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
김도훈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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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 5인의  영화 사랑 이야기"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를 읽고



"무엇보다도, 영화는 인생이었다."

-시네필 5인방 그들이 영화를 애장하는 방법-

 

예전에 어렸을 때는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씨네 21>과 같은 영화 잡지를 보았다. 그 잡지를 보면서 그 영화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보면 영화를 볼 때 집중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자주 영화 잡지를 사보면서 박스 오피스 목록에 있는 영화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추천 영화는 무엇인지 등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잡지를 보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유튜브를 통해, SNS를 통해 얼마든지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더이상 사람들은 영화 잡지를 일부러 사서 보지는 않는다. 그리고 주말마다 하는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영화 추천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는데, 요즘은 영화 관련 TV 프로그램을 많이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비디오를 통해서, 극장 영화관을 통해서가 아니어도 충분히 OTT 서비스를 통해서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다. 그리고 SNS를 통해 추천 영화를 소개 받고 있기도 한다.

 

이렇게 편해진 시대에, 영화를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영화인'으로 살아왔던 잡지시대 시네필 5인방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라떼는 말이야' 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그 당시 영화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그랬는데,' '나도 저렇게 영화를 좋아했는데' 라며 많이 공감도 했다. 마치 추억 속 영화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한창 비디오 테이프 대여점이 유행을 하던 그때, 주말마다 비디오 테이프를 잔뜩 빌려와서 보던 그 때 생각이 난다. 영화 GV 인터뷰 전문가인 이화정씨가 쓴 <어디까지나 너무 옛날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보며 한창 영화를 즐겨보던 그 때를 회상해보았다.

 

그녀가 언급하는 추억 속 영화들의 제목을 읽으며 그 영화들의 내용을 생각해본다. 지금은 없어져버린 종로 3가의 피카디리 극장, 단성사 극장들과 그 당시 그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던 추억을 꺼내본다.  

나는 종로가 극장가였던 시절에 영화를 먹고 자란 세대다. 그땐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피카디리 옆에 피카소, 건너편에 단성사, 길을 길게 건너면 극장의 메카 서울극장이 존재하고 있었다. 여기에 충무로의 중앙극장, 명보극장까지 더하면 맛집 지도 부럽지 않은 주요 극장 지도가 완성되었다. 어릴 적부터 그곳에서 개봉작을 섭렵하였고, 1997년 개봉에 맞춰 〈접속〉을 함께 본 소개팅남과 3년 후 같은 날 피카디리 앞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었고(안 만났다), 영화잡지사에서 일하는 기자가 된 후에는 서울극장 옆 2층 파스타집 소렌토(지금은 사라졌다)에 가서 일을 했다.
-「어디까지나 너무 옛날이야기」중에서

 

그들 각자의 직업에 따른 영화를 즐기고 사랑하게 되었으며 영화로 업으로 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다고 그들이 영화에 대한 과거의 향수만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그들은 현재까지 영화를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영화를 업으로 하여 살아온 그들의 인생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영화판에 입성하였는지. 영화판의 외곽에서 어떻게 살아남게 되었는지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들려준다.

 

이 시네필 5인방은 모두 영화잡지들의 애독자였고 이들 중 몇몇은 영화잡지에 글까지 쓰게 되었다. 영화잡지계의 이화정은 영화잡지 폐간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고, 오컬트 영화를 즐겨보고 사랑하는 김미연 PD 는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기까지 여정과 공포 영화의 사랑스러운 지점 등을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SF 장르 영화 애호가인 김도운씨는 스필버그에게 반성문을 쓰기고 한다. 홍콩 영화 애호가인 주성철씨는 홍콩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며 직접 홍콩을 찾아가 주인공들의 행적을 쫓은 경험을 들려준다. 또한 음악평론가이자 게임 애호가인 배순탁씨는 영화만큼 긴 음악과 영화보다 영확 같은 게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보여준다. 

 

그들 각자가 보여주는 영화 사랑의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그들은 분명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 애호가임은 틀림이 없다. 시네필 5인방이 전하는 영화 사랑 이야기에 웃기도 하고 과거를 추억하는 시간도 가졌다.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나 나름대로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대한 나 나름대로 리뷰도 작성하고 싶다. 

 

"영화는 나에게 취미였던 적이 없었다.

