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 읽는 그리스 신화
김원익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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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화의 기틀이 된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아마도 신화 기반일 것이다. 어릴 때는 책이나 영화 등으로 먼저 만나고,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통해서는 그 메타포를 여기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각자의 전공이 업무 적용에서 빈번하게 접하게 되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곳이 없는 신화, 특히 로마 그리스 신화는 하나의 브랜드를 생산해 내는 것에도 탁월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춘 강의를 책으로 내어놓은 #김원익 박사의 #브랜드로읽는그리스신화 , 7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이 책은, ‘태초의 카오스부터 시작하여 티탄 신족, 올림포스 신족, 사랑 이야기 등 인간의 이야기, 영웅의 모험 등의 순서로 정돈한 것이다. .. 120가지의 재미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담고 있었다.

 

일단, 재미있다! 물론 신화나 판타지 등을 좋아하는 내 기준이지만, 자연스럽게 그리스 신화를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담겨있는 의미나 지금까지 이어져서 현재에 스며들어 있는 연결점, 그리고 그 의의 까지 아주 알차게 공부되는 책이였다. 그리스 신화가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부분들이 많은 분야나 공부를 하고 있다면 이 책도 확실히 흥미로울 것 같다.

 

 

천구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으로 익숙한 아틀라스에서 가져온 아트라스배터리와 아트라스초콜릿, 자동차 회사이름 아틀라스’, 힘의 상징 같은 아틀라스의 모습에서 제품들의 뜻이 짐작된다. 대지와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에서 따온 향수 데메테르와 드론 케레스’, -데메테르의 로마에서의 명칭이 케레스다-, 아침 대용으로 먹는 시리얼은 데메테르의 영어식 이름이 시어리즈에서 나온 말로 곡물이라는 뜻이라고 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자는 제품이나 회사명 뿐만 아니라, 노래와 같은 작품들도 신화와 연결지어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방탄소년단의 노래 <디오니소스>를 다룬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_방탄소년단의 노래 <디오니소스>의 가사는 산문적이 아니라 시적이다. 서사적이 아니라 파편적이다. .... 6번 나오는 쭉 들이켜라는 맨 처음 문장부터 도발적이다. 그 후 그와 비슷한 마셔라는 단어도 총 22번이나 나온다. ... 그건 바로 노래 제목처럼 가사의 화자인 우리는 술의 신 디어니소스라는 일종의 선언이다. 이처럼 <디오니소스>에서 방탄소년단은 인트로 퍼포먼스와는 사뭇 다르게 7명의 멤버가 각각 서로 다른 신이 아니라 모두의 디오니소스의 아바타로 등장한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이 어떤 점에서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의 분신인지 계속해서 비교 언급된다._p155

 

 

그리스를 대표하는 맥주라는 미토스와 튀르키예 맥주 에페스의 내용은 처음 보는 듯 해서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 의미있게 보았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 편은 그 대사를 깊게 짚어보는 시간이였다. 이어지는 이솝 버전 판도라의 항아리에서는 지금도 계속되는 삶의 아이러니를 이솝의 목소리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흔히 사용되는 아카데미라는 개념은 플라톤의 학교 이름에서 왔고, ‘아카데미아는 아테네의 영웅 아카데모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라는 관용구는 샤르트르가 맨 처음 이야기 한 것이라고 한다. 이 관용구는 13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샤르트르 성당의 남쪽 장미 창에 그려있는 성화로도 시각화되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이 함께 하고 있었다. 이렇게 배경이 되는 역사를 아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음악이나 소리 쪽에 많이 쓰이는 오르페우스이름, 오선과 한음의 노래 <시지프스의 신화> 로 다시만나 반가웠던 시지프스, 영화 타이탄’, 정말 좋았던 실러의 시 안드로마케....

 

 

모두 다 언급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강의라면 얼마나 알찬 시간들이였을까 하는 시간이 저절로 드는 시간이였다. 우리가 고전과 신화를 알아야하고 혹은 계속 관심이 가는 이유는 우리의 현재와 존재 이유와도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들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였고, 많은 자료와 그림들, 질 좋은 종이까지, 소장각인 도서이기도 하다. 이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만약, 좋아하는 브랜드, 혹은 영화나 노래 등이 있고 여기에 신화를 담고 있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번 그 내용을 깊이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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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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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잘 있어요.

