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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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통한 삶의 행복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을 읽고 


일상에 지칠 때 우리는 이 책 <월든>을 읽는다."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기쁨과 위안을 주는 영혼의 쉼터와도 같은 책-

 

일상에 지칠 때, 우리에게 영혼의 쉼표가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월든』을 읽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고 무소유를 통한 삶의 행복을 찾았듯이, 우리도 『월든』을 읽으며 고요와 평안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나 또한 일상에 지치고 힘든 이 시기에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치유하고 싶어서 이 책 『월든』을 집어 들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54년 아름다운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2년 정도 살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그는 자신이 직접 지은 작은 오두막에 살면서 우주와 신과 합일을 이루고 무소유를 통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였다. 

 

더 많이 가지려고 아둥바둥 하면서 사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그는 오히려 욕심을 버리고 비움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요즘 한창 핫한 미니멀리즘, 비움의 미약과도 일맥 상통한다. 어쩌면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탐욕과 소유욕이 아닐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본주의 노예가 되고 평생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 돌듯 벗어날 수 없는 우리 일상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신의 삶 속에서 더 큰 행복과 마음의 평안을 찾았음을 『월든』을 통해 말하고 있다. 

 

"내가 숲 속에 들어간 이유는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삶이란 그처럼 소중한 것이기에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고, 도저히 불가피하기 전에는 체념을 익힐 생각도 없었다. 나는 깊이 있게 살면서 인생의 모든 정수를 뽑아내고 싶었고, 강인하고 엄격하게 삶으로써 삶이 아닌 것은 모조리 없애버리고 싶었다. 숲 속에 널찍하고 반들반들하게 길을 닦아 삶을 맨 안쪽까지 몰아붙인 다음 가장 비천한 상태까지 내몰아 그 삶이 정말 비천하다고 판명날 경우 삶의 모든 천박함을 있는 그대로 뽑아서 온 세상에 공표하고 싶었다.

-p. 135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부와 명예를 통해 인생의 참다운 기쁨과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고자 서로 경쟁하고 서로를 밟고 올라가려고 한다. 지금보다 더 높은 그 곳에 행복이 있는 줄 알고 말이다. 하지만 행복은 우리와 가까이에 있다고 말하는 동화 <파랑새> 처럼 헨리 데이비드 소로 또한 진정한 행복은 월든 호숫가 작은 오두막 생활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연과 더불어 우주와 신의 합일을 이루며 진리를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삶의 모습인 것이다. 그 과정 속에는 더 많은 부와 명예는 필요치 않다. 단지 절제하고 절약하며 자연과 더불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사는 그의 삶이 외롭고 고독할거라고 생각한다. 먹을 것도 충분치 않아 배고픔에 허덕이는 고통스럽고 힘겨운 삶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너무나 행복하고 충만한 삶이라고 말한다. 

 



나는 우리가 흔히 황량하고 쓸쓸하다고 하는 풍경 속에서도 너무나도 분명히 나와 혈연을 가진 듯한 어떤 존재를 의식했다. 또한 내게 가장 가까운 혈족이며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사람도 마을에 있는 누군가도 아니라는 것, 어떤 장소도 이제는 두 번 다시 낯설지는 않으리라는 것도 인식했다. 

-p. 200

 

어쩌면 모든 것을 버리고 월든 호숫가로 가버린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겉으로 보기에 은둔자, 도피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8개의 챕터를 통해서 그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절제와 절약, 무소유를 통해서 진정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아끼고 욕심을 버리면서 살라고 그는 말한다. 월든 호숫가에 살면서 쓴 그의 삶의 기록 속에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너무나 솔직하고 진솔한 그의 생각과 애정 또한 느낄 수 있다. 

 

그의 삶의 기록을 통해 그와 같이 자연과 더불어 숲 속 동물들과 사는 삶, 금욕적이고 절제적인 삶, 채식하며 욕심을 버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지금 이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살라고 하면 우리가 당장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솔직히 자신은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현재의 삶을 사랑하고,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100년이 넘은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꾸준히 읽혀지는 스테디셀러이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안식이 필요할 때  <월든>을 찾는 이유를 이 책 『월든』을 통해 꼭 찾길 바란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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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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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날려줄 정보라표 환상 괴담"

 

정보라 <한밤의 시간표>를 읽고 



"무서운 이야기 좋아해요?"