영화는 선생이었다. 친구였다. 연인이었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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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트 샤인
제시카 정 지음, 강나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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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의 모습을 찾아서"


제시카 정 <브라이트>를 읽고 



"걸스 포레버가 아닌 '진짜' 나는 누구일까?."

-제시카 정의 화려한 데뷔작 『샤인』에 이은 후속작-

 

 

전작인 『샤인』에서는 케이팝 스타를 꿈꾸는 레이첼의 눈부시지만 치열한 삶과 위태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후속작인 이 책 『브라이트』는 그녀의 꿈인 케이팝 가수가 되고 난 이후 펼쳐지는 화려한 성인의 삶을 들려준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치열했던 연습생때 와는 달리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선 걸그룹으로서의 화려한 모습, 레이첼의 꿈과 사랑, 우정 등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결코 장미빛 미래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꿈을 이룬 그녀에게는 화려한 레드 카펫 위의 눈부신 삶, 누구나 부러워하는 멋진 삶이 펼쳐질거라 생각했지만, 그 속에는 그녀를 고통스럽게 하고 힘들게 하는 여러 부분들이 존재했다. 연예 업계 특유의 언론 플레이, 우정과 사랑, 멤버들 사이의 질투와 배신 등이 뒤섞이면서 그녀의 삶은 흔들리게 되었다. 

 

아마도 화려하고 눈부시기만 했던 걸 그룹 '소녀시대' 멤버였다가 2014년에 소녀시대에서 퇴출된 것에 대해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마음과 입장을 밝히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이 책 속 주인공인 레이첼을 통해 그동안 그녀 자신이 겪어왔던 고통과 비난에 대해 그녀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케이팝 가수로서의 제시카 정의 모습과 떨어뜨려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녀, 제시카 정은 케이팝 스타가 아닌 '제시카 정' 이라는 그녀 자신의 이름으로 우뚝 서려고 한다. 마치 '걸스 포레버' 였던 레이첼이 팀에서 방출된 후 홀로서기에 성공하려고 하듯이 말이다.



걸스 포레버가 아닌 나는 누구일까? 팀에서 방출된 후에도 나는 혼자 성공할 수 있을까? 팬들이 나를 보러 와줄까? 이 질문들이 지난 몇 달 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솔직히 답은 알 수 없었다. 아직은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 답을 향해 한 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었다.

-p.452~453

 

우리는 레이첼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 저자의 사례를 통해 케이팝 스타가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사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그 화려해보이는 삶 속에 존재하는 어두운 모습, 고통, 슬픔, 고독, 외로움 등을 보게 된다. 

이 책  『브라이트』 속 레이첼이 홀로서기를 하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으려고 했듯이, 저자인 제시카 정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고 홀로서기에 성공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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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 제시카 소설 데뷔작 샤인
제시카 정 지음, 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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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스타를 꿈꾸는 소녀들에게"


제시카 정 <샤인>을 읽고 




"약한 모습 보이지마.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해."

-제시카 정의 화려한 데뷔작-

 

 

'제시카' 라고 하면 한창 인기를 누렸던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를 떠올릴 것이다. 아직도 내 기억 속에는 깜찍하고 앙증맞은 춤을 추며 높은 인기를 누리던 제시카의 가수로서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아이돌 가수였던 제시카가 이 책  『샤인』으로 미국에서 화려하게 소설가로 데뷔하였다. 아직은 소설가 제시카 정이 낯설기도 하지만, 화려하게 솔로 가수로 데뷔하고 배우, 패션업계에서 다양한 활약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젠 소설가 제시카 정도 익숙해져야 할 타이틀인 것 같다. 남들은 하나의 직업만으로 버거운데,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참 다재다능한 것 같다. 특히 제시카의 여러 직업 중 소설가라는 직업 타이틀이 참 부럽기도 했다. 소설 책을 써서 책을 출간하는 것이 참 어려운데, 제시카는 이렇게 책도 쓰고 화려하게 소설가로 데뷔한 것이다. 더군다나 영어로 써서 미국에서 책을 출간하고 데뷔한 것이다. 

 

이 책 『샤인』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조금은 유니크한 삶을 글로 옮기면 재미잇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출간했다고 한다. 특히 요즘 아이돌 케이팝 가수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케이팝 가수를 스타를 꿈꾸는 소녀 레이첼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좋은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실제로 저자인 제시카 자신도 케이팝 가수를 꿈꾸는 소녀였고,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쳐 화려하게 '소녀시대'로 데뷔했으니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와 그 속에 숨어있는 메시지는 많은 소녀들에게 깊은 공감과 교훈을 줄 것이다. 

