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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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현지에서 스마트폰이 말 그대로 고장 나버린 경험, 혹시 있으시온지.... 나는 있다. 그것도 여행 첫날에, 스마트폰께서 서거하셨다._[‘그놈의 덕질 덕분에’에서]

 

_‘어떻게 나가? 뒷산에 갇혔어.’

더욱 최악인 것은, 내가 오직 비키니 차림이었다는 것이다.... 옷이나 제대로 갖춰 입었으면 구르든 뛰든 어떻게 몸이라도 굴려보지. 이렇게 난감할 수가._[‘비키니 차림으로 밖에 갇히다’에서]

 

 

그래 이런 게 여행이지! ㅋㅋㅋ

 

제법 남들과 다른 여행경험이 많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 여행기를 읽으면서는 내 것은 아무것도 아니였구나 싶어졌다. 그래서 아마도 ‘삽질여행!’..

 

만약 ‘나라면?’ 식겁했을 상황들이 남 이야기로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어떡해’ 하면서도 무슨 추리소설 읽듯이 흥미진진하게 읽어졌다. (죄송해요 작가님 ㅎㅎ;;)

 

지리가 좋아서 여행을 시작하고 여행과 지리에 관한 글을 쓴다는 서지선 작가는 배낭을 메고 24개국 100여 개가 넘는 도시를 여행했다고 한다. 이 책에 들어가 있는 것 보다 훨씬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는 이유를 결국 글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다.

 

_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여행에서 삽질만큼 기억에 남는 게 없다. 해당 지역의 유명한 랜드 마크를 만난 감동은 서서히 잊히지만, 애써 고생한 이야기만큼은 오래도록 남아있다. 심지어 미화되어 추억으로 포장된다. 온갖 삽질이 또 어떻게든 해결되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_[프롤로그 ‘결국 여행은 삽질의 연속이다’에서]

 

 

참 재기발랄한 여행에세이에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뜻밖의 여행에피소드로 가득한 책을 찾는다면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_배려랍시고 무조건 생색내지 않은 것이 좋은 게 아님을 배웠다. 어떤 배려는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모른다. 내가 너를 충분히 신경 쓰고 있음을 상대방이 알게끔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만큼 해줬는데 너는 왜 그것도 안 해 줘?“ 같은 생각을 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딱 그랬나 보다._[’친구와 일주일 이상 여행하면 일어나는 일‘에서]

 

 

_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여행사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들어가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대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가이드의 인권감수성 결여된 발언으로 여행 내내 매우 불쾌했습니다.’_['가이드님, 지금 하신 말씀 NG 발언입니다‘에서]

 

_여행은 결국 불확실성에 대한 모험이다. 그리고 훌륭한 여행자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_[에필로그 ‘내가 여행하는 방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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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어렵지만 양자 역학은 알고 싶어 ㅣ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 지음, 이지호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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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어렵지만’ 의 양자역학 이야기!

 

많이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개념을 아는 이는 많이 없는 미시세계 ‘양자역학’. ‘수학은 어렵지만~’, ‘과학은 어렵지만~’ 시리즈의 다쿠미 선생님이 저자이다.

 

감수의 글을 보니 어려운 개념들도 쉽게 설명해주기로 유명한 분인 듯 하였다. 진행은 수포자로 학창시절을 보낸 ‘에리’ 라는 일반인과 다쿠미 선생님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이런 대화 형식 덕분에 일반인의 시간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이 많아서 읽어가는 동안 거부감 없이 질문자가 되어 배우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비교적 적은 페이지로 글자 수도 많지 않아서 어떻게 그 어려운 양자에 대한 개념을 다 넣을 수 있을까 싶겠지만, 중요 개념들과 이해 포인트들, 양자 역학이 가지는 의의와 숙제들 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꼼꼼하게 넣어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관측’하는 순간 결과값이 달라지는 양자 역학 세계의 특징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기존의 관련 도서들도 많이 읽은 편인데 왜 그때는 이 부분이 이렇게 임팩트 있지 않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에 보면서는 관측 자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며 가능성으로 점철되는 특징이 무척 인상 깊었다.

