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들 : 우리는 매일 다시 만난다
앤디 필드 지음, 임승현 옮김 / 필로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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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커트 스텐의 저서 [머리카락: 인간의 역사]에 따르면, 최초의 미용사 중 일부는 치료 주술사였다. 육체를 치료하는 것과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 영적인 간병인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_p4

 

미용사 수사나를 만나면서도 인류사를 떠올리며 치료 주술사를 풀어놓고, 길 위에서 만난 노란 외투를 입은 부인, 10대 커플, 슈퍼마켓 밖 남자, 계집애 같은 놈,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만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눈싸움으로 낯선 사람들 사이의 연대를 언급한다.

 

전화 통화와 같은 통화에 얽힌 사적인 역사파트에서는, 말투와 듣기, 사회적 거리두기, 영상통화, 잦아진 줌으로 생긴 줌 피로를 통해 인간 상호작용과 기술의 발전에 대한 견해를 나누고 있었다.

 

자동차 안에서 이뤄진 다양한 만남들로 저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고, 타인과 함께하는 식사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각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들어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집단- 클럽, 공원 등- 형태로 이뤄지는 우리네 만남들까지.....

 

앤디 필드는 문학작품과 영화들, 실험적 연구, 인문학적 지식, 그리고 사회문화적 현상들로, 평범한 일상들을 의미심장하게 재해석해주고 있었다. 이 책의 큰 매력이 바로 이런 점일 듯하다. 그래서 읽는 재미와 알아가는 재미, 삶의 성찰까지 맛볼 수 있었다.

 

 

일상적 만남들의 멋진 해석법들과 만들기, 지금 한 번 접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지인들과 같이 읽고 얘기 나눠봐도 참 알 찰 것 같은 도서였다. 적극 추천하고픈 인문에세이다.

 

 

_[쥘 베른의 2889]은 미래의 미디어 거물인 프리츠 나폴레옹 스미스 남작의 하루를 그린 이야기다.

.... 하지만 이 이야기의 요점은 상상 속 미디어 거물과 당대의 인류를 이상화하는 것이 아니다. 프리츠 나폴레옹 스미스의 이야기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시대의 수많은 경이로운 기술을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한 장치다._p92

 

_개인과 집단은 항상 무언의 대화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 그런 걱정은 배경 소음에 불과하다. 함께 하는 식사의 너저분한 친밀감 덕분이다. 이것이 내가 대한 시절부터 지금까지 테이크아웃 피자 파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_p146

 

 

_우리는 줄 서기를 일종의 퍼포먼스이자 본격적인 춤을 추기 전에 추는 춤으로, 우리가 마침내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끼기를 원하는 유대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공동체의식과 소속감을 확립하는 방법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 여행을 이해하면, 입장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고 약간은 위협적인 클럽이야말로 춤을 추기에 가장 완벽한 장소가 된다._p182

 

 

_반면 공원은 개방성과 가능성이라는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질서가 있는 확실한 상태라기보다는 모호한 비현실에 가깝다._p210

 

_센트럴 파크처럼 큰 공원에서는 이렇게 사소한 의견 충돌이 하루에도 수백 번씩 일어난다._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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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비혼이 대세인 시대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들
바버라 화이트헤드 지음, 최이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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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정말 어디로 갔을까?

 

이 질문으로 시작한 궁금증 가득했었던 독서! 저자는 미국의 언론인 겸 저술가로 시민사회 분야 연구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바버라 화이트헤드이다. 가볍게 풀어가는 사회학 관련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다보니 독신 여성의 연애, 결혼과 출산 문제를 다룬 일종의 보고서 같은 책이였다.

 

고학력 독신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 - 눈이 높다느니, 결혼보다 일을 선택한 것이라느니 -부터, 여성의 고학력화 사회변화, 30대 독신 여성을 정형화하는 칙릿의 등장, 난자의 한계로 서두르게 되는 준비된 남자 찾기등으로 시작해서, 괜찮은 남자 찾기가 왜 이리 힘든지에 대한 젠더문화적인 내용, 딸들에게 아낌없이 교육투자를 하는 지금 부모들과 새로 등장하는 신세대 독신여성들의 특징 분석으로 좀더 세밀하게 들어간다.

 

그리고 본격적인 남녀관계에 대한 내용은 4장부터 다루고 있었다. 캠버스 연애, 짝짓기문화의 변화, 남녀의 입장차이 생각차이, 동거의 형태, 결혼, 연애 시장에서 살아남기, 사랑을 찾는 새로운 기술으로 마무리 하고 있었다.

 

다 읽고 난 후에 내가 느낀 것은, 변화된 문화를 받아들이고 신세대 독신 여성의 결정들을 지지해줘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은 책인 것 같았다.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논거해 놓았고 꽤 설득력있었다. 아직은 넘어야 하는 벽들이 많아보이지만.. 그래서 또 이런 도서가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려고 하는 독신여성들이나, 남녀관계의 사회적 상대적 변화를 알고 싶은 남성들에게 추천하고픈 내용이였고, 사회학적인 면에서도 읽어보았으면 하는 내용이였다.

