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포르투갈 - 산티아고 순례길, 지금이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면
한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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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포르투갈
#한효정
#푸른향기
#도서제공


#리스본행야간열차 영화를 보고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리스본에 반해버렸다. 특히 리스본이 한눈에 보이는 알칸타라 전망대의 풍경은 잊을 수가 없다. 그레고리우스가 벤치에 앉아 책을 보는 모습에 화려한 불빛들이 그야말로 낭만이라는 단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대를 하게 했다. 리스본을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리스트에 올렸다. 이것이 내가 <지금 여기 포르투갈>을 읽어 보고 싶은 이유다.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 만 60살 나이로 포르투갈 여행을 결심한 저자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 누구의 딸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온전한 나로서 '지금, 그리고 영원히' 나를 지켜내고 싶다.(9쪽)

내가 나로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나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만족하며 충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여행 목적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응원하고 싶었다. 진심으로.


#포르투 #산티아고순례길 #리스본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챕터 1, 포르투. 낯선 곳에서 일주일을 보내는데 포르투갈어 배우는 저자를 보면서 놀랐다. 그 짧은 시간에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겠다는 그 생각이 멋졌다. 그 배움이 순탄치 못해 눈물로 끝이 나기는 했지만 그 시간 또한 배움과 경험을 얻었으니 헛된 시간은 아니다.

● 나는 포르투갈어를 배우는 것보다, 현지인으로부터 포르투갈에 대해 알아 가는 즐거움이 더 컸다. 언제 어디서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보는 일은 즐겁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24쪽)

챕터 2, 산티아고 순례길.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해안 길을 걷고 크레페롤 마을축제에서 그 나라의 정서를 느낀다. 비 오는 날 유칼립투스 숲을 거닐며 저자가 맡은 그 숲의 향이 전해져 왔고 상상의 나래를 펴게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도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뿔리아 바닷가 마을에서 만난 독일에서 온 나디아에게 스틱을 하나 건네준 일이다. 걷는 여행자에게 스틱은 중요한 물건이다. 그 물건을 필요한 이에게 하나를 내어 줄 수 있는 그 마음이 저자가 말하는 비우면서 채우는 길이라는 글과 들어맞았다. 부끄러웠다. 비우기는커녕 채우기만 하는 나의 삶이. 더 충만한 삶으로 인도해 주는 방법이 비우는 것일 수도 있겠다.

챕터 3, 리스본. 저자를 따라 28번 트램을 타고 리스본을 둘러본다. 종착역 리스본 대성당에서 내려 카페에서 커피와 나타(에그타르트)를 먹었다. 도둑 벼룩시장을 구경하고 작은 어촌마을 나자레에서 괴물 파도도 만났다. 풍부한 사진으로 더 즐거운 여행길이 되었다.

여행 서적이 좋은 이유,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는 것. 직접 여행도 좋지만 책으로 떠나는 여행도 우리에게 좋은 여행 친구가 된다. 마음껏 그 나라, 도시, 풍경을 머리로 그리며 따라가는 여행의 맛도 일품이다.

● 떠나고 싶었던 마음을 충족시키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하는 것. 그것이 여행의 궁극인 것 같다.(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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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상상시선 3
김재윤 지음 / 상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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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앉아있습니다
#김재윤
#상상시선_003
#상상출판사
#추천
#도서제공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중략)
사랑이 멈추면 시도 멈춥니다.
<시인의 말>중에서.

사랑이 멈추면 시도 멈춘다는 저 글이 자꾸만 나를 붙잡았다. 사랑과 시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 우리는 삶의 하루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시를 잃고 사는 것일까. 시가 사라진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린다. 시를 지키려면 더 많은 것을 품고 사랑해야 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시인이 말한다.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제목에 끌렸다. 제목에, 표지에 혹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언제나 지고 만다. 다행히 끌리기를 잘 했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시들은 가슴 절절한 아픔과 슬픔과 인내가 보였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아 더 마음을 울렸다. 그 깊이를 헤아리며 읽어내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에 속상했다. 그래도 하나씩 읽고, 또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을 담으려고 나도 애를 썼다.

■ 문(門).
몸을 뚫어야 문을 만들 수 있다 (중략) 더 뚫을 몸이 없어 몸은 사라지고 문만 남을 때 비로소 문은 완성된다.(14쪽)

몸이 사라져야 문이 완성된다는 시가 슬펐다. 하지만 납득이 됐다. 삶에서 부딪히고 깨지고 아프더라도 완성해야 할 것이 있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사랑일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지키는 일, 원하는 한 가지의 바람, 자신을 찾는 일일 수도. 비로소 문이 완성되면 우리는 행복할까. 그 어떤 것이라도 자신을 너무 많이 희생하며 얻는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 새와 나무(19쪽)
새는 떠날 때를 알고
나무는 보낼 줄 안다
(중략)
어디서 왔는디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고
나는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

떠날 때를 알고 보낼 때를 안다는 것은 미련이 없다는 뜻일까? 너무 쿨하다는 생각에 살짝 화가 났다. 아마도 그건 떠나지 않으면 안 되고,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처음부터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 것이겠지. 그 속이 얼마나 쓰리고 아팠을까. 한 번쯤 매달려보거나 떼를 써볼 법도 한데 시인은 너무 상대를 배려하는구나. 멋져 보이기는 하나 내 마음은 슬프다.


