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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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탈, 여행, 힐링의 맥락 속에 어울리는 딴짓은 부정적인 의미로서 쓰이지 않고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아나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시말해, 주의가 산만한 사람을 향해 딴짓하지 말고 집중하라고 외치지만 우리 삶에서 활력소가 되어주는 것은 틀에 얽매이지 않은 다른 행동인 셈이에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단조롭기만 하다면, 자극 없는 삶에 지쳐 나가 떨어질지도 모를 일이죠. 반복되는 일상에서 변화를 줌으로써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 기본을 잊고 살지는 않는지 모르겠어요.

  앙덕리 강작가는 이 책에서 쓸데없는 짓이 아니라, 귀여운 일탈 혹은 기분전환이 [딴,짓]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멀리 이동하는 여행 못지 않게 일상 생활에서 새로움과 낯선 상황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요. 이는 규칙에 얽매여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삶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유로움 속에 창의적 상상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것처럼 딴짓을 통해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근심, 걱정을 떨구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려 애쓰는 강작가. 그녀의 일기 같은 이야기 [딴,짓]​은 소심한 반란을 꿈꾸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양평군 양덕리가 작업 장소가 되기까지 스쳐갔던 집과 장소에 대한 추억담, 제주도와 자전거 여행의 즐거움에 이르기까지 스치듯 지나간 만남들을 다룹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제주도에 집을 마련하고 싶었던 그녀를 보며 나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어요. 때가 되면 번뜩이는 나만의 공간을 마주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그 공간에 한눈에 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지만 말이에요.

"따뜻하고 편리한 도심에서 그냥 계속 생활하지. 왜 이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와서 사는거야?"

지인이 묻는다.

- "고마움을 모르잖아."

"고마움을 이런 기본적인 것에서 알아야 해? 상수도는 생활의 기본이야. 기본적인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이유가 뭐야?"

- "...... 나는 여행자야. 여행자는 변수로 인해 행복해져. 그래서 행복해." -p301

남들의 페이스가 아닌 나의 페이스에 맞게 등산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똑같다. 등산은 남들의 속도와 스타일에 맞추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나의 스타일을 갖춰가려 노력할수록 등산에 빠져든다. 숱한 이들이 등산을 인생에 비유한 이유를 알겠다. 내 인생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살아내려면 나의 페이스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 당연한 진리를 자꾸 망각하고 외면하려 한다. -p268​​

  [딴,짓]을 저는 긍정성, 적극성, 창의성을 키워주는 활동이라고 여겨요. 짜여진 틀에 팍팍하게 자신을 끼워넣기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원동력으로서 일상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이에요.​ 오른손을 이용해서 마우스를 클릭하지만 왼손으로 한다면 불편함이 먼저 다가오겠죠. 그러나 안쓰던 손을 사용함으로 익숙한 낯설음을 느끼는 것 또한 필요한 세상이에요. 무언가가 옳고, 당연하다 여기기보다는 작은 변화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려는 행위가 중요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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