 

 

_초혼이 늦어졌다는 것은 교육 수준이 높아진 젊은 여성들의 초기 인생 경로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학교와 직장에 나타난 새로운 형상뿐만 아니라 달라진 성 풍속과 동거 문화로 졸업과 결혼 사이에 새로운 인생 단계가 생겨났다._p47

 

_오늘날 젊은 독신 여성들은 자신의 생체 시계가 돌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강박적으로 자기에게 남은 시간을 따져본다(몇몇 여성은 이 일을 계산이라고 설명한다)._p59

 

 

_독신 여성에 대한 낡은 고정 관념들의 공통점은 결혼 여부로 이들을 정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신세대 독신 여성은 더 이상 그런 견해에 맞지 않는다. 이들을 정의하는 기준은 결혼 여부가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직장에 다닐 때까지 실제로 보여준 놀라운 행보이다._p97

 

_걸 프로젝트는 커리어 시간표를 새로 만들고 동시에 연애 시간표도 변경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여성들은 지난날의 대졸 여성들보다 늦은 나이에 진정한 사랑을 한다._p136

 

_지난날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나중에는 남편에게 의존했던 사람은 젊은 여성들이었다. 오늘날은 상황이 바뀌었다. 자신의 집처럼 편하게 지내다가 동거 관계가 깨지면 다시 원래 집으로 돌아가는 쪽은 이제 젊은 남성이다._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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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1~2 세트 - 전2권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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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안과 엄마는 사라지는 아이들의 생일이 이안의 생일과 같다는 것에 대해 서로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다._1-p49

 

 

공중에 떠 있는 집이란 부제를 보면서는 천공의 성 라퓨타를 떠올렸고, 책을 읽는 과정에서는 선택받은 존재, 각종 약초에 관한 내용, 숨을 통로 등을 보며 해리포터와 나니아 연대기가 같이 생각났었던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무거운 도서들 속에서 내게 숨통 트이게 하는 즐거움을 주는 판타지 소설이였다. 하나의 판타지 세계가 만들어져서 이야기가 풀어갈 때는 새로운 개념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계속되었다.

 

 

책의 시작은 이렇다. 주인공 이안과 같은 생년월일을 가진 아이들의 연속적인 죽음, 불안한 마음으로 이를 지켜보다가 이안의 엄마는 이안을 어딘가로 데려간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되는 찰나를 지나서 문득 엄마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다 테오도라, 비비스, 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 이안의 비밀, 예언 속의 룩스라는 것, 이안을 열한 살 생일까지 무사히 살아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었다는 것....

 

갑작스레 전해진 엄마의 죽음까지..... 이안의 _‘마음 창문에는 짙은 안개가_ 깔린다.

 

모두 한 가지씩 마법 능력을 가진 이 아이들과 이안은 살아 움직이는 도시, 퍼머루트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5가지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존재로 이안은 각성할 수 있을까? 이들의 여정의 끝은?

 

 

신기한 장치들과 마법이 함께한 이야기는 재미있게 술술 넘어갔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개념들은 마음창문과 초반에 이동할 때 등장하는 다락방 계단이였다. 마음창문은 지정된 라이톤의 마음을 나타내는 창문이다. 만약 이런 게 있다면?! ㅎㅎㅎ 현실에서는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듯 .

 

이 시리즈는 총 5부여서, 이 편은 서두에 불과하다. 각 캐릭터들의 독특한 마법능력을 챙겨보는 재미로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성장기는 물론이고, E.S.호버트의 판타지 세계, 계속 챙겨보고 싶다.

 

 

 

_"가방 잘 챙기고, 알지? 다락에 있는 문 열기 전에.“ 엄마는 이안의 모습을 마음에 담으려는 듯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꼭 가장 안전한 곳을 떠올려야 한단다.“_1-p59

 

_"누군가 의도해서 만든 함정 계단은, 첫 번째 칸을 밟으면 지정된 장소로 순간이동되는 거지. 함정 계단을 밟으면 폴로들이건 라이톤이건 피해 갈 수 없대.“ 비비스가 주변을 계속 살피며 말했다._1-p110

 

 

_"? 찾은 건 아니야. 그냥.... 갑자기 책이 날아왔어.“ 이안은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그런가 싶어 옆에 있는 책 중 한 권을 무심히 넘겨보며 대답했다.

<알아 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약초 사전>이라는 책이었다._2-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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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클로이 쿠퍼 존스 지음, 안진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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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뼈인 천골이 없어서 천골무형성증이라는 필연적인 장애를 가지게 된 작자, 클로이 쿠퍼 존스, 철학 교수이자 저널리스트로, 회고록으로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는데, 바로 그 책이 <이지뷰티> 이다.

