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워크 - 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
헬렌 헤스터.닉 서르닉 지음, 박다솜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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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갈망한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몇몇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때 휴식도 취하고 다양한 여가활동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루 24시간은 물리적으로 정해진 시간으로 누구나 동등하게 가지게 된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당연히 자는 시간이나 여가시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일하는 시간과 나머지 시간의 밸런스를 어떻게 가져갈 수 있느냐는 과거에도 지금도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특히 가사노동과 자유시간의 균형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료들을 많이 담고 있었다. 가사노동을 사회 재생산 노동으로 말하고 있었는데 미래 노동자를 키워내고 현재의 노동인구를 재생시키며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부양함으로써 사회 자체를 재생산하고 유지시키는 일로 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흥미롭게 본 부분은 사회가 발전하며 수많은 신기술들이 등장해 가정 내 다양한 장비들이 도입되고 있었음에도 가사에 들어가는 시간의 총량이나 가사노동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흥미로웠는데 과거에는 여럿이 힘을 모아 해냈던 집단 활동으로서 가사노동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가사노동이 무보수 노동자 한 명의 몫이 됐다는 것이다. 즉, 가정주부라는 한 인물에게 집중됐다는 것인데 가사노동의 개인화를 뜻한다. 그밖에도 청결과 위생의 기준이 강화되거나 집 안의 산업혁명이 새로운 일거리를 많이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물건이 넘치는 시대에 소비가 필요하다고 일깨워 지갑을 열게하는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문화도 한 몫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갈수록 일하는 사람은 가사노동에서 분리되는데 정작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사람은 쉬는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 힘들어졌다고 한다. 가사노동을 전담하고 있다면 의식적으로 자유시간에 대한 생각을 하며 가사노동 시스템 전반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문화에 익숙해져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이나 장비들을 사고 또 그것들을 관리하는데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상황들을 떠올려보니 심플하게 사는 지혜가 필요하며 의도적으로 가사노동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강구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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