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테일 안전가옥 FIC-PICK 2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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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현대판 미스터리 "

 

서미애, 민지형, 전혜진, 박서련, 심너울 <모던 테일 >을 읽고




고전 동화와 미스터리를 멋진 결합!"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된 5인 작가의 미스터리물-

 

어린 시절에 읽은 옛날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서 우리 아이들에게 옛날 옛적에~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전해준다. 많은 책들이 새롭게 출간되고 사라져버리는 요즘, 오랜 세월 지금까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남은 것은 단연 고전 동화일 것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야기들이기에 많은 작가 고전동화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창의력과 개성을 가미하여 새로운 버전의 옛 이야기들을 구성하였다.
 

이 책 『모던 테일』은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한 서미애, 민지형, 전혜진, 박서련, 심너울 작가들이 모여서 고전동화 새롭게 창작하여 현대판 미스터리물을 만들었다. 이 다섯 작품들은 스릴러, 미스터리, SF, 로맨스 장르들이 고전작품들과 결합하여 원작과 다른 흥미롭고 창조적인 이야기들로 재탄생되었다. 다섯 명의 작가진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신데렐라」, 「숙영낭자전」, 「당나귀 가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어떻게 재탄생시켰는지를 이 책 『모던 테일』에서 확인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서미애 작가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는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바탕으로 지어진 현대판 미스터리물이다. 원작에서는 엄마를 잡아먹고 오누이를 잡아먹으려고 찾아온 호랑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가정폭력을 일으키는 한 가족의 가장이 호랑이 역할을 담당하여 아내를 구타하고 급기야는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한 가정에서 행해지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문제를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결부시킨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원작에 사회문제를 접목해서 사회고발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킨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들이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면서 아이들이 무사히 살아남았음에 안도의 숨을 쉬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인 민지형 작가의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동화 『신레델라』를 바탕으로 지어진 현대판 미스터리물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원작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원작인 왕자의 선택을 받아 왕비가 된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정반대로 인턴으로 입사한 전무 딸의 간택을 받아 승진이나 신분상승을 하려고 경쟁하는 남자 팀장들이 등장한다. 이른바 '역신데렐라'스토리라고 볼 수 있다. 대기업의 인사 본부 팀장인 성훈은 공채 최종 심사를 받고자 인턴으로 들어온 6명을 관리하게 된다. 그런데 그 인턴들 중 한 명이 전무의 딸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성훈과 그의 동기들은 승진이나 신분상승을 위해 전무의 딸이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한다. 인턴들이 정규직 채용을 위해 오히려 팀장들의 간택을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반대로 팀장들이 그 전무의 딸인 인턴의 선택을 받으려고 서로 앞다투어 경쟁을 한다.  누가 전무의 딸일까 궁금해하면서 성훈을 비롯한 그의 동기들은 후보자로 지목받은 두 명의 인턴에게 잘 보이려 노력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소 무뚝뚝하고 올곧은 성격과 애교 없이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인턴인 신리라는 일찍감치 전무의 딸 후보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이 작품 속에는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고, 이 반전을 통해 직장내 성희롱이나 남녀차별,  인사에서 성차별 등 직장에서 커다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권욱: 원래 힘들 때 잘해 주면 그게 그렇게 고맙고 기억에 남는다매. 근데 금수저들 인생에 언제 힘든 시기가 있겠냐…. 이번이 유일한 찬스다…! 졸라 꼬셔 보자!
현성: 아 뭐야. 이권욱 너 여친 있잖아.
권욱: 지금 여친이 문제냐??? 와이프가 있어도 사내라면 도전해야지!!
준태: ㅋㅋㅋㅋ 인정. 아, 나 진짜 꼭 간택받고 싶다.
권욱: 그치 간택 맞지. 하 이거 완전 
역신데렐라네.
현성: 왜 역이야? 이제 남녀평등 시대인 거 몰라? 남자도 신데렐라 될 수 있어!
-p.51 「신데렐라 프로젝트」 중에서

 

 

