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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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환상특급’을 처음 봤었던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기괴함, 이상함, 신비, 미스터리를 오고가는 이 시리즈에 얼마나 푹 빠졌던지! 지금도 이 장르의 최고 고전은 환상특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오래전 기억을 호출하게 만들었던 #성해나 작가의 기담집, #인비인 ..... 이 책의 기괴한 이야기들은 훨씬 개성적으로 느껴져서 성해나 작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기 충분했다.

 

저자는 작품들을 과거, 오늘, 미래 파트로 나눠서 분류해놓았다.

 

과거 역사 속 아픔을 끌고 온 ‘인비인’ 에서는, 조선 만삭 여인에게 가해진 실험의 산물, 가타마리.. 이것이 과연 인간인지를 질문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제보한 노인의 죄책감과 함께 모순된 억울함에 대한 호소가 느껴져서 이 단편 속에 등장인물 중 인간은 실험체들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오늘을 사는 것은 거부하는 듯한 ‘윤회 (당한) 자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가 헷갈리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윤회/카르마를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니 그냥 나도 이렇게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상한가? 온전히 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는 것인가?

 

그리고, 곧 다가올 미래가 보였던 내일 파트... ‘아미고’에서 예상 가능한 로봇을 만났다. 오히려 제일 당황스럽지 않은 이야기였다. 이것 또한 어디까지 인간을 로봇이 대체가능할 것인지에 관한 존재론적 문제를 던지고 있었다.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짚어보게 만들었다.

 

 

금새 읽었지만, 오래도록 가만히 있게 만든 소설들이었다. 이 안에서 나는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일까? 인간은 무엇일까? 성해나표 기담들은 오래도록 되씹게 만드는 질문들을 준다. 이것 만으로도 추천의 이유는 충분하다.

 

 

_그것이 탄생하던 밤, 요시무라 교수도, 저도 공포와 절망에 휩싸여 실험실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죄를 낳았군.

가타마리의 탯줄을 끊으며 교수는 중얼댔습니다._p20 '인비인‘에서

 

_아니다. 이것은 운명이다. 나는 ........ 윤회당한 것이다.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_p198 '윤회(당한)자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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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비밀이야 ㅣ 특서 어린이문학 18
박현숙 지음, 김진아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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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조마조마 하면서도 웃음이 새어나왔던 한바탕 소동에 관한 아이들의 이야기 #그러니까비밀이야 .

 

민지의 비밀을 알게된 주인공 장수는 그 비밀을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하다.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전학 온 아이에게 말해버리게 되고, 민지의 비밀을 순식간에 퍼지게 된다. 민지에게 미안한 마음과 비밀을 지키지 못한 자신에게 실망한 장수의 행동을 통해서 약속을 지킨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다.

 

책에서는 참지 못하고 말을 해버렸던 장수의 마음까지도 이해해주고 있는 점이 참 좋았다. 아이들의 심리, 아니 인간의 심리를 통해 이해를 함과 동시에 말의 무게에 대한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진심어린 사과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아이도, 어른들도 배워야 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렇게 성장하는 장수와 얘들이 예쁜 이야기였다. 역시 #박현숙 작가!

 

 

_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은 했어요. 하지만 엄마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입이 막 움직이는 거예요._p13

 

_“비밀을 지켜 주기로 하고 지키지 않아서 화났는데 말이야. 내가 그냥 참기로 했어.”

민지가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며 웃었어요. 화나는데도 참아 주는 건 대단한 거예요. 나는 민지를 빤히 바라봤어요. 민지의 웃는 얼굴이 오늘따라 엄청나게 멋져 보였어요._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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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의 끝없는 이야기 ㅣ 특서 어린이문학 17
이상권 지음, 오이트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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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도 힘들었고 정리해서 리뷰를 쓰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책, #소년병의끝없는이야기 였다. #이상권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책가방 대신 총을 들 수 밖에 없는 지구 저편의 아이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소년병으로 동원된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아프리카의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히 우리나라와 상관없는 멀리 있는 상황이라고만 여겨지지도 않는다. 모두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당하는 이들은 전혀 다른 존재들이라는 것이 느껴져서 너무 가슴 아팠던 이야기였다. 이런 아픔을 아이들만의 동화 같은 판타지 장면이 현실과 섞여서 더 슬프게 느껴졌다.

 

어린이 문학이지만 어쩌면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다.

 

 

_“그게 왜 오빠 잘못이야? 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마. 어린아이를 소년병으로 만든 사람들이 나쁜 거지, 아무것도 모르고 가서 군인이 된 아이들은 죄가 없어!”_p67

 

_입학식장은 팝콘 나라로 변해 버렸습니다. 너무 환상적이었습니다. 지코트는 팝콘을 잔뜩 모아 놓고는 그 속으로 다이빙하듯이 몸을 날렸습니다._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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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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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에 지인들에게서 어르신들의 치매 초기 증상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누군가 내 돈을 가져갔다는 것으로 -거의 공통- 시작해서 누군가 집에 들어왔다는 등 의심으로 시작하는 증상은 불안감에 멀리 있는 자식들에게까지 수시로 전화를 하기까지 이른다. 그렇게 해서 병원에 모시고 가고 약을 처방 받고 복용을 하게 되면 초기인 경우에는 눈에 띄게 증상이 조율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노화로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정신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미리미리 예방하는 습관은 젊어서부터, 혹시 증상이 발현이 되었다면 더 나빠지지 않게 케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내용을 현실적으로 도움 줄 수 있었던 #헤더샌디슨 의 #회복하는뇌 였다.

