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숲속 현자의 내맡김 수업
마이클 A.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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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당신은 당신이어디서 생겨나왔는지조차 모른다. 그저 그 안에서자기 앞에 펼쳐지는 이 놀라운 선물을 경험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것이 영성이다. 당신의 개인적인 자아 대신 현실과 조화를 이루는 것 말이다._p81

 

_마음속에 박혀서 남아 있는 이런 이미지를 요가 과학은 삼스카라(Samskara)라 부른다. 이것은 [우파니샤드] 라는 힌두 경전에서 거론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억압이론을 논하기도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것은 그들이 명상가였기 때문이다._p108

 

 

_하루 종일 재잘대는 머릿속의 목소리도 꿈을 지어내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마음의 표현능력이다. 그 머릿속의 독백을 깨어서 꾸는 꿈이라 불러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 목소리가 이야기하는 낱낱의 개인적인 일들은 당신이 마음속에 저장해 놓은 삼스카라에서 비롯한 것이다. 마음은 당신이 낮 시간에 깨어있는 동안 그 막힘을 풀어놓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_p158

 

 

머리 어지럽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기에 참 좋은 명상책을 만났다. 너무 반가운 마음으로 신청한 마이클 A. 싱어의 오랜 만의 책,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내면에 충실하라고들 하지만, 관념으로 만들어낸 틀에 맞추기 바쁜 몸과 마음에 대하여 저자는 짚어주고 있었다. 진정한 해방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맡기기를 통해 놓아 보내야 한다.

 

이에 대한 긴 설명이 있었고, 영성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던 놓아 보내기챕터, 부정적인 생각을 맞싸우지 말고 그저 긍정적인 생각과 맞바꾸라는 조언으로 훨씬 실천하기 쉬워졌고, 종종 하기 힘들게 느껴졌던 명상에 대해서는 아침과 저녁에 15분간 명상으로 시작하고 처음부터 뭘 얻으려 하지 말고 그저 마음을 알아차리도록 하라는 말에 그저 편안해졌다.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깊이 있는 성찰이 있었고, 내가 그저 나로 존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왜 계속 노력해야하는지, 삶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 진짜 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앞으로도 내 삶에 영향을 많이 줄 것 같다. 두렵고 아픈 삶을 진실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_가슴을 통해 흘러나가는 에너지 흐름에 관해 이해해야 할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문자 그대로 상대방과의 연결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 둘 사이에 에너지가 교류되면 당신은 거기에 집착하게 된다. 이것은 육체적인 상호 집착이 아니라, 두 가슴 사이를 흐르면서 양쪽을 충전시켜 주는 에너지에 대한 의존관계다._p200

 

 

_내부 문제의 회피가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이 돼 버리도록 놔둔다면, 당신이 하는 일이란 기껏 내부 문제의 방출이다._p214

 

 

_지혜로운 사람은 가슴이 자신을 속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허락하지만 그 안에서 넋을 잃어버리지는 않는다._p234

 

 

_요가난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릴 때마다 그것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체하라고 가르쳤다. 이것은 변화를 위한 매우 기초적이고도 유용한 기법이다. ..... '맞싸우지 말고 그저 맞바꾸라.‘_p242

 

 

_자신에 대한 이 내면의 작업은 당신의 다른 어떤 일보다도 더 중요하다. 종국에는 당신이 날마다 하는 그 어떤 일보다도 이것이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_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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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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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가을을 넉넉하게 실컷 즐기게 한, 향기 시집이 있다, 바로 나태주 시 한서형 향의 <잠시향>이다.

 

도서도착때부터 진하고 편안한 향으로 내 공간을 채우더니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잔향이 만만치 않다. 이렇게 시각과 촉각외에도 후각으로 시를 읽어갈 수 있구나 싶었던 신기하고 황홀한 경험이였다.

 

왜 편지지에 향을 뿌려서 마음을 전했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는.... ㅎㅎㅎ

 

시가 나를 재우고,

시로 꿈꾸고,

시가 나를 깨우는 시간들을

 

나태주 시인이 언어로 느끼게 해주었고, 포근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_... 어떻게 예쁘게 볼까,

어떻게 사랑스럽게 볼까,

그러다가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았다.

자세히 오래 보자.

