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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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를 보고 쉽게 지나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굴착기 기사님이 듣는 노래가 무엇인지, 공사 현장을 지나칠 때 그들이 얼마나 주변을 살피는지 알게 해 준 사람. <플라멩코 추는 남자> 허태연 작가다.

다산북스를 통해 다시 만난 그의 소설 <하쿠다 사진관>.


제목만 보고선 일본 어딘가에 있는 사진관인가? 야자수 나무 보고는 하와이인가? 했다가 배경이 제주도인 것을 알고 보니 귤 나무가 보인다. 스토리에 빠져 휙 읽고 책을 덮고 나니 드라마 한편 본 것 같다. 책 표지에 나타낸 그림을 보니 글로 읽은 장면들이 다시 살아난다.


'남의 행복을 지켜보는 건 정말 지루해.'

어느 날, 일기장에 그렇게 쓰고 사진관을 그만둔 제비는 제주에서 다시 사진관 일을 하게 된다.


'난 언제쯤 내 삶의 주인공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매일 전철을 타고 오갔던 맥빠진 일상이 어디 그녀뿐이겠는가.. 그 생각들을 거쳐 생각이 사치인 시간을 지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겠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을 만났다.


결국 사람이었다.

사람에 지치고 다친 마음을 다시 사람이 다가와 녹여준다. 책은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며 함께 축복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날들을 불러들였다. <하쿠나 사진관>의 사장(석영)과 사람들이 그녀에게 하쿠나마타타였다면 내 인생에서 '하쿠나 사진관'은 이 하얀 공간이 아닐까..


'하쿠다'는 제주 방언으로 '뭔가를 하겠다, 할 것입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살아가겠다는 말처럼 느껴지는 그 이름과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따듯함에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비슷한 느낌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서 느끼고 실제로 가보고 싶어 검색했던 일이 생각나더라.


'그런데 이 사진.... 제비가 찍은 거예요?'

'그럼 계속 찍어봐요. 잘 찍으면 여기 전시해 줄게.'


'알아둬. 좋은 사진을 찍겠다 결심한 순간부터 나쁜 사진을 찍게 돼. 그래도 계속해야 해.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런 날이 와.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다짐 따위 잊어버리는 날이. 그때, 너는 진짜 작가가 되는 거야.' 143p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200p


'네가 이끌린 뭔가가 있어. 스스로 그걸 찾아야 한다.'


'자기 결핍을 메꾸려는 똑똑이들처럼 무서운 인간도 없어. 이걸 기억해.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 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266p


가족 단위 손님은 아직도 편치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귀여운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제비는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도 일어나 몸을 씻었다. 석영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을 테니까. 280p


'너한테 뭐가 부족한지, 그거는 네가 알지. 누구나 그렇잖아. 다른 사람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 너는..... 지금 살아 있지? 그건 참 대단한 일이야. 나는 네가.... 숨 쉬는 것도 장하다.' 300p


올해 제주도에 가지 않았는데도 여러 곳에서 접하고 있다. 제주도가 배경인 드라마와 책 몇 권을 우연히 읽은 터다. 남편도 혼자 제주도를 다녀오며 보여준 사진, 이야기들이 하쿠다 사진관에 조금씩 담겨있다.


저마다 고민을 안고 살아가다 일상에서 한 발짝 이동하면 여행이 된다. 그 여행에서는 삶의 무게를 내려두고 관광객처럼 마냥 웃으며 행복하게 사진 찍고 싶어진다. 카메라를 마주했을 때는 말이다. 자연이 내어주는 광활함 앞에서는 카메라 세례 후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본다.


넋을 놓고.

살면서 넋 놓고 행복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하쿠다 사진관>을 드라마로 만들어도 참 좋겠다. 장면 속 사진들이 실제로 전시되었으면 좋겠고 말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만나지는 곳. 뭔가를 하려는 곳. 하려는 일이 당신의 행복한 순간을 위한 일이고, 그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곳. 가고 싶어지는 곳. <하쿠다 사진관>

누군가의 믿음에 부합된 사람이 되고 싶고, 믿어주는 만큼 성장할 수 있음을 다시금 느낀다.


결핍의 구멍은 막는 게 아니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도_

결핍이 아팠던 건 곪아서라는 걸_

새살을 돋게 하는 건 환기다.

