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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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고  쫓고 그 과 닮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호연의 <나의 돈키호테> 를 읽고







"당신도 만나고 싶은 추억 속 사람이 있나요?
"


-잠들지 않는 꿈과 희망을 쫓는 '어른이'들의 이야기-


세르반테스 작가의 『돈키호테』 는 기사 소설에 탐닉하다가 정신을 잃어 기사가 되겠다고 나선 한 엄숙한 미치광이 기사인 돈키호테와 순박하고 단순한 그의 종자인 산초가 만들어 낸 모험 이야기이며, 이것은 인간 최대의 희극이자 비극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꿈을 찾아서, 꿈을 쫓아서, 자신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출정을 떠나는 돈키호테의 모험 이야기를 통해 꿈을 추구하고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현실 세계에서 꿈을 쫓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 『돈키호테』는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하여 꿈을 찾고 꿈을 쫓고 그 꿈을 닮아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제는 사라진 동네 비디오 가게인 '돈키호테 비디오'를 시작으로 해서 15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소년과 소녀의 꿈을 쫓아 모험을 떠나는 여정을 담아 놓았다. 그 시간 동안 꿈을 찾고 꿈을 쫓고 꿈을 실현 시키려 애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그들의 꿈은 실현되었을까?


주인공은 진솔은 6년 차 피디이지만, 자신이 기획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 방영이 무산되어 좌절한다. 그리고 6년 간 메인 피디가 되기 위해 애쓴 노력과 열정을 뒤로 한 채,  좌절과 절망감을 안고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간다. 메인 피디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그녀는 백수가 된 것이다.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할까, 인생 2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아이템을 구상하던 솔은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하며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템을 구상하러 찾아간 커피숍에서 어렸을 때 친구인 한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커피숍 아래 지하가 자신의 어렸을 때 즐겨 놀고 힘들 때 자신을 위로해주던 아지트인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임을 알게 된다. 그녀가 중학생이었을 때 그 비디오 가게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토론도 했었다.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 주인인 돈 아저씨와 함께 한 추억은 그의 가르침은 솔이 인생에서 너무나 소중한 시간과 인연이 되었다. 소설 속 돈키호테가 세상에 정의를 세우겠다는 꿈 하나로 산초와 함께 모험을 떠났듯이, 우리 또한 꿈을 가지고 나아갈 것을 돈 아저씨는 솔이에게 알려주며, 꿈을 찾고 꿈을 쫓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 꿈을 쫓고 살기에는 현실은 너무 팍팍하다. 꿈 많은 소녀였던 그녀는 현실에 저항하다가 결국 꿈을 잊어 버렸다. 15년 만에 다시 찾아온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는 비록 더 이상 운영하지 않지만, 마치 골동품처럼 남아 그 당시 추억을 전해준다. 하지만, 자신을 '신초'라고 부르며 응원해주고 따뜻한 말로 자신을 위로해주던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 주인인 '돈 아저씨'는 이제 없다. 그리고 아무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는 그렇게 사라져버린 것이다.

 돈 아저씨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솔이는 돈 아저씨 찾기 프로젝트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작하게 된다. 과연 솔이와 그의 친구들은 돈 아저씨를 찾을 수 있을까? 

돈 아저씨를 찾는 여정 속에서 진솔은 비로소 세상의 불의에 맞서서 진정으로 돈키호테가 되고자 돈 아저씨의 모습을 알게 된다. 그는 마치 소설 속 돈키호테처럼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며 정의를 찾고자 노력하고 돈보다 꿈을 쫓아서 살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세상의 벽은 너무나 견고했고 돈키호테가 되고자 했던 돈 아저씨의 꿈도 그 벽에 가로 막혀 좌절되기도 했다. 그 여정을 통해 진솔은 돈 아저씨의 과거 속 사림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을 통해 아저씨가 말로만 돈키호테가 아닌 그 자신의 삶 속에서 진정한 돈키호테가 되기를 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설 속 돈키호테처럼 삶을 살고자 했던 돈 아저씨 과연 그는 어디에 있을까? 진솔은 유튜브 채널을 이 과정을 방송하고,  채널 구독자인 아미고들도 이 모험에 참여하게 되고 드디어 아저씨를 찾을 퍼즐 조각을 찾게 된다. 진솔은 그 과정 속에서 과거의 자신의 꿈을 찾고 현재 어떻게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깨닫게 된다.

