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자의 이름은 창비시선 269
최영숙 지음 / 창비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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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다른 것으로 많이 명명되어져 왔다. 그래서 슬프지만 새롭지 않고

기발하지 않다. 아마 이 시집 제목이 '여자'였다면 그냥 여자였다면 누군가

권해주기 전에 더 빨리 집어 들었을 것이다.

모성애나 지리멸렬한 사랑얘기만 늘어 놓을 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시집 안의

속살은 신선하다 못해 자글자글 씹힌다. 아름답다. 처연하다 못해

세상의 눈물을 부르는 단어는 다 모아 놓아도 좋을 듯하다.

그녀의 남겨진 아이가 초승달처럼 시리다. 가슴 아프다.

그녀의 삶을 보진 못했지만 이 한 권의 시집으로 나는 충분히 그녀의 아름다운 삶을

지켜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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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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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잡지, 인터넷, 서점 할 것 없이 로드가 열풍인가 보다.

사람들이 느끼는 희열을 똑같이 나누고 싶어하는 조급한 마음에 집 근처 서점으로 가

이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첫번째 내 느낌은 광고가 이 작품을 다 죽여 놨다는 것이고

두번째 느낌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를 먼저 읽은 나로서는

대단한 감흥이 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숨에 읽어내렸던 '눈먼자들의 도시'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이 이상 더 극대화 되고 디테일한 메타포는 없을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니까.

 참 아쉬운 책이다. 로드라는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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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생활백서 - 2006 제30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민음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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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두번 째 읽는데 나름 처음보다 낫다- 를 읽고 있는데 누군가

뭐 읽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장르가 소설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하는 말.

"재미있는 책들이 많은데 하필 소설을 읽니?" 별로 대답할 게 없어서

"세상에 책들이 그렇게 많은데 저라도 좀 읽어줘야 할거 같아서요." 대답한다.

그리고 꿋꿋하게 아직도 소설을 읽고 있다.

'백수 생활 백서'는 재미있다. 이렇게 말하면 웃을지 모르지만 내 얘기같다. 내가 읽은

소설의 목록을 정리해 놓은것 같다. 그 중에는 세세한 줄거리가 가물한 것도 있다.

다 읽고나니 더 좋은 책들을 언급하지 못한 작가가 좀 서운해진다. 그런데 어찌하랴?

그 많은 책들을 어찌 한 권의 소설 속에 담나?

나도 경제적 지지자가 있으면 책만 읽으면서 살고 싶다. 딱히 소설만 읽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읽고 싶어서 막 떨리는 책들과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내가 직장을

나가야한다는 게, 그 시간에 내가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게 비통해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얼만큼 큰 의미가 될지 활용이 될지 모른다.

상관없다. 그야말로 읽고 싶고 행복하니까. 아마 작가도 그렇지 않을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사야할 책이 두 권 생겼다. 평소 읽고 싶었는데 빌려 읽을까 하다가

사서 읽으려고 한다.

그리고 작가가 실수 한게 있다. 노통브의 소설을 인용하면서 '살인자의 건강법'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을 '적의 화장법'에 나온다고 썼다. 벌써 찍히고 다 팔린 책인데 참 고칠 수 없어서

두고두고 걸리겠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물론 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어!!!! 실수 했네. 적기 전에 좀 찾아보지!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아마 설정은 아닐 것이다. 주인공의 성격은 책의 구절을 외우고 있을 만큼 정확하고

객관적인 성격으로 그려놓고 있으니까.  한 리뷰를 보니 평생 제목을 바꾸어  이 소설 때문에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하는데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아예 관심없거나 기억하지 않거나 아님 나처럼 잘못을 알아낼테니까.

아~ 또 재미 있는 책 한 권 빼내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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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가든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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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밖으로 기어나오는 것만 같다. 벽면을 손톱으로 긁어 대면서, 우리 신체에서

자극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건드리면서 몰입을 방해하다가 어느 순간 그 안에 놓여 있게

만든다. 예전에 봤던 <검은집>이라는 영화에서부터 내용은 없지만 잔혹하기그지 없는

<쏘우>시리즈, 최근에 본 <추격자>까지 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들이 이 소설을

읽자마자 되살아났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나에게 보편성을 두겠다- 영화의 잔혹함 보다, 영화의 도발자 보다

소설의 잔혹성을 더 즐기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잔혹성을 즐긴다라는 말은 내용자체의

잔혹함이라기 보다  일종의 동기부여이다. 잔혹함에 이르는 동기. 처절함에서 나오는 것이

기본이 아닐까.

이 소설을 불편함을 넘어서 무섭기까지 하다. '아악!!!'하는 무서움이면, 원초적인 무서움이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여기서는 정말 무서운 상황마저 일상이 되는 무심함이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가족, 특히 제일가까운 어머니나 아버지마저 '그'라고 지칭되는

무심함. 나를 내놓아 버리게 만드는.

여기에 나오는 모든 소설들이 시체들을 하나의 울음없이 ' 너는 아니고, 너도 아니고...'

하며 치워내고 있다.

사람을 의식화하지 않는 당신이 부끄러운가? 걱정할 건 없다. 그건 다른사람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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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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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인가 이 책을 유행처럼 돌려 읽을 때가 있었다. 난 아마 그 유행에 맞물리기 싫어

보지 않았다. 내용도 궁금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른을 위한 동화가 한참 나오던 때라

그런 부류의 짦은 동화인줄 알았다.

서른이 넘은 지금 나는' 잠수정과 나비' 라는 영화를 먼저 본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 흔하지 않은 오열을 한다. 그리 격정적이지도 슬프지도 않은 장면이지만

감정들을 뒤짚어 엎은 그 장면에 큰 슬픔을 느낀다.

그래서 몇번이고 지나친-눈물때문에 보지 못한- 장면을 되돌려 본다.

물론 각색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전부인이었던 그녀가-아직도 남편을 사랑하는 그녀가-

그의 사랑하는 여자에게 전화로 말을 해주는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그곳에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보통 나는 영화화 되기전 텍스트를 먼저 읽는 편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다 폄하해왔다. -제발 원 텍스트 보다 나은 영화가 있다면 나에게 소개해 달라!-

하지만 이 작품은 카메라 앵글이 사람을 얼마나 격정적이게 하는지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바로 주문한 책.

영화처럼 큰 감동은 없었지만-미리 감동을 잡아버린 순간이었기에- 내 건강한 두 눈과

내 다리로 그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더욱 사랑할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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