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탐정 사무소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이락 지음 / 안녕로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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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시 탐정 사건들"

이락의  <시 탐정 사무소> 를 읽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건 어렵지 않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시에 다 숨어 있거든

-현직 국어 선생님의 본격 시 추리 소설-

 

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어쩔 때는 복잡하고 힘든 내 마음을 한 편의 시가 위로해줄 때가 있다.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우연히 읽은 시가 지치고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시가 사건 해결에도 도움이 될까.

 

이 책 『시 탐정 사무소』는 시 추리 소설이다. 이 책에서 탐정은 시 해독을 통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이를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 시 탐정인 '셜록'이 근무하는 '시 탐정 사무소'에 의뢰인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좋아하는 시 한 편을 남겨두고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사람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이다. 의뢰인들은 왜 그들이 사라졌는지 모르는 채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 한편만 들고 찾아온다. 

 

사람들은 선생님에게 시 해독을 의뢰하고 그들에게 일정한 보수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일은 '시(詩) 추리'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선생님을 ' 시 탐정'이라 부른다. 

-p. 14

 

재벌가 무남독녀의 가출 사건, 매너리즘에 빠진 아이돌의 실종 사건, 형의 잠적, 의도를 알 수 없는 고백편지, 취준생의 자살 미수, 금고 절도 사건 등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공통적인 단서는 그들이 남긴 좋아하는 시 한편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서정주 시인 <추천사>를 비롯하여 6편의 시들이 등장한다. 그 시들은 우리가 국어 시간에 배웠거나 들어본 적 있는 우리에게 친숙한 현대시들이다. 

이제까지 이런 시들은 시험용으로만 공부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 다른 측면으로 시를 해석하고 시와 사건을 연결하니 색다르게 느껴졌다. 그동안 시가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시 속에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어떤 시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시에 그 사람의 마음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p. 85

 

시 탐정이자 해독 전문가인 '셜록'과 그의 조수 완승 군이 펼쳐나가는 시 추리 과정이 6개의 사건을 통해 마음껏 보여진다. 시를 읽으며 화자 속의 심리를 알아내고 처해있는 상황을 읽어낼 수 있다니... 시가 주는 의미와 진정성에 대해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건 어렵지 않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시에 다 숨어 있거든

 

라는 시 탐정 셜록의 말처럼, 정말 각각의 사건들 속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좋아하던 시 속에는 그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사건 의뢰인들 또한 시를 해독하는 과정 속에서 그동안 그들이 몰랐던 그들의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과 진심을 알게 된 것이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그들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왜 그들이 사라졌는지 등 시 속에 그들의 진심과 그들이 닥친 상황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 시들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는 동시에, 그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했다. 그 시들의 화자인 시들들처럼 사건 속 그 사람들도 시인과 같은 마음을 느꼈던 것이다. 마치 셜록 홈즈와왓슨처럼 시 탐정 셜록과 완승군의 멋진 활약 또한 볼 만하다.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이자 멋진 목소리로 시 낭독을 하는 완승 군과 모르는 시가 없을 정도로 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멋진 시 추리를 하는 시 탐정 셜록 모두가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또한 미스터리와 추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시 추리는 시도 해독하고 사건 해결을 위한 추리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시 추리라는 새로운 주제를 통한 시와 추리소설의 멋진 조합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현직 국어 선생님인 작가는 평소 시를 어렵게 생각했던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와 시를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시를 알려주고 재미를 느끼게 하고픈 작가의 의도와 진심이 느껴져서 더욱더 좋았다. 

나 또한 이 책 『시 탐정 사무소』 덕분에 시를 읽고 해독하면서 시를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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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생 설계 강의, 10주년 전면 개정증보판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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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미래를 내 편으로 만드는 미래 설계법"


티나 실리그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을 읽고 

 



"그때 할 수 있었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

-인생 주도권을 잡는 인생 설계 프로젝트 -

 

만약 당신에게 인생을 새롭게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어느 정도 나의 인생은 설계된대로 결정되어온 것 같다. 이 설계가 과연 제대로 된 설계인지는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남들 사는만큼 평범하게 살고 있으면 그리 잘못된 설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다시 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나는 다시 이 인생을 설계할 것인가 라고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YES 일까 NO일까.

