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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이 발견한 반 고흐의 시간 - 고흐의 별밤이 우리에게 닿기까지, 천문학자가 포착한 그림 속 빛의 순간들
김정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2025년4월8일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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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와 관련된 책을 읽고, 전시를 보고, 영화와 다큐멘터리까지 찾아봤지만—천문학자가 쓴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별자리, 달의 모양, 빛의 방향을 따라 고흐의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는 이 책은, 천문학의 시선으로 추적한다. 별이 빛나는 밤, 고흐의 하늘 위로 천문학이라는 망원경이 살며시 겹쳐질 때—그곳엔 감동과 지식이 함께 빛난다. 예술과 천문학이 만날 때, 이토록 낯설고 아름다운 감동의 궤도에 자연스레 빠지게 된다.
이 책이 빛나는 이유는 천문학이 예술을 이해하려는 그 태도 자체에 있다. 저자는 천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고흐의 생애와 작품을 새롭게 읽는다. 특히,『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테라스』, 『론강의 별밤』의 작품 속 밤하늘을 실제 천문 데이터와 대조하며, 그림 속 별과 달, 별자리가 어떤 시공간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작품에 담긴 지리적 위치와 풍경의 시점, 별자리의 위치 등을 교차 분석함으로써, 기존 연구가들이 추정한 제작 시점과 해석에 새로운 시선을 비춘다.
작품 속 별자리나 날짜, 계절이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추정 자체가 그림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머리로는 사실을 탐구하고, 마음으로는 감정에 기대어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천문학과 예술이 만남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이 책은 천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별자리와 밤하늘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다. 덕분에 우리는 고흐가 바라본 하늘을 더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으며, 그의 그림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에 한층 더 깊이 다가서게 된다.
《천문학이 발견한 반 고흐의 시간》은 예술과 천문학의 만남이 어떻게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별을 사랑한 사람이, 별을 그린 화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이렇게 풍요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다. 이제 고흐의 그림 앞에 설 때마다, 그 안에서 실제 밤하늘을 읽고, 그 밤에 깃든 감정을 함께 떠올리게 될 것이다.
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넨다. 부디, 아름답게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