 

단순히 관측이 원인이 아니라 그 정보가 남느냐 남지 않는냐가 중요하다고 하니, 명쾌한 듯 하다가도 곱씹어보게 하는 것이 양자의 세계인 듯하다.

 

_아무래도 양자의 세계에서는 관측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가 아니라 정보가 남는가, 남지 않는가가 본질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이처럼 일단 관측한 정보를 지우는 실험을 ‘양자 지우개’라고 부릅니다. 굉장히 신기한 결과이지만. 이것도 양자 역학의 재미있는 측면이지요._p88

 

 

전반적으로 비교적 쉽게 쓰여져 있고 기본용어들과 뜻들, 내용의 깊이도 있는 편이고, 양자 역학을 이용한 신기술도 마지막 챕터에 언급해 놓아서, 쭉 끌고 온 궁금증을 유지시켜주고 있었다. 재미있게 읽었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다른 관련 도서를 읽는 다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_‘양자 역학의 4가지 포인트’:

1. 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함께 지니고 있다

2. 관측하기 전까지는 실재를 생각하지 않는다

3.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결정되지 않는다

4. 에너지의 벽을 통과한다_p30

 

 

_... 미시 세계의 물리 법칙이 거시 세계의 물리 법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그 경계는 어떻게 되어 있는 지를 밝혀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지요._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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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 늘 긴가민가한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대릴 쳉 지음, 강경이 옮김 / 휴(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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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집에 들인 다육이들의 상태가 영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선택한 <퇴근하고 식물집사>.

63만 명의 팔로워의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하우스플랜트저널의 크리에이터이자 사진작가인 대릴 쳉의 가드닝 실용서다.

 

반려식물 키우기 안내서는 이번이 두 번째 인 듯한데, 이 책이 제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식물들의 기본 생장원리부터 자세한 관찰일기들, 그리고 오랜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들 등을 다 담아놓았다. 아마도 이 한 권만으로도 식물집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싶게 유익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다정한 문체가 읽는 이로부터 거부감 없이 식물에 쑥 다가가게 도와주고 있었다.

 

집에 단 한 개의 식물이라도 있다면, 식물 키우기 가이드북으로 꼭 한 권, 집에 구비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실용서이다. 식물이 없다고 해도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 흙 등의 관찰 등이 매우 흥미로워서 식물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게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 덕분에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좁은 화분에서 웃자라고 있는 꽃기린, 여전히 숙제가 많이 남는 다육이들, 방치해도 잘 자라서 가만히 두고 있지만 더 잘해 주고 싶은 나뭇잎 많은 아이들까지 이 책의 내용에 도움을 받을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

 

‘늘 긴가민가한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정말 안성맞춤 멘트다. 추천 가드닝 북에 리스트업!

 

 

_토양을 관리한다는 것은 물을 줄 대 물이 어떻게 흙 속으로 흘러들어가는지 이해한다는 뜻이다. 빛을 많이 받는 식물일수록 토양 수분을 더 자주 보충해 줘야 하나는 점을 기억하라. 골고루 수분이 공급될 수 있도록 물을 주기 전에 단단하게 뭉친 흙을 통풍시켜주면 좋다_p97

 

 

_'분갈이 필요‘ 진단을 내리기 전에 분갈이 신호가 있나 관찰해 보고, 식물이 그 화분에 얼마나 오래 심겨 있었는지 생각해 보라. 분갈이를 해야 할지 고민될 때마다 흙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_p107

 

_염자의 변종: 황금염자는 양지에 놓아두고 물을 약간 부족하게 주면 아름다운 오렌지빛을 띈다.p155

 

 

_자연에서 중요한 것은 생존이지 당신의 미적 기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당신은 즐거운 식물집사의 여정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_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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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미식가 ㅣ 박진배 뉴욕 FIT 교수의 ‘공간’ 시리즈
박진배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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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큰 길이 뻗어 있고 거기서부터 연결된 작은 골목을 따라 묘지 건물들이 도열해있다. 안에서 보면 묘지의 근경과 주변 아파트의 원경이 시야에 함께 들어온다._ [‘떠난 자의 마을’에서]

 

_동물원 설계에는 시대를 앞선 개념이 도입됐다. 인간이 우리에 갇힌 동물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 우리 속의 인간을 구경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동물에게는 자연과 비슷한 맞춤 환경을 조성해 주고 인간은 가급적 동물들의 활돌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용히 관람하는 방법이다._[‘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세상을 여행하는 방식은 참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책이나 영화로 하기도 하고, 움직여서 이동을 하더라도 관심사에 따라, 동행에 따라, 목적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공간미식가’도 이런 여행들 중 하나였다. 단순히 건축에 관한 도서일 거라고 생각하면 도서를 받았는데, 저자는 들어가는 입구에 ‘독자들에게’라는 글을 통해 이 책을 읽기 전, 보기 전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 지를 넌지시 알려주고 있었다.

