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진없는 인생여행기
해영 지음 / 짇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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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 웃음이 나왔다. '나도 그런데...'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 여행법과 닮은 점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로 읽기를 시작했다.

쿠웨이트의 인턴 생활로 번, 500만원으로 떠난 아이슬란드가 저자의 여행 시작점이다.

그렇게 시작한 후,

여기저기 여행들의 기록을 엮어서 낸 책이다. 여행지 위주보다는 한 편, 한 편, 여행시에 쓴 글들이 일기처럼 쭉 있다. 에피소드들도 있고 현지에서 느낀 생각들도 있다. (치앙마이 올드타운은 어찌나 반갑던지 )

쿠웨이트에 근무하며 여행시간을 반짝반짝하게 보낸 후, 책까지 내게 된 저자는 프로필이 '여행작가' 가 되었다. 저자는 여전히 떠나는 중이다.

글머리에서 말했듯, 나도 인생사진 같은 것은 없다.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저자도 본인사진에는 연연해하지 않으나 본인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기록하고 추억하고 있다. 그리고 꽤 훌륭하다. 5년전 공항에서 밤새며 적었던 소망들을 현재 거의 이뤘다 하니 그또한 대단해보인다.

여튼 이 책을 읽다보니, 나도 그 시간들을 어떤 형식으로라도 기록해놓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발이 묶이니 더 그렇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앞으로는 나도 저자처럼 어떤 기록들을 남겨봐야겠다.

<본문 중에서>

_그럼 나는 무엇을 남겨야 할까?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기록법은 무엇일까? 멀리했던 사진과 이제 친해져야 할까? 사진을 남긴다면 무엇을 찍어야 좋을까? 라고 고민했다.

.....

발자취를 남기자라는 본래의 목적에 가장 부합한 사인을 찍자는 간단한 이유로.

그렇게 나는 '내 사진'이 아닌 나의 '신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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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이기행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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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론적 문제를 계속 쫓아온 인간에게 ‘신’에 관한 이슈는 영원할 것이다.


먹고살기 바빠서 잊더라고, 원래 그런거 신경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죽음이 목전에 왔을 때는 뭔가 절대적인 존재에 의탁하는 것을 책이나 영상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혹은 주변을 통해 직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저자도 내가 추측한 그 너머 어떤 물음을 위해 적당한 때가 왔을 때 이 여행을 시작했을 지도 모르겠다.


여행의 특징은 이들의 여행지를 통해서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흔히 많이들 가는 화려한 도시들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물음이 계속 피어나고, 종교들이 태어나고 유지되고, 그 모습들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장소들 위주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인도.


많은 종교의 탄생지인 만큼 인도와 주변에 대한 내용들이 많다. 그저 소문으로만, 역사로만 알고 있었던 곳이라 실제 그 곳을 경험한 저자일행의 에피소드들은 매우 흥미롭다. 


거기에, 미묘한 문화차이, 종교의 모습, 삶에 대한 현지인들의 철학들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단순한 여행서 라기 보다는 철학서를 보는듯한 인문학적 즐거움도 가득하다.


그 중심을 잡으며 이 글을 쓰려고 애쓴 흔적들도 군데군데 느껴져서 좋았다. 



'나도 이런 여행길을 떠나볼 수 있을까?' 하다가, 문득 자신이 없어진다. 몸도 마음도 편한 떠남을 여러 번 경험한 나로서는 이런 여행길은 이제 모험의 범주로 들어가 버렸다. 


'적당한 타협이 익숙해진 것일까?' 하는 물음을 내게 던지며, 

저자의 끝나지 않은 여정에 나도 그에게 묻는다, “만나셨나요?”



[사막의 선지자들] 중에서 (in 타르사막):


_휴식 시간을 마치고 우리는 낙타행렬은 사막을 다시 건너갔다. 사막은 정말 모래밖에 없었다. 문득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산과 강과 들판이 있고 많은 동식물이 자라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연물 곳곳에 많은 신이 깃들어 있다는 다신주의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나무, 어느 동물 하나하나 신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반면에, 모래밖에 없는 사막에서 생겨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배화교 같은 종교들은 다신교를 배제한다. 아마 사막에서 간절히 찾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오아시스 하나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유일신을 믿는 것이 아닐까. _



[니힐리즘과 공] 중에서:


_신은 죽었다고 외친 니체는 의지할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허무주의에 빠져들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기댈 대상은 신이 아니고, 인간 자신이기에 살아가야 할 이유를 스스로 끊임없이 찾았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 하여 어두운 굴속에서 음울하게 머무는 것은 안식이 아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그녀의 시에서 이렇게 썼다.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이토록 찬란하고 아름다운 삶은!‘ _



[프롤로그] 중에서:


_그의 말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흘러 버렸다.


