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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약구급방』에 나오는 고려시대 식물들
신현철 지음 / 소명출판 / 2024년 3월
평점 :
‘고려 고종 시기에 편찬되어 현재까지 존재하는 한국의 의학 관련 문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향약구급방>을 통해 고려시대 식물들을 우리나라 고유의 명칭, 쓰임, 등을 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삼국유사’와 거의 동시대의 책이라는 ‘향약구급방’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구급의서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위한 내용이므로 여기에 ‘수록된 여러 약재는 우리나라 백성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며, 약을 만들어 복용하는 방법도 일찍이 경험한 것들이다’.
각 식물들은 향약구급방/국명/학명/생약정보 로 먼저 소개되고, 내용으로 이름의 유래와 품고 있는 의미에 대한 설명, 그리고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등의 다른 서적의 기록과 명칭 등 부가설명을 더해 놓고 있었다. 오래전 이름을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오는 식물들도 있었고, 내 옆에 흔히 있는 식물이고 먹는 채소인데 낯선 이름과 몰랐던 비밀들을 알게 된 듯한 것들도 있어서 신기했다.
이것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식물사전이였고,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읽어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 책은 거대한 사료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의 한 자락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방대한 식물의 세계에 한 번 더 놀라게 되었던 시간이였다.
_부비화: 팥- <초부>에는 민간 이름은 없으나 소두의 꽃으로 설명되어 있다. <향약집성방>에도 부비화가 소두의 꽃으로 간주되어 있는데, 갈의 꽃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적소두의 꽃도 부비라고 부른다고 설명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적소두의 꽃을 부비라고 부른다고 설명되어 있다._p366
_백거: 상추- <초부>에는 민간 이름은 없으나, 잎에 하얀색 털이 달려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향약집성방>에는 학명으로 사라부로가 병기되어 있으며, 잎에 흰 털이 있으며, 자주색이 도는 것을 태워서 약으로 쓰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우리말 이름이 없으며, 식물에 대한 특별한 설명도 없다._p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