 

_이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시다. 그리고 공간 속에 담긴 장소와 사물들은 그 시의 소재다._[‘독자들에게’에서]

 

이 당부와 같이 공간을 맛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풀어간 글들은 그 구분부터 남달랐다. 일부를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코드1: Wit: 재기발랄함이 살린 공간의 숨은 매력: 길의 권리, 도심의 계단, 신호등의 감각, ... 사라지는 의자, 낭만을 자극하는 가로등, 모양의 힘,.....

코드2: Reversal: 반전이 남긴 강렬한 이미지: 떠난 자의 마을, 황량한 사막의 프라다, 빨래의 풍경, 우산 속 공간, ... 바에서는 목소리를 낮춰라, ..경계가 허물어진 미술관, ..도시가 숨 쉬는 법, .. 다른 방식으로 보기

 

코드3: Connection: 오늘의 공간을 아름답게 하는 기억: 만화로 꾸민 도시, .. 생떽쥐페리의 아이러니, 유쾌함이 상상을 넘어설 때, 고속도로의 나이팅게일, 영원히 기억될 그들..

 

코드4: Experience: 오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 턱시도의 비밀, 서커스에 예술이 더해진다면, 골목에 문학이 스미다, ... 작지만 아주 큰 공원, .. 손끝으로 하늘을 만지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바닥이 특별하게 다가올 때, .. 메타버스에 들어온 예술혼,...

코드5: Comminication: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순간의 아름다움: 머무는 다리, 벤치의 마법, .. 도시 속 낭만주의, 거리에 아름다움이 스며들 때..

 

 

그동안 많은 건축, 공간에 관한 책들, 여행책들을 읽었지만, 이렇게 서정적인 제목으로 분류된 것들이 있었나 싶었다. 건축물 위주이거나 사소한 개인감정이나 경험 위주이기 일쑤인데, 해당 공간의 역사, 문화, 사람들을 기초한 적당한 무게와 서정성을 지닌 타이틀들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진정한 현지 문화를 투영하는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해법 같은 내용들이라서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뉴욕이 아니였고, 무관심했었던 브뤼셀이 재미있는 곳으로 생각되었다. 도시 속의 다양한 디자인에서 어떤 영감 같은 것을 받을 수도 있었고, 한편 이런 자연스러움이 부럽기도 했다. 한창 서양문물에 취해있을 때 등장하는 한옥은 정말 특별해 보였으며 아름다웠다.

 

이런 관점뿐만 아니라, 도시 재생 사업, 생태관련, 비판의식 한 스푼과 더불어 최신 기술과 예술적인 면면도 놓치지 않고 포착하고 있어서, 적당한 무게감도 큰 장점으로 발휘되고 있었다.

 

 

참 재미있게 읽은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고, 문화를 안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타 도시의 생태학적 시스템은 우리도 배워 와서 하나씩 적용해 봤으면 싶어졌다.

 

색다른 여행기 내지는 공간해석을 즐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_가끔 일상의 익숙한 스케일을 벗어나 생각을 하고 일을 도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의 스케일이 달라지면 그 안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가 부여된다. 우리는 마음의 스케일만큼만 인생을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_[‘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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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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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궤도에 있는 우주 정거장은 기구가 항공 역학적으로 균형 상태에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이유로 떠 있다.

