데리고 갈거야."
"반도리 같은 거 안 무서워. 그런 놈은 내가 발로 차 버릴 거야."
나는 고집을 피우며 방바닥을 떼굴떼굴 굴렀다.
그때 아버지가 나를 휙 낚아챘다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 아버지 겨드랑이 사이에서 내가 발버둥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옷소매가 넓어서 마치 큰 독수리에게 공격을 받은 것 같았다. 바지 옷자락이 올라가면서 드러난 검은 털이 난 두꺼운 아버지의 정강이는 독수리 다리처럼 보였다.
나는 엉덩이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울어 댔다. 마음이 찌부러질 정도로 무서웠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말없이 밖으로 나가더니 성큼 성큼 걸어서 마굿간 옆에 있는 헛간에 데리고 가 나를 그 안에 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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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익 찌익. 밤의 정막을 깨고 그 흉악한 소리가 들려왔다. 반도리다. 이제 끝이야. 내 울음소리를 듣고 온 게 틀림없어. 아버지, 이제 안 그럴께요. 그러니까 제발 꺼내 주세요. 나는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때 쉬쉬, 이상한 소리가 문밖에서 들렸다. 무슨 소리지? 소리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나는 귀를 쫑긋 세웠다.그 소리는 아빠가 오줌을 누는 소리였다. 그것을 알고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다. 나는 퉁퉁 부은 눈꺼풀을 끌어올리고 입가를 일그러뜨린 채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얼굴을 했다. 그리고 따뜻한 무언가가 마음속에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는 안채로 돌아가지 않고 추운 밤 말없이 문밖에서 같이 있어 준 것이었다.
반도리가 또 울었다. 전보다 크게 귓속까지 찡하고 섬뜩하게 울렸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아빠, 반도리가 왔어요'"
덜컹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아버지에게 달려갔고 아버지는 가볍게 나를 안았다. 그리고 안채로 걸음을 옮겼다.
- 아버지의 진짜 사랑이 느껴집니다. 최근 잔소리가 늘어난 저는 스스로 반성해봅니다.
p58 숲과 무덤벌레 중에서
산기슭에 있는 큰 참나무 몇 그루에서는 맛있는 수액이 흘러나와 벌레들에게는 근사한 '참나무 술집'이었다. 그곳을 둘러보기만 해도 왕오색나비, 먹그림나비, 사슴벌레들이 많았다.
- 이 작가는 아무래도 동물학자가 아니라 전업작가를 해도 성공 하셨을 겁니다. 참나무 술집이라니....
p69-70 숲과 무덤벌레중에서
오른쪽 멀리서 병사들의 숙소가 보였고, 메아리처럼 호령이 들렸다. 군인들의 힘찬 소리와 밝은 햇살에 마음속에 드리웠던 우울한 그림자도 한순간에 날아갔다.
-순간이지만 제국주의 선전영화의 한장면이 스치는 듯 느껴지는 건 저의 쓸데없는 생각이겠죠?
p79 물밑 바위굴의 생물들
나는 장대로 수면을 두드리고 가끔씩 그물로 강물을 퍼 올리며 피라미 무리를 얕은 물가로 몰았다. 피라미는 내 의도를 알아차린 듯 장대와 그물 사이를 쵸리조리 뚫으며 전속력으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마술사가 엄청난 양의 회색 나이프를 발목에서 한꺼번에 던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늘이 지자 강 수면이 갑자기 차분한 색으로 바뀌었다. 강물 위로 하얀 구름이 선명하게 비쳤고, 피라미 떼가 하얀 구름 속을 헤엄쳐 다녔다. 붉은 돌 아래로 모래 연기를 일으키며 기생개구리가 뛰어들었다.
-어렸을 적 시골 외갓집에서 송사리 잡으러 다니던 추억이 울컥 몰려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캠핑을 다니곤 하는데 어림없을 것 같습니다.
p101 물밑 바위굴의 생물들
하마터면 도난이 물에 뻐져 죽을 뻔했던 것이다. 도난은 힘들게 잠수모를 벗어던지고 겨우 헤엄을 쳐서 내 손을 잡고 기슭으로 올라왔다. 도난은 물이 새는 바람에 잠수모가 고장 났구나 싶어서 탈출하려고 했지만 발에 매단 돌 때문에 올아오지 못했다며 ,조금만 늦었으면 죽을 뻔했다고 했다. 갓파(물속에 산다는 어린아이 모양을 한 상상의 동물)처럼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바위에 걸터앉아 도난은 계속 퉤퉤 침을
뱉었다.
"미안해. 사실은 내가 실수해서 호스에 물이 들어간 거야."
나는 미안해서 얼굴까지 발개지며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도난은 어이없어하며 잠시 따졌지만 이내 기분을 풀었다.
"괜찮아.실패하기는 했지만 메기는 꼭 잡을 수있을 것 같아. 돌 아래에 굉장한 녀석이 두 마리나 있었어. 조금만 더 있으면 잡을 수있었는데....아깝다."
