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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마시 탐정 트리오 ㅣ 한국추리문학선 13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6월
평점 :
"할마시 탐정 삼총사의 탄생 "
김재희의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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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실버타운의 할마시 탐정 트리오가 탄생했다"
-풍요실버타운을 지키는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유쾌한 활약-
"인생은 60부터라고들 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60세는 은퇴를 하고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 tvN 채널에서 방영한 <꽃보다 할배>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했다. 평균 나이 76세의 노년 배우들이 모여서 유럽 일대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할배나 할매들이 단순히 여행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지 모른다. 어쩌면 그들은 탐정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책 『할마시 탐정 트리오』에서 꽃보다 할매가 아닌 할매들이 뭉쳐서 탐정 사무소를 개설하고 탐정단을 만든다. 풍요실버타운의 고인물 삼총사인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는 실버타운에 들어와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인해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결성하게 된다. 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할머니가 재탄생되는 순간이다. '할마시'라는 명칭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진다. '할마시'는 할머니의 강원도, 경상도 방언이라고 하는데 '할매'가 고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면 '할마시'는 미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할머니들이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상대하고 세게 보일려면 아무래도 '센' 이미지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할마시' 라고 정한 것이다. 그러면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이루는 꽃할매들은 누구인가. 전직 미스터리 드라마작가이며 히트 메이커였지만 지금은 풍요실버타운에 들어와 있는 가영 언니, 전직 교사였지만 명예퇴직 후 연금으로 풍요실버타운에 들어온 나숙 씨, 중간 키에 땅땅한 체구를 하졌고 오랜 장사 경험으로 인해 근육도 제법 있고 힘 센 다정 할머니 이 세 명의 꽃할매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평범한 할매들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각자의 특기에 맞게 역할 분담을 하고 전직 미스터리 작가였던 가영 언니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놀라운 팀워크를 보인다.
그들은 탐정단을 결성하자마자 사건의뢰를 받고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며 탐정으로서 활약한다. 첫 사건인 903호의 9 0세 장 여사의 로또 복권 2장과 빈티지 엔티크 접시 도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본격적으로 사건들을 하나하나씩 해결해나간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들이 사건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들이 유쾌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그 사건들 속에 숨겨진 노인들의 민낯과 그들의 진심이 보여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제대로 낚인 거지. 우리는 딱 세 마디야. 곧 죽을 식물. 아무도 안 쳐다봐. 가씀 신경은 쓰여. 한번은 자식들이 들여다보지. 그게 다야. 재미없고 곧 죽을 식물 같은 존재니. 그냥 무시하고 생각 안 하는거지. 그런 상태에서 떡하니 누군가 관심 주고, 선물 주고, 말 걸어 주고, 그리고 이성이기까지 해. 그럼 완전히 그루밍 범죄에 딱 넘어가는 거야."
-p. 222-
처음이 할머니의 죽음, 고 여사 부부의 청년들의 월세 미납 사건, 박 교장의 누드 사진으로 인한 몸캠 피싱 사건 등을 멋지게 해결해 나간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사소한 사건이지만,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이런 사소하지만 일상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풍요실버타운의 평화와 안전을 지킨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달려가서 해결하는 우리의 '홍반장 처럼 말이다.
그리고 풍요실버타운을 의 최대의 위기로 내몰뻔한 사건인 메타버스 실버타운 프로젝트 사건은 정말 지금까지 사건과는 급을 달리하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결합된 대형 사건이었다. 만약 풍요실버타운이 메타버스 실버타운으로 시설이 전환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풍요실버타운 거주 노인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물론, 거주 노인들은 다들 하나같이 메타버스 안경을 쓰고 '바쿰 팬츠'를 입고 하루 종일 누워있게 된다. 그들은 '간병 제로'라는 명목하에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옳은 방법일까. 노인들에게 움직일 자유조차 빼앗는 것은 아닐까. 안 그래도 실버타운 속에 갇혀서 힘들고 갑갑한 생활을 하고 있는 데 말이다.
"갇혀 산다는 것, 이곳에서 반경 100미터 안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 건물과 정원 말고는 갈 곳이 없다는 것.
얼마나 감옥 같은 생활인가. 거기다 보는 사람도 매양 같고, 먹는 음식의 식단표도 한 달로 동일하게 돌아간다. 같은 맛, 같은 옷, 같은 사람, 같은 집, 그리고 매번 달라지는 질병의 종류.
-p. 271
그런 감옥같은 공간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즐기려 한다. 나이가 들고 몸만 늙어갈 뿐 그들의 정신은 어쩌면 소년, 소녀와 같을 지 모른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도 실버타운 거주 노인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그들과 비슷한 문제들을 겪지만, 그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삶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그 실버타운에서 사람들과 수다도 떨며 즐겁게 생활하려 한다. 비록 그들이 나이가 70을 바라보고 관절염으로 고생해서 무릎이 아프고, 인지장애로 자꾸 깜빡깜박 잊어버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앞으로 할마시 탐정 트리오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분명한 건 풍요실버타운은 할마시 탐정 트리오가 있는 한 안전하고 평화로울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 『할마시 탐정 트리오』를 통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찬란한 노년을 위한 시대를 생각해보게 된다. 더이상 노인들은 '곧 죽을 식물'이 아니다. 이제 그들은 서로 도우면서 알찬 인생을 사는 청년같은 모습이다.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세 주인공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처럼 자신감 있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꽃할매들이 인생에서 용기있는 도전과 제 2의 멋진 인생을 살도록 용기를 드리고 힘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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