 

기구는 주위에 있는 공기의 압력으로 지탱된다. 기구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반면에 궤도에 있는 우주 비행사들은 떨어진다. 끊임없이 떨어진다. 달은 떨어지고 있으며, 40억년 넘게 떨어지는 중이다. 세계를 돌면서 영구 궤도에서 떨어지고 있다._p225

 

 

_그렇게 수많은 세대 동안 수백만 년에 걸쳐서 집단에 좋은 비행 유전자들이 쌓인 뒤에,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우리는 아주 뛰어난 비행자 집단을 본다. 실속 방지 장치를 포함하여 온갖 미묘한 부분까지 갖추고, 소용돌이와 상승 기류 등 온갖 세세한 부분들에 맞추어서 날개 모양을 조정하는 민감한 근육 신경 제어 장치를 포함하고, 조금 덜 지치면서 더 효율적인 날개 근육을 지닌 비행자들이다._p273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신작, <마법의 비행>.

 

중력이라는 자연법칙에 맞서서 비행 능력을 꾸준히 키워온 지구상 생물들의 진화 과정에 관한 책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신체 기관들을 변화시키며, 혹은 도구를 사용해서 하늘을 나는 행위에 도전장을 건넨 스토리들이 다양하게 다뤄지고 있었는데, 인문철학적이다기 보다는 과학원리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비행의 장점부터 시작하여, 비행에 유리한 신체 조건들, 작동원리들, 낙하와 활공,

동력 비행과 작동원리들, 기구와 같은 기기를 이용하여 공기보다 가벼워지는 원리와 역사,

공중에 떠다니는 생물들과 식물에 있는 날개,

 

그리고 인류의 비행에 대한 발전 과정, 비행을 넘어 외향 충동까지....

 

아주 훌륭한 삽화들과 함께 들어있는 거대한 과학책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생명에 대한 접근을 읽고 있노라면 진화는 필연적이며 그 안에 들어있는 생명에 대한 그의 사랑 또한 무척이나 깊다. 과학적 사실이나 원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도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만, 그의 소견이 들어가며 완성되는 글들을 통해 지루함 없이 완독할 수 있었다. 어쩜 이렇게 복잡한 내용들을 쉽게 풀어쓸 수 있는 것인지!...

 

 

특히 나를 사로잡았던 내용들은 새들의 비행, 공중부유생물, 식물의 날개 챕터, 그리고 진화의 점진적 단계에 머문 날개를 다룬 ‘반쪽짜리 날개는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챕터였다. 왜냐하면 분명히 오래전에 배웠던 내용들도 포함되어 낯설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생존을 위한 필연성에 대한 접근은 새로운 지식을 얻는 듯했기 때문이다.

 

_새도 항공기처럼 날개슬랫이 있을까? 비슷한 것이 있다. 높이 나는 새들은 많은 경우 날개 끝 쪽의 깃털 사이가 뚜렷하게 벌어져 있다. 이 틈새는 슬랫과 같은 일을 하는 듯하다. 수리와 독수리는 이 특징을 아름답게 보여 준다. 날개의 바깥 가장자리에 있는 아주 커다란 1차 깃털들을 쫙 펼치면 그 사이로 뚜렷하게 틈새가 드러난다._p156

 

이와 같은 도서를 읽고 나면 갑자기 관찰력이 좋아진다. 풀에 달린 작은 솜털하나도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발달사를 통해 인류 진화를 수시로 언급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생존을 지속하기 위한 방향을 독자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책 속에 있다....

 

적극 추천 하고 싶은 과학책이 하나 더 생겼다.

 

 

_뒤쫓는 다랑어의 눈에는 날치가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전반사라는 현상 때문이다. 물속에 있는 포식자가 수면 위로 뛰쳐나간 먹이는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컴퓨터 게임에서 하이퍼스페이스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순신간에 다른 차원으로 사라진다(진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_p140

 

_흥미롭게도 꽃과 벌이 서로 상호 작용하여 가까이 있을 때 벌을 표적으로 인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자기장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다. 정전기력이 수수에 있는 꽃가루를 벌의 몸에 달라붙게 하며, 벌의 몸에 붙은 꽃가루를 암술로 밀어낸다는 증거도 있다._p257

 

_곤충, 새, 박쥐, 익룡에서 시작되어 우리 종의 기구 조종사와 비행사로 이어지는 중력으로부터의 해방은 문자 그대로 우주 비행사의 무중력으로, 상징적으로는 과학자들의 상상 속 환상의 비행으로 정점에 이르렀다._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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