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
이언 랜킨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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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

 

이언 랜킨, 오토 펜즐러의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 읽고



책과 서점을 소재로 쓴 미스터리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그 미스터리 시리즈 중에서 특히 오토 펜즐러가 편집하여 출간한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물 시리즈인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을 좋아한다. 매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여 이 시리즈가 출간되곤 했는데, 이번 책인 『백만 불 속편 미스터리』를 크리스마스가 아닌 5월에 만나게 되었다.

한 권의 책 속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과 미스터리 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중심이 되었는데 이번 책  『백만 불 속편 미스터리』에서는 초판본을 중심으로 한 책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보았다. 이 책에서는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 '그것들이 보인다', '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 '사자의 책. ' 백만 불짜리 속편'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관한 소고' 이렇게 6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6개의 이야기들 중 피터 러브시 작가의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 와 R. L 스타인의 '백만 불짜리 속편'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애거서 크리스티 초판본을 둘러싸고 서점에서 벌어진 일과 그 서점 속에 숨겨진 금고에 대한 미스터리, 과연 이것들은 서점 주인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평범한 서점 직원인 줄 알았던 여인의 정체는 무엇이고 '영국 사람들'이라는 모임의 실제 목적은 무엇인지 등 책과 서점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백만 불짜리 속편' 은 스타 작가와 그 작가의 속편 집필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 소설 『소뇌 증후군』으로 베스트셀러작가가 된 재커리 골드는 속편을 쓰기만 하면 백만 불짜리 수표를 지불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어느 작가가 그렇듯, 첫 작품의 엄청난 성공 이후 두번째 작품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일명 '소퍼모어 징크스'에 빠진 재커리에게 '당신은 자신의 글을 베껴서 책을 썼다며, 사기꾼이라고 폭로하겠다' 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를 갑자기 만나게 된다. 이 남자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에 두려움을 느껴서 도망가던 재커리는 도서관에서 미모의 여인을 만나고 그녀는 자신이 그 대신 속편을 써주겠다고 말한다. 그녀와 꿈같은 하룻밤을 보낸 재커리는 며칠 후 여자로부터 속편을 받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읽고 그녀의 놀라운 재능에 감탄한다. 

자신의 작품을 도둑질했다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그 남자와 놀라울 정도의 수준을 가진 속편 작품을 쓴 그 여자, 과연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재커리 골드는 누구일까. 소설 속 주인공인 하워드 스트라이버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인가. 아니면 재커리 골드가 쓴 소설 속에 존재하는 인물일까.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상상과 소설 속 세계인지 혼동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이 작품이 주는 미스터리한 재미는 배가 된다. 

이 작품들 외에도 다른 4편의 이야기들도 너무나 흥미롭다. 특히 '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 이야기는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 처럼 초판본에 관련된 이야기라서 함께 연결해서 읽으면 좋다. 

 

6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책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로 이 무더운 여름 밤을 시원하게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크리스마스에 나올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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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도 살인사건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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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게임이 되어버린 죽음 수학여행"

 

윤자영 <십자도 살인사건 >을 읽고




즐거운  수학여행을 기대하며 떠난 '십자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범인을 추리하여 죽음의 수학여행에서 살아남아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8년의 시간의 흘렀다. 즐거운 수학여행을 기대하며 떠난 수학여행이 죽음의 수학여행이 되어버렸다. 그 이후 단체수학여행은 중단되었고 그와 함께 수학여행의 추억도 함께 사라졌다. 그런 현실 속에서 이 책 『십자도 살인사건』에서 '십자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의 이야기는 사라져버린 즐거웠던 수학여행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듯 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이 수학여행은 결국 죽음의 수학여행이 되어버렸고 마치 서바이벌 게임을 보는 듯 했다.

 

인천 서창고등학교 2학년 7반 학생들과 담임, 부담임 선생님은 '십자도'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십자도'는 우리나라 최서단의 작은 섬이며 덕적도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배를 타고 섬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에 담임 고민환 선생님은 강력히 반대했지만, 그 반의 문제아인 장희종과 학교 운영위원회장이자 가진 것은 돈밖에 없는 그의 엄마가 강력히 밀어붙여서 불가능해보였던 십자도 수학여행은 성사되었다. 아직도 돈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학교의 슬픈 현실과 부패된 교육현장의 모습이 보여서 씁쓸하기도 했다. 솔직히 이 책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부패된 교육현실, 실추된 교권,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학부모, 부모의 권력만 믿고 사고를 치는 학생, 학교폭력 등 현실을 반영한 교육현장의 민낯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실제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직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학교현장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떠난 수학여행, 들뜨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간 수학여행이 첫날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십자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등대에서 목 매단 시체가 발견이 되고 그 사람은 마을의 이장임이 밝혀진다. 그 십자도의 마을 주민은 이장과 식사를 책임 진 이씨 부부와 청년 회장 이렇게 4명이다. 고립된 작은 섬이라 핸드폰도 터지지 않아 외부와의 연락도 단절된 채 수학여행을 떠난 23명의 학생들과 담임과 부담임 교사 2명은 3박 4일 동안 섬에 고립된다. 처음에는 목 매어 죽어서 이장이 자살한거라고 생각했지만, 추리 결과 이장이 살해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살인 사건이 일어났지만, 외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통신 시설이 불통이 되어서 그들은 3박 4일동안 섬에 갇힌 채 고립된다. 

