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삶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어야 지속 가능할까  "

 

아사이 료의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를 읽고



“살아 있는 걸로는 충분치 않았던 존재들의 쓸모 찾기”


오늘도 생의 커브길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는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까. 꼭 우리의 인생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어야만 할까. 하긴 나도 나의 삶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이유를 찾곤 했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도 내 삶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대립 구도'를 내세우며 살아가는 이유를 찾곤 하는 책 속의 주인공 '유스케'의 태도가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통해, 비교를 통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뭔가 우월하고 특별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는 나오키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이자 젊음을 대변하는 아이코닉 작가인 아사이 료의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유스케'와 '도모야'로 등장하는 두 등장인물의 성장기를 다루면서 세상에 맞서고 '넘버원'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패기와 그들의 살아가는 이유 등을 보여준다. 

 

소설은 단짝 친구인 '유스케'와 '도모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두 친구는 정말 어떻게 서로 친구 사이인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서로 맞는 점이 없다. 력셔리한 두뇌로도 모자라 퍼펙트한 운동 신경까지 갖춘 유스케에 비해 도모야는 소심하고 수영을 제외하고는 잘 하는 운동이 없는 너무나 평범하다. 그런 둘은 어렸을 때부터 단짝 친구 사이는 작품의 시작인 한 병실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병실에는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도모야와 그 곁을 지키는 유스케가 있다. 도모야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유스케는 왜 이렇게 간절하게 도모야가 깨어나긴 바라면서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그 사연은 도모야와 유스케의 과거로 돌아가면서 풀리게 된다. 왜 그들이 그런 모습으로 있게 된 것인지 말이다. 

 

작품 속에는 유스케와 도모야 두 친구 이외에 그들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간호사로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면서 천사 코스프레로 그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간호사 유리코, 도모야를 사랑하면서 그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활력소를 삼아 일상을 힘차게 살아보려는 아야나, 사회문제에는 전혀 관심도 없지만 레이브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으스대는 요시키, 이렇다 할 히트작도 없으면서 몬가 대박 작품을 만들어 화려하게 재기를 하고 싶은 다큐 디렉터 유게 등 그들 각각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참 신기하게도 그 인생들은 도모야와 유스케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각각 개성도 다르고 다양한 성격과 특징들을 가졌지만, 그들 각자 나름대로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 간다. 그 살아가는 이유의 이면 속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정 욕구가 있다. 우리는 매일같이 자신을 PR하면서 살아가고, 스마트폰이나 SNS를 통해 매일 자신의 일상을 업로드하며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 젊은이들의 '관종' 심리는 작품 속 주인공 '유스케'를 통해 극대화된다. 등수와 성적표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드러내고 싶은 유스케, 나와 너의 공존은 있을 수 없고 '대립' 과 '경쟁' 을 통해서만 나는 존재할 수 있다는 논리가 낯설지는 않다. 내가 학창시절이였을 때도 등수와 성적표를 통해 우열을 가리고,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너를 밟고 내가 올라서야 하는 논리가 강조되곤 했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대립'된 구조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작품 속 대립 구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산족과 바다족'의 전설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산족과 바다족 전설은 정말 일본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세상 사람들을 산족과 바다족 두 개의 종족으로 양분할 수 있을 것일까. 이에 대해 작품 속 주인공 '유스케'는 말한다. 세상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말이다.

 

"첫 번째는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유형. 살아가는 이유가 있긴 한데 그것이 가족이나 일을 향하는 사람들이야. (중략) 두 번째는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유형. 이 유형은 타인이나 사회를 위해 살아가지 않아. 뭐랄까, 그냥 사는 맛을 느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세 번째는 살아가는 이유가 없는 유형.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자아실현을 위해 살악사는 것도 아닌, 그저 생명유지장치로서만 존재하는 인간."

-p. 367-

 

그래서 유스케는 이 세 번째 유형이 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이유를 굳이 찾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도모야는 반문한다. 꼭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야만 하느냐고 말이다.