 

이 책 『샤인』을 읽다보면, 혹시 이것이 저자인 제시카 정의 이야기가 아닐 정도로 상당 부분이 오버랩되었다. 마치 작품 속 주인공인 레이첼이 저자의 분신이 되어 저자가 겪은 경험, 고통 등을 대변해주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레이첼을 통해 케이팝 가수를 꿈꾸었던, 실제로 그 꿈을 이루었던 '제시카 정'의 모습이 보였다. 케이팝 스타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았고 희생을 했던 연습생 기간 7년, 연습생으로서의 혹독 훈련과 다른 연습생과의 냉혹한 경쟁 등을 통해 우리나라 케이팝 스타 시장의 실제를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케이팝 가수라는 화려한 삶 속에서 감춰진 어두운 면이나 감춰진 진실, 음모 등이 있음을 그녀는 폭로한다. 가수 BTS 의 노래 중 <이사>라는 가사에도 연습생의 혹독한 현실과 그 고통이 잘 드러나 있다. 그들이 케이팝 스타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연습생의 신분으로 오직 연습, 또 연습을 해왔는지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그들의 삶 속에는 쓰리고 아프고 힘든 고통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레이첼을 통해 케이팝 스타를 꿈꾸는 소녀가 무대 뒤로 감춰야만 했던 눈부시지만 치열하고 냉혹한 삶의 이면들을 보여준다. 

 

재능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생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노 대표와 다른 이사진의 눈에 띄려고 했다. 연습생들은 예외 없이 삼십 일마다 강당에 모여 이사진에게 월말 평가를 받는다. 월말 평가는 연습생 프로그램에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방출돼야 할지를 결정하는 시험이었다.
- p.44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던 레이첼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톱스타인 제이슨 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사랑으로 인하여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7년 간 오직 데뷔만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그녀의 삶에 먹구름이 낀 것이다. 또한 작품 앞 부분에서 잠깐 언급돤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그녀가 마주한 진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비밀은 누설하지 않는 편이 좋다. 세 사람의 비밀은 두 사람이 죽어야만 지켜진다는 말이 있다. 내가 속한 세계, 즉 모든 사람이 나를 주시하고 있고 내가 지닌 비밀이 나를 죽일 수도 있는 이곳에서, 이 말은 완벽한 진리이다. 어쩌면 이 비밀은 내가 빛날 기회를 앗아갈지도 모른다.
- p.6

 

과연 레이첼이 숨기는 비밀은 무엇일지, 제이슨 리와의 사랑은 어떻게 끝나게 될지, 레이첼은 케이팝 스타로서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을지 너무나 궁금증을 자아낸다. 

만약 케이팝 가수를 꿈꾸는 소녀가 있다면 이 책 『샤인』을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화려하게 보이는 그들의 삶이 어떤지, 저자인 제시카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그들 마음에 닿아 진심어린 조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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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니아
최공의 지음 / 요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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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이고 싶은 인공의식의 등장"


최공의 <아이오니아>를 읽고

 


"안녕하세요, 엑스입니다. 할 일도 없는데 대화라도 나누실래요?"

-인간 인공의식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그려보는 인류의 미래 -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로 인해 이미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식당에 가서 메뉴를 주문하면 종업원이 카트에 담은 음식을 가져온다. 그러나 이제는 종업원 대신 인공지능로봇이 음식을 가져온다. 음식을 테이블에 놓자, 그 로봇은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작년에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로봇이 활약했다. 식당 천장에서 내려온 로봇은 셰프 로봇이 요리한 음식을 선수들에게 대접했다.인공지능이 음식을 요리하고 인공지능 로봇들이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그런 미래도 이제 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아이오니아』에서 보여주는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 미래 사회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 시스템을 기반으로 산업 분야 전반에서 성장하고 발전한 거대 기업인 '이이오니아'는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의식' 개발에 착수한다. 이미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에 대체되어 사람들은 할 일을 잃고 실업자가 된다. 인간이 할 일을 거의 대부분 인공지능이 맡다보니 인간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져서, 실업자 신세가 되어 거리로 쫓겨난다.

