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필드 안전가옥 쇼-트 25
박문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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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대한 선택권 무한해진다면"

박문영의  <컬러 필드>  를 읽고 

 


"성적 페로몬을 색깔로 드러내는 팔찌가 가져온 관계의 시대"

-웹진 <비유>의 초단편에서 확장된 독특한 설정의 SF 로맨스-

 

사랑도 무제한으로 선택할 수 있을까? 일대일의 사랑이 아닌 다자간의 사랑도 가능할까? 왜 우리는 한 사람만을 계속해서 사랑해야 하는가? 사랑도 선택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어떤 사랑을 선택하고 몇 번의 사랑을 하고 싶은가? 그리고 MBTI 성격 유형처럼, 자신의 이상형이나 취향에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모든 의문과 바램이 이 책  『컬러 필드』안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매칭 서비스 기업인 '컬러 필드'와 협력을 맺은 도시 '컬러 필드' 안에 사는 사람들은 특별하고 다채로운 팔찌를 착용하고 있다. 컬러 뱅글 팔찌는 성적 페로몬을 색으로 반영해서 타인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확인시켜주며, 상대의 연애 성향뿐 아니라 삶의 태도와 추구하는 스타일까지도 매칭해준다. 그들은 관계의 유한성에 동의하지 않으며 사랑의 선택과 자유를 중시한다.

 

그래서 그들은 '한 사람만을 평생 사랑해야 한다'는 사랑관에 반대하고 그들은 자유롭게 연애를 하며 사랑을 한다. 평균 연애 기간 3달을 넘지 않으며, 자신의 컬러 팔찌와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 헤맨디. 하지만, 이런 자유 연애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컬러 필드'에 거주하지 않고 그 도시 밖에 거주한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관계의 유한성과 무한성에 따라 컬러 필드 안과 밖이라는 두 세계가 공존한다. 

 

그런데 이 컬러 필드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한 대학 교수가 공사장 현장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그 주변에 '라벤더' 색의 컬러 뱅클이 있었다. 이 살인 사건 수사에 컬러 필드 직원인 안류지가  참여하게 되는데 수사 과정 중 발견된 컬러 뱅글리 모조품임을 알게 된다. 

 

한편, 안류지는 컬러 필드 직원이자. 컬러 필드 도시 거주자인데 그녀는 2년 동안 남자친구와 동거 중이다. 컬러 뱅글 소지자들의 평균 연애 기간이 3달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안류지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백환과의 관계는 어쩐지 이상해보인다. 오래된 연인처럼 그들은 서로를 그저 편하게 느낀다. 그런 연애에 약간 염증을 느끼던 그녀는 자신과 같은 색의 뱅글을 찬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 사람은 바에서 바텐더로 근무하는 장은조인데, 안류지는 그녀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안류지와 그녀의 남자친구 백환, 그리고 새로 나타난 바텐더 장은조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들의 사랑의 결말은 무엇일까? 그리고 대학교수 살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주인공들의 사랑을 보면서, 그들이 느낀 것은 과연 사랑일까? 그리고 페로몬에 의한 색의 변화로 인한 매칭 방식은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그리고 컬러 필드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유 연애와 같은 사랑의 선택과 무한성은 가능한 것인가?

 

이 책  『컬러 필드』를 읽으며 사랑과 그 선택이 가지는 의미와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컬러 필드' 속 사람들처럼, 만약 사랑이 선택이 가능하고 무제한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사랑이라는 것이 단순히 페로몬과 같은 호르몬 변화로만 판단하고 나와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사랑의 의미와 가치가 퇴색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만약 250가지 색을 구현하는 컬러 뱅글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사랑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문득 나의 색깔은 무엇인지, 나와 맞는 사람은 어떤 색깔을 가진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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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괴담 안전가옥 FIC-PICK 8
범유진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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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미스터리 가미된 오피스 괴담 "

  <오피스 괴담> 을 읽고 

 


직장, 괴담이 현실이 되는 곳"

-오피스, 직장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괴담들-

 

예전에는 공포와 미스터리가 일어난 장소는 폐가나 유령의 집 등이었는데, 요즘은 집, 사무실과 같은 일상적 생활 공간이 되었다. 이제는 호러나 공포의 소재를 일상 속 미스터리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직장이나 사무실도 괴담이 현실화 되는 장소가 된 것이다.

