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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 ㅣ 안전가옥 FIC-PICK 1
윤이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월
평점 :
"근미래 SF 로맨스 단편 소설집"
임다미의 <무드 오브 퓨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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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우주를 향한 가장 따뜻한 시선,
근미래 로맨스 소설집
근미래에서의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
근미래 사회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할까?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랑의 형태와 방식도 변화해왔지만,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여전히 사랑의 본질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 책 「무브 오브 퓨처」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근미래' 와 '로맨스' 라는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하여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그려낸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관점과 개성을 살려서 자신만의 SF 로맨스 소설을 탄생시켰다. 오인오색의 알록달록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근미래사회 속 로맨스의 매력에 푹 빠져볼 수 있을 것이다.
<윤이나 「아날로그 로맨스」 >
미래 사회에는 언어가 달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서로 다른 국가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도 통역기 '란토'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의사소통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준'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여 '올리'라는 여성을 데이트앱을 통하여 만나게 된다. 준은 한국 사람이라 우리 말을 쓰지만, 올리는 다른 나라 사람이라 서로 같은 말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올리는 손짓, 발짓해가며 몸으로 그 언어를 표현한다. 준은 란토를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올리는 란토를 사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올리의 사랑의 방식은 아날로그식이다. 자신의 언어를 준이 못 알아듣자, 몸으로 그 단어를 표현하고 얼굴 표정이라 손짓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문제 때문이었을까. 3년 정도 사귀고 그들은 헤어지게 되는데, 준은 전 애인 올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무인도에서 다시 만난 올리와 준! 준은 올리에게 자신의 사랑의 마음을 전해서 올리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이처럼 미래 사회는 '란토' 와 같은 최신식의 신물물이 있지만, 여전히 사랑에는 아날로그식 방식이 통하는 것 같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과 마음을 통해 상대방의 사랑의 마음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이 과거가 되는 동안, 내가 느끼고 있는 건 단 하나. 올리, 너의 음악 같은 말이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을, 마음을 전하고 있는 거라면, 나도 알 것 같아. 우리 사랑이 영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고 있는 지금만은 영원하다는 걸.'
-p. 61, 「윤이나, 아날로그 로맨스」
<이윤정 「트러블 트레인 라이드」>
사랑하는 가족이나 애인의 죽음은 견딜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들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만 같다. 정말 만약 그 사람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생겨나서 그 빈자리를 채운다면 어떨까.
「트러블 트레인 라이드」는 죽은 가족이나 애인을 추억하는 이들이 만든 주문 제작형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한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를 습득해서 배우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죽은 가족이나 애인에 대한 정보를 학습하고, 그 사람처럼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지은'과 '은수'는 죽은 사람에 대한 추도 목적으로 만들어진 AI 이다. 그 AI는 '성진'과 '경우'의 사별한 아내가 되기 위해 트레이닝센터에서 교육을 받는다. 최종 심사단계를 거치면 그들은 고객이 추모하는 사람이 되어 영원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데, 과연 '지은' 과 '은수'는 무사히 안드로이드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그리고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해서 AI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들어서 그들의 존재를 대체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AF 서비스는 인간이 죽음 뒤에도 이어지는 생의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AF 시스템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한다. '
-p. 129, 「이윤정, 트러블 트레인 라이드」
내 생각으로는 아무리 AI가 그 사람의 빅데이터를 통해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똑같이 흉내낸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 사람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그 무엇도 그 사람의 존재와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 그렇긴 하지만, [은수]의 사랑을 보면서, AF도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이 아무리 인간이 아닌 로봇이라고 할 지라도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성되고, 인간의 욕심 때문에 무참히 폐기되는 모습은 여전히 씁쓸함이 남는다.
< 한송희 「사랑도 회복이 되나요?」>
미래사회는 약 하나로 인해서 기분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할까. 근미래의 정신과 약인 기분영양제 '비타무드'는 우울, 무기력, 불안감 등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기분을 조절해서 기분을 좋게 만들고 싶었던 비연애주자이자 영화감독인 소혜는 그 약을 먹고 심각한 부작용같은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고객센터에 항의한 결과, 그것은 부작용이 아닌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한다.
똑같은 약을 먹고 가려움증에 시달리는 앞집 남자 서준, 그는 배우 지망생이다. 소혜와 서준은 둘다 비타무드 복용을 통한 후유증을 겪는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비타무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함께 제작하기로 한다. 소혜 또한 비타무드를 먹고 심장떨림 증상과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온 몸이 가려운 가려움증은 이 약 '비타무드'에 대한 부작용이 맞을까. 소혜와 서준은 무사히 다큐멘터리를 완성할 수 있을까.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될까.
소혜는 이제 다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사랑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던 것처럼 처음 사랑하겠다고 결정한 지금 새로운 이야기가 떠올랐다. 모든 것이 완전히 변했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것 또한 변함없이 소혜 자신이었다.
-p. 215, 「한송희, 사랑도 회복이 되나요」
김효인 「오류의 섬에서 만나요」
현실에서 상처 받은 마음을 가상현실 속에서 치유가 가능할까. 김효인의 「오류의 섬에서 만나요」 는 현실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이 가상현실 속에서 정신을 치유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전직 축구선수 서이와 전직 수험생 도현의 가상현실 속 만남! 그들은 가상현실 속 오류가 난 섬에서 영문을 모르고 깊은 물에 빠지거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사물들과 마주친다. 서이가 트라우마에 빠져 패닉 상태가 되면 도현이 서이를 도와주고, 도현이 울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면 서이가 그를 끌어낸다. 그들은 가상 현실 속에서조차 우울함과 무기력증은 그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그들은 과연 그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무기력과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축구로 실패했음을 알았을 때 서이는 딱 쓰레기가 된 기분이었다. 평생을 바치기로 한 자신의 쓰임새를 잃어버린 사람, 다른 용도로 새로 쓰기에는 어쩐지 찝찝하고 겸연쩍은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쓰레기 바다에 오류가 난 섬이라니. 생각해 보면 이보다 더 자신과 어울리는 스테이지도 없을 것이라고 서이는 생각했다.
- 「김효인, 오류의 섬에서 만나요」 중에서
오정연 「유로파의 빛을 담아」
과거와 미래, 지구와 우주를 사이에 두고 이메일이 왔다, 그것도 첫사랑이 보낸 이메일 그게 가능한 일일까. 오정연 작가의 「유로파의 빛을 담아」는 지구와 우주, 과거와 미래를 통해 도달한 이메일을 통해 첫사랑과 조우하게 된다는 가슴 뭉클한 사랑 이야기이다. 차원을 넘어서 만나게 된 첫사랑, 과연 그들의 운명과 사랑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불안과 공포로 떨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이때, 미래사회로의 여행을 분명 신나고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힘겨움과 우울함을 잊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이 다섯 편의 사랑 이야기들을 읽으며 깨닫는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이긴 하지만
우리들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우리는 그때도 사랑하고 슬퍼하며 살아갈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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