자세히 오래라도 봐서 사랑스럽고 예쁘게 보자._ p74

 

 

새삼스럽지만 그냥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어도 좋은 게 시인 것 같다. 한서형 향기작가의 향도 같이 기억될 도서이고, 책을 읽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후각도 플러스할 수 있음을 배운 시간이였다.

 

 

_‘눈부신 세상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_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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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앤드 앤솔러지
김혜나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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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창문에 살포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처럼, 혼자서 조용히 술을 빚으며 살고 싶었다._p36

 

_신경이 가닥가닥 뻗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예민해질 때 위스키가 그 신경을 좀 느슨하게 만들어 줘._p66

 

 

 

나에게 술이란 어떤 존재인가... 아니 어떤 존재였나?

 

대학 때 많이도 마셨던 것 같은데 정말 말 그대로 주종과는 별개로, 분위기와 그 자리의 대화, 때로는 풍류 그 자체를 즐기는 자리의 필수품이였던 것 같다. 지금은 되도록 숙취가 적은 도수 높은 종류로 1~2잔 마시거나, 입맛에 맞는 와인 1잔 정도의 반주를 아주 가끔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이런 심심한 나의 알코올 스토리와는 달리, 술에 관한 5가지 진한 소설을 담은 책이 있다. 제목도 확 끌리는,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로 앤드앤솔러지 시리즈다.

 

술에 진심이고 술을 담그며 조용히 살고 싶지만 사람에 치이며 피곤한 현대인,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에 친구가 마셔보고 싶어했던 위스키를 고르고 마시며 인연을 이어가는 나,

 

현실의 힘듦을 거품 가득한 맥주 한 잔으로 털어내는 가장의 밤, 혼술보다 낯선이와의 맛난 술자리를 택한 사람의 소망, 그리고 고급진 취향으로 치부되는 와인 수집과 화려한 언어들로 버무러진 이 술의 세계까지..

 

제목에서 추측되었던 명량함과는 달리, 꽤 무거웠고, 또 따뜻한 사람 이야기가 가득했다.

 

추운 늦가을밤 따듯한 정종이 생각나게 했고, 더불어 함께 할 이가 있다면 금상첨화 일듯!

 

 

 

_신풍아이피에이는 식도를 지나 위를 자극하고 몸속 구석구석까지 알코올 기운을 퍼뜨렸다. 가슴속이 답답했던 것이 펑, 뚫리는 것 같았다. 이 세상의 마지막 맥주라고 해도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_p107

 

_나는 낭만고양이와 건배하고 잔을 비운 뒤 삼겹살 한 점을 소금에 찍었다. 잡내 없이 혀 위에 맴도는 감칠맛과 기분 좋은 육향. 껍질이 붙어 있어 쫄깃한 비계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로운 식감.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_p130

 

 

_나는 정해진 소득도 없는 주제에 와인깨나 공부한 값으로 부듯한 이력을 공상한다. 이런 와중에도 돈은 실체를 갖고 흔든다. 예술도 문화도 세상도 쥐고 흔들어 댄다. 임 교수의 와인 창고도 그랬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와인 병들이 떼로 묻힌 저 창고가 그의 유일한 자랑이고 예술이며 문화인데,

씨발, 돈 있는 집 자식이 돈 좀 쓴다고 해서, 그게 뭐 대수라고._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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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영어 어원 365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혹적인 어원 인문학 여행,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쓱 읽고 싹 이해하는 365 시리즈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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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준비하는 바람직한 계획에 자신있게 이 영어 어원책을 넣고 싶다.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혹적인 어원 인문학 여행, <11페이지 영어 어원 365>.

 

365일 매일을 어원 스토리로 채워놓았는데, 그에 얽힌 역사, 문학, 신화, 경제, 과학, 종교, 예술, 음식,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들이여서 취향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러다보니 기억도 엄청 잘된다. 언어학적인 측면과 인문학적인 측면을 다 잡은 셈이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내용들 중 하나는 27일에 있는 Red-letter day: 빨간 날(문화)에 대한 설명이였다. 붉은 색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차이 에피소드에서 시작하여, 지금 일요일과 공휴일이 붉은색으로 인쇄되는 기원에 대한 것이였는데, 이 전통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_고대 로마에서 붉은색은 권력의 상징, 그중에서 황제의 색을 의미했다. 그러므로 황제의 칙령은 하얀 바탕의 벽에 붉은 글씨로 색을 칠했다. 이후 유럽에서 붉은 잉크는 독자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책의 제목이나 서문 등에 사용되었다.

