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ABC -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기후 위기의 모든 것
다비드 넬스.크리스티안 제러 지음, 강영옥 옮김, 남성현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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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해 알파벳 ABC를 배우듯 차분하게 알아보자는 취지로 만들게 되었다는, <기후변화 ABC>.

 

저자 다비드 넬스와 크리스티안 제러는 현대 주요 화두인 기후변화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고 싶기는 한데 그렇다고 두꺼운 전공서적 같은 내용은 싫어서 직접 자료들을 모으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이해하기 쉽게 인포그래픽으로 완성된 기후위기에 대한 도서를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의 동기를 보고 ‘정말 그렇다’ 싶어졌다. 기후관련 도서들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많은 설명에 정리가 힘들 때도 있다. 기후위기를 알고는 싶은데 두꺼운 책은 두려운 이들에게 딱 맞는 구성이다. 활자로 풀어진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놓아서 핵심만 쏙쏙 머릿속에 들어온다.

 

 

내용의 개연성도 놓지 않고 있는데, 책 제목 ‘기후변화 ABC'와 같이, [지구의 기후현상]에 대하여 맨 먼저 설명해주고 있어서 관련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챕터를 잘 읽고 나면 이 균형을 깨뜨리는 기후변화의 원인들과 기후변화가 동식물, 지구환경,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만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가 이끄는 대로 보다보면 왜 기후변화에 신경 쓰고 더 심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는지, 왜 생태계 보호에 힘써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이상기후 현상들을 경험하면서, 사실 우리는 누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_기후변화는 매개생물을 통해 병원체가 확산되는 환경에 변화를 일으킨다._[인간: 매개감염병]

_기후변화로 인해 열대저기압 발생 횟수는 감소할 것이다. 반면 강풍이 자주 발생하고 훨씬 강한 강수현상을 동반할 것이다._[기상이변과 이상기후: 열대저기압]

 

 

정말 이해하기 쉬운 기후변화 관련 도서였다. 깊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도입부에 QR코드를 둬서 참고문헌들도 찾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한 가지는 다루고 있는 데이터 값이 아주 최근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구 기후를 이해하고, 기후변화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난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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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손민지 지음 / 디귿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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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달리기의 논리 앞에서는 재능이라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 나 자신을 조금 덜 의심하길, 다양한 무언가를 그냥 쭉 해나가길._p61 ['태도가 재능이 될 때‘에서]

 

현대인으로 사회 속에서 산다는 것은, 어쩌면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노력이 필수조건인지도 모른다. 노력이 부족하다 싶지만 혹시 재능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계속하지 않았던 것에 진짜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는지 계속 질문을 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삶의 아이러니에서 ‘달리기’로 돌파구를 찾은 이가 있다. 바로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의 손민지 저자이다.

 

‘달리기’가 주는 순수한 몰입과 성취감을 차분히 단계단계 이 책에 써놓았다. 읽다보면 저절로 나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또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자기 의심에서 작은 숨구멍 하나를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그녀의 ‘달리기’를 좋아하는 법도 참 마음에 든다.

 

_달리기를 오래오래 좋아하기 위해서 오히려 미지근한 마음을 유지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에도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나는 계속해서 달리고 싶어서 좋아하는 마음을 잘게 쪼개어 꺼내 쓴다._p90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에서]

 

 

책 한 권 가득, 꼿꼿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하다. 다 읽고 나면, 누구나 달리고 싶어진다. 그녀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진다.

 

_우리는 실제로 발맞춰 달리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속도대로, 함께 나아가는 게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_p118 ['너, 내 동료가 돼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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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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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있었던 1353년 보카치오는, 피렌체 외곽에서 남녀 10명이 2주에 걸쳐 모두 10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주고받은 총 100편의 이야기를 액자 소설 형식으로 담아서 <데카메론>을 썼다. 기존의 고전 문학과는 달리 현실을 반영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전달하는 리얼리즘을 추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이 읽혀지고 있다.

 

이 탄생배경을 참고삼아, 2020년 3월, <뉴욕타임즈> 편집자들은 현재의 팬데믹이 지구를 휩쓰는 동안 집필된 단편소설들을 한곳에 모으겠다는 목적으로 앤솔로지 <데카메론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한국 작가들의 팬데믹 관련 글들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 속 이야기들과는 사뭇 다른 결들이였다. 아마도 다른 환경과 문화와 같은 요소들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국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통제와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내상황이 우회적이지만 고스란히 비춰졌다. 그다지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팬데믹 이라는 공기가 쓰윽 하며 내 콧구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였다.

 

29명의 작가가 만든 상상력은 상황도 캐릭터들도 모두 제각각 이지만, 각 편이 주저리주저리 하지 않는 깔끔함에 집중하기 좋았고, 우리 상황과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하지만, 언젠가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겠지, 함께 할 수 있겠지,.. 더 이상은 이웃의 죽음을 보지 않을 수 있겠지... 불안감이 없어지겠지... 하는 바램들이 공통적으로 들어있었다. 지구 저 편에 있는 그들이지만 희망은 우리와 똑같은가 보다.

 

이 도서를 읽으며 가져가야 하는 질문들을 소개글에서 빌리면,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쓴 새로운 소설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데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와 “이 위기가 소설의 기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다. 아마도 정답은 각자의 몫이지만 읽은 후 다른 이들과 생각을 나누기에 참 좋은 책이다.

