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손민지 지음 / 디귿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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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달리기의 논리 앞에서는 재능이라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그러니 나 자신을 조금 덜 의심하길다양한 무언가를 그냥 쭉 해나가길._p61 ['태도가 재능이 될 때에서]

 

현대인으로 사회 속에서 산다는 것은어쩌면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노력이 필수조건인지도 모른다노력이 부족하다 싶지만 혹시 재능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계속하지 않았던 것에 진짜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는지 계속 질문을 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삶의 아이러니에서 달리기로 돌파구를 찾은 이가 있다바로 <달리는 여자사람입니다>의 손민지 저자이다.

 

달리기가 주는 순수한 몰입과 성취감을 차분히 단계단계 이 책에 써놓았다읽다보면 저절로 나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또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끝이 보이지 않는 자기 의심에서 작은 숨구멍 하나를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그녀의 달리기를 좋아하는 법도 참 마음에 든다.

 

_달리기를 오래오래 좋아하기 위해서 오히려 미지근한 마음을 유지한다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에도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나는 계속해서 달리고 싶어서 좋아하는 마음을 잘게 쪼개어 꺼내 쓴다._p90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에서]

 

 

책 한 권 가득꼿꼿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하다다 읽고 나면누구나 달리고 싶어진다그녀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진다.

 

_우리는 실제로 발맞춰 달리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속도대로함께 나아가는 게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_p118 ['내 동료가 돼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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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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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있었던 1353년 보카치오는피렌체 외곽에서 남녀 10명이 2주에 걸쳐 모두 10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주고받은 총 100편의 이야기를 액자 소설 형식으로 담아서 <데카메론>을 썼다기존의 고전 문학과는 달리 현실을 반영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전달하는 리얼리즘을 추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이 읽혀지고 있다.

 

이 탄생배경을 참고삼아, 2020년 3, <뉴욕타임즈편집자들은 현재의 팬데믹이 지구를 휩쓰는 동안 집필된 단편소설들을 한곳에 모으겠다는 목적으로 앤솔로지 <데카메론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고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한국 작가들의 팬데믹 관련 글들을 많이 읽었지만이 책 속 이야기들과는 사뭇 다른 결들이였다아마도 다른 환경과 문화와 같은 요소들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한국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통제와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내상황이 우회적이지만 고스란히 비춰졌다그다지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팬데믹 이라는 공기가 쓰윽 하며 내 콧구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였다.

 

29명의 작가가 만든 상상력은 상황도 캐릭터들도 모두 제각각 이지만각 편이 주저리주저리 하지 않는 깔끔함에 집중하기 좋았고우리 상황과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하지만언젠가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겠지함께 할 수 있겠지,.. 더 이상은 이웃의 죽음을 보지 않을 수 있겠지... 불안감이 없어지겠지... 하는 바램들이 공통적으로 들어있었다지구 저 편에 있는 그들이지만 희망은 우리와 똑같은가 보다.

 

이 도서를 읽으며 가져가야 하는 질문들을 소개글에서 빌리면,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쓴 새로운 소설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데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와 이 위기가 소설의 기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아마도 정답은 각자의 몫이지만 읽은 후 다른 이들과 생각을 나누기에 참 좋은 책이다.

 

 

_아기침대의 난간 틈새로 손가락 하나를 넣어 아기의 피부를 만진다따뜻하지만 뜨겁진 않군확신할 수는 없지만그녀는 그렇게 생각한다그것은 일종의 구호일종의 기도다._p77 [‘임상 기록에서리즈 무어]

 

_그들은 검색한다그들은 패턴을 찾는다그들은 데이터를 수집한다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예기치 못한 뭔가를 한다그들은 자신의 패턴을 바꾼다._p231 ['시스템에서찰스 유]

 

 

_어려운 시기에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 시기를 끈기 있게 버텨내는 방식이기도 하다._

리브카 갈첸

 

 

_나는 배가 고프지 않고 평온하다.

이렇게 여기서 죽어도,

팬데믹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를 수 있을까?_

데이비드 미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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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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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게이 사진이 이런 식으로 돌지 생각도 못 했고요저는 정말 라일라에게 모욕을 주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저는 그냥.... 웃기려고 한 거예요그냥 농담이었어요그런데 이제 보니 웃기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요사실 그날 밤그게 웃기지 않다는 걸 바로 알게 되었어요부모님께 말씀드리면서요.”

 

내 아들마저 자기 아버지를 따라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들으니 속이 온통 뒤틀리기 시작했다거짓말이 완전체가 되었다._

 

_여자들은 가끔씩은 필요할 때면 속이는 행동을 잘하지 않던가니나 브라우닝 역시 뛰어난 배우이거나 그저 교활한 것일 뿐이다상습 사기꾼모성애를 가장하여 라일라의 안부를 묻는 기술도 알고 있다그 책략에 나도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_

 

 

어느 파티에서 취한 상태로 찍힌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한 사건은명문 사립고등학교를 SNS스캔들로 밀어 넣는다.

 

같이 읽었던,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 정통 스릴러 같았다면에밀리 기핀의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최근 방식의 범죄를 다루고 있다하지만 읽다보면 방식이 최근일 뿐이지 그 내부에는 깊이 뿌리박은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편견과 폭력이 자리하고 있어서 답답하다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생각과 말들로 가득한 그네들의 머릿속은 ... 참 그렇다.