 

이 회고록은 장애를 가진 이를 바라보는 타인, 사회의 시선은 물론, 자신의 관점까지도 내밀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 솔직함과 깊이에 소설처럼 술술 읽혔었는데, 철학과 저널리즘, 저자의 주특기가 잘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가도 턱하고 체한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에서는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안에 자신을 대입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공동의 죄책감과 함께 블랙 유머로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논제를 계속 던지고 있었다.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저자의 존재가치 유무에 대하여 열띤 논쟁을 하는 두 남자.... 이 행위 자체가 당사자를 교묘하게 부정하고 모욕하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이렇게 장애를 가진 저자를 대놓고 무시하는 상황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질때마다 다소 냉소적이였던 저자를 느낄 수 있었다. 임신 했을 때조차, 이것이 도덕적으로 맞는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에서 깨달은 쉬운 아름다움, 그동안 학습받고 강요받은 어려운 아름다움만을 우월함에 젖어 쫓지는 않았을까 하며 저자를 성장시킨다.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된다. 아마도 제목의 <이지뷰티>는 이 경험을 말한 것인 것 같다.

 

 

처음 언급했듯이, 내게는 에세이 보다는 여행소설처럼 읽혔고 브루클린, 로마, 밀라노,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의 각 인물들과의 대화나 저자의 생각들이 무척 인상적이였다.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장애를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이를 이렇다저렇다하며 함부로 정의하거나 무심한 모습들에서는 우리사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깊이 있는 흥미로운 독서였다. 금년에 기억하고 싶은 도서들 중 하나로 리스트업 하였으며,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도서다.

 

 

_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부조화를 참아내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런 불편함을 참아내는 능력이야말로 철학자의 신체 및 사고가 다른 사람들의 신체 및 사고와 차별되는 지점이다._p48

 

_“내가 장애인인 건 알지?”

, 알아.” 콜린이 대답했다.

너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해?”

너는 이미 태어났잖아.”

하지만 이상적인 세상에서는 내가 미리 발견되고 낙태되었을 거란 얘기지?”

, 네 몸은 네 삶을 더 힘들고 불편하게 만들잖아. 그냥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는 거야.”

내 삶의 전부가, 내 삶의 모든 측면이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니?”_p126

 

 

_배제를 당할 때는 나도 수치심을 느꼈다. 나 혼자만 특히한 형벌을 받고 있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런 형벌을 받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나의 수치심에는 독선적인 미움이라는 감정이 쌍둥이처럼 따라다녔다._p254

 

 

_나는 군중의 좋은 기분에, 외부를 향한 즐거움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에 휩쓸렸다. 그 여성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자유로웠다._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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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수 있는 세상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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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트롱프뢰유의 세상은 진짜는 아니지만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갇힌 거짓 혹은 환영과도 다르다. 두 단계를 포함하는 트롱프뢰유 때문에 갈등하는 케이트 앞에서 폴라가 하는 말처럼, <상상하는 데> 쓰일 수 있다._p347

 

현대 프랑스 문학을 뒤흔들고 있는 소설가라는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닿을 수 있는 세상> 의 한 문장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주개념은 바로 트롱프뢰유인데,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기법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 기법을 배우기 위해 장식 미술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배우는 과정은 힘들지만 붓을 들고 세밀하게 그리면서 감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실패를 겪고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면서 이 과정들을 지나오지만 작업 의뢰를 가져오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보수로 고민하는 등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다 만난 라스코 동물 벽화 재현 의뢰! 궁극의 복제에 도전하며 닿을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풀어내며 섬세하게 빠져들게 된다.

 

 

소설이라기보다는 트롱프뢰유기법이 주인공인 것 같았던 책이였다. 등장인물들의 시선과 느낌, 감정과 생각들이 주변풍경과 함께 세밀하게 묘사되며 이야기가 흐른다. 마치 의식의 흐름대로 읽어간 느낌이랄까...!

 

본다의 의미, 그리고 이것을 닿을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의 변화들, 그리고 이 시선들을 우리들의 일상으로 가져오면서 달라보이는 내 공간과 작업들... 이런 흐름으로 내게 다가온 독특한 소설이다.

 

개인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것 같고, 탐미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좋아하는 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_트롱프뢰유는 그림과 시선의 만남이죠. 트롱프뢰유는 특수한 시점을 위한 그림이고, 원하는 결과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됩니다._p37

 

_<본다>는 것은 단순히 이 세상에서 눈을 뜨고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행동을 개시하는, 시선이 뇌 속에 만들어 놓은 것과 유사한 이미지를 종이 위에 창조하는 것이다._p59

 

_중세 도시 뒤로 19세기 뉴욕의 변두리, 석조 저택들 뒤로 목조 가옥들의 거리가 나타난다. 대륙이 바뀌고 두 시대가 포개진다. 장면들이 맞서고 겹치고 찍어진다. 폴라가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그녀를 통해 두 세상이 이어진다._p221

 

_폴라는 곧 자신의 이야기를 역사의 한 순간으로 동기화하고, 동굴이 있는 언덕을 그 언덕을 둘러싼 세상에 봉합한다._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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