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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셔와 컨실러 1 - 연애하는 여자는 둘로 나뉜다
천지혜 지음 / 단글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328/pimg_7528201051176398.jpg)
천지혜 작가의 첫 장편소설 <블러셔와 컨실러>는 로맨스 소설로 네이버에 연재되었더랍니다. 저는 매 순간을 기다리기보다는 완결지어진 상태로 읽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다음회를 기다리며 다른 사람들의 댓글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도 있다지만, 흐름이 끊어지는것을 싫어하는 이유가 더 커요.
각설하고, 20대 여자가 겪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연애의 과정을 섬세하게 지켜보면서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고 성장하는 법을 이야기해요. 달달했던 한 때와 무뎌진 현재 사이에서 고민하고, 이별을 극복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연애사에 울고 웃지요. 이 책은 신데렐라를 꿈꾸는 허무맹랑한 판타지가 아닌 나의 반쪽, 진정한 사랑과 두근거림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려는 상반된 두 여자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얼굴의 잡티를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컨실러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감추는데 익숙한 김빈. 인내심, 이해심, 배려와 희생정신으로 똘똘 뭉친 순정파인 그녀는 3년 사귄 연인과의 위기가 찾아와요. [난 그를 가장 걱정하고 사랑하는 여자친구인데, 이 숨도 못 쉴 정도의 외로움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존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없던 연애의 끝을 뒤로하고, 그녀는 변하기로 결심합니다.
발그레한 볼, 사랑스러운 핑크 빛을 부각시키기 위해 블러셔를 찍듯,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는 심지아. [누가 나에게 사랑은 언제부터 시작되느냐고 묻는다면, 난 당당하게 '지금부터'라고 카운트할 수 있다. 그 사람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면 그게 사랑의 시작이다.] 금(방).사(랑에).빠(진다) 에, 원나잇을 넘나드는 그녀지만 언제나 낭만적인 사랑을 꿈꿔요. 열정적으로 빠져들었고, 냉담하게 돌아서기도 했던 연애 앞에 휘청이게 됩니다.
행복했던 나날들에 적신호가 켜지고, 지아와 빈은 서로의 연애스타일을 바꿔보기에 이릅니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빈, 진중한 만남을 위해 노력하는 지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살기를 원하는, 꾸준히 가슴 설레이는 연애를 갈망하는 20대의 여성들이지요. 사랑을 아낌없이 퍼주기도 했고, 밤새 눈물로 지새우며 뜻대로 되지 않는 연애를 맛 본 그녀들이 내린 결론은 뭘까요? 블러셔와 컨실러를 적절히 사용하여 꾸민 화장처럼 감추고, 때론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일까요. 콤플렉스는 감추려하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 해석하기 나름이죠.
책의 구성 목차에 밑줄을 긋는다면 이것이에요. '지금 이 시기에 나와 함께 있는게 운명이지',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 '사랑은 타이밍이라잖아요' 이 부제들이 전반적인 흐름을 다 담아내고 있다고도 봐요. 눈 앞에 있는 사람을 운명이라 믿고 싶은 여자, 그러나 어긋나버린 타이밍 앞에서 운명이란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닫지요. 여기에 또 하나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를 덧붙이고 싶네요.
[나는 '인연이 있으면 잘 되겠죠'라는 개밥그릇 같은 말은 믿지 않는다(...)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인연으로 만난게 아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만난거지(...) 인간은 쉽사리 인연을 만날 수 없기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연애 시작의 씨앗을 인연이라는 신의 주도하에 맡겨 놓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다. 적극적으로 씨앗을 뿌리고 거두어도 있을까 말까한 인간사의 인연. 자기주도적인 개척 자세는 항상 필수적이다.]
아름답게 사랑했고, 상처를 받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던거 같아요. 좌절 속 깊은 자기 반성에 들어가 자신을 한차례 성숙해지도록 만드는 사랑을 돌아보게 만드는 로맨스 소설. <블러셔와 컨실러> "지금 당신의 연애는 어떤 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