“돈키호테의 이룰 수 없는 꿈은 숭고하다. 그것이 돈키호테의 존재 이유니까. […] 꿈꾸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다. […] 내 인생 3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살아 있다고, 가슴이 뛰고 활기가 넘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게 꿈이다. 밤잠을 방해하는 꿈이 아니라 낮에 꾸는 꿈 말이다.” (

p. 134~135



돈 아저씨를 찾는 것은 모험의 끝이자 다른 모험의 시작이었다. 15년 전 과거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에서 시작된 우정과 인연으로부터 시작하여 15년 후 돈 아저씨를 찾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숨바꼭질,  돈키호테, 산초 그리고 세르반테스를 넘나드는 돈 아저씨의 뒤엉킨 성장 서사와 모험 그리고 다시 찾은 라만차 클럽과 패널 돈키호테 비디오의 구독자 아미고스와의 우정 등이 전개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 또한 아미고스가 되어 그 숨바꼭질에 동참하고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이제는 세르반테스가 되어 신인 작가로 변모한 돈 아저씨와 다시 결성된 라만차 클럽과 아미고스와의 활약과 우정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는 기분좋은 예감을 하며 책을 덮는다.

 현대판 돈키호테 이야기가 우리에게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게 한다. 현대판 돈키호테와 산초 그리고 라만차클럽의 모험과 성장 이야기를 통해 꿈, 우정, 친구 등에 생각해보게 되는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항상 작가님의 글은 우리에게 따뜻함을 주는 동시에 잊고 있었던 소중한 꿈과 희망을 찾게 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 좋다. 


“돈 아저씨와 나, 그리고 라만차 클럽과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의 아미고스. 우린 모두 친구다. 우정이란 말은 썸과는 달라서 뭉뚱그려 표현해도 곧잘 통했다. 친구가 아니었던 사람에게도 우정이란 말을 붙이는 순간 친구가 되곤 했다. 함께 꿈을 나누고 모험을 떠난 순간에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p.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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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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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슬픔에서 길어 올린 희망의 사유"

이브 엔슬러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를  읽고






"당신도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를

함께 분노하고 구역해질 주기를"


-삶으로 겪어낸 폭력과 치유의 현장, 그 45년간의 기록-

 



물건처럼 취급되어지고, 유린 당하고, 잊혀지고, 보이지는 않는 존재가 되고, 고통이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일이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강간, 성폭력, 가정 폭력 등 각종 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외딴 섬에 갇힌 난민이자 길거리를 떠도는 노숙자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여성들이다.
지금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간을 포함한 성폭력은 자행 되고 있으며, 많은 여성들은 남성에 의한 폭력의 피해자가 되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슬픔과 고통은 잊혀지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책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의 저자인 이브 엔슬러는 세계적 극작가이자 활동가로 파괴와 폭력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목격하고 삶으로 겪어낸 폭력과 치유의 현장에서 찾은 희망과 연대, 사유를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속도를 줄이는 것과 되돌아보고, 보고, 진정으로 다시 보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책임과 불편함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의 가장 연약한 부분과 순간을 기억하고 기리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지독히도 외로운 우리가 갈구하는 손길, 잃어버린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 이것은 슬픔, 트라우마, 지독한 바이러스,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다.
--- p.13,  「서문」중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강간 당하고, 유린 당하고, 남성의 사유물로 여겨진 여자들의 진짜 이야기, 실제 이야기가 이 책을 통해 펼쳐진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발달로 인해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야만적이고 파괴적인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인권 유린과 잔혹한 폭력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글쓰기를 통해 타오르는 글로 저항하는 것이고, 연대와 희망으로 바탕으로 저항하고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기꺼이 슬픔을 껴안는 연대이며 우리의 슬픔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발판이 될 거라는 희망이다. 

