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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자의 세계 - 인체의 지식을 향한 위대한 5000년 여정
콜린 솔터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4년 9월
평점 :
최근 생명과학의 연대기와 더불어, 인류의 해부학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바로 콜린 솔터의 #해부학자의세계 였다.
기원전 고대부터 19세기 말까지, 현재 형태의 해부학에 대한 이해가 완성되기 까지의 과정들과 지금을 포함한 해부학에 대한 방향까지 이 한 권에 잘 담아놓았는데, ‘의학의 기틀을 세운 해무학 책 150여 권을 망라했으며 희귀 도판 240여 컷이 수록’ 되었다고 하니, 그냥 이 자체로 소장각이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기록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해부학 기록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주술이나 미신이 아니라 관찰과 실습을 기반으로 둔 치료 중심의 실용서인 ‘에드윈 스미스 파피루스’ 이다. 물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해부가 진행된 것이 아니라 부상이 있었을 때 몸속을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그 내용이 무척 훌륭하고 그리스 학파 보다 훨씬 앞섰다고 볼 수 있다고 하니, 이집트는 정말 대단한 국가였다.
고대를 지나 이른 중세는 어떠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한 시대였다. 왜냐하면 모든 이성이 얼어붙은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최초의 인쇄본 해부학 책들이 출간되었고 필독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선두는 귀도 다 비제바노로 해부학에 삽화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이였다. 이미지가 주인 해부학의 기초형태가 이때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중세이다보니 해부학도 종교를 벗어나지를 못했는지 해부도에 영혼이 머무는 것을 표현한 신학자도 나왔다.
마침내 르네상스 시대에 다다라서는 해부학의 예술적. 의학적 걸작들이 이 때 생산되었는데, 해부도 부터 다비드상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품을 통한 설명들은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의학의 일부로 배운 해부학이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니!
이어서, 17세기 현미경의 시대, 계몽의 시대 19세기 발명의 시대를 걸치면서 비약적인 과학 및 의학의 발전을 이루었고 현대의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해부학은 삽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때로는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고, 흑백에서 색을 더한 시점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크기도 했다. 그러면서 예술로도 승화가 되기도 하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면서 진화해 왔다. 실질적인 해부의 기록이 쌓이면서 인체 내부를 더 정밀하게 알게 되었다. 물론 비윤리적인 면면도 있었기 때문에 다 옳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듯 각 시대나 국가, 해부학, 해부학 그림 작성에 기여한 인물들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고 적지 않은 이미지들로 이해와 흥미를 돕고 있었는데 인체 해부도의 변천사를 보면서 비교해보는 즐거움이 지적 호기심을 만족해주기 충분했다. 포기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의 노력이 숨어 있었음을 알리고자함도 이 책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_해부학의 역사에서 자주 간과하는 것은 해부학자의 실험실이 되었던 몸과 그 영혼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해부학의 발전은 한없이 더뎠을 것이다. 이들은 살아 숨 쉬던 진짜 사람이었다._p361
_'의학집성‘의 그림은 구체적인 묘사가 뛰어나다. 강독사 뒤의 망가진 창문, 해부 중에 나오는 장기를 담을 바구니까지 그렸다. ..... 케탐의 책은 1495년에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것을 포함해 여러 판본으로 인쇄되었다. 18세기 중반의 독자들도 윌리엄 호가스 시리즈 <잔혹함의 네 단계>(1751)의 마지막 도판을 보고 ’의학집성‘의 공개 해부 이미지를 더올리며 친숙함을 느꼈을 것이다._p103
_주앙 쿠쟁은 뒤러와 동시대에 활동한 인물로 장 쿠쟁의 아들이다. ..... 오늘날 ‘초상화 기법’은 이 분야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그는 스테인드글라스 작업도 했던 아버지의 기하학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체의 비율을 세 가지 방향에서 보여주어 화가로서의 재능과 인체에 대한 이해도를 함께 증명했다._p200
_얀 라드미랄은 노랑, 빨강, 파랑에 이어 네 번째로 검은 색 인쇄판을 추가해 르 블롱의 방법을 개선했고, 1737년 알비누스의 초기 작품 중에 한 권을 맡아 최초의 원색 해부학 책을 찍었다._p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