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찰칵 - 잊지마, 힘든 오늘은 멋진 추억이 될 거야!
송창민 지음 / 해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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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끝까지 읽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 있다. 내게는 <찰칵 찰칵 : 잊지마, 힘든 오늘은 멋진 추억이 될 거야!> 송창민의 감성 에세이가 그러했다. 시종일관 살짝 미소를 짓게 만들고,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주었는데 이 책의 매력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편안한 분위기와 함께 저자의 진솔한 글이 와닿았으며, 마음 속에 있던 말을 잘 풀어 이야기 한게 너무 좋았다.

 밋밋한 표지로 하여금 좋은 책이 눈에 잘 띄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아쉬움을 뒤로 하면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책이다. 나 역시도 공감하는 말들과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수십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소통에 목마른 자, 사랑에 배고픈 자를 위한 감성 에세이

 대한민국 청춘 남녀들의 사랑과 이별 문제를 상담해온 송창민 그는 다양한 연애 관련 책들을 내놓았는데 <연애의 정석>, <매혹의 기술>, <연애 교과서> 등이다. 낯익은듯 그렇지 않은 책들이 대부분이고 내게는 낯선 작가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양한 언론매체를 종횡무진하고 다닌다는 그는 이 분야에서 제법 이름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가 이번 감성 에세이를 쓰면서 흐릿하게 흔들리고 있는 수 많은 청춘 남녀들을 위로하고 돕고자 했는데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던져줌으로써,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닌 나를 찾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상처받는게 두려워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저자가 일상 곳곳에서 느낀 바를 글로 써내려간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의 내면 속 아픔을 잘 어루만져주는 것과 더불어 타인과의 소통을 조금 더 원활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와는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신이 가진 상처의 일부분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해준 송창민의 감성 에세이!

 20, 30대의 속마음을 대변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칠 상대가 있다면 ‘정말, 나도 그래!’ 라며 톡 까놓고 말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내 심정도 이와 다를 바 없다면서 말이다. 너나 할 거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글들이 편안한 한편,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을 속 시원히 써놓고 있어서 읽고 나면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
   
 진통제와 치료제
 

시간은 약이다. 뼛속까지 파고들던 아픔도 시간이 지나면 무뎌진다. 숨 쉴 수 없을만큼 큰 슬픔도 견딜 만해진다. 하지만 시간은 진통제일 뿐 모든 슬픔과 고통을 거둬주는 치료제는 아니다.

 모든 것을 잊었다고 믿지만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추억 앞에서 다시 한 번 쓰라린 아픔을 느껴야 한다. 일시적이지만 계속 반복되기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그렇다고 또다시 시간에 기대어 마음을 누르고 기억을 지울 수는 없다.

소중한 기억마저도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시간이라는 진통제에 만성이 될수록 외로움이라는 부작용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시간은 때로는 해롭고 독한 진통제였던 것이다. 진짜 치료제는 어디 있는 것일까?

치료제를 찾기 위해서는 일단 시간에 의지했던 혼자만의 슬픈 궤도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고 나서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가야 한다. 다시 사랑이 시작될만한 곳까지. 그 곳에서 비로소 치료제를 발견할 것이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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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 중
김네몽 지음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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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핫이슈, 뉴스 등을 보고나서 할 일이 없을때면 네이버 웹툰을 찾곤 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함께 일상의 소소로운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금방 금방 읽혀지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기에 종종 웹툰을 즐겨보곤 했다.

 그러나  특정 웹툰의 애독자는 되지 못했는데, 한 번에 몰아서 보는 것을 좋아했던 성격 때문이었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찾아가서 보기보다는 양이 많더라도 그 날 몰아서 보는 것을 좋아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바로 바로 끝내는 편이 속시원했던지라, 정기적으로 찾는 웹툰은 없었다.

 <김네몽's 그림일기2 + 사랑中> 이라는 책 역시 다를바 없었는데, 낯익은 그림들을 보며 희미하게나마 생각이 났다. 언젠가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눈에 띄여 보기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을! 귀찮은 마음과 한 번에 몰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애독자의 길로 들어서지는 못했다.

 (냉콤스럽게 먹고 닐리스럽게 사는) 김네몽의 그림일기 1년만의 후속작!

 오랜 시간 웹툰을 즐겨 찾지 않았는데, 깜찍한 그림들과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를 예쁘게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이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요즘, 즐거운 연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문제를 제기하며 머리를 굴려가는 책 보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쩌면 나도 그래!’ 라고 공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친구같이 편안하면서도 푸근함이 느껴지고, 살며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책이다. 나 혹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표현해냈는데, 빼곡하게 쓰여진 글에서 벗어나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 제법 그린다는 친구들과 함께 했던 낙서들이 드문 드문 생각났는데, 익숙함, 친근함이 이 책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더불어 화려한 생활이 아닌 궁상 맞는 이야기들이 웃음을 짓게 하는데, 멀리 있는 남의 모습이 아닌 가까이에서의 내 행동들을 돌아볼 수 있어서 즐거움을 주었다.