이렇게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그들은 눈물 흘리지 않고 삶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정말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없다' 라는 말처럼 삶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잡초처럼,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며 살아남았다. 비록 그들은 찢기고 밟히고 구타를 당해도 그들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저자는 45년 간 그렇게 상처 입고 폭력에 의해 영혼을 잠식 당한 수많은 여성들을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슬픔을 껴안고, 그들의 이야기에 그저 귀 기울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도 그들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자금까지 여성들은 폭력의 대상자가 되어왔다. 어느 여성들도 그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 자신도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열살 때 처음으로 폭력을 겪고 난 후, 그녀는 두려움에 떨면서, 죄수처럼, 피난민처럼 살았다. 집은 더 이상 신뢰, 안전, 평안을 주는 공간이 아니었다.  이런 고통과 슬픔을 그녀는 글을 통해 이겨냈다. 


글은 내 친구였다. 글은 나무가 우러진 오솔길을 달리는 내 작은 기차였다. 글은 타올랐다. 글은 힘이었다. 글은 창을 열었다. 글은 내 옷을 벗겨 냈다. 글은 일을 꾸몄다. 비명을 질렀다. 글은 저항이었다. 
-p. 29



그녀 자신에게 친구였고, 저항이었던 글의 힘을 그녀는 파괴와 폭력의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을 위해 사용한다. 그 폭력과 파괴의 역사 속에서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려고 있는지, 어떻게 그들이 타인과 연대하고 세계를 구했는지 글을 통해, 기록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또한 성폭력 및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그녀 자신의 삶 또한 사유와 글쓰기를 통해 얼마나 치유되고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글을 쓰는 일에 실패하고 만다. 그럼에도 나는, 이토록 타오르는 글로 저항할 것이다.


글은 이처럼 진실을 폭로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은 말,  모든 것을 환히 밝히는 말, 세상이 깜짝 놀랄 말, 진실을 드러내고 문제를 해결하고 문을 여는 그런 말들을 해야 하기에 저자는 글을 쓰고 또 썼던 것이다. 이 말들을 모여 꿈과 인생을 빼앗긴 채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영원히 고통 받고 망가질지 모르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제 2차 세계 개전 당시 일본군에게 끌려가 유린 당했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수요일마다 집회를 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 그들 대부분은 세상을 떠났고 남아 있는 할머니들도 병들어 쇠약해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다면 어찌 할머니들이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위안부 할머니들 또한 파괴와 폭력과 역사로 인한 피해자인 것이다. 

진정한 사과와 잘못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 비로소 마음의 치유가 시작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잘못을 인정하고 깨닫고 반성하고, 비로소 진심으로 사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어린 친부의 시절 성폭행과 각종 가정 폭력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평생 힘든 시간을 보내온 작가가 비로소 아버지의 진심 어린 사과로 인해 비로소 자유를 찾아 해방이 되었듯이 말이다. 

저는 사과가 우리를 깨끗이 씻어주고 새살을 돋게 하여 계속해서 나가게 하는 연고이자 약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과는 배워야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p. 310


여전히 가부장제로 인한 폭력과 파괴 그리고 전쟁 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세상을 바꾸고 행동으로 실천할 사유와 연대가 요구된다. "다른 어떤 미래도 없다는 듯이 사유하고 행동하라! 세상이 정말로 그렇게 바뀔 때까지!" 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는 서로 사유하고 연대하여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이 당신에게 한 줄기 희망과 빛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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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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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이 우리에게 전하는 다정한 위로"

마들렌 치게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를 읽고




"자연의 모든 생물에게는 저마다의 기발한 '스트레스 반응' 이 있다."


-행동생물학자 마들렌 치게가 전하는 생태계에 대한 다정한 관찰, 
우리 삶에 대한 새로운 이해-

 



도시에 사는 우리는 긴장과 불안,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을 살아간다. 특히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부정적인 원인으로 취급된다. 스트레스(stress)의 사전적 의미는 정신적 신체적 자극으로 인한 변화를 일으키는 정신적 긴장감이나 부담 또는 압박을 뜻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심리학 또는 생물학에서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경계하고 대항하려는 심신의 변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첫 번째 뜻으로 주로  사용하고 이해된다. 정말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것일까? 왜 스트레스는 이렇게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되었을까?