 

지금도 영어의 루브릭rubric이란 말은 책이나 시험지 등에 제시된 지시문을 가리키거나, 교육에서 학습자 수행 과제 반응을 평가하는 기준 등을 말한다. 루브릭은 라틴어 rubrica루브리카에서 온 말인데, ‘붉은 흙또는 황토라는 의미다._

 

평소 그저 강조의 뜻이려니 했었는데 이런 사소한 하나도 다 그 기원들이 있으니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이 바로 이런 흔적을 알아가는 맛일 것이다.

 

 

본격적으로 하루하루 2024년을 채워가고 싶은 책, <11페이지 영어 어원 365>였다.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 작가의 말처럼 들고 다니며 닳도록 읽고 기억하고 싶은 책이다.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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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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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화성에서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를 대신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죽음이 너무나 가까운 탓이다._p23 ‘붉은 행성의 방식에서

 

_화성에서는 폭풍 한가운데 서 있어도 모래바람이 보드랍고 감미롭다. 그 안에 살아서 그런지 화성 사람들은 다 그런 식으로 말한다. 말에 칼을 실어 던지는 사람은 없다. 안 그래도 화성에서의 삶은 거칠고 까끌까끌하니까._p121 '위대한 밥도둑에서

 

 

화성이주에 대한 프로젝트가 꾸준히 연구 중인 지금, 화성은 이제 더 이상 SF영화에 나오는 미지의 환상세계가 더 이상은 아니다.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꿈만 같았던 일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어서 나 같은 일반인들도 우주로 나가는 시나리오를 머릿 속으로 종종 해보게 되기도 한다.

 

배명훈 연작소설집, <화성과 나>는 바로 이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화성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소설들이 특히 유의미하게 읽혀졌는데, 왜냐하면 단순한 SF 단편소설들이라기 보다는 실재로 화성이주가 이뤄졌을 때 발생될 수 있는 우리네 사회의 모습들을 예리하게 짚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척박한 화성 환경과 화성 최초의 살인사건, 그리고 공동체를 떠날 수 없는 이곳 사람들에 관한 내용 및 화성 통합정부 수립, 화성과 지구의 기후차이만큼이나 힘들었던 두 사람의 관계과 감정변화들, 화성에서도 시끄러운 정치싸움,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지구-화선 간의 운송수단인 사이클러의 운행진들의 고민과 엉뚱한 결과를 통해서 보는 이 생활과 사회상,

 

그리고 역시나 사랑하지만 불가항력적인 거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관계를 다룬 이야기, 마지막으로는 지구의 영토확장을 생각나게 하는 화성의 개발 제한 구역인 레드벨트 해지를 둘러싼 내용이 이어졌다.

 

 

저자는 화성에 문명이 완성할 수 있는 시기는 역할이 정해져 있는 이들만 있을 때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살 수 있었을 때라고 말하고 있다. 읽다보면 지금 지구를 좀먹고 있는 사회/정치적인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류가 화성에 가서 살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같은 과정으로는 제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이 책이 다른 SF소설과 다르게 읽히는 것은 바로 이런 점일 것 같다. 그래서 등장인물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배명훈 작가의 말처럼, “부디 미래의 화성인들이 지구의 괴물을 그대로 화성에 옮겨놓지 않았기를. 새로 시작한 행성의 문명은 지구에서 우리가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한 문명이기를. 참된 평화와 조화로운 번영이 오래오래 당신들과 함께하기를!”..

 

 

 

_‘이 이상 다가가면 둘 다 불행해질 게 틀림없어.... 승선 스케줄이 어긋나는 사람은 만나는 게 아니라고. 그 사람과 나는 더 말할 것도 없지. 나는 천상의 순환에 영원히 묶인 사람이고, 그는 지상의 법칙대로 나이를 먹어갈 사람이니까.’_p167 '행성봉쇄령에서

 

 

_“.... 하지만 이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화성 사회를 완성할 수 없었어. 왠지 알겠니? 처음부터 역할이 너무 분명하게 정해져 있으니까.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부품이야.”_p189 '행성 탈출 속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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