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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비야·안톤의 실험적 생활 에세이
한비야.안톤 반 주트펀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평점 :
'천생연분‘ 이라는 말이 바로 이 ’비야와 안톤‘ 커플에 딱 일 것 같다.
단순히 신혼 3년차라 그렇다가 아니라, 일단 기본 생각들에 일치점들이 많고 서로 이해해주고 인정해 주는 부분들이 아주 많다. 여행을 가서도 혼자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의 접점도 참 잘 어울린다.
구구절절 “비야 비야~” 하면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안톤의 글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어느 인친님의 말씀처럼 샘이 나기도 하고 정말 두 사람은 잘 만났구나 싶기도 하다. 또한 안톤의 글 덕분에 몰랐던 네델란드 문화와 그가 보고 느낀 한국문화에 대한 내용이 무척 흥미롭고 재밌다. 참 글 잘 쓰시는 분이다!
땡땡하니 강할 것만 같은 한비야님의 얼굴 발그레한 글을 읽다보면 삶의 흐름을 말하고 싶으신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때가 온 것이라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평가하지 않은 태도가 우리네도 필요하다고 다정하게 얘기해 주는 듯 하다.
_ 우리 둘의 마음이 그쪽으로 빠르게 흘러갔던 거다. 끝까지 비혼을 고수할 것 같았는데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나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으음, 나는 그동안 비혼 상태였지 비혼주의자는 아니였다. 때가 오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이 오래전에 뿌려진 우리 인연의 씨앗이 싹이 트고 무럭무럭 자라서 이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밖에.
성인 커플이 같이 사는 삶의 방식 중에서 결혼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같이 살 수 있다. 네덜란드에도 결혼, 등록된 관계, 법적 보호를 받는 동거, 혹은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동거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커플마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에 맞는 삶의 방식을 합의해서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성인으로서 그에 따르는 즐거움과 기쁨은 물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그만이다. _
이 커플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으로 행복하게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는 각자가 홀로도 잘 설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그래야 피로하지 않은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든든한 ‘응원단장’ 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바탕에는 믿음이 깔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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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스페셜리스트’를 제안하며 만난 안톤과 비야, 그리고 든든한 서로의 지지자! 정말 아름답다. 이렇게 함께 나이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가~
_대단하진 않아도 즐거운 삶, 안톤과 나는 이걸로 충분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