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그렇게 데루코는 슈트케이스를 끌고 39년간 살아온 그 집을, 아니 45년에 이르는 도시로와의 결혼 생활을 박차고 나왔다._p16

 

 

데루코는 슈트케이스 하나를 끌고 남편이 있는 집을 나와 오랜 친구인 루이에게로 향한다. 어쩌다 들어가게 된 노인아파트의 파벌싸움에 질린 루이가 도움을 청한 것이다. 해방구가 필요했었던 데루코는 주저없이 남편의 BMW를 끌고 와버렸다.

 

그렇게 루이를 픽업해서 떠난 곳은 어떤 별장... 사실 이 곳의 주인이 누군지도 모른다. 이른바 불법침입?! 하지만 이것도 착실하게 주부로서 수십년을 살아온 데루코의 일탈일지도...

 

여기에서 얘기를 나누고, 지역 주민인양 근처 노천탕에서 느긋한 시간도 보낸다. 그리고 본업이 노래인 루이는 근처 가게에서 일하기로 하고, 데루코는 온라인 강좌로 배운 카드 점을 마을 카페에 자리를 빌려 봐주는 일을 해보기로 한다. 예상치 못한 일을 하겠다는 데루코를 보면서 루이의 눈에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그녀의 새로운 면들을 계속 발견하는 기분이였다.

 

이 모든 것들은 여행의 시작일 뿐이다.

 

델마와 루이스가 생각나는 이 둘의 여정에 어떤 멋진 일들이 벌어질까?!

 

_친구란 참 좋은 거야. 정확히는 데루코가 친구라서 너무 좋다. ..... 데루코는 때때로 열쇠가 된다. 그 열쇠로 나는 지금까지 몰랐던 곳, 가본 적 없는 곳, .... 그 열쇠는 내가 보이지 않는 척해왔던 곳으로 통하는 문까지도 스르륵 열어버린다._p164

 

 

이 두 사람은 벌써 나이가 일흔 살 이다. 하지만 인생을 재정비 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데루코와 루이를 보면서 삶이 너무 답답해질 때 도움을 청할 친구 하나가 있었던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이 둘을 통해 시원한 대리만족을 하면서 둘의 행적을 쫓아갔다.

 

일흔 살이라고 하면 보통 자신의 현실과 타협하고 그냥 그 흐름대로 사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일흔 살은 자신을 탐구하고 찾기 위해 모험하기에 충분한 나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어쩌면 읽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지금 당신은 어떤 모습인가를 질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이 들면서 무뎌지기 마련인 섬세한 감각이 살아있는 주인공들이 사랑스러워서 좋았고, 지금은 물론이고 이 나이의 나를 상상해보게 해줘서 고마운 책이였다.

 

 

 

_일흔이라니. 연금 수령이 가능한 나이고, 실버타운에 입주할 정도의 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루이는 생각했다. 나이가 일흔이라도 실버타운을 때려치울 수 있고, 45년에 달하는 결혼 생활이라 해도 끝장낼 수 있는 법이다. 그 정도로 우린 살아가려는 열의로 가득하다. 10대나 20대 젊은이들 보다 오히려 더 뜨거울지도 모른다._p56

 

 

_상상은 데루코에게 취미 비슷한 것이었다. .... 만약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떤 인생을 맛볼 수 있을까? 데루코는 항상 상상해 왔다. 현실의 인생이 바라던 바와는 너무나 달랐으니까._p76

 

 

_데루코에게 사랑을 하게 하자는 계획을. 상대는 조지. .... 남은 생이 우리에게 그렇게 길게 남은 것도 아니고, 꼭 결혼하거나 같이 살지 않더라도 사랑은 할 수 있는 거니까._p112

 

 

_"이 집은 분명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데루코가 중얼거렸다. ”지금 그거, 굉장히 좋은 말이다.“ 루이가 말했다. ”뭐랄까, 우리 인생이 아직 한참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아?“ ”맞는 말이야. 한참 남았지.“ ”맞아. 한참 남았어.“_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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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약구급방』에 나오는 고려시대 식물들
신현철 지음 / 소명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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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고종 시기에 편찬되어 현재까지 존재하는 한국의 의학 관련 문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있는 <향약구급방>을 통해 고려시대 식물들을 우리나라 고유의 명칭, 쓰임, 등을 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삼국유사와 거의 동시대의 책이라는 향약구급방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구급의서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위한 내용이므로 여기에 수록된 여러 약재는 우리나라 백성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며, 약을 만들어 복용하는 방법도 일찍이 경험한 것들이다’.