그래서 바람에 쓰라린데도 바다가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 호오~ 입바람에 통증이 가라앉듯이.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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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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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을 쓸 때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글쓰기'를 목표로 합니다.

그에 맞는 가장 좋은 글은 과학 논문이라고 생각했었죠. 실험과 이론으로 객관적 사실만을 담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이웃집 식물 상담소> 책을 펼치기 전에 아기자기 예쁜 식물과 꽃, 감미로운 글귀들로 가득 한 책이라 생각했다. 자연에 자꾸 눈이 가는 이유가 이 책에 이끌었다고 여겼다. 적잖이 흘러가는 동안 이유 없이 닿는 곳은 없었기에 그런 기대감만으로 읽지 않고 품고만 있어도 포근한 느낌.

제대로 방심했다.


자신이 키우고 있는 식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물어보고 싶다.

"그 식물의 꽃과 열매를 본 적 있나요?"

"그 식물의 진짜 이름과 고향을 아세요?"



나는 식물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게 이롭게 배치하고 있었구나.

기분에 초록이를 들이고 방치하거나 생각나면 며칠분의 미안함을 물로써 보상하고 축 처지고 죽어가는 것 같으면 수액 한번 놓듯 영양제를 꽂았다. 고백하건대 그 이상의 사랑을 들이지 않았다. '나는 식물을 좋아는 하지만 키우진 못해.'라며 차마 숨이 붙은 채로는 내버리지 못하고 흙으로 돌아섰을 때 안녕을 말했다. 나름 예를 갖췄다고 생각하고 살았음을 이 책을 통해 뼈져리게 느낀다.

힐링을 읽으려다 무책임을 읽어버렸다.

책은 식물학자가 식물 상담을 해주는 형태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그저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이 아니라 생명과 생명을 사이로 아니 식물 입장에서의 상담이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불편했던 내 마음은 그저 예측했던 식물의 마음을 글로 읽어버려서다.



오랫동안 실험을 한 연구자들은 윤리 교육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런 생각이 든다.

'고통의 기준을 꼭 신경계에 두어야 할까?'

'고통이 없다 해도 다른 관점에서 아플 수 있잖아?'

'결국 죽이는 건 똑같은데....'

'생명을 죽이는데 죄책감의 강도가 달라도 될까?'

가장 와닿았던 상담 이야기가 있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요?"


상담자: 자연이랑 떨어질수록 사람은 불안감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수입이 들어오는데도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선생님: 우리가 편리함을 쉽게 누리고 살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진 거에 대한 감사함을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진 거는 자꾸 잊어버리고 없는 거에 자꾸 목표를 가지다 보니까 결핍을 느끼고 초조해지고요. - 도시에 살 때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것 같았지만, 평생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을지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지 못했고 불안감도 계속되었다.

자연은 당연한 듯 곁에 있지만, 그 당연한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관심 없고 예쁜지 몰랐다가 불현듯 옆에 있는 자연이 너무 완벽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깨달았을 때, 나는 그 사람 곁에 있어주고 싶다.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도시에서 누리던 것들을 끊고서 시골에 살아도 내 한 몸 건사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면서 깨달은 것들이 인생의 축이 되어 항상 언젠가는 시골로 돌아가야 한다, 정확하게는 '자연으로 회귀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모든 생물은 다 죽어서 사라지고 자리를 비워준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자연은 그걸 흡수하고 순환시킨다. 종종 인간은 영원한 것을 좋아해서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썩지 않는 물건을 만들어낸다. 도시에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썩지 않는 물건들이 많다. 우리가 모두 죽어 사라져도 그대로 남는 물건들 말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물건을 많이 사고 누려도 계속 결핍을 느끼는 건 변하지 않는 것들에 둘러싸여 사라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 아닐까?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불편하다. 채식주의자가 늘어나고 이제껏 당연시했던 용어들이 서서히 변화해 가고 있다. 그 흐름은 시대의 반영이기도 하기에 아마 지속적으로 흘러 변화될 것이다. 편의함을 쫓다가 멀어져 버린 자연에 다시 다가서려는 움직임들과 허기진 시선이 닿고 싶은 곳의 목적지가 한 곳이지 않나. 여전히 내 몸은 편리함을 원하고 마음은 고요한 초록을 바란다. 그래서 집 안으로 식물을 들여온다. 나만의 편의함 속에 마음까지 채우려. 책에서 말하는 고향도 모른 채 말이다. 식물이 제 살던 곳을 그리워하다 시름시름 앓는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불편한 진실을 기꺼이 마주하고 질문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음속 용기를 행동으로 실천하려면 절제와 어려움도 뒤따른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손쉬운 편리만을 추구할 때 더 큰 어려움과 불편함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지금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은가. 불편한 진실을 기꺼이 마주하고 실천하는 작은 용기들이 모여 조금씩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간다고 믿는다. " _154p



