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법칙 - 슈퍼스타 탄생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공 비결
애니타 엘버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블록버스터 법칙

 

영화를 보러 가면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유독 눈에 띈다. 화려한 스타 군단들이 출연하고 초호화 제작비를 들였다는 광고 문구를 보면 블록버스터 작품을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저예산 영화들이라고 해서 영화표가 싼 게 아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검증된 스타들이 출연한 대규모 투자 영화를 볼 수밖에. 그러나 항상 궁금했다.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사들은 똑같은 영화표 값을 받으면서 어떻게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일까. 한 영화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고 해서 꼭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법도 없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 뿐만 아니라 스포츠, 출판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버스터 법칙이 왜 통용되는지 그 원리를 소개해주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예술, 문화, 스포츠계도 할리우드나 유럽 축구리그들처럼 대형 스타들에게 회당 높은 비용을 지불해가며 드라마나 영화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소녀시대, 배용준, 장근석 같은 스타들은 한류 붐을 일으키며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류가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시기에 해외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이들이 어떤 전략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지 아는 것은 꽤 유익했다.

 

문화 트렌드가 종잡을 수 없이 빨리 변하는 현대 시대에 소수의 스타와 아이디어에 큰 베팅을 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다. 차라리 위험 회피적인 전략을 쓰는 것이 돈을 적게나마 버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위험 회피적인 전략을 쓰기보다 판돈을 키워 베팅하고 그 성공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 오히려 남는 장사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영화 제작사의 경우 1년에 3~4편의 영화에 집중 투자한다. 물론 저예산의 영화들도 수십편 만든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들을 만들어서 성공해봤자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대박을 친 것에 비하면 수입 정도가 새 발의 피란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꼭 대박을 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저예산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 대박을 칠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 대형 스타와 이미 검증된 시나리오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더욱 안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들이 저예산 영화도 만드는 것일까. 돈이 별로 안 되는데 말이다. 그들은 이런 영화에 신인들을 출연시켜 대형 스타가 될 재목인지 판단하고, 어떤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는지 보며 트렌드를 앞서 보게 된다. 위험 분담의 면에서도 여러 작품을 만드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돈은 안 되지만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선보여 평론가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는 수입 면에서 소수의 최상위 스타들이 대부분의 수입을 차지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 출중한 실력과 더불어 수많은 광고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처럼 기량이 출중해 금메달을 땄어도 그녀만큼 수입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이유가 무엇일까. 절대적인 실력보다 상대적인 우위가 소득 수준을 결정한다. 김연아 선수의 강력한 라이벌이 대한민국에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김연아 선수가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수많은 광고를 찍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스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아는 것도 흥미로웠다. 유럽 축구구단 중 상위 팀들은 주로 스타 선수를 사면서 구단을 유지한다. 막대한 돈을 들여 스타 선수들을 사서 그들이 올려주는 수입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 피구, 베컴, 호날두 등을 영입해 재미를 봤다. 반면 남아메리카 축구 구단 중 상위 팀들은 선수들을 양성해 팔고 그 수입으로 구단을 유지한다. 대표적으로 보카 주니어스가 있다. 판 자체가 유럽 리그가 크기 때문에 남아메리카 구단에서 뛰어난 선수들이 있어도 줄 수 있는 돈의 액수가 다르다. 가장 좋은 것은 그 중간전략인데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 인재도 양성하면서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도 막대한 돈을 지불한다. 스타 군단을 영입해도 관리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인재 양성 과정을 병행하는 것이다.

 

스포츠, 영화 등 문화 분야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이 어떤 전략을 쓰는지 보며 착잡한 생각도 들었다. 똑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는 소수의 스타들만이 큰 파이를 가져간다는 것은 박탈감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대중이 원하는 독특하고도 뛰어난 부분이 있어야 최상위 자리에 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소수의 스타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알고 그것을 잘 마케팅했기 때문에 막대한 부를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성공의 열쇠를 알게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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