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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와 철학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3년 11월
평점 :
미야자키 하야오를 좋아하는 민이언 작가가 쓴,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와 철학, <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TV를 통해 봤었던 ‘미래소년 코난’부터, 처음 봤을 때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전해오는 자연과의 공존, 보호에 대한 메시지로 충격적이였던 ‘원령 공주’, 지금도 내게는 꿈 같은 작품들은, ‘천공의 성 라퓨타’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섬세한 그림과 감동적인 OST로 인생 애니로 종종 찾아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처음에는 그 깊이를 잘 몰랐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봤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른 작품들에 비해 경쾌해서 참 좋아했었던 ‘마녀배달부 키키’ 와, 역시나 인생 애니로 그 작품성으로 기억하고 있는 ‘붉은 돼지’, 생각만 해도 행복해 지는 ‘이웃집 토토로’ 등.....
오랜 전 나의 추억들을 같이 꺼내보며 함께 읽어간, 저자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과 철학은, 작품들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들에 지적이고 현실적인 입체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_[원령공주]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할 대조차 절대적 자연의 관점에서는 그 질서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문제들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문제로부터 생겨나며, 인간에 내재된 잠재적 능력과 잠재적 자연을 통해서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연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나 자연을 악하게 만들어 온 관계들을 총제적으로 바꾸어 내는 일'(고병권) 이다. 니체가 ’대지의 피부병‘이라 일컬었던 인간도 결국엔 그 대지의 일부이니까._p60
_[재팬 타임즈]의 평론에서 마크 실링은, [붉은 돼지]의 비행장면들은 “단순한 사실주의 이상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비행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라고 평했다.-헬렌 메카시_p93
이름만 들어도 몸의 세포가 먼저 반응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스튜디오, 오롯이 팬심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 아마도 저자와 다르지 않은 마음일 것이다. 동지를 만난 듯 반가웠고, 좋아하는 감독의 세계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풍성한 독서였다.
주제와 상징성으로, 한 시대를 이끌어간 이의 작품들을 잘 설명해놓아서, 팬이여도, 팬이 아니여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인문에세이 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더 좋아졌다, .... 상상력의 힘은 크다!
_“모두에게 가오나시가 존재한다.”_p157
_다른 작품들에 비해 [마녀배달부 키키]는 사뭇 생활밀착형 판타지다.
..... 마녀 가문들의 전통은, 일종의 성인식 같기도 하다.
구분되어져 있으면서도 어느 시기가 되면 조우하는 마계와 인간계라는 설정은, 얼핏 정신분석자 라캉이 말하는 상상계와 상징계에 빗댈 수도 있겠다. 우리가 마법을 믿었을 때가, 아니 그것이 믿지 않기 시작할 때가 언제인가를 생각해 보면, 하야오의 세계관에서 마법이 의미하는 바는 어린 시절에 지녔던 상상의 힘이다._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