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 현직 부산지하철 기관사의 뒤집어지는 인간관찰기
이도훈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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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드라마보다도 더 재미있고 감동이다는 말은 바로 현실 속 장소의 에피소드들이 으뜸 아닐까? 만약 그곳이 지하철이라면? 그냥 상상만 해도 배시시 웃음이 새어나온다.

 

여기 현직 부산지하철 기관사의 뒤집어지는 인간관찰기, #이번역은요절복통지하세계입니다 에서 만나볼 수 있다. 11회 브런치북 대상수상작이라고 한다. 8800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작품답게 얼마나 재미있게 페이지가 넘어갔는지 모른다.

 

지하철 안의 다양한 에피소드들 외에 우리는 알 수 없었던 기관사들의 근무와 생활, 지하철 시설들이 운영되는 내용들까지 의외로 다양한 관계자들도 등장해서 지하철 운영에 대해서도 뭔가 배운 느낌이다.

 

특히,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지하철예절포스터들, 그림들과 저자의 유쾌한 입담에 빵빵 터졌다. 무척 재미있었고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싶은 따듯함에 참 좋은 책이다 하며 마무리 했다. 참 고마운 분들이 많다.

 

즐겁고 희망적인 우리네 이야기다~

 

 

_... 승객 여러분들은 지하철이 아닌 삶에서도 어떤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 때가 있을 텐데, 그때도 포기하지 말고 찾아라. 누군가 우리처럼 당신의 것을 찾아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_p39

 

_모두가 없으면 나 혼자서든 아무것도 아니었고, 지하철은 기관사 혼자 굴러가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지하철도 세상도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유기적으로 얽혀 있었다. 어디에도 혼자 이루어내는 것은 없었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필수적이며 필연적인 존재였다. .... 우리라는 존재 자체도 세상에 필수적이며 필연적이었다._p115

 

_'기관사를 위한 명절특선 분식집의 주력메뉴는 라면이다. 그 서비스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라면을 먹으러 온 기관사의 입맛과 취향에 120퍼센트 부합하는, 기관사 개인별 맞춤형 라면을 제공한다._p138

 

_이처럼 우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존재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역할로서 말이다. 인공지능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설 자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한다._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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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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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이 그저 시간만 흘러갈 것 같았던 수도원과 슈루즈베리가 잉글랜드 왕권을 둘어싼 내전에 휩쓸리면서 긴장감이 돌게 된다.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대립으로 수도원 구성원들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떠난 이들이 생기면서 캐드펠 수사는 혼자 해야 하는 일들로 정신이 없다.

 

부족한 일손을 도우라고 한 소년이 캐드펠 수사에게 배정되는데, 매서운 수사의 눈을 피해갈 수 없는 남장 소녀였다. 그런 와중에 전쟁의 분위기는 더 고조되어 급기야 스티븐 왕의 94명 모드황후측 포로 처형 명령이 떨어진다.

 

이 피비린내 나는 밤이 지나고, 캐드펠 수사는 그 시신들 수습을 위해 파견되는데, 거기에는 처형당한 시신들과 확연히 다른 형태로 살해된 시체 한 구가 더 발견된다. 캐드펠이었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했고, 95번째의 수수께끼 시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쓰게 된다.

 

이 죽음을 둘러싼 음모는 무엇이며, 도대체 그는 누구일까?

그리고 남장소녀의 정체와 사연은?

 

이를 풀어가는 캐드펠의 추리력이 발동하는 순간들이 빛난다.....

 

 

전작보다 훨씬 더 규모 있게 다가왔던 캐드펠시리즈 두 번째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12세기 잉글랜드를 휩쓴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과 이해관계에 의해 고민하는 인간들이 등장하는데 야망을 쫓으며 표리부동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 와중에도 진실한 마음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어서 사건에 대한 추리를 넘어서 위기상황이나 권력욕심에 맞닿은 인간들에 대한 고찰을 같이 가져가고 있었다. 전쟁도 결국은 이런 발단 아니겠는가!

 

우리들의 주인공, 캐드펠 수사의 인간에 대한 따듯한 마음, 하지만 때론 냉철하고, 균형감 있는 치밀한 추리력이 더 돋보였던 이번 소설 이였다.

 

 

_“이름을 안다고 뭐가 달라지겠니? 한 소녀가 험한 폭풍우를 피하느라 잠시 혼자 외로이 떨어져서 집안사람들에게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든, 나로서는 그 이상 알 필요가 없어.”_p39

 

 

_한참 뜸을 들이다 에드릭이 물었다. “그렇게 살해된 사람이 하나뿐이었습니까? 또 다른 사람을 없었고요?”