이 책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의 저자인 세계적 행동생물학자인 마들렌 치게 교수는 사람들에게 자연과학적 탐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려고 노력해왔다. 저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폭발적으로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 야생 토끼를 보면서 '왜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야생 토끼의 수가 증가했을까?"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서식 환경과 개체 수 변화 측면에서 시골에서 서식하는 야생 토끼 개체 수와 도시의 야생 토끼의 개체 수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야생 토끼에게 있어 도시라는 공간이 이상적인 장소임을 알게 된다. 이처럼 모든 생물체의 생존에도 살아가기에 적합한 이상적인 장소가 있는 것인가?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를 부정적 요인으로 취급하여 생물 적합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스트레스를 부정적인 아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여러 다양한 생물들의 생물 적합성 사례를 통해 말해준다. 
이와 관련해 우리 삶과 스트레스의 관계에 있어서 "스트레스는 삶에서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알리는 신호다. ", 
"스트레스는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는 이정표다. " 라고 말할 수 있다. 생물체에서 항상성과 적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듯, 우리 삶 속에서 스트레스 반응은 바로 우리에게 삶 속에서 변화가 필요함을 알리거나,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경고인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통해 더 발전하고 변화해서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매일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자  끊임없는 변화가 발생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스트레스 없는 환경은 없으며,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과 미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위기와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저마다의 기발한 ‘스트레스 반응’이 있다는 것! 횡단보도 앞의 야생토끼, 가뭄을 기억하는 개나래새, 나무와 친구가 되는 곰팡이, 숲속의 잠자는 곰벌레… 자연의 모든 생물은 스트레스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삶의 경계경보로 삼아 환경에 반응해 자신을 바꾸고, 위기를 뛰어넘고, 마침내 진화한다.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는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본 ‘다정한’ 스트레스 탐구서, 거대한 자연에서 발견한 ‘오늘을 살아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도시 서식지를 살아가는 인간의 하루는 고달프다. 끊임없는 변화, 매일이 도전의 연속. 어깨에 하루마다 새로운 책임이 얹힌다. 어려운 하루를 마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한다. 스트레스 없는 환경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으로 떠나고 싶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착각이다. 자연은 ‘고요하지’ 않다. 동물, 식물, 미생물… 거대한 자연 생태계는 매일 극적으로 변하고,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고 마침내 ‘진화’한다. 기후 변화로 요동치는 날씨, 개발로 사라지는 서식지, 다가오는 포식자 등 눈앞의 현실에 온몸으로 맞서 자신을 바꾸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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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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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두 번 읽게 만드는 미스터리 소설"

시가 아키라의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읽고





"돈에 속아 아프고 작가에 속아 짜릿하다!

반드시 두 번 읽어야 한다"



-작가 시가 아키라의 신작 미스터리 장편-

 


이자도 무척 높지만 삶을 아예 지옥으로 밀어 넣는 사채 지옥! 한 번 빠지면 누구도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처음에는 그 지옥에 빠지는 줄 모르고 돈을 빌리고 이자는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나중에서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사채 함정 지옥과 탐욕과 욕망 때문에 사채 지옥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사람들을 이 책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을 통해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작가인  시가 아키라는 전작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으로 유명한데, 전작에서는 스마트폰을 소재로 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소설 소재로서는 보기 드문 분야인 사기 대출, 소비자 금융, 불법 개인 사채와 같은 사회적이고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어린 딸을 데리고 남편 몰래 도망쳐서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는 싱글만 다카요는 밀린 임대료로 인해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하면 당장 길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긴급 상황에 직면하게 된 다카오는 대출을 받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린다. 하지만 대부업체조차 그녀를 외면한다. 궁지에 몰린 다카요는 SNS 상에서 고객을 모집하는 불법 개인 사채업자인 미나미를 알게 되고 간신히 돈을 빌려 임대료를 지불하게 된다. 하지만 대출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안정적인 직장이 없는 싱글맘 다카요는 앞으로 납부할 대출금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지금 경제적 상황으로서는 대출금은커녕 이자와 공과금 내기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추가 대출을 하게 되고 그러는 과정 속에서 다카요는 서서히 사채 지옥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한부모가정 지원 혜택을 받으려면  남편과의 이혼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다카요는 남편과 대화화고 싶은 의지도 생각도 없다. 마치 친한 친구나 언니처럼 친절하게 다정하게 다카요를 대해주는 미나미, 과연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녀의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돈 때문에 죽도록 고생한 사람은 거꾸로 돈에 철저하게 냉혹해진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 유난히 친절하게 대해 주는 건 실은 다른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게 자꾸 돈을 빌려주고 결국 꼼짝달짝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단숨에 엄청난 요구를 하려는 건 아닐까. 그런 불길한 예감이 불쑥불쑥 들 때가 있었다.
미나미의 진짜 속셈은 대체 무엇일까.
-p. 94



