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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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아쉽다는 것은 분명 잊고 싶지 않다는 뜻이리라소중히 하겠다는 뜻이리라그리고 언젠가 추억에서 꺼내서 자신의 힘으로 삼기위해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해 두겠다는 뜻이리라._p145

 

 

판타지일거라 생각했었는데뜻밖에 추리소설 단편들을 보는 듯 했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히구라시매사에 자신만만하고 본인 생각대로 결론을 내리는 가사사기이런 그 옆에 있는 나미.

 

중고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상점에 들어온 물건으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물론 소박하고 단순한 스토리들이여서잘 만들어진 추리소설이라고 하기 보다는단편 드라마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이야기를 풀어가는 루틴 중 하나는 이야기 맺음 바로 직전까지 가사사기가 내린 결론으로 갔다가 막바지에 히구라시의 날카로운 추리로 정리가 된다는 점이다그래서 독자입장에서는 막바지에 뜻밖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마치 오랜 추리소설의 구성처럼 탐정이 막바지에 자초지종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어쩌면 다소 유치하게 읽힐 수도 있으나가볍게 추리한편한 편의 따뜻한 드라마를 본다고 생각하고 읽는다면 충분히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여름가을겨울로 4편으로 구성되어 있고적절히 들어있는 트릭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_나는 신타로에게 맡긴 그 열쇠가 스미에를 구했다고 생각한다지금까지 의심한 적은 한 번도 없다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나는 나와 스미에가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확신한다스미에와는 언젠가 어떠한 형태로든 다시 만나게 되리라._p69

 

_'천재 가사사기가 있기에 나미가 이렇게 밝게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나미를 낙담시킬 수는 없다._p133

 

_"가사사기 싸가 말한 거 말고히구라시 씨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잖아.“

나미가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당황했다이런 질문이 날아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_p301

 

 

_누군가를 위한 거짓말소위 하얀 거짓말을 소재로 글을 쓸 때는 거짓말을 한다기보다 이야기를 선물한다는 이미지를 품는다는 미치오 슈스케._ [‘역자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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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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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만약 평생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넌 그런 노래일 거야.”

 

영화 [유콜 잇 러브You call it love]의 대사가 떠오르는 밤밤에도 반짝이는 도우루 강의 잔물결은 마치 아름다운 음률을 짓고 잇는 듯하다사람들이 작은 도시 포르투를 사랑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도우루 강이 주는 위로일 것이다._p61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로 알게 된 권호영 작가의 신간,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팬데믹으로 답답한 시간에 속이 확 트이는 아름다운 사진들이 가득한 여행기였는데, 11개 도시의 풍경사람들분위기음식 문화그리고 저자의 개인 에피들까지 심심할 틈이 없었던 동반이였다.

 

조지아 여행기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읽다보면참 여행에 진심이구나 싶어지는 작가이다적당한 거리두기도 없고 현지분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는 에피와 사진들을 보면마음의 장벽이 없어지고 진심으로 가고 싶어진다(그래서 조지아 방문 계획을 세웠었으나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일단 접었던 적도 있다).

 

질퍽거림 없는 상쾌하고 가벼운 발길로 떠나는 포르투갈저자의 추억은 물론현지 여행 꿀팁도 얻어갈 수 있는 정보제공 역할도 소홀하지 않았다섬세한 저자의 글이 이 책을 추천하게 만들고그냥 사진들만 봐도 숨통이 트인다파스텔 톤의 예쁜 집들은 덤이고 말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이 문단:


_"포르투갈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어?“하는 질문에 지금의 나는 다른 답을 내놓을지도 모른다. 내가 겪고 있는 시절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것이다._p122


여행은 이런 것 같다. 또한 우리의 하루하루도 이러할 것 같다..




_처음 코스타노바를 발견한 건 어부들이다새로운 물가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물가에서 머지않은 하얀 모래 평원 위에 줄무늬 집들이 촘촘하게 붙어 있다투명한 물가에 마을을 만든 어부들은 집을 짓고 다시 바다로 떠나버렸다동아올 때에는 집을 잘 찾아오려고잘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색을 더했다는 말이 전해진다._p107

 

 

_포르투갈에서 매일 먹는 문어 요리는 오늘도 예외가 없다구운 대구와 오징어야채와 감자를 곁들여 식감을 달리하며 먹는 식사는 더 재미있다._p139

 

_2019년 2월에 다시 찾은 페나 성은 페인트칠을 다시 한 걸까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색깔이 선명했다청명한 겨울 공기를 뚫고 쏟아져 내리는 햇살은 여름의 그것보다 뜨거웠다외투를 벗고 신트라 정원을 걷는 내내 초록 나뭇잎이 반짝거리고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차르르 소리가 났다._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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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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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2’라는 숫자는 긴장감과 신비함을 품고 있다. ‘1’과는 확실히 다르다앤솔러지 테마를 들었을 때흥미로웠던 건 ‘2’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느낌매력 덕분이었을 것이다._[권여름. ‘작가의 말에서]

 

 

'2'라는 주제를 가지고 7인 작가가 만들어낸 ‘2의 세계’, 7가지.