 

유스케와 도모야의 대화를 보며 나도 생각해본다.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하는 걸까. 나에게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우리의 삶에는 이유가 있었다. 공부를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결혼을 잘 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등등 항상 그런 목적들이 존재했다.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작품 속 '도모야'의 말을 떠올려 본다. 

'살아가는 걸로 충분하다'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주주의 그 너머 - 우리의 정치 미래를 상상하다
지지 파파차리시 지음, 이상원 옮김 / 뜰book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주주의 그 너머 - 우리의 정치 미래를 상상하다
지지 파파차리시 지음, 이상원 옮김 / 뜰book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주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고찰"

 

지지 파파차리시의 <민주주의 그 너머>를 읽고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시민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나아갈 방향은?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정치 체제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 군부 독재 시대를 거쳐 민주화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획득한 이래 지금까지 민주주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민주주의는 국가를 지배하는 가장 이상적인 체제로 평가되어 왔고, 역사상 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정치체제는 아직 없다. 하지만, 요즘 세계 여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민주주의 병폐들을 보면, 더 이상 민주주의는 이상적 체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에 대한 궁금증과 관련해 저자는 전 세계 30개 이상의 나라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저자는 각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그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의미, 민주주의의 개선 방향 등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이 책 지지 파파차리시의 『민주주의 그 너머』는 '민주주의란 무엇입니까?' '시민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더 나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대답들 정리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그 대답들을 통해 민주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우리의 정치체제와 인식은 과거 구식 민주주의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사회,문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의 민주주의도 이런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을 맞추어야 할 듯하다. 우리는 지금도 시대에 맞지 않는 민주주의 모델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에게 맞는 민주주의를 찾아낼 때이다. 우리의 삶이 고정되어 있지 않듯, 우리의 민주주의도 그렇다. 

 

우선 인종도 사회도 문화도 상황도 다른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그 인식과 한계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내서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과 민주주의가 도달할 미래, 민주주의 너머의 미래를 살펴보면서 제언을 하고 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점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적 이념과 원칙에 입각하지 않고 사람들의 생각과 견해들 속에서 그 이념과 원칙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나면 긴 침묵이 뒤따른다.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인터뷰 대상자들은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주변 여건 탓에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방문한 모든 국가에서 사람들이 말없이 멈춰 생각하다가 교과서적 정의로 돌아가는 게 다반사니 말이다. 이런 현상은 순수 민주주의를 찾는 과정에서 민주적이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데 익숙해져버린 탓인지도 모른다.

-p. 46, 「2장」 도망 다니는 민주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에 먼저 침묵이 따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 나라도 민주주의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우선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한참 생각한 후에 답할 것 같다. 사람마다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은 저마다 민주주의에 대해 느끼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고, 민주주의의는 하나로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기에 그런 것이라 이해된다.

리프만과 듀이는 둘 다 민주주의의 조건을 깊게 믿은 이상주의자였는데 그들은 민주주의 조건이 인간 조건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듀이는 민주주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나에게 민주주의는 인류의 하나밖에 없는 궁극적 윤리적 이상과 동의어이다."

 

이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는 다르지만, 3가지의 공통적인 요소를 뽑아낼 수 있다. 그것은 평등, 자유, 발언권이다. 이 3가지 요소가 잘 보장이 된다면 민주주의가 잘 운영이 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보통 평등과 자유를 한꺼번에 떠올리곤 하는데, 이 두 개념은 서로 제약할 때가 많다. 평등은 자유의 필요조건이고, 자유는 평등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결국 둘 다 필요하긴 하되, 충분하지는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민주주의는 의사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발언권이 보장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말할 권리와 경청 받을 권리는 반드시 주어져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흔히 발언권은 투표권으로 인식이 되며, 대표적으로 우리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투표이다. 하지만 국민투표는 과연 공정한 것인가? 우리는 국민투표를 통해 발언권을 올바르게 행사하고 있는 것일까. 과반수의 의지와 투표권을 존중한다는 명목하에 의가 표현과 상관없이 투표를 강요받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쩌면 발언권행사를 위한 투표가 발언권의 부재와 경청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족 문제를 양성하는지도 모른다. 

