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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칼로레아 세계사 - 깊이 있는 질문은 시대를 관통한다
임라원 지음 / 날리지 / 2024년 7월
평점 :
_저는 책 전반에 걸쳐서 질문을 지도처럼 여기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또 다른 세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질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도 이 책을 읽으시는 동안만큼은, 지도를 손에 쥔 탐험가처럼 흐름을 적극적으로 파헤치길 바랍니다._p12
이제 질문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챗GPT가 점점 필수가 되면서 질문에 따라 답변의 수준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만 봐도 충분히 이해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사실 답변을 찾는 것보다 질문을 잘 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답이란 것은 주어진 질문만 생각해도 어느정도 괜찮은 답변을 돌출해낼 수 있지만 뭔가를 질문을 한다는 것은 질문자의 깊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교육을 혹은 어떤 사고과정을 훈련(?)해야 이런 부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바칼로레아세계사 . #바칼로레아 는 프랑스의 논술 위주의 대입자격시험으로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이 책은 그 중 역사에 관한 내용을 바칼로레아 방식으로 재정립해서 다뤄주고 있었고 독자들이 ‘자신만의 전략적 사고와 구조적 시야를 통해 창의적으로 답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서문에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이런 교육을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바램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참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구성은 총6장으로, 기원전부터 20세기에 거쳐 각각 2가지 논제를 포함하고 있었다.
구성은, 1장에서는 봉건제도, 흑사병, 2장은 피사로와 잉카제국, 애덤 스미스와 산업혁명, 3장은 세종대왕과 과거시험, 아편전쟁과 난징조약, 4장은 미국의 독립혁명, 인도와 파키스탄, 5장은 르완다 대학살, 히틀러와 에비앙 회담, 6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냉전과 하나의 중국, 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갑과 을의 탄생으로 해석되는 봉건제도의 탄생과 자아실현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독립혁명, 르완다 대학살이 아이러니하게도 르완다 국민들의 정치사회 참여기회를 얻게 만들어서 민주주의의 발전이 있었다는 르완다 대학살, 그리고 ‘왜 어떤 전쟁은 끝나지 않는가?’ 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저자와 같이 질문을 찾으며 특히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유 없는 이유가 없다는 역사나 발전의 속성에 공감하며 읽었는데, 아마도 이 전제조건이 역사를 보는 좋은 질문의 시작점일지도 모르겠다.
혼자 읽고 깊이 알아보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보고 내용을 찾아서 서로 나누면서 토론해보면 더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였다. 세계사를 읽는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무척 보람차다.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서, 학생들에게는 창의적인 사고력 확장을 위해 어른들에게는 지금이라도 균형 잡히고 문제의식 있는 생각하기의 시작을 위해 추천하고픈 책이다.
_... 세상의 흐름을 파악할 때는 결론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결론이 어떻게 도출됐는지 그리고 그 결론이 도출될 수밖에 없던 전제조건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냥 존재하는 결론은 없습니다._p16
_영어로 울타리를 친다는 단어는 인클로저인데, 바로 이 인클로저 운동 때문에 일반 소시민들은 갈 곳을 잃고 “그래, 여기보단 그래도 새로운 땅이 낫지 않겠어? 새로운 땅에서 다시 시작해보자, 영국인으로서!” 라는 생각과 함께 영국을 떠났던 것입니다._p145
_... 데탕트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미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은 적의 적을 암묵적 친구로 만들어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_p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