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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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상대방의 얼굴도 모른 채 속마음을 꺼내 이야기하는 모토와 리리카의 편지 형식으로 묶어진 책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편지가 오가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생겨난 다양한 마음의 변화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삶을 버리려한 순간 찾아온 구원 같은 편지 

 원생들을 학대하는 육아원에서 자란 도오노 리리카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채 방황하게 되고, 그 와중에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미수에 그치게 되고, 누군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기에 이른다. 나가사와 모토지로라고 이름을 밝혀 온 편지의 주인공은 자신 역시 육아원 출신으로 리리카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편지로 마음을 주고 받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제안해온다.

 내키지 않은 듯 하면서도 마음이 이끌린 리리카는 모토지로와 편지를 나누게 된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지만 그와 편지로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편안해지는 리리카는 자신의 아픈 상처들을 편지로 하여금 조금씩 치유해간다.

세상을 버리려는 한 여자, 세상을 떠나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마음 한 쪽이 묵직하다. 리리카의 생각들이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것과 너무도 같았기 때문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한 줄기 빛도 희망도 없는 곳일지라도 살아야 겠다,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이대로 죽어버리는 편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는데, 그녀의 어린 시절이 나와도 비슷했기에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한편, 리리카의 그러한 마음을 보다듬어 주고, 이해해주는 모토의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다. 인상깊은 여러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그 중 제일 와닿은 말은 이것이다. < ‘인간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 이라고 똑똑하게 지적해준 사람이 전혀 없었던 탓도 있을 거예요. 아뇨. 내가 너무 고집이 세고 생각마저 삐뚤어진 인간이라서 아무도 직접적으로 그런 말을 해줄 수가 없었겠죠.> 

 알게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 말이다. 나 역시도 어쩌면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의 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던 말이다. <한 번도 타인을 신뢰한 적이 없고 그럴 능력도 없는 내가 마음속으로는 그것을 몹시 바란다는 건 엄청나게 웃기는 얘기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꼭 인간을 믿어보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건 왜 인지.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 쓰는 편지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누구라도 좋으니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때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만 털어놓는 비밀은 어떤 힘을 가질까?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리리카를 보면서 나 자신도 한단계도 올라서서 바라볼 수 있었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누군가를 의지함과 동시에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밑줄 긋기>

꾸지람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은 잘 알겠어. 때로는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 그러나 냉정한 비판을 받는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네가 안고 있는 외로움에 서광이 비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 너는 이 외로움의 동굴에서 네 힘으로 빠져 나오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

나는 힘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기대하고 있니? 그건 지금의 네게는 역효과야.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 라고 격려하는 소리들만 넘치는 세상, 이제 사람들은 그런 말로는 참된 힘이 솟지 않아. 나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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