 

내용은 아래 세 인물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이 사건의 피해자 16라일라,

그녀의 피해의식 많은 홀아비 아빠,

내 아들이지만 어쩜 이리도 지 아버지와 똑같은지 분통 터뜨리는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의 엄마니나.....

 

특히 니나의 심리에 집중하며 읽었다그녀의 관점에서 보는 자신의 아픔아들과 남편피해자 여자아이에 대한 생각들은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아마도 자녀가 있는 부모가 이 부분들을 읽는다면 또 다른 깨달음을 얻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심리스릴러를 넘어 여성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인종문제특권층에 대한 비판 까지 건드리고 있는 이 책, ‘우리가 원했던 것들’.. 최근 이런 내용들을 많이 읽어서 인지 읽는 동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하지만 이 속에서는 그 모든 폭력을 진정으로 이겨내는 것은 결국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말해주고 있다이렇게 애쓰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_그녀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그리고 그녀는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그녀는 진실에 대해 아주 많이 이야기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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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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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하는 일상과 가족관계의 공포를 뜻밖의 공포소재와 연결 짓는 호러물들을 꾸준히 내 놓고 있는 일본작가사와무라 이치이번에는 을 소재로 한, ‘시시리바의 집이다.

 

전작들 보기왕이 온다’, ‘즈우노메 인형’, 모두 뇌리에 각인된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미묘한 주인공의 심리와 환경이 항상 충격이였던 기억이 난다이번 시시리바의 집은 익숙한 공포소재 귀신들린 집에서 가져왔다.

 

소꼽친구를 우연히 만나 그의 집까지 방문하게 된 가호는이 집에서 갈색 모래가 여기저기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친구는 개의치 않은 것을 보니 내 착각인가?’ 싶어진다사아아아아아아 이 소리도 나만 들리는 건가어디선가 이상한 냄새도 난다운동장의...... 모래 냄새.....

 

그리고 머릿속에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뇌를 잠식하고 있는 모래알갱이들로 괴로운 한 사람아무래도 그 집 방문이 문제인 것 같다.....

 

 

역시 이번에도 한번 손에 잡으니 놓을 수가 없었다앞의 2권도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이 책도 밤까지 읽어질까봐 무서워서일치감치 일을 정리한 날낮부터 읽기 시작했었다.

 

그래도 무서웠다....

 

_머릿속에서 운동회 광경이 사라졌다그 대신 검은 머리칼을 길게 드리운 여인의 모습이 떠올랐다여인이 웅크리고 앉아서 울고 있다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다눈과 코는 새빨갛다일그러진 입술 사이로 치아가 보였다여인의 뺨을 타고 내린 눈물이 턱에서 뚝뚝뚝....._

 

_모래 먼지 속에서 우뚝 서 있는 길고 가느다란 그림자그리고 ..... 천장 근처에서 빛나는 두 개의 커다란 눈동자를.

그 집의 기억은 그곳에서 끊어졌다._

 

 

일관적으로 공포의 근원을 인간내면에서 가져오는 작가답게 이번에도 집요하게 채근하고 있었다이런 면이 다른 호러물들과 차별성을 갖는 사와무라 이치의 힘일 것이다거기에바로 내 옆에서 일어날 것 같은 극강의 공포까지 덤으로.... 

 

_이 집은 애초에 이상하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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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몬스터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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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원한은 없다우리 둘 다 그 사고의 피해자니까하지만 동료 의식 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가까이하지 마.

언제나 몸속에서 경고가 들린다._p57

 

같은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미토 나오마사와 히야마 가게토라는 각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이고 4인 가족이였다는 점다른 색깔 같은 차종이였다는 것까지 데칼코마니처럼 상황이 닮아 있었다재판과정에서 양쪽 조부모들도 모두 사망하고 양쪽 생존자 동갑내기 두 명은 진짜 혼자가 되어 버렸다.

 

그러다 열여섯 살 때히야마가 미토의 학교로 전학을 왔지만 서로 피해다니는 것이 최선이였다.

 

그렇게 인연이 끝나는 것인가 했는데성인이 돼서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나게 된다..... 낯선 남자는 미토에게 편지전달을 의뢰하는데형사가 된 히야마가 그 행적을 쫓는다.

 

 

책의 시작은 미토의 관점에서 시작되어 가다가히야마로 옮겨가는데어라이상하다미토가 했던 생각과 경험을 히야마도 똑같은 관점으로 기억하고 있었다이쯤에서 뭐지하게 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미래사회라는 배경으로쪽지 한 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이 두 주인공들로 더 미로에 빠지는 기분 이였다예상치 못한 결말로 가는 이야기는 미스터리적인 재미를 더하고 있다읽다보면 자칫 이야기 끈을 놓칠 수가 있으니 초집중해서 봐야한다~~ 여름밤에 참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이사카월드 입덕 완료함.

 

 

_디지털도 아날로그도 만능은 아니다일장일단이 있으니 적절히 가려 써야 한다는 풍조가 요 10년 동안 사회에 자리 잡았다덕분에 손수 쓴 메시지를 인력으로 운반하는 나 같은 사람도 수요가 있는 것이다._p17

 

_“남이 보기에 논리적인 이유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감이야우수한 인공지능은 전부 감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지.”_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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