 

뇌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독소, 영양소, 스트레스, 구조, 감염, 신호전달에 관한 자세한 원리설명부터 치매 위험 요인들 중 조절 가능한 요인들과 이를 관리하기 위하여 식이요법, 운동, 두뇌 활동, 루틴, 환경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각각 항목에 관하여 실천법 등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하나하나 챕터로 구성하여 굉장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여서 무척 유용했다.

 

특히 알츠하이머 당사자뿐만 아니라, 돌보는 가족까지 스스로를 잘 케어할 수 있도록 챙기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보통은 질환 자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 힘겨운 돌봄을 지속하다보면 보호자의 치매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충격적 이었다-. 돌보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법, 휴식의 주기, 소통가이드 등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아서 어떤 지침서로 이 책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창의성 발휘를 위한 인지 활동들도 예방목적, 경도인지장애단계, 중증치매단계 같이 단계에 따라 분류해서 제시해주고 있는 점도 추천 포인트이다.

 

치매와는 별다른 접점이 없다고 여겨져도 건강한 심신을 위한 실천법으로, 가족 중에, 혹은 자신이 치매와 닿아있다면 당사자든 보호자에게든 훌륭한 조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_음악

예방이 목적이라면: 새로운 악기 배우기, 음악 수업 등록하기, 밴드 도전하기, 작곡하기, 즉흥 연주하기 등을 시도해보자.

경도인지장애 단계라면: 예전에 알았던 곡 다시 연습하기, 친숙한 악기로 새로운 곡 연주하기, 혼자 또는 다 같이 작곡해보기 등에 도전해보자.

중증 치매 단계라면: 좋아했던 노래 불러보기, 탬버린이나 마라카스 같은 간단한 악기 연주하기, 노래 따라 부르기, 연주 따라하기 등을 권한다._p213

 

 

_힘겨운 돌봄 노동에 시달리다 보면 보호자의 건강까지 악화되기 쉽다. 그 기전을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자기 돌봄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_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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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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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마당에 예쁜 감나무가 하나 있다. 2층에 올라가 그 나무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부리가 길고 뾰족한 산새가 날아와 가지 끝에 앉아서는 ‘삐~삐~’ 하면서 산 쪽을 보며 소리를 낸다. 그러면 또 어디선가 똑같이 생긴 새가 한 마리 더 날아온다. 친구, 가족을 불렸나 보다 하면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 여러 번 봐서 볼 때마다 ‘같은 새인가?’ 하면서 봤었다. 새소리도 얼마나 예쁘던지! 참 즐거운 기억이다.

 

잊고 있었는데, #스즈키도시타카 의 #나에게는새의말이들린다 를 읽으면서 그 기억이 떠올랐다. 나야 그저 동료를 부르나 보다 하고 추측만 하고 넘어갔었지만, 이 책의 저자는 본격적으로 새의 언어, 특히 박새의 소통을 연구했다.

 

박새가 상황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을 다양한 테스트와 통계를 통해서 알아내고, 도심에 인공 새집을 놓고, 박새집들을 세세히 찾아보고 관찰하고, 발견한 것들을 논문으로 발표하고 수정하고 다른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집요하게 이어간 연구는 언어를 지니는 것은 인간뿐이라는 통념을 부수는 결과에 도달했고 동물언어학의 개막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책을 보다보면, 한 동물학자의 집요함과 관심이 어떻게 하나의 학문적 결과물로 나오는지를 잘 알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무엇보다도 대상물인 박새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그 과정에 더욱 공감되었다. 언어가 인간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것이 얼마나 교만한 것인가....

 

오늘 아침 옆산에서 들렸던 새소리의 주인공이 궁금해지는 책, 자연이 내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되는 책, 그리고 연구하는 동물들과 연구자도 닮아간다는 것 -마치 반려동물과 주인처럼-, 예상치 못한 연구 과정이 흥미로웠던 재미있는 책이었다. 덕분에 자연관찰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이 책,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_박새에게는 언어가 있다. 연구를 시작하고 5, 6년 지났을 무렵에는 자연히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하늘에 매가 나타나면 ‘삐삐삐’ 하고 울고, 뱀을 발견하면 ‘츠르르르르’ 하고 운다. 동료를 부를 때는 ‘치지지지’ 울고, 경계하라고 재촉할 때는 ‘삐-쯔삐’ 하고 운다. 하나하나가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다._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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