 

우리는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야할까. 건축물을 지을 때 건축 설계도가 있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인생 설계도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그렇게 방황하며 시행착오를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이에 대해 이 책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저자인 티나 실리그는 원하는 인생을 설계하고 이뤄내는 법을 제시한다. 그녀는 '기업가정신'의 최고 권위자이자 스탠퍼드 대학 디 스쿨의 창의력 멘토이다. 그녀는 스탠퍼드 대학의 명강의인 '기업가정신과 혁신'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정리해서 이 책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출간했다. 이 책은 출간 당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독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불을 지피며 '잃어버린 스무살 되찾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에서도 50만 독자가 선택하고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많은 인기를 모았다. 마치 인생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 20대에게 '인생 멘토'같은 책이었고, 인생을 재설계하고 싶은 30~40대에게는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책이기도 했다. 

 

이 책이 출간된 지 어느 덧 10년의 시간이 지났고 이렇게 개정판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이 개정증보판에서는 10년 동안 스탠퍼드 대학 디 스쿨에서 글로벌 인재들을 가르쳐온 수업 내용을 포함한 강의실에서 만난 색다른 아이디어를 담아냈다. 또한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 등 세계적인 혁신 창업자들의 사례와 그들에게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한 내용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우선 창의적인 태도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1장부터 5장에 이르기까지 제시된 스탠퍼드 대학의 5달러 프로젝트, 거꾸로 뒤집힌 서커스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그녀가 강의실 안에서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젝트 과제를 예시로 제시하면서 창의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세상은 다양한 선택지로 가득하다. 때문에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어딜 향해 나아갈 것인가? 그 선택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몫이다.

-p. 28

 

이런 창의적인 태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실패를 개인의 능력 부족이나 잘못으로 여기고, 실수를 저지르면 자신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생각하거나 무능력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실패는 인생의 학습 과정에 꼭 필요한 중요 과목이며 발전이란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넘어지지 않고 완벽하게 걷는 아이는 없듯이, 우리의 인생 또한 잘못된 출발과 불가피한 실수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발전이란 것은 거듭되는 시행착오와 실수, 실패로 인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실패의 경험에서 교훈을 배울 줄 아는 능력과 그 교훈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갈 줄 아는 능력 그것이 바로 성공으로 가는 열쇠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창의적인 태도와 실패에 대한 관용으로 고정관념의 틀을 깰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우리는 인생 설계를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음을 저자는 6장에서 10장에 걸쳐 주장한다. 이런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중에서 저자는 내가 진정으로 그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지, 그 과정 속에서 지켜야할 인간관계는 어떤 것인지, 협상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등을 예시와 함께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복잡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이들과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최적의 협상 결과를 도출하고, 팀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당신 자신을 쉽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p. 241

 

저자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인생의 주도권을 잡고 승리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마지막 11장과 12장에서 이야기한다. 비록 불확실하긴 하지만 그것은 선물같은 기회임을 우리에게 말하며 고정관념을 버리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라며 말하며 마지막으로 따뜻한 조언을 남긴다. 

 

불확실성은 삶의 본질이고 혁신을 일으키는 불꽃이며 우리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엔진이다.

-p. 287

 

만약 내가 이 책을 20대에 읽었다면 과연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하여 많이 방황하고 흔들렸었다. 그땐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많이 불안했었는데, 불확실성이 기회라는 그 때 깨달았더라면 나는 좀더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음을 나는 안다. 저자의 말처럼, 그때도 할 수 있었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 그때 설계한 인생이 지금의 모습이라면 앞으로 내가 설계해나갈 나의 제 2의 인생은 어쩌면 지금과 달라진 모습일지도 모른다. 인생의 정답은 없고 아직 내 인생은 완성되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내 인생을 다시 설계해봐야겠다.

 

기억하라. 예측가능한 길 바깥으로 내려서야만,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져야만, 그리고 세상을 기회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으로 바라봐야만 진정 멋진 일들이 당신에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말이다!

-p. 287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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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죽음을 안전가옥 쇼-트 21
유재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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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범죄자 단죄하는 도매스틱 스릴러"

유재영의  <당신에게 죽음을> 를 읽고 



“법망 사이로 빠져나가는 젠더 범죄자, 피해 여성들이 직접 단죄하다.