이 밖에도  「「숙영낭자전」, 「당나귀 가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접목하여 구성한 전혜진 작가의 『수경-나선 미궁 속의 여자들』, 박서련 작가의 『천사는 라이더 쟈켓을 입는다』, 심너울 작가의 『나의 퍼리 대통령님』 도 너무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특히 각 이야기 속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푸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경-나선 미궁 속의 여자들』에서는 수경을 견제하는 희원과 수경을 돕는 예희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에 대해 작품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또한  『천사는 라이더 쟈켓을 입는다』에서 장년 남성 사망 사건이 정말로 연쇄 살인 사건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에서 박서련 작가는 신분을 감춰야 했던 공주를 그린 동화인 「당나귀 가죽」을 바탕으로 하여 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여성들과 연결하였다. 

『나의 퍼리 대통령님』에서는 대통령의 추문을 퍼뜨린 자는 누구이고 추문의 내용은 진실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을 끝까지 읽다보면 비로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5명의 작가들은 고전동화를 모티브로 하여 그 속에 아동폭력, 젠더 갈등, 직장내 갑질 횡포 등 각종 사회문제들을 반영하였다.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고발 이야기라 그런지 나름 신선한 자극과 재미를 주었다. 앞으로도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참신하고 창조적인 이야기들이 재탄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으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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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마시 탐정 트리오 한국추리문학선 13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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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마시 탐정 삼총사의 탄생 "

 

김재희 <할마시 탐정 트리오> 읽고

 



"풍요실버타운의 할마시 탐정 트리오가 탄생했다"

-풍요실버타운을 지키는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유쾌한 활약-

 

"인생은 60부터라고들 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60세는 은퇴를 하고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 tvN 채널에서 방영한 <꽃보다 할배>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했다. 평균 나이 76세의 노년 배우들이 모여서 유럽 일대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할배나 할매들이 단순히 여행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지 모른다. 어쩌면 그들은 탐정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책 『할마시 탐정 트리오』에서 꽃보다 할매가 아닌 할매들이 뭉쳐서 탐정 사무소를 개설하고 탐정단을 만든다. 풍요실버타운의 고인물 삼총사인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는 실버타운에 들어와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인해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결성하게 된다. 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할머니가 재탄생되는 순간이다. '할마시'라는 명칭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진다. '할마시'는 할머니의 강원도, 경상도 방언이라고 하는데 '할매'가 고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면 '할마시'는 미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할머니들이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상대하고 세게 보일려면 아무래도 '센' 이미지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할마시' 라고 정한 것이다. 그러면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이루는 꽃할매들은 누구인가. 전직 미스터리 드라마작가이며 히트 메이커였지만 지금은 풍요실버타운에 들어와 있는 가영 언니, 전직 교사였지만 명예퇴직 후 연금으로 풍요실버타운에 들어온 나숙 씨, 중간 키에 땅땅한 체구를 하졌고 오랜 장사 경험으로 인해 근육도 제법 있고 힘 센 다정 할머니  이 세 명의 꽃할매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평범한 할매들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각자의 특기에 맞게 역할 분담을 하고 전직 미스터리 작가였던 가영 언니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놀라운 팀워크를 보인다. 

그들은 탐정단을 결성하자마자 사건의뢰를 받고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며 탐정으로서 활약한다. 첫 사건인 903호의 9 0세 장 여사의 로또 복권 2장과 빈티지 엔티크 접시 도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본격적으로 사건들을 하나하나씩 해결해나간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들이 사건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들이 유쾌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그 사건들 속에 숨겨진 노인들의 민낯과 그들의 진심이 보여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제대로 낚인 거지. 우리는 딱 세 마디야. 곧 죽을 식물. 아무도 안 쳐다봐. 가씀 신경은 쓰여. 한번은 자식들이 들여다보지. 그게 다야. 재미없고 곧 죽을 식물 같은 존재니. 그냥 무시하고 생각 안 하는거지. 그런 상태에서 떡하니 누군가 관심 주고, 선물 주고, 말 걸어 주고, 그리고 이성이기까지 해. 그럼 완전히 그루밍 범죄에 딱 넘어가는 거야."