-현실과 환영이 뒤섞인 정보라표 환상 괴담-
 

 

계속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무더운 여름 밤,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오싹한 귀신 이야기들이 있다. 역시 여름에는 괴담이 최고지. 여러 괴담들 중 현실과 환영이 뒤섞인 정보라표 환상 괴담은 어떨까. 이 책 『한밤의 시간표』는 귀신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정보라 작가는 <저주 토끼>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소설집이다. 이 책 속에 담긴 7편의 괴담에서 작가는 현실과 환영이 뒤섞이고 인간과 비인간이 소통하는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이 책 『한밤의 시간표』에는 특이한 연구소가 하나 등장한다. 이 연구소에는 야간 순찰을 도는 직원들 앞에 불규칙적으로 나타나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라고 말하며 출입을 통제하는 사람도 있다. 히자만 이 연구소는 현실과 비현실, 인간과 비인간인 귀신이 공존하는 기묘한 공간이다. 그래서 읽다보면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되서 헷갈리기도 했다. 

 

7편의 이야기들은  이 연구소를 배경으로 하여 이 곳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을 들려준다. 연구소에서 야간 순찰을 돌며 근무하는 직원들은 자신들이 겪은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일들을 을 이야기해준다. 

 

또한 연구소 직원들은 겪은 일들 뿐만 아니라, 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 말해준다. 손수건이나 하얀 운동화, 양, 새, 고양이 등 연구소의 물건들은 각각 기구한 사연들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에 등장한 물건들은 다음 이야기들과 관련있다. 2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손수건'은 나라를 멸망시킨 이들에게 복수를 가져다주고 '양'은 부소장 곁에 머무르면서 부소장을 해하려는 사람들을 벌준다.  

 

작가는 이처럼 인물과 배경을 비롯한 각 단편의 요소가 다른 단편과 이어지도록 하는 연작소설 형식을 취하였다. 이 형식을 통해 따로 떨어져 관련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공통된 소재 아래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다. 특히 2번 째 이야기인 <손수건>과 5번 째 이야기인 <푸른 새>는 '손수건'을 통해 서로 연결되었고, <푸른 새>를 통해 손수건의 얽힌 저주와 복수를 알게 된다. 

 

그리고  <저주 양>과 <양의 침묵>은 '양'을 중심으로 한 연작 단편들이며 '양'은 목숨을 빼앗으려는 사람들에게 벌을 주며 약자와 소수자들을 보호해주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리고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와 <고양이는 왜>는 각각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해도 될만큼 이야기들이 너무 흥미롭고 섬뜩하기도 했다. 마치 연구소에 찾아가면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라고 말하며 평범한 정장을 입고 출입을 막는 그 남자가 있을 것만 같고, 억울하게 못이 박혀 죽은 녹색 눈을 가진 고양이가 '야옹' 하고 울 것만 같다.

 

정말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비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고 귀신과 같은 오컬트적 소재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들의 재미를 한층 더 높여주었다. 작가는 물건들에 얽힌 저주 이야기를 통해 약자와 소수자들을 괴롭히는 나쁜 사람들을 벌주고, 그들이 아픈 과거의 고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권선징악'에 충실하여 착하고 선한 자에게는 다정한 미래와 희망을 주고, 악한 자에게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그들을 벌 주는  것이야말로 작가가 이 이야기들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일지도 모른다. 그것이야말로 정보라표 저주와 복수가 아닐까. 

 

무더운 여름,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 아무튼 정보라 작가가 선사해주는 7편의 환상 괴담을 읽어보면 어떨까. 그 오싹함과 섬뜩함에 당신은 분명히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는 나에게 계약이나 마감의 굴레가 딸려 오는 일거리가 아니라 놀이동산 같은 작업이었다. 귀신 얘기를 마음껏 책 한 권 분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니! 쓰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p, 236, 〈작가의 말: 귀신 이야기의 즐거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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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타 이슬라
하비에르 마리아스 지음, 남진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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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묘사 돋보이는 결혼과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고찰 "

 

하비에르 마리아스 <베르타 이슬라> 를 읽고 



가장 가깝지만 안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얼마나 

특별한 일일까.”"