- 개작을 거쳐 더욱 정교해진 스릴러 -

 

연애나 결혼이 시작은 사랑이었는데 결말은 증오와 복수로 끝나는 경우를 뉴스를 통해 보게 된다.그것을 보면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당신에게 죽음을』 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 설희와 오은수 또한 남자 주인공 이수혁과 처음에는 사랑으로 관계를 시작했다. 오은수는 이수혁을 사랑해서 결혼했고, 설희는 바람피고 있는 이수혁을 사랑했다. 어떻게 보면 결혼했으면서도 여러 애인을 한꺼번에 만난 이수혁의 잘못이고, 그가 바로 죽어도 싼 놈일지 모른다. 

 

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여성을 이용하고 괴롭히는 악인들인 것 같다. 상대의 허락없이 자신의 욕구만 앞세우며 폭행을 서슴치 않거나 자신의 욕망에 따라 여러 여자들을 유혹하고 이용하기도 한다. 소위 말해 '나쁜 놈' 이다. 하지만 그들의 죄를 심판하고 처벌할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녀들이 직접 그들을 단죄하러 나섰다. 젠더 권력을 등에 업고 젠더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반성도 후회도 없이 여전히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을 피해 여성들이 직접 그들을 벌하고 단죄한다. 처음에는 이수혁을 추락사로 위장하여 죽인 이수혁의 아내 오은수를 나쁘게 보았다. 자신의 이익이나 욕망을 위해 사람을 무참히 죽인 잔혹한 살인마라고 생각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젠더 범죄에 피해를 당해왔다는 점에서 그녀의 살인 동기가 공감이 갔다. 그녀는 자신의 살인에 대해 당당하게 말한다. 자신은 죽어도 싼 놈만 죽인다고

 

“어떻게 이런 일을 계속할 수 있죠?”
“말했잖아요. 나는 죽어야 할 사람만 죽여요.”
“그걸 어떻게 판단하죠? 재판이라도 여나요?”
“죄보다 확실한 판단 기준이 있나요? 그런 새끼들이 판사 앞에서 반성하는 척할 기회를 주는 것보다 이게 낫지 않겠어요? 힘은 더 들지만.”
“대단한 일 하네요.”

- p.138~139

 

 

이 책 속에서 설희가 전시장에서 본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그림이나 오은수가 연기한 아르테미시아에서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현실에서 젠더 폭력이나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그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여전히 악행을 저지른다. 설희를 언니를 무참히 죽인 성폭력범이나 오은수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슈퍼가게 아저씨나 그녀가 죽인 사람들, 마지막에 범죄사진들으로 오은수를 협박하고 돈을 요구한 성폭행 전과자까지 그들 모두는 젠더 범죄자였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처벌할 수 없었다. 물론 살인이라는 방법이 그들을 단죄하는 유일하고 옳은 방법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 속 그녀들이 그들을 직접 단죄하는 모습은 왠지 모를 통쾌함과 시원함을 준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이 사랑 이야기가 잔혹한 스릴러로 변해가는 과정도 인상적이고 스릴만점이다. 젠더 범죄 피해자인 두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통쾌한 복수극이 궁금하다면 이 책   『당신에게 죽음을』을 추천하는 바이다. 

정말 그 젠더 범죄자들의 죄를 제대로 단죄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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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는 남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28
조경아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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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통해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 해결하다  "

 

조경아 <집 보는 남자> 를 읽고 



“지금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 작가 조경아의 신작 장편 -

 

이제 집은 거주 공간을 넘어 생활 공간이 되었다. 세상사에 시달리고 지친 몸을 편히 뉘우고 쉴 수 있는 쉼의 공간이자 안정과 평안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때 코로나 시기때에는 재택근무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근무 공간이기도 했다.

 

이 책  『집 보는 남자』에서 작가는 집을 통해 연쇄살인사건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제시한다. 과연 이것이 현실 세계에서 가능할지 모르지만, 만약 집 보는 남자 테오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집 안의 모습과 집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생활 흔적만을 가지고도 그 집에 있는 사람의성격, 생활 습관, 행동과 생각까지 읽어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테오의 이야기가 이 책  『집 보는 남자』애서 펼쳐진다.

