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때인가 이 책을 유행처럼 돌려 읽을 때가 있었다. 난 아마 그 유행에 맞물리기 싫어

보지 않았다. 내용도 궁금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른을 위한 동화가 한참 나오던 때라

그런 부류의 짦은 동화인줄 알았다.

서른이 넘은 지금 나는' 잠수정과 나비' 라는 영화를 먼저 본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 흔하지 않은 오열을 한다. 그리 격정적이지도 슬프지도 않은 장면이지만

감정들을 뒤짚어 엎은 그 장면에 큰 슬픔을 느낀다.

그래서 몇번이고 지나친-눈물때문에 보지 못한- 장면을 되돌려 본다.

물론 각색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전부인이었던 그녀가-아직도 남편을 사랑하는 그녀가-

그의 사랑하는 여자에게 전화로 말을 해주는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그곳에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보통 나는 영화화 되기전 텍스트를 먼저 읽는 편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다 폄하해왔다. -제발 원 텍스트 보다 나은 영화가 있다면 나에게 소개해 달라!-

하지만 이 작품은 카메라 앵글이 사람을 얼마나 격정적이게 하는지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바로 주문한 책.

영화처럼 큰 감동은 없었지만-미리 감동을 잡아버린 순간이었기에- 내 건강한 두 눈과

내 다리로 그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더욱 사랑할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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