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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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과거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어려워질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이제 정말 긴 터널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항상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그렇게 희망의 빛은 꺾이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이 이토록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다.

 

페스트라는 소설을 코로나19를 겪으며 읽으면 더 그 느낌이 실감나고 새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됐다. 페스트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때, 어떤 일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보였으며 어떤 생각을 했었을지 소설을 읽으며 그나마 유추가 가능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몸 담은 세상의 일은 객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법이다. 페스트라는 소설을 통해 현재 코로나19 국면의 우리의 세상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비쳐보는 거울로 삼고자 이 소설을 꼼꼼하게 읽었던 것 같다.

 

페스트는 생각보다 다양한 비유적 표현으로 치환돼 등장하고 있는 듯하다. 병 자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자신 안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그 피해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늘 자신이 조심해야지 자칫 방심하면 다른 사람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 병을 옮기고 말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표면적으로는 페스트를 담은 소설 같지만 비유하거나 확장해서 해석해보면 많은 것들이 함축돼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는 해설도 등장하는데 카뮈의 다른 소설들과 종합적으로 견줘보며 이 소설을 해설해주니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어떤 책을 읽을 때는 그 책을 읽고 그저 자신만의 감상으로 끝내는 것보다는 좀 더 식견이 있는 전문가들의 해설을 보면서 해석을 확장해보기도 하고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기도 할 때 책을 더 맛있게 읽게 되는 듯하다.

 

마지막 부분이 기억에 남는데 페스트균은 절대로 죽거나 사라지지 않고 수십 년간 가구와 옷가지 속에서 잠들어 있다가 때가 되면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고자 또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구절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인류는 끊임없이 주기적으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다. 이미 일어난 사실에 어떤 의미를 덧입히느냐에 따라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 차이나 해석 차이가 많이 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코로나19를 겪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후세는 이 일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다각도로 고찰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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