 

 

_아기침대의 난간 틈새로 손가락 하나를 넣어 아기의 피부를 만진다. 따뜻하지만 뜨겁진 않군.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은 일종의 구호, 일종의 기도다._p77 [‘임상 기록’에서, 리즈 무어]

 

_그들은 검색한다. 그들은 패턴을 찾는다. 그들은 데이터를 수집한다.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예기치 못한 뭔가를 한다. 그들은 자신의 패턴을 바꾼다._p231 ['시스템‘에서, 찰스 유]

 

 

_어려운 시기에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 시기를 끈기 있게 버텨내는 방식이기도 하다._

리브카 갈첸

 

 

_나는 배가 고프지 않고 평온하다.

이렇게 여기서 죽어도,

팬데믹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를 수 있을까?_

데이비드 미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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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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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게, 이 사진이 이런 식으로 돌지 생각도 못 했고요. 저는 정말 라일라에게 모욕을 주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저는 그냥.... 웃기려고 한 거예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보니 웃기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요. 사실 그날 밤, 그게 웃기지 않다는 걸 바로 알게 되었어요. 부모님께 말씀드리면서요.”

 

내 아들마저 자기 아버지를 따라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들으니 속이 온통 뒤틀리기 시작했다. 거짓말이 완전체가 되었다._

 

_여자들은 가끔씩은 필요할 때면 속이는 행동을 잘하지 않던가. 니나 브라우닝 역시 뛰어난 배우이거나 그저 교활한 것일 뿐이다. 상습 사기꾼, 모성애를 가장하여 라일라의 안부를 묻는 기술도 알고 있다. 그 책략에 나도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_

 

 

어느 파티에서 취한 상태로 찍힌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한 사건은, 명문 사립고등학교를 SNS스캔들로 밀어 넣는다.

 

같이 읽었던,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 정통 스릴러 같았다면, 에밀리 기핀의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최근 방식의 범죄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방식이 최근일 뿐이지 그 내부에는 깊이 뿌리박은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편견과 폭력이 자리하고 있어서 답답하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생각과 말들로 가득한 그네들의 머릿속은 ... 참 그렇다.

 

내용은 아래 세 인물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이 사건의 피해자 16살, 라일라,

그녀의 피해의식 많은 홀아비 아빠, 톰,

내 아들이지만 어쩜 이리도 지 아버지와 똑같은지 분통 터뜨리는,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의 엄마, 니나.....

 

특히 니나의 심리에 집중하며 읽었다. 그녀의 관점에서 보는 자신의 아픔, 아들과 남편, 피해자 여자아이에 대한 생각들은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자녀가 있는 부모가 이 부분들을 읽는다면 또 다른 깨달음을 얻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심리스릴러를 넘어 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 인종문제, 특권층에 대한 비판 까지 건드리고 있는 이 책, ‘우리가 원했던 것들’.. 최근 이런 내용들을 많이 읽어서 인지 읽는 동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하지만 이 속에서는 그 모든 폭력을 진정으로 이겨내는 것은 결국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말해주고 있다. 이렇게 애쓰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_그녀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녀는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녀는 진실에 대해 아주 많이 이야기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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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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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하는 일상과 가족관계의 공포를 뜻밖의 공포소재와 연결 짓는 호러물들을 꾸준히 내 놓고 있는 일본작가, 사와무라 이치. 이번에는 ‘집’을 소재로 한, ‘시시리바의 집’이다.

 

전작들 ‘보기왕이 온다’, ‘즈우노메 인형’, 모두 뇌리에 각인된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미묘한 주인공의 심리와 환경이 항상 충격이였던 기억이 난다. 이번 ‘시시리바의 집’은 익숙한 공포소재 ‘귀신들린 집’에서 가져왔다.

 

소꼽친구를 우연히 만나 그의 집까지 방문하게 된 가호는, 이 집에서 갈색 모래가 여기저기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는 개의치 않은 것을 보니 ‘내 착각인가?’ 싶어진다. 사아아아아아아 이 소리도 나만 들리는 건가?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도 난다. 운동장의...... 모래 냄새.....

 

그리고 머릿속에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뇌를 잠식하고 있는 모래알갱이들로 괴로운 한 사람, 아무래도 그 집 방문이 문제인 것 같다.....

 

 

역시 이번에도 한번 손에 잡으니 놓을 수가 없었다. 앞의 2권도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이 책도 밤까지 읽어질까봐 무서워서, 일치감치 일을 정리한 날, 낮부터 읽기 시작했었다.

 

그래도 무서웠다....

 

_머릿속에서 운동회 광경이 사라졌다. 그 대신 검은 머리칼을 길게 드리운 여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여인이 웅크리고 앉아서 울고 있다.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다. 눈과 코는 새빨갛다. 일그러진 입술 사이로 치아가 보였다. 여인의 뺨을 타고 내린 눈물이 턱에서 뚝뚝뚝....._

 

_모래 먼지 속에서 우뚝 서 있는 길고 가느다란 그림자. 그리고 ..... 천장 근처에서 빛나는 두 개의 커다란 눈동자를.

그 집의 기억은 그곳에서 끊어졌다._

 

 

일관적으로 공포의 근원을 인간내면에서 가져오는 작가답게 이번에도 집요하게 채근하고 있었다. 이런 면이 다른 호러물들과 차별성을 갖는 사와무라 이치의 힘일 것이다. 거기에,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날 것 같은 극강의 공포까지 덤으로.... 

 

_이 집은 애초에 이상하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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