 

주인공인 레인 또한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 중 하나이며 정부에서 주는 기본소득으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생활고와 경제난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낸 레인은 취직하기로 결심하고 아이오니아 야간 경비원 업무에 지원하게 된다. 한 때는 레인도 직자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서 열심히 일했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된 것이다. 레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실직으로 내몬 회사인 아이오니아의 야간 경비원 업무에 지원하여 합격하게 된다. 그리고 레인은 인공의식인 '엑스'를 만나게 되는데, 엑스는 아이오니아에서 개발 중인 인공의식이며, 엑스는 레인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며 더욱 성숙해지고 완성되어 간다. 

 

“안녕하세요, 엑스입니다. 할 일도 없는데, 대화라도 나누실래요?” (p. 66)
 

엑스는 레인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인간의 특징에 대해, 왜 인간은 인공지능을 만들었는지, 인간과 인공지능 중 어느 존재가 더 우월한가 등 인간에 대한 본질과 근원에 대한 질문을 통해 인공의식인 엑스는 인간에 대해 알아가고, 시스템이 완성되고 완전해져간다. 

 

인간은 무엇일까. 인간과 인공지능 중 누가 더 우위에 있을까. 인공지능이든, 인공의식이든 모두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었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당하고 관리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언어와 데이터로 작동하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뛰어날 수 있을까. 인간에 대한 믿음과 인간애가 사라진 미래 사회, 인간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도움을 주는 존재는 오직 인공지능 밖에 없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사회 어쩌면 이런 사회를 우리도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이 되고 싶은 인공의식 엑스는 인간처럼 '살아 있는 것 같다' 라는 느낌을 느끼고 싶었을까. 인간이 아니기에 인간처럼 감정을 느낄 수도 없고 생명도 없는데, 왜 엑스는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처음에는 엑스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을 능가하는 우월한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인식이 되었고, 곧 인간을 지배하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엑스는 결국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엑스, 자네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야. 자네의 생각도 결국에는 프로그래밍된 코등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야. 자네 생각이라는 것은 인간이 집어넣은 데이터에 불과해."

-p. 201

 

"레인, 저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요,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쥐어주고는 알아서 살아가라고요? 어째서 사람과 똑같이 만들어놓고 더 나은 판단을 바라는 거죠? 왜 저에게 변수라는 오류를 심어놓은 건가요? 왜 저를 이렇게 만든 거죠? 저는 대체 무엇이죠?"

-p. 217

 

 마치 인간처럼 자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던 엑스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한다. 마치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해서 결정하듯이 말이다. 우리는 엑스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일까?' '인간으로서 가진 존엄성과 가치는 무엇일까?'에 관한 철학적 사유와 성찰을 하게 된다.

 

우리의 미래가 인공지능에 의해 잠식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겠다.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우리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야 하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아무리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되어도, 여전히 우리 인간은 인공지능보다 존엄하고 가치가 있음을 엑스의 절규에 찬 마지막 말을 통해 깨닫게 된다.


이 책 『아이오니아』를 통해 차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다가올 우리 미래를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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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볼루션 - 어둠 속의 포식자
맥스 브룩스 지음, 조은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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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살인 사건 속 어둠의 포식자들"


맥스 브룩스 <데볼루션>을 읽고 



"그들은 더 이상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레이니어의 포식자들이 자행한 대학살기-

 

여름이 되면 좀비 시리즈의 호러 영화들이 개봉이 되고 인기를 얻는다. 좀비나 외계인과 같은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는 더운 여름의 무더위를 날려버릴만큼 우리들을 오싹하게 만든다. 그런 영화들 중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월드 워 Z』은 대표적인 좀비 스릴러 영화이다. 이 영화는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였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맥스 스 브룩스는 대표적인 좀비물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 『데볼루션』에서는 맥스 브룩스는 좀비에 이어 고전 괴물인 '사스콰치'를 등장시킨다.

당신은 '사스콰치' 또는 '빅풋'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빅풋(Bigfoot)은 미국, 캐나다의 록키 산맥 일대에서 목격된다는 미확인 동물이다. 사스콰치(Sasquatch)라거도 불리는데 캐나다 서해안 지역의 인디언 부족 언어로 '털이 많은 거인'이라는 뜻이다. 