-스페인 비평상 수상한  스페인의 국민 작가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장편소설-



우리는 과연 우리의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멀리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배우자가 가장 가깝게 우리 곁에 있어서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착각일 수도 있음을 이 책 『베르타 이슬라』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 『베르타 이슬라』는 스페인의 국민작가인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작품이며, 뛰어난 심리묘사와 결혼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 인해 그는 이 작품으로 스페인 비평상을 수상하였다. 

이 책 속에서 작가는 한 부부의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결혼 생활은 결코 평범해보이지 않다. 기약없이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 끊임없이 어딘가로 떠나는 남편 그들의 결혼 생활은 떠남과 기다림의 연속처럼 보인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너무나 비밀이 많아 보이고 의심스러운 것 투성이다. 그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같아 보인다.

 

1960년대 프랑코 독재 시절, 마드리드의 학교에서 만난 소녀 베르타와 토마스는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삶의 동반자로 선택을 하게 된다. 스페인 태생인 베르타와 달리 토마스는 스페인과 영국의 피가 반반 섞였다. 어쩌면 이런 토마스의 혼혈적 특성이 그의 스파이 활동에 영향을 준 것일지 모른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토마스는 베르타의 곁을 떠나 영국에서 공부하게 되고, 일련의 불행한 사건으로 그는 비밀정보부 요원으로 활동할 것을 강요받는다. 어쩔 수 없는 선택과 강요로 그의 삶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의 삶을 살게 된다. 

 

토마스는 더 심한 유령이 될 것이다. 살아 있지도 죽지도 않은 유령. 자식들조차 기억하지 못 할 유령. 자식도 기억을 못 할 텐데 누가 기억을 하겠는가? 풀 한 줄기, 먼지 한 톨, 흩어져가는 안개, 떨어지면서 뭉치지도 못하는 눈송이, 재, 벌레 한 마리, 한 줄기 바람, 결국 스러지고 마는 한 줄기 연기.
-p.488

 

그렇게 유령같은 삶을 살아가는 토마스를 보며 아내인 베르타는 불안과 의심에 시달리며, 기약없이 떠나는 토마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이 책의 제목이 '베르타 이슬라' 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베르타의 심리와 생각을 중심으로 스파이 활동을 하며 유령같은 삶을 사는 토마스와의 결혼 생활을 들려준다.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남편 토마스를 보며 과연 아내인 베르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남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요구할 수도 없고, 남편 토마스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거나 물어봐서는 안 된다. 아무 것도 묻지 말고, 아무 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토마스가 베르타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나는 그 결정으로 우주에서 추방된 사람이 될 거야. (…) 나는 내가 아닌 사람이, 허구의 사람이 될 거야. 이리저리 오가는, 멀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환영이 될 거야.
-p.192

 

존재하지만, 존재하는 아노는 것, 실행했는데 실행하지 않는 것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마치 우주에서 추방된 사람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 허구의 사람처럼 산다면 과연 어떨까. 자신의 존재를 증명조차 하지 못하고 어둠 속에 항상 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조차 할 수 없다. 

부부이지만, 결코 함께 할 수 없고 마음을 나눌 수 없는 반쪽짜리 부부, 허울뿐인 부부의 모습을 작가는 베르타의 심리묘사를 통해 느끼게 한다. 베르타는 떠남과 기다림에 익숙한 삶을 살면서도 남편에 대한 갈망과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그 속에서 오는 긴장과 갈등으로 혼란스러워한다. 유령같은 남편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남편과 함께 살아갈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그런 심리갈등과 긴장을 베르타의 독백 속에 잘 드러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 곁에 가까이 있지만, 정작 우리는 얼마나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을까. 특히 한 집에서 함께 잠을 자고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나 가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토마스처럼 우리 또한 우리만의 내밀한 슬픔과 자기만의 비밀을 감추고 있지 않을까. 