 

시민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훌륭한 시민권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시민권이란 민주주의를 향해 항해할 때 사용할 지도의 윤곽을 그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민이 된다는 것의 정의는 시대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매우 다양하다. 예전 그리스 로마 시대에서는 시민의 개념 속에는 여자, 노예 등의 개념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시민의 범위는 달라졌던 것이고, 그에 따라 시민의 정의도 다양해진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 질문인 더 나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열 가지 제언들을 제시한다. 이 제안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문제로 제기되었던 문제들인 부패, 포퓰리즘, 교육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제안들은 시민들의 이여기 속에서 나온 의견들을 정리해보았다. 그런데 이 열 가지 제언들을 읽으면서 과연 이대로 하면 우리는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하지만, 이 제안들에 대한 실현성에 대한 의심보다는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할 때 우리는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 변화의 방향 속에 기술의 역할도 포함시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술을 설계하고 기술을 사용하여 대중과 연결하고 소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이제 우리는 기존의 민주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활용하고 직관을 믿으면서 민주주의를 재창조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민주주의를 관통해 그 너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낡은 관습은 버려라.

항상 기억하라, 동시에 잊는 법을 배워라.

경청하고 대화하라.

위를 바라보고, 거꾸로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라.

이 책을 밀쳐놓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상상하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 대 의 전쟁의 시작"

 

알렉산드라 브라켄의 <로어 1> 읽고



7년 마다 7일 간 아곤에서 펼쳐지는 인간 대 신의 대결전

새로운 신이 다시 태어나는 그 날까지

사냥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과연 그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만약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과 인간이 싸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그 신들을 보면서 그들의 막강한 힘과 권력에 압도하여 감히 그 신들과 싸울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예전부터 신은 우리에게 경배의 대상이지 싸울 수 있는 대등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에 과감한 도전장을 낸 작품인 「로어 1」을 만났다. 신과 인간이 싸워서 신을 이기면 인간도 그 신의 능력을 받아 새로운 신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헝거게임>의 내용적 요소가 결합해서 그런지 더욱더 흥미가 있고 인상 깊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아홉 신들을 등장시켜 신화적 요소와 <헝거게임>의 주인공 캣니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주인공 '로어'의 성장 이야기가 맞물려 더욱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왜 신과 인간은 전쟁을 벌이게 되었을까? 어떻게 신과 인간의 전쟁이 가능한 것일까?

그것은 신들의 횡포에 화가 난 제우스가 이 신들에게 벌을 내려 신의 세계에서 쫒아낸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신계에서 쫓겨난 신들은 7년에 한 번씩 일주일 동안 '아곤(Agon)'이라는 목숨을 건 경합을 치르게 된다. 따라서 7년 동안은 불멸의 신적 존재로 자신의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자신의 신성을 이용하여 신으로 인간들에게 군림하며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아곤'이 진행되는 일주일 동안은 신들도 인간과 똑같은 몸으로 현생하여 헌터들에게 쫓기며 그들과 싸워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는 여러 가문들이 등장하는 데 주인공인 로어는 페르세우스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이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멜로나 페르세우스인데 그녀를 제외하고 그녀의 부모, 동생들 모두 무참히 살해 당한다. 혼자 살아남은 로어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한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고 하지만, 운명의 신은 그녀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어느 날 고대 신 중 211번의 아곤에서 살아남은 아테나가 그녀를 찾아와서 그녀의 운명에 순응하고 결속할 것을 요구한다. 처음에 로어는 자신의 운명에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한다. 신과 인간들의 전쟁에 자신은 전혀 끼어들지 않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운명이 아니었다. 그녀의 손에 이 모든 전쟁의 해결의 열쇠가 주어져 있음을 그녀 자신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로어는 힘겹게 나오는 목소리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계속 말했다. “당신이 아는 거라곤, 당신들이 신경 쓰는 거라곤 오로지 권력뿐이잖아요. 당신은 다른 걸 원하는 방법을 몰라요.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그자의 힘을 빼앗고 싶지 않다고 말해도 그 말이 믿어지겠어요? 나는 이 미친 게임에 조금도 끼어들고 싶지 않다구요.”
“그렇다면 대체… 네가 원하는 건 뭐지?” 아테나가 물었다.
로어의 입에서 괴로움에 사무친 말들이 제멋대로 터져 나왔다. “자유로워지는 거요.”
- p.83 「1부 신들의 도시」 중에서

