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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걸어온 자리 - 비우고 바라보고 기억하는 나의 작은 드로잉 여행
최민진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5월
평점 :
_'다른 모습으로' (in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의 골목을 스쳤다.
차창에 적막이 내려앉는다.
비 오는 거리에 선 듯
세상이 조금은 다른 모습이 되어
안으로 젖어든다.
우산 아래 세상 맞으며
사람들이 지나간다._p92
다양한 여행 컨텐츠가 넘쳐나는 시절에 살고 있다. 대부분 화려하고 요란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담백하고 조용한 글과 이미지로 표현된 여행을 담고 있는 #그림에세이 , #바람이걸어온자리 가 더 눈에 들어왔다.
잔잔한 수채펜드로잉과 간결한 문장들이 참 편하게 다가오는 책이였다. 여행 그림들을 보며 ‘내가 이곳에 간다면 어떤 풍경을 남기게 될까?’를 떠올리며 그림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 심플한 글 속에서 저자가 공간을 대하는 태도가 어렴풋이 느껴지기도 했다. 장소도 국내외로 다양해서 보는 재미도 있었다.
물감, 펜, 종이를 들고 떠나는 길에서 만난 기억을 이렇게 풀어놓는 작업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이였고, 풀어놓았던 내 기억도 이렇게 가지고 오고 싶어졌다.
_....
뜰 걷다 연못가에 앉았다.
이백 년 뿌리내리며
소치 나무에서 잎이 돋는다._‘구름숲’(전남 진도 운림산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