 

이 책  『베르타 이슬라』를 통해 사랑과 진실, 결혼에 대한 진실과 거짓, 존재의 불확실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특히 베르타의 심리를 통해 결혼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약속할 수 없는 것까지도 약속한다"(p. 296) 


또한 끊임없이 베르타에게 거짓 약속을 하는 토마스를 보면서 과연 부부 사이의 신뢰에 믿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또한 변명과 거짓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지킬 수 없는 거짓된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토마스가 베르타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야.' 라고 약속할 수 없는 것까지 약속을 한 것처럼 말이다. 

 

700페이지 이상의 방대한 벽독책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인물을 통한 섬세하고 예리한 심리묘사와 인간 관계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통찰로 인해 가독성이 좋아서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엇다. 마치 인간 관계에 대한 철학책을 읽은 것처럼 결혼과 관계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통찰이 돋보였다.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어떤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우리는 각자만의 내밀한 슬픔을 안고 있다. 

-p.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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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 문화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가
케빈 랠런드 지음, 김준홍 옮김 / 동아시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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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떻게 인간의 마음 만드는가"

 

케빈 랠런드 <다윈 미완성 교향곡> 을 읽고 



“사실 우리를 똑똑하게 만든 것은 문화다."

-영국심리학회 도서상 수상 도서
[사이언스], [월스트리트 저널] 추천
-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 사는 동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환경에 맞추어 서서히 형태를 변화시켜가는 모습을 통해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또한 마음은 진화로 설명이 가능할까.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을 행동들은 과연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로 모두 설명이 가능한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이 책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과학은 문화의 영역을 설명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의 저자는 여러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가지고 문화와 인간의 진화를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인 케빈 랠런드는 진화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지난 25여 년간 연구를 통해 마침내 인간의 마음과 문화의 수수께끼를 풀었다. 

 

인간 마음의 진화를 이해하는 것은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이다. 원작자가 남겨놓은 스케치 조각들만을 모아서 유명한 걸작이 된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는 달리, 다윈의 후예들은 다윈의 작품을 완결하는 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그사이 수십 년간 위대한 진보가 이루어졌으며, 우리의 정신적 능력의 진화를 둘러싼 수수께끼에 대한 기초적인 대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강력한 설명으로 정제된 것은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일이다.
- p.29

 

저자는 진화생물학의 여러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성공이 뛰어난 재능 때문이 아니라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짓는 특성인 언어, 협력도 또한 문화적 능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 책은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서  1부 <문화의 기초>에서는 문화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왜 동물들은 모방하는지, 모방의 전략은 무엇인지 등을 통해 문화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특히 2장에서 여러 동물들의 행동의 사례들을 통해 모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밝히고 3장에서는 효과적인 모방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는 모방, 혁신, 사회적 학습, 비사회적 학습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2부 「마음의 진화」 에서는 문화가 인간과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지능, 언어, 협력 등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특징들에 대해 설명한다. 8장에서 문화적 충실도를 높이는 기제인 언어에 대해 말하면서 언어가 공진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9장에서는 유전자와 문화가 공진화할 수 있으며 실제 공진화하고 있는 방대한 증거들을 제시한다. 

 

이제 인류는 생물학적 진화를 거쳐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문화를 공진화하고 있다.이런 사실을 토대로 앞으로 더 나은 공진화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문화를 만들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요구된다. 

 

이 책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을 통해 인류의 진화에 미치는 문화의 힘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동물에 비해 똑똑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문화 덕택임을 알고 이제는 자연 선택에 의한 생물학적 진화뿐만 아니라 문화에 의한 공진화를 통해 지금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제시한 방대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이제 우리는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하고 중요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전달되는 지식인 문화가 어떻게 인간을 성공적인 종으로 만들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 로버트 보이드 (인류학자,『인간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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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레이철 워프 시리즈 5
팻 머피 지음, 유소영 옮김 / 허블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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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SF 소설 새로운 시작"

 

팻 머피 <사랑 빠진 레이철> 를 읽고 



“이제, 페미니즘 SF의 계보는 다시 쓰여질 것이다."