 

짠한 연애 소설 같았던 모노레일 찾기에 등장하는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옛 애인의 주변을 서성이는 남자,

 

1인자인 줄 알았지만 정작 가서 보니그것이 아니였다는 절망감과 피해망상이 느껴졌던 시험의 미래’ 출제위원에 선출된 한 남자,

 

글이 편하고 스타가 되지 못한 한 작가가 나오는 코너스툴’ 주류가 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자신이라는 고백,

 

최애에 대한 덕질로 한 세월을 불사르는 우리의 이야기, ‘2차 세계의 최애’,

 

2% 부족한 도플갱어들의 감옥이 등장하는 약간의 기괴한 이야기였던 1과 2의 구분에 대한 이야기, ‘2의 감옥’,

 

구조조정을 퇴사하게 된 주인공이 허망한 사촌의 죽음까지 보았지만 결국 다음의 희망을 기대해 보는 이야기, ‘다음이 있다면’,

 

시공간의 틈을 따라 다른 세계의 존재를 만나며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 인물들이 나오는, ‘이야기 둘의 ‘2’...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2는 어떤 모습으로 생존하는지 우리네 상황에 맞춰서 다양하게 들어가 있었다모두 2를 앤솔로지로 썼지만각 작가가 그려낸 법은 매우 달라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그 와중에 대부분이 사람에 대한 사랑삶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나를 안도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미련스럽고때로는 수긍이 되기도 하고가끔은 기괴한 형태로 1과 다른 2의 심리를 넣어놓았는데아마도 누구나 이 중 하나에게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잘 읽히지만쉽지는 않았고삶에 대한 사유도 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_스타 작가답게 너는 아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듯 보이더구나대중 강연이나 티브이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자유자재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겠다 싶었어나는 그러지 못했지._[‘코너스툴에서]

 

_다만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무대 위 최애를 볼 날이 점점 줄어들다 곧 사라질거라는 걱정만큼은 좀처럼 가볍게 떨쳐지지 않았다._[‘2차 세계의 최애에서]

 

_그때 아리는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동수가 완벽한 미남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모습의 남자였다잠깐 심장이 쿵했지만 반한 건 아니었다._['2의 감옥에서]

 

_회사에 구조조정 소문이 돌기 시작했을 때 발 빠른 동료들은 이직과 재취업을 준비했다그러나 미진은 신호등의 숫자가 넉넉하게 남아 있을 줄 알았고 천천히 줄어들 거라고 낙관했다미진이 방향을 가늠하며 두리번거리는 동안 사람들은 저만치 뛰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_[‘다음이 있다면에서]

 

_숨을 들이마실 때 미세하게 가슴이 올라가고 숨을 내쉴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살아 있다는 것이살아서 곁에 있다는 것이 감동스러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_[‘이야기 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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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알렉산더 테크닉
김수연 지음 / 판미동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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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알렉산더 테크닉의 기본 디렉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 목의 자유로움을 허용합니다.

내 머리가 앞과 위로 향하도록 허용한다.

내 몸통이 길어지고 넓어지는 것을 허용한다._p154

 

 

부제 바른 움직임이면 충분하다가 무슨 의미인지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이 안내서, <처음 만나는 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 구조와 움직임의 기본 원리부터 숨쉬기일상의 바른 자세들까지 많은 사진들과 설명들그리고 적절한 QR코드를 통한 동영상 제공까지 꼼꼼하게 챙겨주고 있다.

 

 

특별한 자세를 새로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자세들에 대하여 원리를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교정해 가도록 노력하는 점이 내 관심을 많이 끌었다.

 

특히 자세의 기술’ 파트의 앉기’ 챕터는 여러 번 따라해 보았고 꼭 습관화 시켜보고 싶다. ‘앉기에서 제일 먼저 할 것은 내가 어떻게 앉아있는지 관찰해보는 것그리고 앉기를 주도하는 좌골찾기그리고 각 디렉션을 의식하며 몸에 적용해 보는 것까지 이어지는데등받이 있는 의자와 없는 의자까지도 구분되어 있다.