 

이 때 평소 묘사하기를 좋아하던 영재가 그 살인 사건에 의문을 가지고 부회장인 민선과 부담임인 이지현 선생님과 함께 추리를 시작한다. 그런데 살인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달아 살인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공포에 떤다. 둘째 날 아침에는 그 반 학생 명신이가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진다. 조사 결과 명신이는 PVC 용액에 중독된 것으로 판명된다. 그리고 둘째 날 밤에는 학생들 숙소를 운영하는 이 씨 아저씨가 살해된 채 발견이 된다. 피가 응고되지 않은 채 손목이 그어져서 과다출혈로 죽은 것이다. 연쇄적으로 일어나는죽음! 용의자는 남아있는 사람 몇 명으로 압축이 되는데, 과연 누구 범인은 누구일까.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사건은 갈수록 미궁 속에 빠져버리고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지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할 때쯤, 범인이 밝혀지게 되고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진실은 이 학교의 문제아이자, 중학교때부터 온갖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나쁜 짓을 저질러온 장희종과 그 패거리들의 과거의 잘못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

 

 과연 그 아이들은 과거에 어떤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 그 잘못은 학교폭력과 관련된 것일까. 숨겨진 진실 속에서 학교폭력, 추락한 교권 등 학교현장의 슬픈 현실이 보였다. 특히 학생들을 증오하고 죽여버리고 싶어하는 그 담임 교사의 모습을 보며 그를 변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왜 그는 이렇게 학생들을 미워하고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했다. 

 

본문 중 “이 세상은 원인과 결과로 이어져 있다.”는 말이 담긴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왜 이렇게 그 말이 유독 가슴 아프게 나에게 다가오는 것일까. 아마 이 말은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은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생각해본다. 

 

이 책 『십자도 살인사건』은 학교폭력을 비롯한 학교현장의 문제를 학교폭력으로 인한 살인 복수극으로 연결하여 추리소설 형식으로 흥미롭게 잘 구성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살인에 학교에서 배운 과학지식을 접목한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이 이렇게 살인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게 한다. 그리고 이 책 마지막에서 보이는 충격적인 반전은 과연 이 스토리 모두 조작되어 있고 또다른 배후가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한다. 


"누군가 당신의 생각을 읽고 조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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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아이 마음을 꿈꾸다 6
전건우 외 지음 / 꿈꾸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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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허위의 세계 속에서 진실에 대한 이야기들"

 

전건우, 정해연, 정명섭, 차무진의 <중독된 아이> 읽고




"가상과 허위의 세계 속에서 진실을 찾기를 바라는 

4명의 작가들이 보내는 메세지들"

 

-유튜브로 세상을 보는 청소년들에게-

 