 더 지혜롭게 사랑하고픈 당신에게… 단편ver

 이 책은 두 종류의 만화가 담겨있는데 첫 번째는 김네몽의 그림일기다. 조용한듯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사건을 그리고 있다. 두번째는 <사랑中> 이라는 단편 만화다.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쉽게 겪을 수 있는 갈등과 상처를 지혜롭게 극복하게 도와주는데, 구구절절 반복되는 글이 싫다면 이런 만화를 읽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어째서, 왜!’ 와 같은 질문에 똑 떨어지는 답을 제시해주는데 마음이 얼어붙었거나 꽁해 있는 상태라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LOVE NOTE #2

사람은 다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에
내 기대와 필요를 다 채워줄 수 없다.

그런데 우린 그런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내 생각과 기대에 부응해주지 않는 상대에 대해
너무 쉽게 실망하고 불평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맞춰가려는 노력도 분명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서로의 약한 모습까지
사랑으로 품고 받아들이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본다.

준서가 자신을 받아들여주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연이가 그 사랑에 반응해 마음을 열었던 것처럼,
상대가 먼저 해주길 바라기 보다
자신이 먼저 베푸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늘 잊고 사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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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전철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윤성원 옮김 / 이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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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생긴 인연들이 있다. 오빠, 친구, 동생 등이다. 한 번 스쳐 지나가면 그 뿐이었을지도 모를 사람들을 나는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과, 서로 얼굴을 자주 봤다는 것, 타고 내리는 목적지가 동일하다는 이유 등으로 하여금 조금씩 친해지게 되었다. 비슷한 시간 때에 등하교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좋은 인연이 되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인연이 가져다 준 소중함, 즐거움에 대해서 잊어버리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의 일이지만, 그런 기억을 꺼내놓고 수다를 떨기보다는 먼 추억 속에 묻혀놓은 이유는 특별할 것도 없었고, 이미 지나간 일 되돌아본다고 하여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하는 것 때문이었다. 굳이 꺼내본들 무엇 하랴는 생각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나는 몇 년 전 사소하지만 소중했던 추억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면서 생긴 인연들을 다시 기억해보고 작은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랑, 전철>을 읽어보길. 오래전 일을 회상할 수 있는 것과 더불어,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될테니 말이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만난 것은 필연이 아닐까요?

 간사이 권의 사설철도인 한큐 전철, 그 한큐 전철이 다니는 노선 중에서도 지극히 짧은 이마즈 선을 무대로 펼쳐지는 인연,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전 노선이 10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 15분이라는 주행 시간, 역은 모두 여덟 개로 이뤄진 전철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는 제각각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있는데 그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에피소드가 또 다른 에피소드로 넘어가면서 물 흐르듯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 역마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예쁘고, 안타깝기도 한 사연들 모두 다양하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는 남녀, 옛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가서 복수를 하고 온 여자, 화가 나면 난폭함을 휘두르는 남자와 그의 난폭함을 참으며 사귀고 있는 여자…등 서로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다양한 연령층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나 역시도 어디선가 마주했을 사람들의 모습들이기에 공감이 많이 된다.

 이 책은 힘들 때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한 누군가 내게 힘있는 말을 해줌으로써 얻게 되는 것을 이야기 하는 한편, 따뜻한 말 한마디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한다. 복잡함에 머리가 뒤숭숭할 때 낯선 사람이지만, 누군가 해주는 말이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는법이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더 너그러워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살아있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기를 -

 한 마디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란 말을 예쁘게 풀어놓은 이 작품은 일상의 단조로움, 지겹기만 한 시간들을 새롭게 보여주고, 낯선 사람들과도 따뜻한 교류를 통해 마음을 나누며,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다는 것을 되새겨주었다. 내 옆에 앉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소중하게 이어질 수 있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책 속 밑줄 긋기>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고, 누군가가 알아차릴 수도 있다. 행위가 있을 뿐 결과는 보이지 않는 장난. 그런 생각을 해내는 사람이 이 도시 안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은근히 마음이 즐거워졌다. - p16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되받아치는 편이 훨씬 마음이 후련해지는 법이에요"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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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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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책들이 있다.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유성의 인연>, <붉은 손가락> 등이 그렇다. 이밖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그의 저서들이 있는 가운데, 베스트 책들은 무궁무진하여 손꼽을 수 조차 없다. <악의>, <방황하는 칼날> 등. 어느 것 하나 의미있지 않았던 것들이 없었기에 우위를 논하기도 어렵다.

 그의 모든 책들이 인상깊게 남아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읽었던 <용의자 X의 헌신> 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막힌 반전을 담고 있는 추리 소설은 아니었지만, 읽는 동안 마음 한 쪽을 짠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 해서라도 도와주고 싶었던 한 남자의 마음이 책을 읽는 순간 순간 슬프게 다가왔다.