 

이 책 『오피스 괴담』에는 5명의 작가들이 쓴 직장이나 오피스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괴담들이 수록되어 있다. 예전 직장은 일하는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면, 이제 직장은 괴롭힘과 공포를 주는 공간이 되었다. 상사의 갑질 횡포, 성폭행,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이 만연하여 매일같이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공포스럽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5편의 이야기들의 작가들은 소설뿐 아니라 영화, 논픽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는데, 이 작가들이 이번에는 우리의 직장 내 어둠 속을 들여다보았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 범유진 작가의  「오버타임 크리스마스」 은 섬뜩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1년 간 구직 활동을 해서 겨우 들어간 회사이지만 신입사원인 주인공인 유수빈은 사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전임자가 썼던 메신저가 자동 로그인되어 그녀는 그 메신저 대화창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게 된다. 그래도 다른 회사와 달리, 이 회사의 유일한 장점은 '야근 금지' 조항이다. 그녀의 사수인 장현우에 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무실에 남아서 야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라고 한다. 무슨 이유로 야근이 금지되어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점은 그녀의 전임자의 의문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직장내 괴롭힘과 상사의 갑질횡포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억울한 죽음과 과감한 복수 등 공포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이야기라 흥미로웠지만 오컬트적인 요소까지 등장해서 섬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상사의 갑질 횡포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이 당면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두번 째 작품인 최유안 작가의 <명주 고택>은 고택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었다. 덴마크 여왕 방한 소식과 관련해 외교부는 의전 행사로 경북의 고택 방문 행사를 추진하게 된다. 주인공인 은희는 경북도텅 문화관광과 주문관이며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적절한 행사 장소를 찾게 된다.  그 곳은 바로 연천에 위치한 '명주 고택'인데 그 고택에서 의전 행사를 하기로 하고 업체 선정 심사를 하기로 한다. 심사 과정 속에서 생긴 기이한 일과 명주 고택과 관련한 개미 귀신 이야기 등이 기묘함과 공포를 준다. 특히 마지막에 사람들이 구덩이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장면은 너무 기이하면서도 섬뜩하다. 과연 그들의 잘못은 무엇인가? 서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워서 협업을 하지 못한 것인가?

 

 세번 째 작품인 김진영 작가의 <행복을 드립니다>는 가구 회사에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이 겪는 고충과 실종된 아이들 사건이 어우려진 미스터리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서른 아홉살 싱글맘 윤미는 가구 회사 계약직 직원이며, 계약 연장을 위해, 정규직 전환을 위해 대체 근무, 야간 근무까지 하며 열심히 일한다. 말 그래도 뼈와 살을 갈아넣으며 회사에 헌신하지만,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약 연장은 힘들어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야간 대체 근무를 하던 중 발견하게 된 실종된 아이들을 만난 후, 그녀의 딸인 시영이가 아프게 된다. 과연 그녀는 계약 연장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시영이의 건강은 찾을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통해 계약직 직원이 겪게 되는 고충과 아픔,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 등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공포와 미스터리가 가미된 괴담일지 모르지만, 이 책 속에서 계약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의 고충 또한 보게 된다. 

이 책에 수록된 다른 나머지 작품들인 김혜영 작가의 <오피스 파파>와 전혜진 작가의 <컨베이어 리바이던>도 흥미로웠다. 

 

 

 이 책  『오피스 괴담』을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수록된 이야기들이 공포와 미스터리한 요소가 가미된 괴담이긴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직장내 괴롭힘, 상사의 갑질과 횡포, 계약직 지원의 고충 등을 통해 지금 우리가 당면한 직장내 어둠 속에 가려진 문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 직장이란 어떤 의미이며 어떤 장소여야 하는지도 아울러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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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 최후의 10일
박성종 지음 / 북오션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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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 최후의 격전"

박성종의  <노량> 을 읽고 



" 영화는 끝났지만 소설은 이제 시작됩니다."