우리는 햇볕에 등을 말리며 꼼꼼하게 테스트 결과를 검토했고 , 호스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충분히 수중 포획용으로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발에 다는 추였다. 까닥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기에 바로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 생명줄을 무턱대고 잡아당기면 오히려 위험하므로 신호가 있을 때까지 당기지 말 것, 이것이 주요 개선점이었다.
- 읽고 있는 제가 다 놀랬습니다. 아이고 이놈들아 정도껏 해라....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될까하는 망설임이 잠깐 생겼었습니다. 장난이 너무 너무 심합니다.
p105 물밑 바위굴의 생물들
물 위로 나온 나는 죽은 듯이 바위 위에 널브러졌다. 도난이 걱정하는 말소리가 꿈결에 들리는 듯했다. 어떻게 바위까지 올라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도난은 팔이 빠질 정도로 손을 잡아당겼고, 서로 부등켜안은 채 털썩 넘어진 것이 마치 꿈속에서 일어난 일만 같았다. 숨이 멎을 듯 뜨겁게 달구어진 바위 위에 뒹글며 나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기관차 바위의 동굴 속에 사는 괴물 잉어를 본 사람은 요시 아저씨 말고는 나뿐이라는 생각에......... 돌고래처럼 검은 괴물 잉어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또다시 내 앞을 지나가는 듯했다.
-제가 옆에 있었으면 등짝 한대 때렸을 듯 합니다.
p119 뱀들의 이사중에서
돌 처형을 받은 뱀은 우리 마음대로 요리했다. 잔인한 마음에 사로 잡혀 꼬리를 자르기도 했고 목을 끊어 내기도 했다. 몸통의 중앙 부분이 으스러진 뱀은 살아 있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서 목과 꼬리를 따로따로 움직이며 꿈틀거리기만 했다.
나는 뱀의 몸 한가운데에 막대기를 찔러 넣고 들어 올렸다. 뱀은 둘로 접혀서 막대에 힘없이 축 늘어졌다. 힘껏 막대를 휘두르면 뱀은 불집게처럼 푸른 하늘 저편으로 날아갔다. 우리는 으히히, 하고 쾌감에 취한 듯 괴기스러운 소리를 냈다. 우리가 듣기에도 소름끼치는 소리였다.
- 아이들은 잔인할 때가 있죠. 조금 더 크면 차마 못할 짓을 서슴없이 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어른이 되는 거겠죠. 문제는 그 유아기의 잔인함을 잃지 않고 마음속에 숨겨뒀다가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막말을 해대는 아기같은 어른들이 가끔 있다는겁니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써 부끄럽고 무섭습니다
P227 요괴동물원의 최후 중에서
치코가 이불 위에서 놀고 있었다. 치코는 이불 사이의 주름을 좋아해서 거기 들어가서 모래 장난이라도 하듯 날개를 퍼덕이곤 했다. 나는 불쑥 일어나 책을 가져와서 이불 위에 벌렁 누웠다. 그때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고, 등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놀라서 벌떡 일어났는데 미열 때문에 머리가 띵하니 울리며 현기증이 났다.
이불 위에서 갈색 물체가 나뒹굴었다. 치코였다. 내가 벌러덩 눕는 순간 치코가 날아든 것이었다. 내가, 내가, 치코를....
나는 기가 막혀서 치코를 손바닥에 놓고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몸이 아직 따뜻해서 그 온기가 손으로 전해졌다. 감은 눈에 순막이 하얗게 내려와 있었다. 부리와 콧구멍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이불에 주름을 만들어 치코를 거기에 놓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쓰러지듯 베개를 베고 누워 치코를 보았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치코는 평소처럼 낮잠을 자는 것 같았다.
-전에 제 친적중에 비슷한 일을 겪은 분의 이야기를 듣고 동물들, 특히 소형 동물들을 다룰 때 항상 긴장하던 생각이 나네요. 사랑하는 애완조(?)를 떠나보내며 한층 성숙해져 나가는 거죠.
감상:
이렇게 풍성한 자연의 은혜를 온몸으로 느끼고 자랄 수 있었다는게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부럽습니다. 텔레비젼이나 게임기가 아니라 생명이 꿈틀대는 풍성한 자연의 품에서 자란다면 악해지고 싶어도 악해지기 쉽지 않을 것이며 풍부한 풍광은 아이들에게 그 만큼이나 많은 상상의 세계를 소개해줄것 같습니다.
올해 우리 아이들과 부지런히 캠핑을 다녀야 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항상 텔레비젼을 그만보고 책을 많이 읽으라고 이야기하는데 이와 관련해서 작가분이 하신 좋은 말씀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P243 작가의 말중에서
우리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볼 때 요즘 아이들의 놀이 내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놀이터였던 골목을 자동차에 빼앗긴 것은 참으로 화나는 일입니다. 또 대문 밖에서 놀 수 없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텔레비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가 텔레비젼 만화에 빠짐으로써 가장 무서운 폐헤는 상상력이 없어지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소년 시절에 [손오공]과 [보물섬]을 읽으면서 거기 등장하는 인물과 요괴의 모습을 자유롭게 상상했습니다. 그 모습이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서 각자 다른 이미지를 가졌고, 아주 개성 넘치는 독서를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