식물을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식물이 아프면 몇 날 며칠 매달려 이유를 알아내려 한다. 벌레가 생기면 약이 아닌 것으로 없애 줄 방법을 찾는다. 친구야말로 식물을 자신을 위한 용도가 아닌 가족으로 함께하고 있었음을 새삼 느낀다. 그래서 그렇게나 꽃이 잘 피었구나.

"인생의 답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베란다에서 기르는 식물 하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명한 지혜를 품고 있답니다. "_식물 상담소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인생의 답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베란다에서 기르는 식물 하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명한 지혜를 품고 있답니다.

불편한 진실을 기꺼이 마주하고 질문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음속 용기를 행동으로 실천하려면 절제와 어려움도 뒤따른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손쉬운 편리만을 추구할 때 더 큰 어려움과 불편함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지금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지 않은가. 불편한 진실을 기꺼이 마주하고 실천하는 작은 용기들이 모여 조금씩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간다고 믿는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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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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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하는 이야기를 식물학자의 목소리로 듣게 된다. 너와 나는 같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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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가 전하는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 지음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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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우리에게 깜깜한 밤하늘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에요.

그리고 우리는 그 별을 품고 있는 아이의 단 하나뿐인 우주입니다. 별이 귀한 만큼 우주도 소중합니다. _ 프롤로그 중




'안 보는 게 속 편해.'

아이의 생활을 두고 하는 말이다. 놀이터에서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주변을 신경 쓰게 되고 그 관계 속에서 튀는 행동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입이 자동으로 열린다. 하나하나 잘잘못을 따지고 관계를 불편하지 않게 만들려는 내 마음엔 CCTV와 어설픈 솔로몬(지혜로운 해답)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짜증스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아... 버겁다.'

힘들다 와 달리 버겁다는 말이 한숨에 딸려 나왔다. 아이가 학교에서 '버겁다'라는 글을 인용하고선 '엄마! 근데 버겁다는 게 뭐야?' 물었다.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엔 5개의 챕터가 있다. 유아기부터 청소년기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를 정리해두었다. 막상 서평 신청하고선 이전 책들과 비슷한 건 아닐까 했던 의심은 유아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있는 아이와 내게 유용한 글이 있을까 하는 데 있었다.

챕터별, 상황별, 시기별 아이들의 사정과 아이들이 솔직하게 느끼는 짜증스러운 상황이 나와있다. 골라 먹는 맛처럼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지 않고 목차를 보며 나와 아이 사이에 가지고 있던 고민을 찾아 들어갔다.

챕터 1, 2를 지나 챕터 3부터 자세까지 고쳐먹고 밑줄을 쫙쫙 그어갔다.



Chapter 3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학교생활

아이의 입장: 관계가 넘쳐나고, 규칙은 빡빡하고, 공부도 괴로워요.

아침 기상 / 담임교사 / 학교 규칙 / 공부 / 단체 벌 / 학원 / 방과 후 보충



실제로 나는 아이에 관해 고민이 있을 때 오은영 박사님의 영상을 찾아 듣곤 한다. 가끔은 너무 이상적인 조언들에 피곤감이 들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우리는 존중하고 나답고, 너답도록 노력한다지만 완벽한 인간상을 요구하고 있진 않나..'싶다. 이런 생각이 들면 뭐하나 결국 내 깊은 내면엔 그럼에도 그렇게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넘실거리는걸. ^^

챕터 3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가 담임교사와 맞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 선생님과의 대화법에 관한 것이었다.

말할 때는 잘못을 지적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게 부탁하듯이 해야 해요.

"저희 아이가 문제가 많은 것도 알고 있고, 선생님이 힘드신 것도 충분히 알겠어요. 그래서 너무 죄송해요. 선생님이 지도해도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 또한 저희가 잘 알고 있어요. 지금 저희도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노력하고 있어요. 저도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들어요. 그래도 잘 키워보고 싶어요. 선생님,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말하세요. <230p>

담임교사와 맞지 않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너하고 잘 맞는 선생님이었다면 좋았겠지. 하지만 누구도 이 선생님을 너에게 일부러 배정한 것은 아니야.