■ 어머니의 손(37쪽)
수많은 세월이 별이 되었어요
무정한 세월과 다투지 않고
이 언덕 저 언덕을 쌓았어요
세상과 싸우지 않고
세상을 그저 살았어요
빚도 어둠도 함께 살았어요
별이 되어도 여전히 아픈 손
여전히 슬퍼도
한결같이 빛나는 손

살면서 엄마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었나. 코끝이 매워왔다. 말로는 온갖 애교를 다 부리면서도 섬세하지 못한 무심한 딸이었구나. 별이 되어도 여전히 아프고 슬프면 어떡해? 빛난들 무슨 소용일까? 한 번이라도 더 엄마 손을 잡아야 했었다. 후회하지 않게.


■ 시(詩)
여러 해, 여러 달, 여러 날, 여러 시간을
한 문장이 울고 있습니다(54쪽)



■ 이름(95쪽)
이름 짊어지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이제 내려놓고

꽃이 되자 별이 되자
바람 되자
아무것도 아닌 것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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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 평전 - 아홉 개의 사물을 통해 본 브론테 자매의 삶과 문학
데버러 러츠 지음, 박여영 옮김 / 뮤진트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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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자매평전
#데버러러츠
#뮤진트리


■ 책을 읽기 전 알고 있는 것.
• 세 자매 모두 작가다.
• 앤, 에밀리 30대 전에 사망. 샬롯은 38세 사망.
• 앤, 에밀리는 결혼하지 않았다.
• 샬롯은 결혼했지만 자식은 없었다.
• 샬롯(제인 에어), 에밀리(폭풍의 언덕)의 작품이 있다.


■ 책을 읽고 싶은 이유.
'아홉 개의 사물을 통해 본 브론테 자매의 삶과 문학'이라는 부제가 끌렸다. 사물을 통해 그녀들의 삶과 문학을 어떻게 연결해서 풀어 놓았을지 궁금했다.


■ 독서 후.
평전이라는 제목을 달고 아홉개의 사물로 카테고리를 나눈 것이 흥미로웠다. 그녀들의 물건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 세계와 일상 그리고 그 시대의 배경과 사회 통념, 가치관을 엿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혔다. 그녀들이 남긴 물건에 저자만의 새로운 시선이 입혀진 아홉개의 이야기 모두 좋았다. 그녀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그녀들의 작품을 좀 더 편하게 마주할 수 있겠다.


■ 밑줄.
🏷 1826년부터 이런 작은 책들을 아마도 백 권 정도 만들어 냈다. (중략)
🏷 결코 끝나지 않을 듯 기나긴 시간 동안 이어져 십대, 이십대까지 계속되었다.(30쪽)

- 어렸을 때에 여동생이랑 스케치북에 인형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났다. 우린 처음엔 사이좋게 인형을 그리고 이야기도 순조롭게 이어갔지만 결국엔 싸움으로 끝이 났다. 성향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들의 책 만들기가 이십 대까지 계속되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공감과 마음을 나눠야 가능할까?


🏷 책은 순간을, 기억을, 정체성을 화석화했다. 브론테 일가는 스러져가는 시간을 붙잡으려는 기원의 글을 책에 남기기도 했다. 마치 책이 덧없는 순간을 고조하거나 미라를 예측하기라도 한다는 듯이.(41쪽)
🏷 종이와 책이 있으면 마법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41쪽)

- 정말 맞는 말이다. 책만 있으면 긴 시간도 짧게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마법처럼.


🏷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생명 없는 사물이 생각하고 느끼고 말을 한다고 묘사하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반짇고리와 그 안의 사물들도 생명선을 띠었다.(78쪽-79쪽)

- 이 글만 보면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낭만적이다. 나도 사물에게 의미 부여하는 걸 좋아해서 공감하며 읽었다.


🏷 독자들은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의 삶을 그들이 쓴 이야기뿐 아니라 그들이 꿔매고, 뒤집고, 감치던 직물과 옷감 조각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그 사물들은 당대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물리적 기념물인 것이다.(92쪽)


🏷 그녀는 신과 인간과 황야와 열린 밤을 관찰한다wlhached.
7녀는 눈과 별과 내부와 외부와 실제 날씨를 관찰한whached.

그녀는 부러진 시간의 막대기들을 관찰한다whached.
그녀는 완전허 드러난 세상의 혈벗은 핵심을 관찰한다whached.40(131쪽)


🏷 마음을 빼앗는 달콤한 미소를
반쯤 지워버린 기나긴 세월이여
세월은 꽃잎을 바래게 하고
그 얼굴을 썩어 눅눅하게 한다

하지만 그림 뒤에 감춰진
비단 같은 머리타래는
한때 그 자태가 어떴는지
심상을 마음에 전한다

에밀리 브론테, <무제>(248쪽)










#도서제공 #샬럿브론테 #제인에어 #에밀리브론테 #폭풍의언덕 #앤브론테 #아그네스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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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 비문을 쓰고도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글쓰기 법칙
이연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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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장이라도제대로쓰는법
#이연정
#21세기북스
#추천


글쓰기 장르는 언제나 읽고 싶은 책, 1순위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조금 더 자연스럽게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을 읽고 싶었다.