-최후의 전투, 노량해전,  박성종 작가의 장편 소설-

 

 

며칠 전 영화 <노량>을 남편과 함께 보았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영화인 <명량>, <한산>에 이어 마지막 편인 <노량>이 개봉하였고, 현재 누적 관객수 429만명을 기록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153분의 런닝타임 간 어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리고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이순신 장군의 전사 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마음이 울컥했다. 

 

 

이렇게 비록 영화는 끝났지만, 이 책 『노량』을 통해 다시 이순신 장군을 만나고 노량해전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책 속 내용과 영화의 장면들이 하나로 합쳐졌고 더군다나 영화 속에서 설명되지 못한 시대적, 역사적 상황들이 책 속에서 설명되어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노량해전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는지, 그 당시 일본 상황은 어떤지, 조선 수군이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지, 이순신 장군이 어떻게 장렬히 전사하게 되었는지,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생각했는지 등을 이 책을 읽으며 더 많이 알게 되고, 공감하게 되고,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최후의 전투인 노량해전 10일간의 기록이다. 이순신 장군이 크게 활약한 전투들인 명량 해전이나 한산도 대첩과 비교해서 전승 효과가 작아보일 수도 있지만, 노량해전이 이순이 마지막 명을 받은 전쟁이었고, 이 전투가  7년간 지속된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게한 점에 있어서 그 역사적인 의미와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이순신 장군의 영웅담과 전투 상황보다는이순신 장군이 어떻게 노량 해전을 준비했는지, 최후의 전투에 임하는 마음이 어떠했는지, 애국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그의 충성심(忠誠心), 애국심(愛國心), 애민(愛民) 정신 이 얼마나 크고 깊었는지 등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조선을 압박하고 위협하는 왜군 외에도, 전쟁을 회피하고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명군과 이순신을 의심하고 제거하려는 조선 조정은 이순신 장군을 더 힘들게 했다. 왜군과 싸우는 것도 벅찬데, 아군인 줄 알았던 명군의 배신과 조선 조정의 음모와 불신은 이순신 장군을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위험 속으로 더욱 빠지게 했다. 

 

장군은 다시 한번 자기가 세 개의 집단과 싸우고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실질적 위협인 왜군과 전쟁을 회피하는 명군, 그리고 자신을 의심하는 조선 조정과 말이다.

-p. 200

 

하지만, 7년간 이어온 이 전투를 끝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왜군을 섬멸해야 하고 단 한 명의 왜군도 살려서 돌려보내서는 안된다는 강한 의지와 백성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모든 장애와 고난을 없애고 전쟁을 끝내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한 번 죽는 것은 아깝지 않소. 나는 대장 된 몸으로 결단코 적을 뇌둔 채 우리 백성을 죽일 수 없소이다."

-p. 162

 

 

아마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노량 해전의 승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새삼 깨닫게 된다. 이순신 장군의 인간됨, 강직한 충절, 포기하고 좌절할 줄 모르는 강인하고 굳센 의지, 뛰어난 지략과 명철한 판단력,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 등이 승산이 없어보이는 전투마저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이순신 장군은 왜군의 조총에 맞아 전사하게 되어서 안타까웠고, 특히 마지막까지 자신의 죽음이 전투에 영향을 줄까봐 걱정한 이순신 장군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졌다. 

 

"싸움이...하아..급박하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p. 266

 

 

요즘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혼란스럽고 심난한 이 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이순신 장군이 죽으면서까지도 지키려고 한 우리 땅, 우리 나라,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하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나라를 생각하고 지키는 마음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으면 좋겠다.

 책 속 10일간의 일들이 영화 속에서 생생히 살아나서 또한 이 책 『노량』을 읽고 난 후, 영화를 본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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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길잡화점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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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슬프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이민혁의  <복길잡화점>  을 읽고 



"이민혁 작가가 선사하는 슬프지만 희망차고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 개막합니다."