-p. 222-

 

처음이 할머니의 죽음, 고 여사 부부의 청년들의 월세 미납 사건, 박 교장의 누드 사진으로 인한 몸캠 피싱 사건 등을 멋지게 해결해 나간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사소한 사건이지만,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이런 사소하지만 일상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풍요실버타운의 평화와 안전을 지킨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달려가서 해결하는 우리의 '홍반장 처럼 말이다.

 

그리고 풍요실버타운을 의 최대의 위기로 내몰뻔한 사건인 메타버스 실버타운 프로젝트 사건은 정말 지금까지 사건과는 급을 달리하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결합된 대형 사건이었다. 만약 풍요실버타운이 메타버스 실버타운으로 시설이 전환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풍요실버타운 거주 노인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물론, 거주 노인들은 다들 하나같이 메타버스 안경을 쓰고 '바쿰 팬츠'를 입고 하루 종일 누워있게 된다. 그들은 '간병 제로'라는 명목하에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옳은 방법일까. 노인들에게 움직일 자유조차 빼앗는 것은 아닐까. 안 그래도 실버타운 속에 갇혀서 힘들고 갑갑한 생활을 하고 있는 데 말이다. 

 

"갇혀 산다는 것, 이곳에서 반경 100미터 안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 건물과 정원 말고는 갈 곳이 없다는 것. 

얼마나 감옥 같은 생활인가. 거기다 보는 사람도 매양 같고, 먹는 음식의 식단표도 한 달로 동일하게 돌아간다. 같은 맛, 같은 옷, 같은 사람, 같은 집, 그리고 매번 달라지는 질병의 종류.

-p. 271

 

그런 감옥같은 공간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즐기려 한다. 나이가 들고 몸만 늙어갈 뿐 그들의 정신은 어쩌면 소년, 소녀와 같을 지 모른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도 실버타운 거주 노인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그들과 비슷한 문제들을 겪지만, 그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삶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그 실버타운에서 사람들과 수다도 떨며 즐겁게 생활하려 한다. 비록 그들이 나이가 70을 바라보고 관절염으로 고생해서 무릎이 아프고, 인지장애로 자꾸 깜빡깜박 잊어버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앞으로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분명한 건 풍요실버타운은 할마시 탐정 트리오가 있는 한 안전하고 평화로울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통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찬란한 노년을 위한 시대를 생각해보게 된다. 더이상 노인들은 '곧 죽을 식물'이 아니다. 이제 그들은 서로 도우면서 알찬 인생을 사는 청년같은 모습이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세 주인공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처럼 자신감 있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꽃할매들이 인생에서 용기있는 도전과 제 2의 멋진 인생을 살도록 용기를 드리고 힘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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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1 안전가옥 오리지널 19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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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범죄 사건 수사 이야기"

 

이경희 <모래도시 속 인형들 >을 읽고




'샌드박스' 를 배경으로 사이버펑크 범죄수사극이 펼쳐진다!"

-이경희 작가의 '샌드박스 시리즈'의 시작-

 

지금으로부터 50년 후 평택은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이 책  『모래도시 속 인형들』에 보여지는 모습처럼 '기술규제 면제특구'로 설정되어 법과 윤리의 제약 없이 모든 기술 개발과 실험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그런 도시를 일명 '샌드박스'라고 불리는데 평택이 특구로 지정된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급기야 서울을 압도하는 메가시티로 자라나게 된다. 미래에 평택이 특구로 지정이 되고 중앙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치정부가 수립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평택에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의 철수와 관련있는지 모른다. 지금 현재 평택에는 캠프 험프리스가 있고. 이 캠프는 단일기지로는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기지라고 한다. 50년 후에 평택에서 주한미군 절반이 빠져나간 캠프 험프리스에 기술규제 면제특구가 설정된 것이 주 이유인 것 같다. 과연 50년 후에 이런 일이 일어날지 아닐지는 미지수이고 확신할 수 없지만, 이 책은 50년 후의 평택의 모습을 그 배경으로 한다. 