두 번째 피해자가 있어야 하요? 하나로도 충분하지 않소?”

두 사람이었습니다.” 에드릭이 침통하게 말을 이었다._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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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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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노리코 상은 신주쿠에 사는 타로이스트인데 바이칼호수 알혼섬에 에너지를 받으러 간다고 한다. 엄청나...! 알론섬은 세계 7대 에너지 스폿을 유명하다고 한다. 전세계 샤먼들이 정기를 받으러 가는 곳이라고._p151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작가가 친구들과 함께 떠난 러시아여행, 그 중에서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는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개성 넘치는 그림들과 톡톡 튀는 작가의 글이 가득했다.

 

전체 일정 예약 상황을 비롯해서 러시아여행 안전 주의 사항, 옷준비내용과 기타준비물들, 기차에서 보낼 154시간 동안 할 일 예상, 그리고 본인이 보기위해서 정리한 러시아 간단 역사요약까지.. 시작부터 알찼다. 사실 그림이 자유분방한 느낌이 있어서 이렇게 까지 디테일할 줄은 몰랐었다 - 깜짝 놀랐음 -.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은 러시아지만, 좋아하는 음악가들, 작가들을 배출한 국가이기도 하고 유명 발레단들에 성당과 성화들이 가득하다는 말에 친구 2명과 계획을 짜게 되었다는 저자는, 참 다양한 내용을 그림으로 글로 담아주고 있었다.

 

특히, 현지분들의 분위기와 그들과의 좋고나쁜 경험들, 미술관 방문기, 그림으로 그려낸 기차안 풍경들이 무척 매력적이였다.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누가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참 다르겠구나 하는 당연한 진리를 느껴지게 해 준 책이였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내손으로시베리아횡단열차 , 북리뷰 라고 이 글을 썼지만, 사실 긴 말이 필요 없는 책이다. 그냥 함 봐보라는 말 밖에는!

 

 

_타마라의 집은 우리나라의 옛날 주공아파트와 비슷한 느낌 이였다. 러시아는 소련시절 인민들에게 집을 줬었고, 그래서 러시아의 중년층은 대부분 자가가 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렵다, 삶이 어렵다고 해도 러시아사람들이 실제 가난하게 살지않는 건 다들 자기 집이 영구히 있기 때문일지도._p153

 

 

_어릴 때 명작동화에서 봤던 지젤을 발레로, 그것도 러시아에서 보다니 너무 두근거린다. 내 인생 첫 발레관람이다...! ...... 눈이 감기기는커녕 또록또록 깜빡이지도 않고 무대를 보게 된다. 특히 2막이 시작되어 처녀귀신들이 나오자 아름다움에 눈을 땔 수가 없다! 대사나 노래가 있는 뮤지컬과 달리 모든 내용이 춤으로만 보여지는데 의외로 내용이 다 이해가 된다. 기쁠 땐 기쁨이, 슬플 땐 슬픔이 그대로 다 나에게 전달되고 있다._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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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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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책을 읽는 것, 그건 시작에 불과해요. 나는 모든 걸 알고 싶어요. 누가 그 책을 썼는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썼는지. 누가 출간했는지,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 후로 쭉 어디 있었는지, 언제 팔렸는지, 누가 왜 팔았는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책 한 권에 대해 알고 싶은 점이 그야말로 무한해요.“_p121

 

 

우리에게 책은 무엇일까? 아니 책이 없으면 안된다는 이들에게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책 한 권을 감상하는데 그 이해의 폭은 어느 선까지 일까? 작가의 사생활도?

 

아마도 이런 질문들이 #사라진서점 을 읽으면서 생기지 않을까 싶다. 1921년을 사는 런던의 오펄린은 책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작가의 사생활이 담긴 편지 같은 것을 궁금해 하고 비싸게 산다는 것을 프랑스로 도망와서 만난 서점에서 알게 된다. 지금을 사는 마서는 책과는 친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유명한 소설도 잘 모르고 작가도 모른다. 역시 지금을 살고 있는 헨리는 행방불명된 원고를 위해 사라진 서점을 찾아야한다.

 

이렇게 3명의 인물이 나오는데, 모두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오펄린은 강제로 정략결혼은 시키려고 하는 오빠를 피해서 도망쳐 왔고, 마서는 폭력남편을 피해 도망와서 입주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헨리는 아버지 때문에 받은 상처가 있는 인물이다. 마서가 일하는 집에 종종 출몰하는 그 이상한 서점을 찾기 위해 서성거리다가 헨리는 마서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게 되는 두 사람은 서점에 대한 기록 등을 쫒는데 바로 오펄린이 거기에 나온다.