 

모든 신들과 가문들을 죽이고 아곤의 최후의 승자가 되고 싶었던 새로운 신 '래스' 는 막강한 힘을 과시하며 처참히 신들과 가문의 사람들을 죽인다. 뉴 아레스인 래스에 맞서서 로어는 아테나와 뉴 아폴론이 된 어릴 적 친구 카스토르 아킬레우스 등과 함께 복수를 다짐하며 결속한다. 뉴 아레스인 래스가 찾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고대의 시! 그 시 속에 아곤을 끝낼 비법이 적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는 '아이기스'의 방패에 적혀있다고 한다. 그 아이기스 방패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오직 페르세우스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인 로어뿐이다!

 

로어는 점차 자신의 운명을 깨닫기 시작한다. 해결 열쇠는 바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그녀는 자신의 가문의 죽음도, 래스를 제거하는 것도 모두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임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로어 1권에서는 로어가 서서히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나와 있다. 그녀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피린내나고 잔혹한 아곤을 끝낼 수 있을지는 2권에 나와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그녀가 어떤 눈부신 활약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가 된다. '내 이름은 전설이 될 것이다' 라는 그녀의 말처럼, 로어가 래스를 죽이고 이 모든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한 이 책 「로어 1」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을 현실 세계로 소환하였다. 특히 미국 뉴욕과 맨하튼 등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우리 인간들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신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래서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모습, 로어와 그 친구들이 이동할 때 택시를 타는 모습, 현대 건물 속에 숨겨진 가문의 저택들 등 모습이 참 인상적이게 느껴졌다. 마치 현대 사회 속에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이야기를 가져왔다는 발상이 참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마 영화로 제작된다면 시각적인 영상으로 인해 더욱더 실감나게 느껴질 것 같다. 

 

너희의 힘과 능력을 펼쳐라.
너희의 용맹한 검을 신의 피로 물들여라.
그러면 그 신의 지위와 불사의 능력을 너희에게 상으로 내릴 것이다.
이러한 행운에 대해 너희에게 응분의 대가를 요구하니,
그날이 오면, 세상의 배꼽이 지명하는 곳에 모여 너희의 사냥을 시작하라.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할 그 날이 올 때까지
사냥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올림피아에서 제우스 

오디세우스 가문의 크레온 번역-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을 삼킨 여자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여성 픽업아티스트의 살아가는 이야기  "

 

김재희의 <꽃을 삼킨 여자>를 읽고



여성의 성 상품화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젠더 이슈를 다루는 

 여성 픽업아티스트의 살아가는 이야기!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접촉이나 SNS의 활성화로 인하여 소셜 네트워크로 인한 신종범죄가 늘고 있다. 그래서 SNS에서 이성에게 호감을 산 후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로맨스 스 스캠이나, 픽업아티스트 같은 사기 유형의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이렇게 사기 범죄가 가능해진 이유는 소셜 네트워크 발달로 인해 상대방과의 소통이 편리해졌고, 상대방에게 접근 한 후 마음을 이용해서 온라인 상 만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기 범죄는 또한 직접 만나지 않고 SNS 상에서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 피해가 크다. 