 

이 책 『모래도시 속 인형들』은 2080년 치외법권 메가시티 평택에서 벌어지는 사이버펑크 범죄 수사물이다. 저자인 이경희 작가는 <테세우스의 배> 작품으로 2020 SF 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 이 책에서는 <테세우스의 배>에서 선보인 평택을 배경으로 본격적으로 범죄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 책은 이경희 작가의 <테세우스의 배>의 샌드박스 시리즈의 시작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온갖 기술이 개발되고 실험이 이루어지며 상상을 뛰어넘는 SF 사건과 사이버범죄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평택지검 첨단 범죄수사부 검사 진강우와 민간조사자 주혜리가 이 사이버펑크 범죄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특히 민간조사자 주혜리의 활약이 돋보인다. 속도감있는 전개와 마치 SF 영화를 보는 듯한 미래첨단사회의 모습, 기상천외한 사이버 범죄와 예상할 수 없는 결말 등을 통해 우리는 이경희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매력을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범죄 사건인 『X Cred/t』은 유전자복제를 통해 복제된 101명의 '카이 크레디트'과 진짜 카이 크레디트와의 갈등과 그로 인한 살인사건을 다룬 이야기이다. 코르도바 그룹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100명의 사람들의 유전자들을 조합하여 만들어낸 '카이 크레디트'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유전자복제기술을 이용하여 100명 복제하여 서바이이벌 프로그램 <페어런트 101>을 기획한다. 101명의 카이 크레디트 중에 누가 진짜이고 가짜인가. 또한 100명의 가짜 카이 크레디트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서로 죽고 죽이는 카이의 모습들이 속도감있게 전개가 되어 마치 한 편의 SF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민간조사자와 주혜리와 진강우 검사의 활약 덕분에 그들의 사악한 음모와 연쇄 살인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 정말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무섭고 그런 미래가 올까봐 두렵다. 

 

두 번째 이야기인 『저 디지털 세계의 좀비들』은 10만 명이 넘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공공임대 메가빌딩 '휴먼 셰어하우스 메가빌리지'에서 일어나는 연쇄 폭력 사태를 다룬 범죄 수사물이다. 그 노인들은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마치 좀비처럼 무리지어 다니며 Roo_D.A에 열광한다. 미래 사회에서는 기능이 떨어진 팔, 다리를 대신하여 기계 의족같은 의체를 착용하여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의체들은 대부분 컴퓨터통신 같은 디지털 신호에 의해 조절이 되고 그 통신을 통해 바이러스를 퍼트려 감염된 것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좀비가 된 사람들, 그들을 구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에 우리의 두 주인공 주혜리와 진강우가 나선다.이 범죄 수사물을 통해 컴퓨터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실감하게 된다.

 

“망할!” “놈의!” “바이러스!” “내가!” “왜!” “그놈 땜에!” “이 고생을!”
버려진 구축 건물 옥상에 도착한 혜리는 가쁜 숨을 고르며 앞을 보았다. 산맥처럼 치솟은 마천루의 숲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평택 특별자치시 기술규제 면제특구. 일명 샌드박스. 윤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끔찍한 기술들을 가둬 둔 실험용 모래 상자. 미친 과학자들의 안전한 놀이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첨단기술이 자유롭게 거래되는 낙원이자 지옥인 도시.
그곳에서 좀비 떼가 몰려오고 있었다.
-p.97 「저 디지털 세계의 좀비들」 중에서

 

정보통신의 발달과 기술 혁신으로 인해  미래 사회에는 컴퓨터 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한 디지털 좀비도 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화에서 보던 좀비를 실제 우리 일상 속에서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세 번째 이야기인 『파멸로부터의 9호 계획』은 마치 게임 속 영상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읽을 때 이 내용이 게임 속 내용인지 실제 일어나는 내용인지 혼동되기도 했다. 글로벌 해커 그룹인 '파멸로부터의 9호 계획'이 코르도바 메가빌딩을 장악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버그를 설치한다. 그 버그로 인해 수직과 수평으로만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고 폭주하게 된다. 제어불가능한 폭주하는 엘리베이터를 이대로 두면 엘리베이터까리 충돌하여 인명사고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어떤 엘리베이터를 살려야 할까. 우리의 두 주인공 주혜리와 진강우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과연 그들은 폭주하는 엘리베이터를 멈추고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통해 모든 것이 컴퓨터에 의해 작동하는 미래 사회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이 얼마나 큰 위험성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느끼게 된다.