 

각 식물들은 향약구급방/국명/학명/생약정보 로 먼저 소개되고, 내용으로 이름의 유래와 품고 있는 의미에 대한 설명, 그리고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등의 다른 서적의 기록과 명칭 등 부가설명을 더해 놓고 있었다. 오래전 이름을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오는 식물들도 있었고, 내 옆에 흔히 있는 식물이고 먹는 채소인데 낯선 이름과 몰랐던 비밀들을 알게 된 듯한 것들도 있어서 신기했다.

 

이것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식물사전이였고,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읽어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 책은 거대한 사료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의 한 자락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방대한 식물의 세계에 한 번 더 놀라게 되었던 시간이였다.

 

 

_부비화: - <초부>에는 민간 이름은 없으나 소두의 꽃으로 설명되어 있다. <향약집성방>에도 부비화가 소두의 꽃으로 간주되어 있는데, 갈의 꽃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적소두의 꽃도 부비라고 부른다고 설명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적소두의 꽃을 부비라고 부른다고 설명되어 있다._p366

 

_백거: 상추- <초부>에는 민간 이름은 없으나, 잎에 하얀색 털이 달려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향약집성방>에는 학명으로 사라부로가 병기되어 있으며, 잎에 흰 털이 있으며, 자주색이 도는 것을 태워서 약으로 쓰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우리말 이름이 없으며, 식물에 대한 특별한 설명도 없다._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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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자의 세계 - 인체의 지식을 향한 위대한 5000년 여정
콜린 솔터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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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명과학의 연대기와 더불어, 인류의 해부학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바로 콜린 솔터의 #해부학자의세계 였다.

 

기원전 고대부터 19세기 말까지, 현재 형태의 해부학에 대한 이해가 완성되기 까지의 과정들과 지금을 포함한 해부학에 대한 방향까지 이 한 권에 잘 담아놓았는데, ‘의학의 기틀을 세운 해무학 책 150여 권을 망라했으며 희귀 도판 240여 컷이 수록되었다고 하니, 그냥 이 자체로 소장각이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기록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해부학 기록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주술이나 미신이 아니라 관찰과 실습을 기반으로 둔 치료 중심의 실용서인 에드윈 스미스 파피루스이다. 물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해부가 진행된 것이 아니라 부상이 있었을 때 몸속을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그 내용이 무척 훌륭하고 그리스 학파 보다 훨씬 앞섰다고 볼 수 있다고 하니, 이집트는 정말 대단한 국가였다.

 

고대를 지나 이른 중세는 어떠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한 시대였다. 왜냐하면 모든 이성이 얼어붙은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최초의 인쇄본 해부학 책들이 출간되었고 필독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선두는 귀도 다 비제바노로 해부학에 삽화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이였다. 이미지가 주인 해부학의 기초형태가 이때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중세이다보니 해부학도 종교를 벗어나지를 못했는지 해부도에 영혼이 머무는 것을 표현한 신학자도 나왔다.

 

마침내 르네상스 시대에 다다라서는 해부학의 예술적. 의학적 걸작들이 이 때 생산되었는데, 해부도 부터 다비드상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품을 통한 설명들은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의학의 일부로 배운 해부학이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니!

 

이어서, 17세기 현미경의 시대, 계몽의 시대 19세기 발명의 시대를 걸치면서 비약적인 과학 및 의학의 발전을 이루었고 현대의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해부학은 삽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때로는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고, 흑백에서 색을 더한 시점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크기도 했다. 그러면서 예술로도 승화가 되기도 하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면서 진화해 왔다. 실질적인 해부의 기록이 쌓이면서 인체 내부를 더 정밀하게 알게 되었다. 물론 비윤리적인 면면도 있었기 때문에 다 옳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듯 각 시대나 국가, 해부학, 해부학 그림 작성에 기여한 인물들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고 적지 않은 이미지들로 이해와 흥미를 돕고 있었는데 인체 해부도의 변천사를 보면서 비교해보는 즐거움이 지적 호기심을 만족해주기 충분했다. 포기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의 노력이 숨어 있었음을 알리고자함도 이 책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_해부학의 역사에서 자주 간과하는 것은 해부학자의 실험실이 되었던 몸과 그 영혼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해부학의 발전은 한없이 더뎠을 것이다. 이들은 살아 숨 쉬던 진짜 사람이었다._p361

 

 

_'의학집성의 그림은 구체적인 묘사가 뛰어나다. 강독사 뒤의 망가진 창문, 해부 중에 나오는 장기를 담을 바구니까지 그렸다. ..... 케탐의 책은 1495년에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것을 포함해 여러 판본으로 인쇄되었다. 18세기 중반의 독자들도 윌리엄 호가스 시리즈 <잔혹함의 네 단계>(1751)의 마지막 도판을 보고 의학집성의 공개 해부 이미지를 더올리며 친숙함을 느꼈을 것이다._p103