‘당신은 지금도 걷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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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 3. 만나면 좋은 친구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3
포럼M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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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당근에 빠졌다지역 커뮤니케이션을 삼킨 당근마켓중에서:

 

당근 마켓은 우리 동네에서 얼마나 따뜻한 나눔이 일어나고 있는지이웃들과 함께 얼마나 환경을 아꼈는지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가치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계를 삽니다우리는 취향만 공유하는 사이중에서:

 

_ ‘인맥이 곧 힘’ 이라는 말을 믿으며 인맥 관리에 전전긍긍하던 모습은 옛일이 됐다관계에 권태로움을 느끼며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일명 관태기가 MZ세대에 만연해있다이들에게 인맥 관리란 그저 힘 빠지는 일’, ‘지치는 일에 불과하다.

.....

깊은 관계 대신 취향으로 가볍게 모이는 샬롱문화가 밀레니얼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_

 

 

 

최신 트렌드 흐름뿐만 아니라그 기저에 놓여있는 사람들의 정서문화의 변화새로운 개념의 형성그리고 방향성 까지도 이 한 권에 다 담고 있다. 3개월마다 밀도 있는 내용을 담은 한 권을 계속 편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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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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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지혜서 1.

 

현대지성의 원전 완역본들을 읽는 재미는 특별하다.

어려서 읽었던 영문판 번역 내용들보다 더 날 것 같기도 하고간혹 낯선 질감에 당황스럽기도 한데 그 느낌이 꽤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그런 작품들 중 이 이솝 우화 전집’ 이 제일 매끄럽게 읽어졌다 ㅎㅎ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도 탐독했다는 지혜의 책으로 알려져 있는 이 이야기책은기원전 6세기 후반에 그리스에 살았던 이솝이 엮은 것이다이솝은 아이소포스가 본명으로 원래 노예였는데 그의 현명함으로 주인을 변호해준 공으로 자유민이 되어 그리스의 일곱 현인과도 어울렸다고 한다역사적으로도 협상가 등으로 많은 활약을 했다고 기록 되어있다.

 

 

이솝 우화 전집을 원전 완역본으로 읽어봐야 하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영어로 번역된 이솝 우화들은 많이 각색되고 분칠되어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주의를 대변하는 것처럼 소개되었지만원문이 전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야만적이고 거칠며 잔인할 뿐만 아니라고대 그리스인이 처절한 일상 속에서 버려낸 단단한 지혜를 다루고 있다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가 마지막까지 이솝 우화를 탐독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거칠기만 하지는 않다각 편마다 독자가 이해하기 편하게 담고 있는 교훈과 문화와 관련된 부가설명을 넣어놓았다. 19세기 말경에 활약하고에드몽 뒤락카이닐센과 함께 ‘3대 일러스트레이터로 불린 아서 래컴의 삽화들도 그 이해와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읽다보면 예나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이 이리도 똑같구나 싶다그래서 또 고전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적한 시간에 하루 한 편때론 여러 편차 한 잔과 함께 읽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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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비야·안톤의 실험적 생활 에세이
한비야.안톤 반 주트펀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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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 이라는 말이 바로 이 비야와 안톤‘ 커플에 딱 일 것 같다.

 

단순히 신혼 3년차라 그렇다가 아니라일단 기본 생각들에 일치점들이 많고 서로 이해해주고 인정해 주는 부분들이 아주 많다여행을 가서도 혼자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의 접점도 참 잘 어울린다.

 

구구절절 비야 비야~” 하면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안톤의 글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어느 인친님의 말씀처럼 샘이 나기도 하고 정말 두 사람은 잘 만났구나 싶기도 하다또한 안톤의 글 덕분에 몰랐던 네델란드 문화와 그가 보고 느낀 한국문화에 대한 내용이 무척 흥미롭고 재밌다참 글 잘 쓰시는 분이다!

 

땡땡하니 강할 것만 같은 한비야님의 얼굴 발그레한 글을 읽다보면 삶의 흐름을 말하고 싶으신 것 아닌가 싶다그리고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때가 온 것이라고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평가하지 않은 태도가 우리네도 필요하다고 다정하게 얘기해 주는 듯 하다.

 

우리 둘의 마음이 그쪽으로 빠르게 흘러갔던 거다끝까지 비혼을 고수할 것 같았는데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나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으음나는 그동안 비혼 상태였지 비혼주의자는 아니였다때가 오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이 오래전에 뿌려진 우리 인연의 씨앗이 싹이 트고 무럭무럭 자라서 이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밖에.

 

성인 커플이 같이 사는 삶의 방식 중에서 결혼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같이 살 수 있다네덜란드에도 결혼등록된 관계법적 보호를 받는 동거혹은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동거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커플마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에 맞는 삶의 방식을 합의해서 선택하면 된다그리고 성인으로서 그에 따르는 즐거움과 기쁨은 물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그만이다. _

 

이 커플을 보고 있노라면진정으로 행복하게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는 각자가 홀로도 잘 설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그래야 피로하지 않은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그리고 서로 든든한 응원단장’ 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그 바탕에는 믿음이 깔려있을 것이다.

.

식량안보 스페셜리스트를 제안하며 만난 안톤과 비야그리고 든든한 서로의 지지자정말 아름답다이렇게 함께 나이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가~

 

_대단하진 않아도 즐거운 삶안톤과 나는 이걸로 충분하다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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