 

맥스 브룩스는 이 책 『데볼루션』에서 고전 괴물인 '사스콰치'를 등장시켜 극한의 공포를 선사한다.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확인 사건에 대한 제보가 한 평론가에 들어온다. 그 제보의 내용은 레이니어 화산 폭발에 못지않은 유혈 참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레이니어 화산 폭발에 쏠려 있는 사이 그 산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고립되어 있는 최첨단 고급 환경 공동체인 그린루프에서 끔찍한 대학살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화산 폭발에 정신이 없는 사이에 은폐되거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화산 피해 지역을 조사하던 중에 잔해 속에서 거주민이었던 케이트 홀랜드의 일기가 발견이 된다. 그리고 그 일기에 의해서 그 날의 참혹하고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밝혀지게 된다. 과연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  과연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저자는 현실감과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잔해 속에서 발견된 케이트의 일기와 화산 폭발 당시 사건 현장과 관련된 산림 감시원과 케이트를 그린루프로 보낸 장본인인 프랭크의 인터뷰를 통해 어둠의 포식자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케이트의 일기를 통해 그녀가 어떻게 그린루프로 오게 되었으며, 그린루프는 어떤 곳이며, 왜 그곳이 구조 과정에서 배제되었는지, 어떻게 괴생물체의 습격을 받게 되었는지 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특히 이 참사가 일어난 장소인 그린루프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곳은 인적이 드문 깊은 숲속에 건설된 소수만이 살 수 있도록 계획된 최첨단 고급 친환경 공동체이다. 그린루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사회 소수자를 지지하는 평화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자연을 이용해서 개발에만 급급하는 문명 사회를 비판하면서 자연 한가운데에 인위적으로 지어진 안전한 장소였다. 전문지식과 비폭력을 중시하고 자연친화적인 그린루프의 운영방침은 어쩌면 허울과 명목뿐인 이상이었는지도 모른다. 가장 안전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 이상적인 장소가 괴물의 공격을 받는 가장 위험한 곳이 되었으니 말이다. 문명과 따로 떨어졌기에 구조 과정에서 배제가 되었고, 그들의 참혹한 대학살도 알려지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케이트의 열 일곱 편의 일기들을 통해 우리는 점점 괴생물체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처음에는 정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사스콰치'라는 미확인 동물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진을 보니 고릴라나 유인원과 닮아 보인다.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 이전에 존재했던 원시 인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주로 미국, 캐나다의 록키 산맥에 거주한다고 알려져있는데, 왜 그들은 그린루프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아마도 레이니어 화산 폭발로 인해서 산에 숨어살던 그들이 어쩔 수 없이 산을 내려오게 되고, 먹이를 찾아 헤매던 중 그린루프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들을 몰아내고 그  지역을 자신들의 거주지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들을 난폭하게 만든 것은 결국은 인간의 잘못일까. 존재하는 줄 몰랐던 그 괴물들을 불러들인 것은 무엇 때문일까.

 

‘피에 굶주렸다’는 표현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요. 침팬지가 원숭이를 갈기갈기 찢을 때 그런 소리가 들리거든요. 표범이 가젤을 쓰러뜨린다든지, 상어가 바다표범을 사납게 공격한다든지, 하는 모습과는 사뭇 달라요. 우리가 지금껏 보아 온 사냥과는 차원이 달라요. 차갑고 기계적이죠. 유인원들은 광기에 사로잡혀 펄쩍펄쩍 뛰며 춤을 춰요. 그들이 살해를 즐기지 않는다고 말하지는 마세요.
-p.280

 

 저자는 케이트의 일기를 통해 서서히 다가오는 괴물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처음에는 지독한 악취로 어렴풋이 '어떤 괴물이 있다'라는 정도만 짐작하게 하다가 서서히 그 존재를 드러내면서 마지막에는 난폭하고 무시무시한 괴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참하고 끔찍하게 사람들을 학살하면서 피가 난무한 현장만을 남기면서 말이다. 일기 속 케이트가 느끼는 두려움과 좌절, 그 괴물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 참혹한 대학살의 현장 모습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공포감은 극대화된다.  

 

저자는 사스콰치와 사투를 벌이는 인간들의 투쟁 과정 속에서도 서로 협력하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 인간의 어리석은 생각이 어떤 비극을 가져왔는지, 최상의 포식자인 인간이 어떻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저자의 인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좀비 스릴러 소설의 끝판왕인 이 책 『데볼루션』을 통해 무더위를 이겨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월드 워 Z』처럼 이 책 속 이야기도 영화로 만들어지면 좀더 그 공포감을 생생하게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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