-

그 선생님께서 너를 표적으로 정해서 괴롭히면 그건 정말 안 되는 거야. 그 선생님이 나쁜 사람인 거야. 그런데 그런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스타일이 너하고 맞지 않는 것이라면 너도 이런 일을 계기로 조금씩 다듬어지고 무뎌질 필요도 있어.

-

엄마가 선생님께 양해를 구할 거야. 하지만 네가 점점 커가면서 상대방만 너를 배려하고 이해할 수는 없어. 너 또한 상대방을 이해하고 처한 환경에 맞춰 나가야 해." <232p>

중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대화를 보면, "학원 갔다 왔니? , 학원 숙제는 다 했니? , 내일 학원 갈 것 챙겼니?, 씻고 빨리 자"가 대부분이에요.

이것보다는 학원은 흡족한지, 학원을 다니면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없는지, 그 학원에는 문제가 없는지, 계속 그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충분한지, 학원 교사들은 너를 존중해 주는지를 더 궁금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267p>

Chapter 4 아이들의 최고의 난제, 부모

아이의 목소리: 세상에서 제일 좋은데, 왜 이렇게 힘든 걸까요?

직장 엄마 / 바쁜 아빠 / 엄마 친구 / 부모 말투 / 혼내는 것 / '책 좀 읽어라'는 말 / 부부 싸움 / 안 놀아주는 것 / 스마트폰 / 미디어 콘텐츠 & 게임 시간 / 부모 약속

아이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부모 유형

: 무서운 엄마 무서운 아빠 / 자주 우는 엄마 / 나라도 강하게 키우겠다는 아빠 / 뭐든 조건부터 다는 부모


<직장 엄마>

서운하면 더 들러붙어요. 아이는 뭔가 채워지지 않은 사랑 때문에 엄마 타령이 더 심해집니다. 애정을 확인하려 뭔가 자꾸 요구하고, 요구하는 대로 안 해주면 지나치게 화를 내고 문제 행동까지 보여요. 그리고 엄마가 뭘 하는지 자꾸 추적합니다. 실제로 일하는 엄마한테 불만이 많은 아이들은

"우리 엄마는요, 나랑은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엄마 친구하고는 핸드폰을 30분이나 해요"라고도 말해요. <290p>

<이렇게 말해주세요>

"세상 어떤 것보다 엄마는 네가 소중해. 엄마는 너와 보내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지만 경제적 활동을 하는 것 또한 너보다는 아니지만 필요하고 중요해. 엄마 나름대로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래도 엄마는 언제나 너를 제일 사랑하고 너를 염려하고 너에 대한 신경을 쓰고 있어. 엄마가 집에 있는 것보다는 못하겠지만 일을 하더라도 너와 대화하고 놀아주는 것에 최선을 다할게. 휴일에는 너를 최우선으로 시간을 보낼게"

뭐 이렇게 길고 자세하게는 아니지만 늘 바쁜 엄마의 꽁무니에 자신에 대한 사랑도 가득 묻어있음을 알려줘야겠구나.. 싶다.

<부모 말투>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중에는 본인의 말투가 점점 거칠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도 해요. 쉽게 "아들 키우면 엄마들 다 깡패 되거든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깡패가 왜 되나요? 깡패 안 되고도 아이 키울 수 있습니다. 남자아이도 아이이기 때문에 다정하게 말해주는 것을 좋아해요. 남자아이라도 성향이 소심하고 소극적이고 잘 울고 섬세한 아이들은 부모가 이렇게 키우면 화들짝 놀라면서 '불안'이 심해집니다.<312p>

어떤 부모는 "원장님, 저는 전혀 화낸 것 아니에요. 제 말투가 원래 좀 그래요"라고 대답하기도 해요. 그런데요, 원래 그런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는 아니었습니다. 지금 바뀐 상태가 부모예요. 부모에 맞게 말투도 바꿔야 합니다. 아무리 '원래'라고 해도 바꾸면 바뀝니다. <314p>

어느 계기로 딸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아이를 향한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고 아이의 마음은 어떤지 묻는다. 누군가는 '피곤하겠다'라고 하지만 '내 아이니까 할 수 있어요' 라고 답한다.