 

이 책 『꽃을 삼킨 여자』는 로맨스 스캠과 관련된 사기 범를 저지르는 한 여성 픽업아티스트의 이야기이다. 픽업아티스트는 특정한 상대를 주요 타겟으로 삼아 섹스나 금전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책 속 주인공인 '설희연'은 일 년 치의 월세를 벌기 위해 여름 두 달 동안 그녀 자신의 여성적 매력을 이용해서 돈을 갈취하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과 비슷한 사기 범죄를 저지른다. 그녀의 사기 행각은 몇 단계를 일반적으로 따르면서 더욱 발전된다. 우선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긴 관계는 사절' 이다. 설희연이 작업을 벌이는 기간은 단 두 달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짧은 기간 동안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고서는 빠지지 않는 멘트" 정말 너무 급해서 그러는데 돈 000 만원 좀 빌려주세요." 그녀의 금전적인 요구애 이미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진 남자들은 아무런 의심없이 그녀에게 돈을 빌려준다. 그러면 그녀는 그 돈으르 받고 되도록 빨리 갚는다고 하면서 그 이후는 모든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탄다. 그것이 지금까지 그녀의 사기 수법이었고, 그런 그녀를 우리는 픽업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처음에 나는 이 직업명을 듣고 무지 고상하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알고 나서는 왜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지 궁금하기도 했다. 부정적인 의미으의 단어에 긍정적인 의미를 주는 단어를 쓴 이유가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아무튼 그녀는 이렇게 2달 동안 여러 남자들에게 100만원, 200만원, 500만원 등을 갈취해야 1년 치 월세를 지불할 수 있었다. 

 

1년 치 월세 낼 돈이 없어서 그녀는 사기 범죄를 저질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안정적인 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라고 하지만, 그녀가 만나는 남자에게서 그녀는 돈뿐만 아니라, 그 남자들의 마음도 빼앗았다.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에게 외로움을 터놓고 위로받고 싶었던 그들의 마음을 희연은 자신의 성적 매력을 앞세워 이용했다. 그녀는 이쁘지 않은 평범한 얼굴이지만, 유난히 큰 가슴과 글래머러스하고 탄탄한 몸매 등을 강조하여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작업을 걸었던 남자가 호텔에서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 코와 입에 본드를 붓고 비밀봉지로 묶어서 질식사시킨 것이다. 너무나 처참하고 잔인하게 죽은 그는 경찰  지망생이었고 희연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이 그녀 설희연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녀는 어느새  '살인 용의자' 가 되었다. 단순히 남자들을 꼬셔서 돈을 뜰어내는 소액 사기범에서 그녀는 어느새 살인 용의자가 되어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그녀의 사기 행각을 조사하고 그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온 형사 강아람과 서선익은 그녀가 용의자임을 확신하고 그녀의 행적을 조사한다. 그들은 그녀에 대해 조사하면서도 그들은 남자, 여자라는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뉘어져 극명하게 대립되는 모습을 보인다. 

 

희연은 민동의 손을 손가락 끝으로 살짝 잡았다. 손끝으로 스치듯이 손바닥을 긁었다. 민동의 뺨이 약간 발그레해졌다. 희연은 약간의 터치만으로 상대방을 숨 막히게 할 수 있다는 걸 안다.
-p.40


자신의 성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녀는 신체 접촉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빼앗고  자신의 매력에 빠지게 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와 진짜 사귈 수는 없다. 그녀가 하는 행동은 사랑이 아닌 '작업' 이기 때문이다. 만약 사귀게 되면 언젠가 그 남자는 떠날 것이고 그녀는 버려지게 될 것이다. 희연은 어렸을 때 악몽과 그로 인한 아픔이 느끼면서 다짐한다 '버려지기 전에 먼저 버린다' 라고 말이다. 버려지는 슬픔과 그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에 희연은 너무나 두렵다. 버려지고 더이상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너무나 두려운 것이다. 