요즘 우리 아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세상을 본다. 유튜브 속 세상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안다. 그 세상이 얼마나 왜곡되고 허위와 가짜로 가득한 세상인 줄 모르고 우리 아이들은 유튜브 영상을 전적으로 믿어버린다. 유튜브 속에서 유명 유튜버가 쓰는 말투를 흉내내고 그가 전하는 정보를 의심없이 신뢰한다.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맛집, 브이로그, 게임영상 등을 보면서 맛집을 선택하고 게임을 한다. 이제 유튜브는 청소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유튜브 영상을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단 하루도 살 수 없을 정도이다. 유튜브만 있다면 심심해하지 않고 혼자서 하루종일 즐겁게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이미 유튜브에 중독되어버린 아이들, 우리는 부모로써 무엇을 가르쳐줘야할까. 최소한 무엇을 조심하라고 말해줘야할까. TV 속 연예인보다 유튜브 영상 속 유튜버들에 열광하고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마구 사정없이 누르며 댓글을 다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 책 『중독된 아이』는 유튜브와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잘못 쓰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그것에 쉽게 영향을 받고 휘둘리기 쉬운 청소년들의 삶의 모습을 조망한다. 정작 청소년들은 유튜브 영상이 주는 재미만 즐길 뿐 유튜브라는 이 매체가 가진 힘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전건우, 정해연, 정명섭, 차무진 4명의 작가들은 각자 유튜브라는 가상 세계를 소재로 하여 유튜브 세계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허위로 가득찬 가상 세계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4명의 작가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특히 제시된 이야기들 중에서 <공생>이라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유튜브 속 영상 속에서 전개되는 일들이 얼마나 허위로 가득차 있는지 여실히 깨달게 해주었다. 유튜브 '국민 영웅 현우'라는 영상을 통해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허위 영상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 영상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올린 영상 또한 사실은 주의를 끌어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수법인 것이다. 또한 이런 영상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통해, 과연 유튜브 속에서 진실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 아이들은 이런 영상들이 조작되고 허위로 가득차있음을 과연 알고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도 든다. '공생' 관계라는 말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이 외에 <참교육의 날>, <하얀 돌고래 게임>, <꼬르모의 방> 이야기들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유튜브는 분명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정말 유용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면 우리에게 득이 되지만, 악용한다면 우리에게 독이 될 수도 있음을 4명의 작가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유튜브의 선과 악의 측면을 알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여전히 유튜브 속 세상은 재밌는 것들로 넘쳐 났다. 하지만 이제 세환은 딱 한 가지는 안다.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것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것. 모든 유튜버가 참교육처럼 조작된 방송을 일삼으며 약자 들에게 군림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회 수를 위해 자극적으로 부풀려 말하거나 허위의 이야기를 다루는 유튜버들도 있다. 또한 거기서 얻는 정보들은 유익한 것도 많지만 모든 유튜버가 전문가는 아니며, 조금 지식이 있는 일반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거기서 얻은 정보는 다시 한 번 정확히 확인하는 게 좋다는 사실을 세환은 이제야 깨달았다.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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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무음에 한하여 아르테 미스터리 14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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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영혼의 기억을 읽어낼 수 있는 어설픈 탐정 이야기 "

 

오리가미 교야 <단지, 무음에 한하여 >를 읽고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는 '영혼의 기억'에 있다 

-소리없이 영혼의 기억을 읽을 수만 있는 어설픈 탐정 이야기-

 

여기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는 영혼의 모습과 영혼의 기억을 볼수만 있을 뿐 영혼의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다. 그래서 영혼만 어렴풋이 보일 뿐 영혼과는 대화할 수 없다. 전작인 『기억술사』에서 인생에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저자 오리가미 교야는 이번 책  『단지, 무음에 한하여』에서는 영혼을 볼 수 있자만 소리는 들을 수 없는 한 탐정을 작품에 등장시킨다. 전작인  『기억술사』에서는 애달픈 호러와 감성 미스터리로 큰 인기를 누렸던 저자는 이번에는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탐정의 사건해결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은 어떤 면에서 평범하지는 않다. 비록 명탐정 홈즈같은 예리한 관찰력과 추리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영혼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혼을 볼 수만 있지 영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영혼의 모습 또한 연령이나 성별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흐릿한 윤곽으로만 볼 수 있다. 영혼의 소리도 들을 수 없고 영혼의 모습도 명확지 볼 수 없다면, 영혼을 본다는 것은 무슨 장점이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탐정의 모습이 어설퍼보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영혼을 보는 어설픈 탐정의 이름은 아마노 하루치카인데, 그는 생계유지 수단으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한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유산상속문제와 관련된 사건의뢰가 들어온다. 어느 한 노인이 투병 중에 죽었는데, 그 죽음이 타살인지 병사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죽음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 노인은 자택에서 요양 중이었고 불치병이었기 때문에 병사로 처리되었는데, 병문안을 다녀올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그 이후에 바로 노인이 사망했던 것이다. 이에 노인의 딸이 사인이 좀 수상하다고 말하면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처음 노인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노인과 같이 살고 있는 중학생인 노인의 손자였는데, 노인의 유언에 의하면 노인의 재산의 상당 부분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혹시 그 중학생 손자가 유산을 노려 노인을 죽은 것은 아닐까 노인의 딸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이 사건의뢰를 받은 우리의 명탐정은 노인의 방에서 노인의 영혼을 보지만, 그 노인으로부터 어떤 증거도 얻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는 노인의 영혼을 볼 수만 있을 뿐 영혼으로부터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죽은 사람이 보여."

