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탐사대X 초희귀동물 퀘스트 1 슈퍼탐사대X 초희귀동물 퀘스트 1
슈퍼탐사대X 원작, 윤상석 지음, 김기수.이정수 그림, 정창윤 세밀화, 권경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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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은 [슈퍼탐사대X 초희귀 동물 퀘스트 1]은 전 세계에 숨겨진 초희귀 동물을 찾아 나서는 로티와 친구들의 모험을 담은 이야기로,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잡은 아주 우수한 학습만화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얼마나 희귀하기에 초희귀라는 말을 썼을까? 궁금했는데요. 책에 등장하는 6마리의 동물 중 익숙한 하늘다람쥐를 제외하고는 어른인 저에게도 생소한 이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아주 컸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동물은 늠름한 갈기를 자랑하는 바바리사자였습니다. 로마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와 대결했던 사자가 바로 이 종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바리사자는 현재 야생에서 완전히 절멸된 상태라고 합니다. 기후 변화와 서식지 파괴, 그리고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이 원인이었다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아이와 함께 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체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름부터 독특한 사탄나뭇잎꼬리도마뱀붙이는 잎사귀를 닮은 꼬리 모양을 보며 세상에 이런 동물이 다 있다며 몇 번이나 감탄하며 살펴봤어요. 책을 다 읽고 해당 종의 멸종 위기 등급을 찾아보니 취약 등급이더라고요. 이렇게 책을 읽은 뒤 아이와 함께 각 동물의 멸종 위기 등급을 직접 조사해 보는 독후 활동을 곁들이면 학습 효과가 배가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구성입니다.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O,X 퀴즈를 풀며 방금 배운 내용을 확실히 복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털코뿔소 스티커 붙이기, 나뭇잎 사이 숨은 도마뱀 찾기 등 놀이 요소가 풍부해 아이들이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첫번째 장에 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유튜브채널로 연결되는데 슈퍼탐사대 X 주제가 속에 책에 소개된 동물들이 나오니 아이하고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앞으로 로티와 친구들이 어떤 초희귀동물들을 알려줄지 다음 책이 기대가 됩니다. 아이에게 환경 및 동물 보호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부모님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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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 음식 쓰레기를 줄여라! 고전에 빠진 과학 7
정완상 지음, 홍기한 그림 / 브릿지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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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에게 재미있는 과학책으로 어떤 것을 추천해줄까 생각하던 중, 고전에 빠진 과학 시리즈의 [콩쥐, 음식 쓰레기를 줄여라!] 책을 만났습니다. 저자 정완상 교수님이 홍길동전, 춘향전 등 익숙한 고전을 바탕으로 8권이나 되는 시리즈를 내셨는데,이 책은 그 시리즈의 일곱번째 책이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과학동화책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콩쥐팥쥐전과 신데렐라 이야기를 절묘하게 섞어놓은 구성도 재미있었지만, 콩쥐를 문제 해결사로 변모시킨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이야기 속 콩쥐는 음식 환경사 시험에 도전해 합격한 뒤, 사람들에게 유해한 음식을 판매하는 팥쥐의 식당에 잠입해 증거를 수집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콩쥐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또한 체질량지수에 맞춘 웰빙 정식을 만들거나, 폐유로 비누를 만들어 식당을 홍보하는 장면처럼 일상과 맞닿은 과학 원리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과학이 어렵지 않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장 끝에 마련된 ‘더 알아보기’ 코너는 이야기 속에 등장한 과학 개념을 한 번 더 짚어 주어, 학습의 깊이까지 놓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을 덮은 뒤에는 아이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는 “무조건 다 먹는 게 정답은 아니고, 처음부터 먹을 만큼만 담는 게 중요하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더라고요. 특히 콩쥐 아버지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겠다며 라면 국물까지 모두 마시는 장면에 대해, 이것은 몸에 좋지 않은 습관이라며 다음부터는 국물이 남지 않는 비빔라면을 해 주겠다는 콩쥐 어머니의 선택이 더 현명하다는 의견을 내놓아 저도 아이의 의견에 동의를 했습니다. 