-대학로 인기연극 <복길잡화점>이 소설로-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공연되었던 연극 <복길잡화점>이 소설로 출간되었다. 무대에서 감동과 재미를 준 연극 <복길잡화점>이 소설로 나오면 어떨까 궁금했다. 과연 연극이 주었던 감동, 공감과 위로를 우리에게 줄 수 있을까?

 

연극에서는 배우들의 연기, 대사, 표정 하나하나로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면, 소설에서는 스토리 전개와 구성으로서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다. 또한 연극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까지 소설 속에서 다루니 이야기가 더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총 95분동안 무대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에 온통 정신을 빼앗겼는데, 책을 통해 조용히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살펴보고 그 의미들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 『복길잡화점』은 연극 <복길잡화점>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은 것 같다. 무대 위 등장인물인 경석, 연화, 복길, 민정, 소리, 5명의 주인공들이 책 속에서 모두 등장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하며 복길잡화점의 기적을 전해주는 것 같다.

 

물론 책 속에서도 그들의 성격은 잘 드러나 있다. 무뚝뚝하고 욱한 성격을 가졌지만, 올곧은 성격과 한결같은 신념으로 복길잡화점을 세우고 운영해온 경석, 밝고 온화한 성격으로 때로는 아이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경석 옆을 지키며 굳건한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온 연화, 경석과 연화가 어렵게 얻은 자식이자 복길 마트의 사장으로써 마트를 운영하지만 철이 없고 고집도 센 아들 복길, 어려운 시기에 경석에게 도움을 받고 감사함에 경석을 도와 복길 마트를 똑소리나게 운영해 온 민정,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인 경석과 연화의 손에 자라온 복길의 딸 소리, 이렇게 5명이 책 속에서 살아나 복길잡화점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경석과 연화, 복길과 민정, 소리까지 그동안 이 3대가 살아온 인생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1970년 8월 8일 경석이 연화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복길잡화점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 이후, 시간은 어느새 5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2023년 복길마트를 운영하는 경석의 아들 복길의 시점으로 이동한다. 어느 새 경석은 나이가 들었고, 복길잡화점은 규모가 더 커져서 복길마트가 되었다. 나이가 든 경석은 마트 운영을 아들인 복길에서 맡긴 상태이다. 하지만, 복길이 사장이 되어 마트를 운영한 후 복길마트의 매출은 떨어지고, 직원들은 정리해고 당하고,운영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경석은 시장통 밑바탁 좌판 인생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동네에서 가장 큰 마트를 지었는데, 그렇게 피땀 흘려 세운 복길 마트를 복길이 운영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 경석은 영 못 마땅하다. 아들 복길은 마트를 팔 생각만 가득하니 경석은 그런 경석이 마음에 들지 않고 만나면 으르릉 거리며 싸웠다. 

 

그러다, 어느 날 경석은 복길과 한바탕 싸운 후, 집으로 돌아가 연화에게 밥투정을 부리디가 된장국에서 리모컨을 발견하게 되면서 사건은 방향을 틀어 치매에 걸린 연화의 기억 되찾아기주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다. 

 

"들어가서 죄다 꺼내 와. 팔다 남은 물건부터 하여간에 잡화점 때 썼던 거는 전부 꺼내 와. 예전 잡화점 자리에다 다시 복길잡화점을 세울 거라고. 것도 해 뜨기 전에!"

-p. 85

 

이렇게 해서 오래 전에 사라져버린 '복길잡화점'이 다시 세워진다. 그리고 연화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한 경석을 비롯한 복길, 민정, 소리 4인방이 만드는 복길잡화점의 기적도 만들어진다. 복길잡화점을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건하고, 예전처럼 인심좋게 물건을 서비스로 덤으로 주면서 인심좋게 물건을 팔고, 연화를 위해 서커스 공연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등, 그들의 엉뚱하고 웃긴 행동들이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기에 슬프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마지막에 작가가 숨겨놓은 반전까지 있어서 가슴 뭉클해진다. 그리고 그 기적을 통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가족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 반전이 무엇인지는 책의 마지막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과연 그들은 연화의 기억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 복길마트와 복길잡화점은 잘 운영될까? 