 “이건 추리소설로 위장한 거룩한 사랑의 기록이다!” - 네이버 블로거 은결님

 이 책을 한 마디로 잘 표현한 블로거가 있다. 위의 문장을 쓴 블로거 은결님이다. <용의자 X의 헌신> 을 읽었다면 누구라도 이 말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건 뒤에는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지켜주고 싶었던 단 한 사람을 위한 사랑이 존재하는데 내용을 간추리면 아래와 같다.

 이혼한 아내 야스코가 돈을 갈취하는 전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다. 옆집에 사는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이를 알게 되고, 그동안 마음 속으로 사랑해온 야스코를 돕기 위해 직접 범행사실 은폐에 나선다. 자신의 비상한 두뇌를 앞세워 완벽한 알리바이를 세운 이시가미와 야스코 일행은 점점 다가오는 경찰의 수색 앞에 어떻게 될까? 흥미진진하다.

 한편 철벽같은 알리바이로 미궁에 빠진 형사는 이시가미의 대학 동창인 천재교수 유가와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이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천재 수학자와 천재 물리학자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사건을 은폐하는 자와 밝혀내고자 하는 자 사이의 뜨거운 대결이 눈여겨볼만하다.

 "수학의 문제에서 스스로 생각해서 해답을 내는 것과, 남에게 들은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하는 것 중 어느게 더 간단할까? 또는 그 어려움은 어느 정도일까."

- 남이 만든 해법을 검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발굴 루트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인듯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잘못된 루트로 들어서서 가짜 보물을 찾고 말았을 경우, 그 보물이 가짜인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 때로 진짜 보물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 p121
  

 무서울 정도로 냉정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 이시가미는 어설프게 준비했다가는 모순이 드러나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임을 알기에 완벽한 논리, 완벽한 방어막을 구축해 놓고 경찰을 기다린다. 이시가미가 놓은 덫에 경찰이 빠지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그의 절친이었던 유가와가 발목을 잡는다.

 보일듯 보이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숨바꼭질을 하는 두 사람이 볼만하며, 애틋한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작은 마음들이 인상적인 책이다.

  
 <책 밑줄 긋기>

 "사람이 풀기 힘든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어려운지. 단, 해답은 반드시 있어." - p171

"그 시험의 본질은 소립자론이야.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도 접근해주기를 바랐네. 물성론 시험이라고 해서, 다른 이론은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하면 안 돼. 그래서는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없어. 선입견은 적이야. 보이는 것도 감추어버리게 하니까."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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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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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상대방의 얼굴도 모른 채 속마음을 꺼내 이야기하는 모토와 리리카의 편지 형식으로 묶어진 책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편지가 오가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생겨난 다양한 마음의 변화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삶을 버리려한 순간 찾아온 구원 같은 편지 

 원생들을 학대하는 육아원에서 자란 도오노 리리카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채 방황하게 되고, 그 와중에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미수에 그치게 되고, 누군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기에 이른다. 나가사와 모토지로라고 이름을 밝혀 온 편지의 주인공은 자신 역시 육아원 출신으로 리리카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편지로 마음을 주고 받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제안해온다.

 내키지 않은 듯 하면서도 마음이 이끌린 리리카는 모토지로와 편지를 나누게 된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지만 그와 편지로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편안해지는 리리카는 자신의 아픈 상처들을 편지로 하여금 조금씩 치유해간다.

세상을 버리려는 한 여자, 세상을 떠나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마음 한 쪽이 묵직하다. 리리카의 생각들이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것과 너무도 같았기 때문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한 줄기 빛도 희망도 없는 곳일지라도 살아야 겠다,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이대로 죽어버리는 편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는데, 그녀의 어린 시절이 나와도 비슷했기에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한편, 리리카의 그러한 마음을 보다듬어 주고, 이해해주는 모토의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다. 인상깊은 여러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그 중 제일 와닿은 말은 이것이다. < ‘인간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 이라고 똑똑하게 지적해준 사람이 전혀 없었던 탓도 있을 거예요. 아뇨. 내가 너무 고집이 세고 생각마저 삐뚤어진 인간이라서 아무도 직접적으로 그런 말을 해줄 수가 없었겠죠.> 

 알게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 말이다. 나 역시도 어쩌면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의 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던 말이다. <한 번도 타인을 신뢰한 적이 없고 그럴 능력도 없는 내가 마음속으로는 그것을 몹시 바란다는 건 엄청나게 웃기는 얘기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꼭 인간을 믿어보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건 왜 인지.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 쓰는 편지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누구라도 좋으니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때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만 털어놓는 비밀은 어떤 힘을 가질까?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리리카를 보면서 나 자신도 한단계도 올라서서 바라볼 수 있었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누군가를 의지함과 동시에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밑줄 긋기>

꾸지람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은 잘 알겠어. 때로는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 그러나 냉정한 비판을 받는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네가 안고 있는 외로움에 서광이 비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 너는 이 외로움의 동굴에서 네 힘으로 빠져 나오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

나는 힘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기대하고 있니? 그건 지금의 네게는 역효과야.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 라고 격려하는 소리들만 넘치는 세상, 이제 사람들은 그런 말로는 참된 힘이 솟지 않아. 나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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