이 책은 '속는 사람, 속이는 사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속는 사람 파트에서 작가는 다카요가 어떻게 사체의 늪에 빠지게 되는지,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의 빚으로 인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등 다카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카요는 사채의 함정에 빠지고 사채의 유혹으로 속은 사람인가?과연 다카요가 속은 것은 단순히 사채뿐인가?

속이는 사람 파트에서는 개인 사채업을 하고 잇는 '스가누마' 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돈 없는 사람들을 속여서 어떻게 고금리 사채의 늪에 빠지게 하는지,  매달 원금과 이자를 납부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독촉 문자를 보내고, 회사나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심지어는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하는 등 개인 사채업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화자는 개인 사채업을 하는 나로 표현되며 '스가누마'와 같은 다양한 가명을 쓰는 나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채업의 피해자가 오히려 사채업자가 되는 현실이 참 웃고픈 상황처럼 보인다. 어제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과 속이는 사람과 속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조된다. 

개인 사채업이라는 불법 사업을 하는 사람이 순수하게 친절한 마음으로 돈을 빌려줄 리가 없다. 한 가족처럼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답장에 어느새 굳게 믿어 버렸고 대출 빚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버렸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작가는  돈 없는 사람이 어떻게 고금리 사체의 늪에 빠지게 되는지, 사채를 쓰는 순간 얼마나 사람들에게 괴롭힘과 협박을 당하며 시달리는지 등 개인 사채업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적 요소를 접목하여 이야기의 전개에 궁금증과 스릴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 속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들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흥미롭다. 그 반전이 무엇인지, 이 책의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돈 때문에 속는 사람들과  돈을 가지고 속이는 사람들 그리고 작가의 숨겨둔 트릭에 의해 속고 속는 사람들! 과연 당신은 어느 쪽인지, 당신은 속지 않을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반드시 두 번 읽어보길 권하는 바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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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와 도시산책 - 서울 안의 또 다른 도시, 용산을 여행하는 일곱 가지 방법
김홍렬 지음 / 아임스토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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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을 여행하는 일곱 가지 방법"

김홍렬의 <용산 미군기지와 도시산책 읽고



"용산기지 담벼락 따라 걸으며 용산의 공간과 역사를 만나다"



-용산 역사문화 산책길 코스 7-

 



용산 미군기지는 한국의 땅이지만 밟을 수 없는 금기의 땅이었다. 일본과 청나라 등 외국 침략군이 주둔했었고, 광복 후에는 미군기지로 사용되었다. 서울의 중심에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 외세에 의해 담벼락으로 둘러쳐져 그 안의 풍경과 역사를 알 수 없었다.

1991년 용산 군 이적지 활용방안 기본계획이 발표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용산기지 이전 협상이 중단되는 등 오랫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다 2003년 한미정상회담으로 용산기지 평택 이전이 결정되고, 본격적으로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었다. 2020년에는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가 시민에게 공개되고, 2022년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등 용산공원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용산기지에는 오염 정화 작업 등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많고, 남아 있는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5년간 서울시청 용산공원 담당 주무관으로 일했던 도시공학 박사인 저자가 용산기지가 한국 근현대사 역사에서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정리하고, 직접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하여 찾아온 1950~70년대 용산기지 사진 자료들을 통해 용산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용산공원 내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제안한다.

또한 저자가 서울시 주무관으로 일할 당시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용산공원 갤러리’ 조성을 주도하고 시민들을 위한 용산공원 투어를 기획, 운영하였던 경험을 정리했다. 독자가 직접 걸어보며 쉽고 생생하게 미군기지의 역사와 용산공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산책 코스를 결합하여 소개한다. 본문에는 최초 공개하는 용산 미군기지 내외부 및 주변 지역 사진 240여 점과 여행자를 위한 용산 여행 지도를 수록하였다.

 

용산 미군기지의 담벼락을 중심으로 용산의 공간과 역사를 만나면서 산책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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