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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사는 법
좋은 음악을 들을 때는 귀가 즐겁다. 핵심 포인트가 되는 멜로디가 있고 그 멜로디를 받쳐주는 세부 멜로디들이 적절히 배치돼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고 책도 그렇다. 강약이 살아있는 콘텐츠는 향유하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지루하지 않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을 읽으며 고수들의 삶이 바로 잘 만들어진 콘텐츠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수들은 뭔가를 할 때 미리미리하지만 심플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더 어려운데 그들의 삶은 단순하다.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라는 책은 저자의 내공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저자도 글쓰기의 고수였다. 막힘없이 줄줄 읽을 수 있는 문체와 글의 길이. 적절한 예시와 허를 찌르는 시각들은 책의 강약이 잘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가 글쓰기로 몸소 보여준 것처럼 고수의 사는 방식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플함, 간결함이었다.
고수들이 가진 능력 중 ‘직관과 직감에 대한 분석’ 부분은 날카로웠다. 대부분의 고수들은 직관력이 발달해 있다. 하나를 보고 열을 바로 캐치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활의 김태원은 오디션에서 걸어들어오는 지원자의 걸음걸이만 봐도 그가 노래를 잘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노래에 자신있는 지원자는 걸음걸이도 당당하고 특히 왼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면 더 정확하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왼손도 흔들림이 없다. 그러한 판단은 그가 수없이 겪은 경험들과 관찰의 결과물이다. 특히 고수들에게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이 있다는 것. 사람을 판단하고 어떤 사람과 사귀어야 하는지도 직관적으로 안다. 이것은 직감과는 다르다. 직감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감에 의존하는 것이다. 마치 경마장에 가서 “왠지 1번마가 1등을 할 것 같아”라며 1번에 거액을 거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직관은 수많은 데이터, 경험이 축적돼 이룬 결과물이다. 수없이 실험해보며 얻은 결과라는 것이다.
고수들은 주제파악도 잘 한다. 사람은 다 제각각 그릇이 다르다. 큰 그릇의 사람은 큰 일을 감당할 수 있고 작은 그릇의 사람도 자기에게 맞는 일이 있다. 여기서 고수들의 말. 큰 그릇의 사람이라도 자신의 그릇보다 다소 작은 그릇의 일을 잘 해나가는 것이 더 이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그릇의 사람이 큰 일을 하면 좋지만 설사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작은 일을 잘 해내면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차근차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반면 작은 일을 불평하며 하다가는 큰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 또 자신의 주제파악을 잘 해서 ‘이 조직에 있기는 아까운 사람’이라는 평을 들어야 한다. 반면 아무리 큰 그릇의 사람도 자만하면 조직에 해가 되는 사람으로 평가될 것이다. 당신은 큰 그릇의 사람인가? 아니면 작은 그릇의 사람인가? 큰 그릇의 사람이라면 큰 그릇에 맞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작은 그릇의 사람이라면 겸손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심플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수많은 도전과 경험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실패를 많이 해보자. 실패적인 성공 하나를 하는 것보다는 성공적인 실패를 많이 해서 고수의 직관력을 가져보자. 참 탐나는 능력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