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전(傳) - 대한민국 명사 12인을 키워낸 어머니들의 자녀교육법
EBS <어머니전>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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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어머니전

-명사들을 키워낸 자녀교육법

 

‘어머니’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참 포근하다. 어렸을 적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어머니는 볶음밥을 자주 해주셨다. 비빔밥도 아닌 볶음밥. 만드는 사람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나는 매일 볶음밥을 해달라고 졸랐다. 질리도록 매일 볶음밥을 요구했다. 어머니는 그때마다 나의 요구를 다 들어주셨다. 그런 과정에서 나는 사랑을 느꼈다. 말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들은 기억은 거의 없다. 무뚝뚝한 분이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으로 알 수 있었다. 천 마디 말보다 행동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사랑은 지금까지도 내게 강렬하게 남아있다. 말보다 앞서는 행동에서 느껴지는 사랑.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니들도 비슷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었다.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그저 공부만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지금 그가 세계를 호령하는 UN 사무총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겸손함과 성실성 때문이다. 그런 그의 성품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어머니의 영향이 지대했다고 믿는다. 보통 그 어머니를 보면 그 자식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자식들은 알게 모르게 부모의 행동과 태도를 따라하고 흡수한다. 문둥병에 걸린 사람에게 방 한 칸을 내어주고 보살핀 이야기, 사정이 딱한 사람들을 도와준 이야기 등은 그의 부모님의 성품을 짐작케 한다. 특히 반기문 총장의 어머니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착하게 살라고 해서 그리 살았어요. 할머니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매일 보고 자랐어요. 그래서 그래야 하는 줄 알고 나도 그렇게 한 거예요” 자식에게 천 마디 좋은 말을 해줘도 소용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인 것이다.

 

모델 장윤주의 어머니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장윤주는 모델 치고는 작은 키에 쌍커풀 없는 눈을 가지고 있어 모델로서는 불리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때 모델학원에 다녔으니 스타트는 빨랐지만 그녀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모델의 꿈을 포기하려는 순간 어머니는 그녀에게 포기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시작하기가 힘든 것이다. 결정을 내렸으면 밀고 나가야 한다’고 그녀를 설득했다. 어떤 일이든 시련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런 어머니가 있다면 무엇을 하든 그 자녀는 성공하지 않을까. 뛰어난 재능보다 꾸준한 노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시작이 어려워야 한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것이다.

 

장진 감독의 어머니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성향은 아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결국 공부를 잘하던 아들은 연극을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고 어머니는 아들의 결정을 존중해줬다. 아들은 빛이 나기 시작했다. 아들이 만화책을 너무 읽어 걱정이라는 친척에게 지금부터라도 아들 앞에서 책을 읽어보라는 조언을 하는 어머니. 결국 잔소리보다는 행동이 우선이다. 장진 감독은 책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와는 다른 타인의 생각을 수용하는 것이란다. 책 읽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그에게 이런 가치관이 형성되기 쉬웠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좋은 어머니는 ‘모범이 되는 선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앞으로 어머니가 돼야 할텐데 인생을 먼저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내 자식에게 살아있는 표본이 돼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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