 

알코올 중독인 부모, 엄마의 따뜻한 사랑도 못 받아본 그녀는 중학교 때부터 가출을 했고, 그 때부터 거리를 떠돌며.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녀는 집이 없어서 여전히 떠돌이 신세이다. 아마 그녀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따뜻하게 그녀를 맞이해줄 집, 더 나아가서는 가정이 있었더라면 그녀는 픽업 아티스트가 되지 않았을까. 진정 사랑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녀는 사랑을 하는 방법도,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몰랐던 것이다. 

 

사람 관계만큼은 마음이 가는 대로가 아니고, 목적대로 행동했다. 좋아하는 척, 사랑하는 척했다. 가식적인 미소만 짓고 마음만 닫았다.
-p.256

 

이것이 바로 그녀 설희연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녀는 이미 엄마와 아빠에게 거절당해왔고 버려짐을 당했기에 그녀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남자들도 모두 몇 번의 만남 후에 돈을 받고 연락을 끊은 것이다. 이것이 그녀가 덜 상처입고, 그녀가 무너지지 않게 버티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사연과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조금은 그녀에게 동정과 연민의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녀가 남자들을 꼬셔서 돈을 받고 연락을 끊고 잠적한 사기 행위는 나쁘지만, 그것이 그녀가 생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도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절박하고 힘든 상황 속에 있더라도 다른 방법이 있을텐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고통을 느끼게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말한다. 외로워서 그랬다고 하지만 모두 거짓은 아니었다고, 감정은 진실했다고 말이다.

 

“미, 미안해요…, 나, 나도 너무 외, 외로워서 잠, 잠깐이나마 돈 때문에 그랬, 랬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며칠은 가지고 만났고, 그리고 톡하고…비, 비록 잠깐 반짝 사귀었지만 감,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은 공유했어요….”
-p.294

 

또한 이 책 속에서 작가는 성 상품화뿐만 아니라, 남자와 여자로 대변되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젠더 갈등을 보여준다. 수사를 하는 과정 속에서 형사 강아람과 서선익은 남성, 여성으로 나뉘어 대립되는 의견을 보여준다. 또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프로파일러이면서도 방송인인 감건호와 여현정의 대화 속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젠더 갈등을 찾아볼 수 있다. 다소 너무 이분법적인 대화로 느껴지는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편가르기 하듯이 여자, 남자에 대해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하고 있음을 작가는 보여준다. 

 

“강제적으로 했을 가능성은요?”
아람의 말에 선익이 화가 난다는 듯 말했다.
“강제? 남자가 질식사했어. 여자가 용의자고. 누가 강제로 했는지 모르겠어?”
-p.18

 

또한 이 책 속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숨겨져 있다. 작가는 이 반전을 숨겨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혀 짐작조차 못한 진실이라서 그런지 나에게는 그 반전이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이야기 곳곳에 '같은 사람 다른 혐의'라는 복선이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작가는 그녀 희연이에게 한번 더 인생을 제대로 살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일까. 비록 그녀의 어린 시절은 부모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런 불운을 딛고 그녀가 그녀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가길 바란 것일까. 이야기 속 아람의 말처럼, 그녀 또한 아람처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최소한 픽업아티스트는 되지 않았을텐데...

 

물론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인생을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 범죄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힘들다고 모두를 속이고 사기 쳐서 살아가지는 않는다. 분명 희연은 그런 점에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자신의 죄값을 치른 그녀를 비난하고 처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녀가 이제는 마음 편하게 자신만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그래서 아마 작가는 새로운 인생을 살 기회를 그녀에게 준 것은 아닐까. 이제 그녀는 세상에 우뚝 서서 새 신발을 신고 그녀의 새로운 인생에 한 발을 딛게 되었다. 그녀의 그 한 걸음이 값지고 의미있는 인생을 만드는 시작이 되길 바래본다.

 

세상과 타협하고 화해하고 싶었다. 아픔을 줬지만 이겨낼 수 있다. 바닷바람에도 끄덕없이 다시 세워지는 사구처럼 그리고 파도에도 버티는 나무들처럼 버틸 수 있다. 새 신의 모래를 털고 버스를 기다렸다.
-p.3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