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필요 없는 소통의 기술 - 소모적인 관계를 생산적으로 바꾸는 프로들의 소통법
한유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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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싸움 필요 없는 소통의 기술]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할리우드에서 영화 ‘스토커’를 찍은 박찬욱 감독에게 작업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질문하니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한다. ‘모든 면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고. 할리우드에서는 철저히 합리성을 요구한다.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일을 시키려면 내가 시키는 일의 정당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설득을 할 수 있어야 일이 진행된다는 것.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하고 그에 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합리성이 극대화되는 것이 할리우드의 일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할리우드에서 미술 총감독으로 일하며 이런 소통 방식을 체험했다. 그리고 이 소통방식이야말로 감정싸움이 필요 없기에 이것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한다.

 

할리우드에서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많이 비교된다. 우리가 아는 일본인은 어떠한가. 지나치게 겸손하고 배려하며 일에 있어서도 오차없이 깔끔하게 진행시킨다. 물론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본인들의 대체적인 성향에 대해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은 어떠한가. 대륙인다운 기질 답게 체면을 중시한다. 시간도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기 위주다. 그러니 한국인, 일본인과 일해 본 사람들은 차이를 느끼는 것이다. 일을 대충 해결하고 불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 한국인의 특성이었다는 것. 일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감성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프로는 일만 잘 하면 되는 것인데, 한국인들 중에는 학연, 지연, 혈연 등 감정을 지나치게 대입해 그들만의 불투명한 시스템으로 두루뭉술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 내용. 공감이 갔다.

 

고독한 천재와 소통이 잘되는 평범한 사람. 둘 중 어떤 사람이 더 우대받는 세상인가? 예전엔 고독한 천재였을지 몰라도 이제는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시대에 천재들은 이미 많이 배출됐다. 이제는 협업이 중요한데 협업의 핵심은 소통이다. 여기에 감정이 들어가면 일처리가 더뎌진다. 대신 시간, 돈을 절약하는 합리성이 우선시되면 우유부단 결정 못할 일은 없다. 요즘 한국에서 일어난 참사들을 보라. 낙하산으로 앉아있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감정에 치우친 인사와 일처리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이제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을 세우건 일을 되게 하는 일이건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우리는 뭐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과 말만 가지고 어떤 상황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형식적인 말이 진심으로 느껴질 것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열심히 하겠다’, ‘많이 가르쳐달라’는 식의 진심 없는 말은 소통의 단서가 되지 못한다. 대신 솔직함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진정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라면 열심히 노력하는 행동을 보이고 ‘나의 능력으로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지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소통이라는 것이 말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사는 태도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세월호, 지하철 사고 등 국가적인 위기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 때, 이 책을 통해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친 인사와 일처리들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독이 됐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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