 

 

_주앙 쿠쟁은 뒤러와 동시대에 활동한 인물로 장 쿠쟁의 아들이다. ..... 오늘날 초상화 기법은 이 분야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그는 스테인드글라스 작업도 했던 아버지의 기하학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체의 비율을 세 가지 방향에서 보여주어 화가로서의 재능과 인체에 대한 이해도를 함께 증명했다._p200

 

_얀 라드미랄은 노랑, 빨강, 파랑에 이어 네 번째로 검은 색 인쇄판을 추가해 르 블롱의 방법을 개선했고, 1737년 알비누스의 초기 작품 중에 한 권을 맡아 최초의 원색 해부학 책을 찍었다._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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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골동한 나날 -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박영빈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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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든 일이든 어떤 하나에 빠져든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오롯이 몰두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각자 관심사와 소질, 등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할텐데, 여기 젊은 골동품 수집가가 있다. 말 그대로 #골동골동한나날 을 보내고 있는 #박영빈 수집가는 어릴 때부터 옛것과 전통문화를 좋아해 박물관과 유적지를 들락거렸다고 하니 그의 지금의 모습은 어쩌면 운명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진심이 느껴졌었던 저자의 에세이는 마치 추리소설 단편들을 골동품/유물에 따라 엮어놓은 기분이였다. 그만큼 흥미진진했다는 말이다.

 

 

덕질을 위해 끊임없는 공부로 시작해서 좋은 향로를 찾아다니며 만난 스토리들, #골동벽 에 텅장이 될지언정 자꾸만 늘어가는 모든 장르의 기물들에 대한 사랑을 설파하고 있었다. 답십리에 있는 가게 안쪽 선반에 있었던, 몸 전체에 도료가 덕지덕지 칠해져있고 유성펜으로 부처님 얼굴에 떡칠이 되어 있었던 불상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물티슈로 닦아내다가- 우연히 불석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 에피소드에서는 예사로 넘길 수 없는 것들이 많구나 하는 것과 불석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_불석은 조선 중기부터 근대까지 석불 제작에 사용한 무른 돌로 경주 쪽에서 주로 채굴됐는데, 불상 제작에 많이 사용되어 불석이라는 별명이 붙은 돌이다. 흔히 절에서는 경주 옥돌이라 불리는 돌로, 사찰에 종종 보이는 옥불상이라고 하면 이 불석으로 제작된 것인 경우가 많다. ...... 광물명으로는 제올라이트인데 수분 흡수를 잘하며 물에 닿으면 매우 물러지는 돌이라고 했다._p97

 

 

도깨비 같은 인물이 그려져 있다는 도깨비잔, 괴성배, 그리고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던 탱화 이야기, 뜻밖의 등장이였던 갓끈과 은정자, 비파, 이런 것도 있구나 했었던 후령통 - ‘후령통은 뚜껑에 위아래가 뚫린 대롱이 달린 원통을 말한다.... 대롱이 달린 뚜껑은 거의 필수적이다. 후령이란 바로 이 대롱을 말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퍼져 나오는 통로를 상징한다’ -, 역시나 골동품으로 생각지 않고 있었던 죽렴/, ... 마치 신기한 세상을 여행하는 듯하였다.

 

 

골동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그 안에 담겨있는 저자의 행보와 노력, 철학과 관점을 읽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하나의 이야기 끝에 달려있는 해시태그를 읽어내는 즐거움도 상당했는데, 그 챕터의 핵심을 담고 있는 듯해서 신선하고 좋았다.

 

요즘 아트컬렉션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 폭을 넓혀서 옛 것을 찾아 숨겨진 역사를 찾아주고 새로운 시간을 함께 해 보는 것도 매력적일 것 같다.

 

_골동품,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들부터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내 곁에 일상을 함께하는 기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을 테니까요._p87

 

_..진품과 가품을 섞어서 쓰다 보면 아무래도 끝내 진품에 손이 더 많이 가게 되고, 조금 상태가 안 좋거나 모양이 좋지 않더라도 진품을 모으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이걸 두고 중국의 수장가들은 진품이 갖는 고운과 영기는 제아무리 솜씨 좋은 사람이라도 억지로 끌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고운이란 예로부터 담겨져 온 울림, 영기는 그 기물이 갖는 기운이다._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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