 

마음까지 시린 추운 겨울에, 슬프지만 희망찬 이야기에, 가족간의 애정과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더군다나 연극 <복길잡화점>은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 책 『복길잡화점』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다시 전해준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복길잡화점 속 인물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 너무나 좋다. 올 겨울, 따끈따끈한 핫팩같이 우리에게 훈훈한 온기를 전해줄 것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복길잡화점 #이민혁 #뜰북 #소담출판사 #책추천 #소담꼼꼼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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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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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 최고의 단편들"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 17회> 를 읽고 



"추리소설적 완성, 최고의 단편"

-추리소설적 감각으로 세상을 해부하며 문학적 성취를 이뤄낸 작품-

 

한국 유일의 권위있는 추리문학상인'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의 올해 2023년의 수상작품집이 출간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리소설적 완성을 보이며 추리소설적 감각으로 세상을 해부해던 멋진 작품들이 나왔다. 이 책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 17회』를 통해 우리는 최고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뛰어나고 훌륭한 작품들 속에서 올해 대상은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 작품에 돌아갔다. 한 노쇠한 해녀의 작품을 통해 제주 4.3사건의 아픔과 고통을 드러내었다. 아직도 과거 4.3 사건은 여전히 제주도 사람들에게 깊은 상흔을 남기며 절대 잊을 수 없는 힘겨운 아픔과 고통으로 남아 있다. 미스터리 장르를 통해서라도 4.3 사건의 희생자들이 어떻게 허망하게 죽어갔는지, 그들의 억울한 죽음의 비밀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램을 담아 우리는 이 작품 「해녀의 아들」 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4.3 사건과 동족간의 비극, 유가족분들과 생존자분들의 고통과 슬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팔십 대의 노쇠한 해녀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누군가의 고의적인 살인임을 밝혀내는 과정 속에서 제주 4.3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살인의 이유와 그 죽음 속에서 숨겨진 비밀과 사연을 통해 4.3 사건의 피해자들의 이름들을 되뇌며 우리는 다시 한번 끝나지 않은 4.3 사건의 고통과 아픔을 느끼게 된다. 

 

“살암시민 살아진다!” 라는 말을 믿고  상실의 슬픔과 고통을 세월을 온몸으로 살아온 주인공 이자 형사인 승주의 아버지 좌경필처럼, 그렇게 4.3 사건의 생존자분들과 유족분들은 모진 세월을 견디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과연 누가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덜어주고 그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 <해녀의 아들>은 미스터리만이 해낼 수 있는 해원굿'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을 통해서라도 제주 4.3 사건의 진실과 아픔을 밝히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잊혀져가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그 존재들을 작품을 통해서라도 복원한 작가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게 된다. 

 

6편의 우수 작품들 중 마지막 단편인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중편이분량으로 초등학생 유괴 살인 사건을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우리는 여덟 살 아이를 유괴해서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십대 김윤주의 심문과정을 통해 드러난 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고교 자퇴생인 김윤주는 왜 이런 살인 및 사체 유기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고등학생이 혼자 이 모든 범죄와 악행을 계획하고 실제로 아이를 유괴해서 살해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자신은 촉법소년이라 생각해서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 김윤주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 이야기 속에는 단순히 범인찾기가 아닌 살인자 김윤주의 범죄 행동의 원인과 목적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를 혼동하고, 가상 현실 속 이야기를 실제 현실 세계에서 행한 김윤주를 과연 정신이상자로 볼 것인가? 아마 이것은 비단 김윤주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듯 해보인다. 동영상이나 소설에서 본 살인 장면을 모방해서 살인을 저지른 살인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너는 금방 잊힐 거야.”
이규영은 맞은편 벽을 바라보며 슬프게 단언했다.
“앞으로 너보다 더 악한 아이가 나타나겠지.”

 

이 사회파 미스터리물인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이야기는 가상 현실에 빠져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여 살인죄를 짓고도 죄책감과 후회를 하지 못하는 십대 청소년의 현주소를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책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 17회』을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추리소설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대상작인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이나 우수작 중 송시우 작가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같은 사회파 미스터리를 읽으며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와 역사적 비극 등을 생각할 수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 2024년에는 어떤 추리소설 작품들이 우리를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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