 

 

가만히 읽어보면 자세는 물론 움직임호흡 등 모든 항목들에서각 디렉션을 의식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다그리고 자세나 움직임에 관여하는 뼈근육근막에 대한 이해도 더해주니 그 하나하나를 유의미하게 따라하게 된다.

 

이런 몸의 습관은 마음습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그래서 책 후반에 마음 습관을 바꾸기 위한 활동도 들어가 있다.

 

이 책을 통한 알렉산더 테크닉은 어렵지 않게 느껴졌고 기회가 있으면 직접 디렉팅 받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내 몸을 사랑하는 첫 걸음이 교재로 시작해도 좋다추천하고 싶다.

 

 

_정면을 바라봅니다머리가 앞으로 살짝 숙여질 때코가 살짝 아래에 떨어지면서 동시에 후두는 위로 올라가는 것을 느껴 봅니다환추를 지지하는 뼈로 인식하고그 위에서 머리가 작고 부드럽게 슬라이딩하도록 움직여 봅니다._[‘머리의 시작점 찾기에서]

 

_뼈대의 안정적인 지지 안에서, ‘심부의 근육으로부터 순차적으로 근육이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고나아가 근막을 통해 부드러운 동시에 탄력 있게 움직일 수 있다고 인식하며 동작을 해 봅시다그러면 뼈대 시스템이 최적의 지지를 해 주고근육-근막 시스템이 잘 연결되어 중력으로 인해 눌리기 쉬운 우리의 몸에 압박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_p159

 

_세미수파인과 더불어 알렉산더 테크닉에서 몸의 구조-역학적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자세가 있습니다상체와 하체의 세 관절이 함께 구부러지는 멍키 자세입니다._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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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 실험 - 어울려 살면서도 간격을 지키는 공간의 발견
조성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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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주거 실험에서 얻는 건축 인사이트,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실험.’

 

1인 가구를 위한 코리빙하우스 맹그로브 숭인을 설계한 조성익 건축가가 이 공간을 형성한 철학원리배려실질적인 항목들을 글로 내 놓은 책이다. 2인 가구, 4인 가구에 대한 주거형태는 선택지가 다양한 반면우리나라에서 1인 가구가 접근할 수 있는 주거형태는 제약도 많고 다양하지도 않다.

 

이런 문제점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면서도, '사생활은 보호가 되었으면 하지만 혼자 고립이 되는 것은 싫어하는사람의 심리를 잘 반영해서 내놓은 코리빙하우스가 맹그로브이다검색을 해보니 숭인과 신설이 뜨는데유감스럽게도 MZ세대만 입주자로 받고 있었다 (물론 책에도 언급되어 있다). 생각보다 월세가 비싸서 아직까지는 정말 힘든 이들이 사용하기에는 접근성이 낮다.

 

하지만이런 문제는 계속 개선되어 갈 것이라 생각되고무엇보다도 이런 형태의 건물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이 책에서 보면적절하게 배치된 동선으로 서로 마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고여러 가지 문화 커넥트를 통해 생활의 질까지 높여주는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가질 수 있게 설계하고 운영하는 점이 무척 놀라웠다.

 

또한 방타입별 내부구조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실재 거주자들의 예를 들어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타협점들건축과 심리에 대한 인문학 적인 내용들까지 잘 담아놓아서 완독 후 포만감이 상당해서 읽은 보람도 느껴졌다.

 

 

제목은 1인 가구만 봐야할 것 같지만공간에 대해 관심커뮤니티 형성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강추 하고픈 책이다내 공간공간에 따른 나의 변화와 같은 원론적이고 실질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다.

 

 

_....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놓인 통나무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 헤르츠버거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것이 의도치 않게 발생한 커뮤니타스의 공간이다커뮤니타스란 사람들이 느끼는 일체감을 뜻하는 말인데쉽게 말하자면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의 마음속에 저기서 좀 앉았다갈까라는 공감이 생겨났다는 얘기다._p83

 

_"이런 공용 시설에 살아보니 모두를 위한 넓은 공간은 그 누구의 공간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함께 쓰는 공간이라도 아늑하게 나눠져 있어야 오히려 사람들이 마음을 놓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용 공간이 된다._p89

 

_프라이버시즉 개인의 사생활은 여기가 내 집이야라고 마음을 놓게 하는 중요한 조건이다._p160

 

_누구나 비슷비슷한 방에 사는 익명의 시대에공간을 꾸미는 행위는 우리의 자존감을 높여준다집은 자신의 취향을 표현함으로써 공간을 온전히 소유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_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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