-표제작인 <사랑에 빠진 레이철>을 비롯한 20편의 SF 단편들 모음집-

 

SF의 소설 속에서 보이는 작가의 상상력은 무제한적이다. 이 소설 속에서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처럼 시간여행자도 될 수 있고, 영화 <스타워즈> 처럼 우주 공간을 여행하며 외계인도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SF 영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이 책  『사랑에 빠진 레이철』을 통해 우리는 20편의 SF 단편 소설들을 만날 수 있다. 각 단편들은 다양한 SF적인 무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다채로운 SF 세계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저자인 팻 머피는 페미니즘 SF 여성 소설가로서,  괴롭힘을 당하고 매맞는 아내와 부랑자 여성들, 가난한 노파, 비천한 상황에 있는 여성들을 구원하는 SF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다양한 SF 상상력으로 쓰여진 20편의 단편들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몇 작품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먼저 표제작인 <사랑에 빠진 레이철>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레이철' 이라는 이름만으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침팬지였다. 이 침팬지는 다른 여타의 침팬지와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레이철이 10대 소녀의 뇌를 이식받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겉모습은 침팬지이지만 내면은 10대 소녀의 마음을 가졌다. 집 안에만 갇혀있던 침팬지 레이철은 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자아 정체감 측면에 있어서 혼란을 겪는다.  

과연 우리는 레이철은 겉모습 그대로 침팬지의 모습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10대 소녀인 레이철의 뇌로부터 이식받았기 때문에 겉모습은 비록 인간이 아니지만, 그 자체로는 사람으로 봐야 하는 것일까.


난 진짜 소녀가 되고 싶어요, 그녀는 수화로 말한다. 

-p. 90

 

침팬지인 레이철조차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레이철은 수화를 통해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 덕분에 청소부인 제이크와 이야기를 나누고, 청소하는 것도 도와주며 인간 대접을 받으며 감금된 유인원센터에서 생활하게 된다. 또한 잡지를 통해 인간의 성과 사랑에 대해 처음으로 배우게 된다.

그러나 구속과 억압을 못 참고 레이철은 수컷 침팬지인 존슨과 함께 우리를 탈출해서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그러다가 소녀로서, 침팬지로서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괴물이라고 인정하게 된 레이철은 존슨의 손을 잡고 더이상 사막에서의 방황을 끝내고 자신의 집으로 가게 된다. 

특히 작품의 제목처럼 처음으로 침팬지인 레이철이 성과 사랑을 알아버리고 난후 받은 충격을 솔직하게 나타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인간과 동물의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는 괴물과 같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혼란을 겪을만한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레이철의 모습 또한 흥미로웠다. 

 

두번 째 작품인 <채소 마누라>에서는 저자는 여성을 식물처럼 구매해서 심을 수 있고 수확할 수 있는 존재로 설정한다. 이 채소 마누라는 마치 식물처럼 모래땅과 햇빛을 좋아하고 식물처럼 싹이 나고 60센티미터로 자라면 옮겨 심을 수 있다. 다 자라면 여성의 몸을 가지며, 구매한 농부의 아내가 되어서 성적으로 착취당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여성을 성적으로 폭행하고 착취하는 남성들의 모습과 그런 남성들에 의한 성적 억압과 폭행에 항거하며 마침내 땅 위에 우뚝 선 여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저자인 팻 머피가 페미니즘 SF 소설의 계보를 이었다고 평가를 받나보다. 

 

또한 매 맞는 아내에 대한 묘사와 가정폭력에 대한 고발이 두드러진 작품인 <숲속의 여자들>속에서도 작가의 페미니즘적 생각을 잘 엿볼 수 있다. 땅 주인의 할머니가 어렸던 시절에도 참나무는 늙은 나무였고 숲은 늘 그곳에서 달아난 여자들을 보호해 주었다. 남성의 가정폭력으로부터 여성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 작품 속의 '숲'과 같은 안전한 공간이 우리 사회에서 있기를 바래본다. 

 

이 외에도 시간여행자를 소재로 한 <오렌지 꽃이 피는 시간>, 외로운 중년 여성이 외계인을 만나는 이야기인 <유성은 우주에서 날아온 돌멩이다>등 여러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작가의 SF 상상력이 만든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이 책 『사랑에 빠진 레이철』 속 20편의 단편들을 통해 제임트 팁트리 주니어상 창설자인 팻 머피가 안내하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SF 셰계와 페미니즘적 요소를 만나보길 바란다. 

 

이 글은  동아시아 허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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