 

네 번째 이야기인 『슈퍼히어로 프로듀서』는 홀로마스크를 쓰고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슈퍼히어로 스위치의 활약과 그 슈퍼히어로의 정체를 밝히는 범죄 수사물이다. 마치 슈퍼맨처럼 슈퍼히어로 스위치는 악당에 맞서서 사람들을 구하고 잡자기 나타나 범죄자들을 처단한다. 그 활약상을 찍은 영상물들을 유통하는 기업형 스타트업 채널이 개설되어 그 유통회사는 엄청난 수익을 챙긴다. 그런데 그 영상물들이 만일 가짜라면 어떨까.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한 유통회사의 사악하고 교묘한 술수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우리의 두 주인공 주혜리와 진강우는 그 히어로의 정체에 의문을 품고 그 내막을 파헤친다. "사람들에게 아직 영웅이 필요하기에" 앞으로 이런 가짜 영웅과 사악한 음모는 계속될 것이라는 말에 씁쓸해진다. 

 

마지막 이야기인 『트윈플랙스』는 '트윈플랙스' 시술을 통해 태어난 휴머노이드에 대한 학대 사건을 다룬 범죄 수사물이다. 원래의 신체가 휴머노이드를 학대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이 정당한가. 그들의 주장대로 자신의 신체에 학대하고 폭언하는 것은 단순히 '자해' 인 것인가. 이 주제 속에는 과연 휴먼노이드 또한 '하나의 독립된 인격'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쟁점이 숨겨져 있다.  멀쩡히 독립된 존재로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원래의 신체의 복제인 휴머노이드로만 취급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들은 쉽게 결론을 낼 수 없고 시간을 두고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

 

이 책 『모래도시 속 인형들』의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허구적인 가상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아직 오직 않은 미래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지만 왠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이야기들 속에 숨겨진 교육, 인권, 부의 재분배, 음모론 등은 분명 우리 사회의 민낯을 반영하였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인간 본성, 기술, 특히 과학기술로 인한 사회적 병폐, 부조리 등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을 사이버펑크(cyberpunk)장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장르는 1980년대 이후 등장한 과학 소설의 한 장르를 말하는데, 이 사이버펑크 장르의 이야기를 처음 접해서 그런지 참으로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에필로그를 통해 유추해보건데 앞으로 주혜리와 진강우 두 콤비의 활약이 계속될 것 같다. 다음에는 어떤 범죄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떻게 그들이 멋지게 사건을 해결할지 너무 기대가 되고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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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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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가정 폭력 등 아동에 대한 슬픈 현실 속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구원의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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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올 때마다 - 김유명 강석현 최용준 시집
김유명.강석현.최용준 지음 / 마음시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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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삼인 삼색 시"

 

김유명, 강석현, 최용준 <당신이 올 때마다>를  읽고

 


-각기 다른 빛깔, 세 시인의 사랑 이야기-  -

 

세 명의 시인들이 만나서 각자 '사랑' 에 대해 노래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사랑의 모습은 제 각각이다. 그러나 그 속엔 공통적으로 그리움과 미련, 변함없는 사랑이 있는 것 같다.

 

이 책 『당신이 올 때마다』는 세 시인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들려준다. <들어가며>에서 세 시인들은 자신들의 시들에 대해 '곱게 단장한 한복에 페라가모 슈즈를 신고 뚝배기 얼큰한 소주를 시켜두고는 진지한 사설을 유약처럼 읊는 세 남자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각기 다른 독특한 개성과 특색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로 합칠 수가 없어서 세 시인들의 시들은 각각의 챕터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구성이 되었다. 정말 사랑에 대한 각 시인들의 시들이 색채가 뚜렷하여 골라서 읽는 맛도 있었다.

 

어떤 시인은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확인하고 증명하고 싶어 한다. 또 어떤 시인의 사랑은 된장뚝배기처럼 구수하고 정감이 넘친다. 또 다른 시인의 사랑은 한 편의 이야기가 되어 시인은 그 아름다운 서사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 중에서 인상깊은 시 한편을 소개해보며 무더운 여름 밤,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시들을 마음 속에 담으며 잠을 청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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