 

이야기는 100년전 오펄린과 현재의 두 사람을 오가는데, 그 사이에 오펄린은 오빠의 추적으로 다시 도망자 신세가 된다. 책과는 친하지 않았던 마서지만 집주인 보든 부인의 츤데레 같은 배려로 마음을 차츰 열게 된다. 책을 읽자, 벽의 갈라진 틈으로 덩굴이 자라고 어떤 문장들이 막 떠오르기 시작한다. 건물이 에게 말을 거는 것인가?

 

이 모든 것들이 사라진 서점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마서는 헨리와 함께 사라진 원고를 찾고 서점 주인인 오펄린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까?

 

 

여자라는 이유로 집안을 위해 무조건 계약결혼으로 내몰렸던 시대상과 따르지 않았을 때 취했던 집안남자의 횡포는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많은 여성 예술가들, 작가들의 삶을 떠올리게 했다. 그 연장선에 아마도 마서의 가정폭력이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들을 많이 어둡게 표현하지 않은 것도 저자의 필력일 것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거기에 더 재미있었던 요소들은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노멀 피플’, ‘폭풍의 언덕 미국 초판본’, ‘제인 에어’, ‘데이비드 코퍼필드’, 헤밍웨이, ‘오만과 편견’, ‘노생거 사원’, , 실재하는 장소, 인물, 작품들이 등장한다는 것이였다. 마치 낯선 장소에서 친숙한 뭔가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너무 좋았다.

 

판타지가 가미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것과 함께 사회상 비판, 현실적인 따듯함과 인생의 아픔도 있어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책이다. 특히나 책을 좋아한다면, 더더 권하고 싶다.

 

 

_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환청이 들린다고 하면 다들 뒷걸음질할 테니까. 하지만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환청이 들리는 것이 아니라, 글이 그냥 나타났다._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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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존재하는 인간 Endless 3
정영문 지음 / &(앤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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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잠을 한숨 자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분은 좋지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나는 단 한 번도 순순하게 기분이 좋은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기분이 좋을 때 조차도 기분이 나빴는지도 모른다. 한 초라한 노인이 내게로 다가왔다. 그는 .... 어디서 그러한 당당함이 나오는지, ..._p136

 

 

주인공의 독백으로 채워진 #겨우존재하는인간 에는, 산다는 것에 지독한 의문과 권태로 미칠 것 같은 그의 내면이 가득하다.

 

살아있는 내 존재에 대한 무력감에서는 분노도 보인다. 실존주의의 그것과 비슷하게 읽히는 소설은 현대 시대상과 맞물려서 훨씬 더 시니컬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은 그저 권태로운 인간으로 살고 있다. 삶 자체도 무가치하게 여기며 시간을 보내며 언젠가 만났던 원숭이 같이 생긴 자와 대화(?)를 나누고 - 주로 그 남자의 이야기 - 잠깐 동일시되었다가, 길을 걷는다.

 

반토막만 남아서 꿈틀거리는 지렁이에서 를 발견하기도 하고 끌려나간 여행지의 모래사장에서 의식을 넘나드는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다.

 

죽음?! 죽음은 어느 페이지에도 빠지지 않는 베이스다. 실존을 묻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권태가 늪처럼 이어지는 일상이 이어지다, 주인공을 죽일 생각으로 뒤쫓았다는 한 남자를 만난다. 아무런 동기도 없는 살인충동이 그 남자도 당황스러울 뿐이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살인자라고 고백한다. 아내를 죽였다는 이 사람에 대해서 주인공이 살인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목을 조른다......

 

그는 누구였을까?

주인공은 미칠 듯한 권태로움을 살인으로 풀어낸 것일까?!

 

아마도 해답은 읽는 각자가 다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 남자도 주인공도 모두 서로를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것이다. 여전히 끔찍한 삶이라고 외치는 주인공은 그렇게 하나씩 자신의 무언가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오랜만에 정통 실존주의 소설을 다시 읽은 듯한 시간이였다. 죽을 것 같은 허무에 빠져 있을 때, 오히려 이런 책이 도움이 되는 것은 왜일까?! 여전히 나도 그 중간 어디에서 줄을 타며 살고 있는 중이다.

 

 

 

_나라는 존재는 시간이라는 간수의 손에 의해 어제로부터 오늘로, 오늘로부터 내일로 끝없이 이감되고 있는 죄수일 뿐이다. 그것만이 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을 수 있는 방법이며, 동시에, 내가 그것과 무관하게 지낼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인가? ..... 아아, 삶의 끔찍함이여, 그 끔찍함마저 없다면 단 한 순간마저도 살아 있기 힘든, 끔찍한 삶이여._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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