"영혼이라고 할까. 깨어 있을 때는 윤곽이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

거기 있다는 걸 아는 정도지만."

-p. 59-

 

죽은 노인의 영혼을 만나서 그 영혼으로부터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바로 사건이 풀릴 것 같은데, 영혼의 말을 들을 수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마치 제목인 '단지, 무음에 한하여'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영혼의 목소리를 음소거해서 무음과 같은 상태와 같다. 

우리의 명탐정은 과연 영혼으로부터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까. 그래도 영혼이 생전에 본 광경이나 죽은 후에 본 광경이 무성영화처럼 보인다하니 그것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과연 영혼의 기억 속에서 우리의 명탐정 '아마노 하루치카'는 무엇을 찾아낼까. 정말 그 노인을 죽인 것이 중학생 손자인 '가에데' 인 것인가. 그 손자가 죽였다고 생각하는 논리가 먼가 억지처럼 느껴지는데, 정말 살인자는 노인의 손자란 말인가.

다소 어설퍼보이지만 나름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명탐정의 추리를 따라가면서 범인을 추적해나갔다. 그리고 그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영혼을 볼 수만 있고 영혼의 목소리를 볼 수 없는 명탐정의 능력과 영혼의 기억에 얽힌 미스터리가 만나서 멋진 탐정 이야기가 탄생하였다. 완벽하지않은 2% 부족한 탐정이긴 하지만, 나름 사건을 열심히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저자의 전작인  『기억술사』 시리즈처럼 앞으로 우리의 명탐정의 활약을 다룬 작품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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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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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정서로 무장한 좀비 이야기들"

 

전건우의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읽고



"'좀비'라는 소재로 바탕으로 쓴 전건우 작가가 들려주는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

 

 

요즘 좀비 시리즈 인기가 한창이다. 그리고 좀비 시리즈 이야기의 대표적인 작가로 전건우 작가를 들 수 있다. 이 책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는 전건우 작가가 들려주는 5편의 좀비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 5편의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인데 각 이야기의 중심에는 공통 소재인 '좀비'가 있다. 저자는 좀비라는 소재를 통해 각각의 이야기들을 호러, 스릴러, 드라마 등 다양한 형식으로 들려준다. 만약 우리 나라에 좀비가 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부산행』이나 넷플릭스 시리즈인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일들이 벌어질까.

 

이 책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에서 5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좀비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고 어떤 고통을 겪게 될 것인지를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에는  『콜드 블러드』,  『Be the Reds』,  『유통기한』,  『숨결』,  『낙오자들』 5편의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Be the Reds』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의경인 이재호 상경은 광화문 거리 응원전에 동원돼 질서 유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행동을 하며 사람들을 공격하는 노숙자를 발견한다. 그 노숙자에게 물린 사람들 역시 공격적으로 변한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이재호는 소대원들을 데리고 노숙자를 쫓기 시작하고, 광화문 교보문고 안에서 피비린내 나는 좀비와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대원들! 그들은 과연 좀비를 이길 수 있을까. 아니면 좀비에게 패해서 또 다른 좀비가 되어버리는 것일까.

“크아아!”
박 씨는 그 어떤 괴물보다 크게 포효했다. 마치 자기가 괴물의 왕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이재호는 그런 박 씨의 얼굴을 향해 진압봉을 휘둘렀다. 온 힘을 다해, 사력을 다해. 그 순간 바닥에 떨어진 누군가의 뇌를 밟고 미끄러졌다. 진압봉은 속절없이 허공을 갈랐다. 자세가 무너진 틈을 놓치지 않고 박 씨가 달려들었다.
“윽.”
이재호는 박 씨와 엉키며 넘어졌다. 그러면서 진압봉을 놓치고 말았다. 한 손으로 바닥을 더듬었지만 진압봉은 만져지지 않았다. 그 사이 바로 코앞까지 밀고 온 박 씨가 딱딱딱 이를 맞부딪쳤다. 희뜩 뜬 벌건 눈이 이재호에게 고정됐다. 이재호는 그 눈 속에서 불타오르는 분노를 읽었다. 그제야 이해했다. 이 괴물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무엇인지. 아가리를 한껏 벌려 살점을 뜯어내게 만드는 그 힘은, 살아있는 자들에 대한 분노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 「Be the Reds!」 중에서

 

 

이 책 속 이야기들이 모두 좀비들이 등장해서인지 마치 5편의 좀비 단편영화를 보는 듯 했다.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 묘사를 통해 생생하게 그 느낌이 전해지는 듯하다.

그리고 정말로 이런 일이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서 벌어진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무섭고 공포스러운 일일 것이다. 소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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