 

테오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먼지와 쓰레기로 가득 찬 집을 보고 난 뒤 테오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극도의 예민함을 이유로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자신의 선택이 무색할 만큼 테오는 오늘 남의 집에서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았다. 시각과 후각은 물론 모든 면에서 극한으로 자극적인 상황에 놓였지만, 그 자극들이 머릿속에서 나름의 규칙으로 재배열되어 또 다른 사실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로 변하는 과정은 오늘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p.59

 

처음에는 주변 자극에 대해 너무나 예민한 나머지 집 안 차고에만 처박혀 은둔 생활을 하던 테오는 어느 순간 여러 집들을 보러 다니면서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깨닫게 된다.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그는 집 안 모습을 통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파악하게 되고 급기야는 살인 사건까지 해결하게 된다. 집 보는 남자 테오의 능력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재발견해내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아동학대 살인사건을 해결하면서 죽음의 위협에 처한 아이를 구해내고, 녹색 대문 집에서 집주인의 시체를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이나 얀고자가 없는 사람들의 집을 보러 다니면서 그들의 숨겨진 죽음의 비밀을 밝히는 것 또한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테오가 마치 탐정처럼 집과 관련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또한 스릴있고 재미있었다. 이제 탐정의 능력에 집보는 남자 테오의 능력을 추가해야할 것 같다.   

 

 

"당신은 지금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한번 내가 살고 있는 집과 그 집에 살고 있는 나의 가족, 집이 나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집은 나에게 평안과 쉼을 제공하고 있는가? 집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책장을 덮으며 이 질문들에 답을 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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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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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오컬트 미스터리 세계로의 초대 "

 

사와무라 이치 <젠슈 발소리> 를 읽고 

 



“귀신의 아이가 이 집으로 들어오려는 거야

-심사위원 만장일치인 일본 호러소대상 수상작가의 작품 -

 

요즘 오컬트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를 공포와 미스터리의 세계로 초대하는 책들이 많은 것 같다. 길고 무더운 여름날, 이렇게 얘기만 들어도 오싹한 귀신 이야기는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전작인 『나도라키의 머리』 또한 오싹하고 무서워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느넫 이번 책 『젠슈의 발소리』 또한 우리를 공포와 미스터리의 세계로 초대한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도시전설에 얽힌 미스터리, 세상의 편견, 시집살이와 부모 봉양 등 가사와 생계를 모두 떠안게 된 억울한 여성 등을 괴담과 연결하여 사와무라 이치 특유의 공포를 자아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젠슈의 발소리>를 비롯해서 5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거울>,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젠슈의 발소리> 작품들이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인 <거울>을 통해 외모에 대한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작가는 결혼식에서 처음 본 신부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고 편협한 시선으로 그 신부를 보는 주인공인 히데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신부의 못생긴 외모에 대해 평가하고 비웃으면서 무시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편견으로 가득한 그는 거울을 통해 끔찍하고 섬뜩한 모습을 한 사내를 보게 되고, 그 이후 그에게는 끔찍한 일들만 일어나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외모에 의해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세 번째 이야기인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는 주인공인 기요코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가사와 부모 공양에 이어 생계까지 모두 다 맡아야 하는 기요코에게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오래 전에 행방불명된 남편의 형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그러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렸다가 또 갑자기 돌아온다. 그는 어디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더군다나 쌍둥이 형의 갑작스런 출현에 위기감을 느낀 남편은 급기야 자신의 형을 죽이기까지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돌아온다. 과연 그는 귀신일까. 

 

"저건 귀신의 아이야. 귀신이 버린 아이가 형으로 둔갑해서 이 집으로 들어오려는 거야."

-p. 123

 

마지막 이야기인 표제작 <젠슈의 발소리>는 표제작답게 제대로 공포와 오씩함을 주어서 과연 호러소설 대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구나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야기 속에서 요괴가 등장할 때 나는 발소리인 '끼릭, 끼릭"은 정말 머릿 속으로 그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그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밤길에서 기묘한 발소리를 들었다.
짐승의 발톱이 아스팔트를 긁는 듯한 소리. 개나 고양이가 아닌, 훨씬 큰 짐승의 발소리.
- p.201

 

더군다나 마코토와 노자키의 결혼식이 나오는 장면과 마코토와 그녀의 언니인 영능력자인 고코토 자매 콤비의 활약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끼릭 끼릭' 발소리를 내는 요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왜 발소리만 들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까. 과연 그 요괴를 물리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마코토와 고로코 두 자매가 요괴를 상대로 싸우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들이 스릴감있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단순히 끔찍하고 무서운 요괴인 줄만 알았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요괴의 유래와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은 정말 깜짝 반전이었다. 

 

사와무라 작가가 들려주는 5편의 공포 호러 이야기들로 올 여름은 무더위를 잊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작가가 어떤 공포와 호러 미스터리로 우리들을 사와무라 이치만의 특유의 호러 세계로 초대할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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