저자 이연정 교수님은 작년에 조카가 대학을 가면서 알게 되었다. 저자가 쓴 '대학 신입생 글쓰기에 나타난 문장 오류 양상 분석> 논문은 신입생들에게 필독 논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논문이었다. 그래서 저자의 책이 무척 반가웠다.

STEP1에서는 학생들이 쓴 글을 저자가 올바른 문장으로 고쳐준다. STEP2에서는 오류 없는 글을 위한 글쓰기 비법을 담고 있다. STEP3에서는 틀리게 쉬운 맞춤법 30개를 알려 준다. 부록에는 메일, 에세이, 리포트, 답안지 작성에 대한 상황별 글쓰기를 담고 있는 알찬 구성이다.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어렵지 않아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글쓰기의기본서

틀린 문장, 어색한 문장, 맞춤법이 맞지 않는 문장의 예문에서 내 글이 보였다. 저자가 친절하게 고쳐 준 문장을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었다.

A4용지를 반으로 접어 책 속 예문의 틀린 문장을 고쳐 보기도 했다. 책을 읽었는데도 술술 쓰여지지기 않았다. 글쓰기에도 습관이 되어버린 것들이 있었다. 책과 함께 꾸준히 연습해서 올바른 글을 쓰고 싶다.

매일 문장 몇 개를 읽고 수정을 해 본다. 틀리는 부분도 있지만 고치는 재미가 있다. 하나씩 알아가는 것에 글쓰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 책은 학생,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 꼭 읽어 보길 추천한다.












#책리뷰 #글쓰기 #스브스뉴스 #맞춤법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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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서점 - 독서생활자의 특별한 유럽 서점 순례
신경미 지음 / 카모마일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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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파는서점
#신경미
#카모마일북스
#인문에세이
#추천


유학을 떠나는 남편을 따라 네덜란드로 온 저자. 네 딸들에게 유산으로 남겨 줄 대단한 것이 없어서 추억을 남겨주고자 포스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들과 유럽의 서점을 탐방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모아서 《시간을 파는 서점》이라는 책이 만들어졌다.

시간을 파는 서점이라... 제목이 흥미롭다.

🏷 책에 대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유럽의 서점들은 책만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팔고 그 문화를 향유하는 시간을 판다.(9쪽)

네덜란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영국, 포르투갈의 서점 나들이 이야기. 그중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부칸들 도미니카넌 서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서점 천정에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일대기를 그린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영국 가디언에서 2008년에 가장 아름다운 서점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700년의 시간을 간직한 국가문화재. 교회에서 서점으로 단정하며 재정난을 겪어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는 이야기는 안타까웠다. 아름다움을 품은 서점이 오래도록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다시는 문을 닫지 않기를 바란다.

🏷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은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예찬이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한 순간할 말을 잃는 응시의 시간 속에 자신을 내맡긴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아름다움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용기를 펼칠 수 있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라고 느껴진다.(129쪽)

가장 가 보고 싶은 곳은 헌 책만 모아 둔 '브레이더포르트' 책 마을이다. 새것이 좋지만 책만은 헌 책이어도 좋다. 헌 책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예를 들면 낡은 책에서 나는 오래된 냄새가 싫지 않은 점, 책 속 밑줄 친 부분이나 접혀 있는 곳을 보면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상상하는 재미, 어쩌다가 누군가의 손글씨라도 발견하면 몰래 훔쳐보는 일기장 같은 느낌. 문득 부산 보수동 헌 책방 서점이 그리워졌다. 다시 예전처럼 활기찬 곳이 되면 좋겠다. 새로운 것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오래된 것에 대한 예우를 해 주고 싶은 것, 책이 그렇다.

🏷 책마을의 가치는 오래된 책의 가치만을 말하지 않는다. 사라져 가는 책, 소멸 또는 잊혀가는 책을 되살려 놓는 데 의미가 있다. 반듯하고 세련되고 편집이 잘 된 요즘의 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래된 책 향기에서 발산되는 권위스러운 아우라의 향취가 있다. 지적 허영심보다는 지적 향수를 가지게 하고 고전의 맛을 슬쩍 맛볼 수 있는 발효된 향기를 품은 헌책들. 옛 주인과의 만남을 정리하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책들. 어쩌면 각각의 책들도 인생이다.(152쪽)

다양하고 풍부한 사진, 서점에 얽힌 일화, 변천사, 서점이 있는 도시의 역사적 배경 등을 엿볼 수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내 삶이 끝날 때까지 딸과 함께 서점 나들이를 꿈꾼다. 저자처럼 이렇게 멋진 기록으로 남기지는 못하지만 함께 나눈 추억의 가치는 변화지 않으니까. 이 책을 통해 더 오래도록 꿈을 꿀 수 있겠다. 아이와 함께 서점 나들이하는 모든 엄마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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