전에는 나 역시 이 과정들이 피곤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감정들을 나누면 되려 더 피곤한 삶이 되진 않을까 염려해서 무뎌지게 하려 대수롭지 않게 대했다. 그랬더니 아이는 입을 닫고 엄마가 듣기 좋은 내용만 전하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음소거시켰다. 그 사실이 드러났던 날 나는 엄마로서 무책임함에 깊은 반성과 책 넘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내 아이와의 대화를 진심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 변화에 아이가 즉각 느끼고 반응했다.

'엄마가 내 말에 집중하는 게 느껴져'

'이렇게 말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

나는 그제야 아이에게 안식처가 된다는 것을 어렴풋 느끼기 시작했다. 이 과정이 늘 쉽진 않으나, 그럼에도 지금은 이게 옳다.

부모들은 '일관성'을 무조건 한 번 정한 원칙대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원칙을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든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믿어요. 하지만 일관성은 그러한 것도 포함하지만 훨씬 더 깊고 넓은 개념입니다. 일관성에는 부모가 정한 규칙이나 원칙에 대한 것 위에 아이를 잘 자라도록 돕는 대원칙이 있어요. 아이를 잘 관찰해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어떤 능력에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일관되게 잘 돕는 것이 가장 상위개념입니다. 부모가 고수하는 원칙이나 규칙은 '아이를 잘 자라도록 돕는 것'이라는 목표 아래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야 해요.<367p>

Chapter 5 아이의 마음은 언제나 신호를 보낸다

-불안하고, 외롭고, 억울하면 마음이 힘들어지는 아이들

-부정적인 감정을 말할 수 있어야 아이의 마음이 건강

-아이의 모든 스트레스에는 반드시 도움이 필요

-스트레스가 너밀 때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내 아이가 '아 스트레스 받아'라고 말한다면

-아이의 마음은 아이 것, 불편한 마음도 아이 것

-모르면 모르는 대로, 마음에는 언제나 진솔한 것이 최선


혼을 내기보다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를 더 고민할 거예요. 그게 '부모'라는 사람들이 '아이의 마음'을 알게 되었을 때 하게 되는 일관된 행동입니다. <381p>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마음이 편안한 아이로 키우는 겁니다. 그러려면 아이의 반응에 민감해야 해요. 아이의 비위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에요. 아이에 대한 '배려'이고 '존중'에 대해서 늘 고민해 보자는 말입니다. <383p>

수없이 다른 일로 고민을 끌어안는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마음이 편안한 길을 찾아 걷는 게 더 아름다운 고민이다. 부모와 불편한 감정에 대해 느끼고 소통함으로써 타인과의 관계를 배워가는 일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한다. 불편한 일을 겪으면 '엄마는 이럴 때 어떻게 해?'라며 묻는 아이에게 이상적인 답을 하고 나면 '엄마도 그렇게 말했어?' 재차 묻는다.

언제부턴가 아이의 이 되물음이 내 스승이 되어 내가 알던 나를 넘어서는 날이 생겨났다. 그런 날은 아이에게 자랑한다.

'엄마도 말할 땐 떨렸는데, 말하고 나니 속이 후련했어~'

아이들은 아낌없이 엄마를 칭찬한다.

책을 읽고 있자니 지나간 시간의 미숙한 부모로서의 모습이 아쉽기도 하지만 여전히 늦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첫째에게 어떤 위치에 있어줘야 하는지 가늠한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등학생 정도가 되면 그때는 철저히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조력자는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조언을 구하면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395p>

함께 나눈 소통의 시간이 없다면 아이가 부모를 조력자로 받아들일 리가 없다. 그렇게 버겁던 감정들이 긴 시간 대화를 통해 옅어진다. 버거운 감정이 아니라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흘러들어간다.

막연히 좋은 부모, 행복한 가정, 단단한 자녀를 꿈꾸지 말고 알아야 함을 다시금 굳게 새긴다. 같이 손잡고 걷던 아이의 손을 놓고 저만치 내달리는 아이를 바라보며 산들산들 바람도 느끼다 뒤돌아 달려오는 아이에게 두 팔 벌려주는 일.

진짜 마음을 알려면 마음 곁에 가서 앉아있어야 했다.



<이 책은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책만 제공받아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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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가 전하는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 지음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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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들어가 아이의 마음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진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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