이 책은 과학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식습관, 환경 보호 방법까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익숙한 고전을 통해 과학을 풀어내니 아이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고, 읽고 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부모님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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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포기하지 않는다 - 극한의 동식물에게 배우는 살아갈 용기
이원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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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 전, 남극에 사는 아델리 펭귄이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뉴질랜드에 우연히 도착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잠도 자지 않고 어떻게 그 먼 길을 헤엄쳐 왔을까 궁금해 검색해 보았죠. 알고 보니 펭귄은 뇌를 몇 초씩 나눠 잠드는 마이크로 수면을 취하거나, 좌우 뇌를 번갈아 재우는 반구 수면으로 피로를 푼다고 하더군요. 당시 저는 육아와 회사 일을 병행하며 늘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인간도 펭귄처럼 짧은 잠만으로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이원영 박사의 신작 [자연은 포기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펭귄의 수면 이야기가 다시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야생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의 생태적 지혜가, 우리의 삶에 어떤 실마리를 주지 않을까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펭귄, 물범, 북극곰처럼 친숙한 친구들뿐만 아니라 완보동물, 캥거루쥐, 멕시칸테트라 같이 생소하지만 경이로운 생명들을 다룹니다. 특히 생생한 현장 사진은 물론이고,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마음을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았던 대목은 바로 남방코끼리물범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와 같은 폐호흡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한 번 잠수하면 평균 28.4분 동안 머물며 수심 443m라는 깊이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심해의 엄청난 수압을 견뎌내는 유연한 신체와 근육 속에 산소를 듬뿍 저장하는 탁월한 능력 덕분에, 그 차갑고 어두운 바다를 누구보다 자유롭게 누비는 것이죠.


사실 저자는 어린 시절 물에 빠졌던 트라우마 때문에 평생 물을 두려워하며 살았다고 해요. 하지만 극지에서 펭귄과 물범을 관찰하며 물속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두려움을 앞질렀고, 결국 잠수 자격증까지 취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물속의 다채로운 생명들을 직접 마주하고 나서야, 물범이 왜 그토록 깊이 잠수하게 되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글 말미에 “한계를 넘어 깊이 잠수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누릴 수 없었을 행복”이라는 문장이 한참 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읽고 표지에 있는 '극한의 동식물에게 배우는 살아갈 용기'라는 부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살다 보면 때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 때문에 지금의 현실이 막막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물범 이야기를 읽고 나니, 막막한 환경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모든 두려움을 떨칠 수는 없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더 나아가 본다면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살아가기 어려운 극한의 세계에서 저마다의 꾸준하고 성실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지친 일상을 보내는 분들께 응원의 힘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합니다.

한계를 넘어 깊이 잠수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누릴 수 없었을 행복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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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미술관 - 그림이 먼저 알아차리는 24가지 감정 이야기
김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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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보통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면 작가의 의도나 미술사적 가치, 혹은 그림 속에 숨겨진 의미를 먼저 찾게 됩니다. 저 역시 다양한 미술 관련 서적을 찾아 읽으며, 제가 느낀 점이 저자의 해석과 어떻게 같거나 다른지 비교해 보는 것이 감상의 정석이라 믿어왔죠.


하지만 그림을 매개로 나의 내면을 마주하고, 머리가 아닌 나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시간을 갖는다는 건 제게 무척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개념이었습니다. 호기심을 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원장이 저술한 [나를 만나는 미술관]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허무, 불안, 행복, 애도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24가지 감정을 그림이라는 거울에 비춰줍니다. 책을 읽으며 저 역시 그동안 이름 알아차리지 못했던 제 마음속 감정들을 하나씩 마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서문 대로 이 책은 미술 감상 책이면서 동시에 제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하는 심리 치유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파트는 '무의미'였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인간이란 분투할 만한 것을 언제나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며 지난 몇 년간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0년 가까이 회사 생활을 하다 전업주부가 되었을 때, 처음에는 쉼과 여유가 주는 만족감에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대로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내 삶의 방향과 의미는 어디에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는 작은 창조적 시도들을 해 보았습니다. 사이버대학교에 편입해 새로운 공부를 해보고, 독서모임에서 다양한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블로그에는 독후감을 차곡차곡 기록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저는 성취감과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지나온 이 과정들이 바로 무의미에 맞서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시간이었음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공허함을 느낀다고 해서 억지로 이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대신 용기를 내어 그 빈자리를 조용히 들여다보고,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며 품위 있게 무의미에 맞서보라며 응원을 건넵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품위 있는 저항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허무라는 감정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내 삶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고, 나만의 의미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바로 품위 있는 저항입니다. 


살아가며 때때로 무의미의 파도를 마주하겠지만, 이제 저는 그 파도에 휩쓸리는 대신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찾아올 또 다른 공허함 역시 새로운 나를 발견할 기회로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무의미라는 파트가 가장 큰 감동을 주었지만, 이 책을 읽는 다른 누군가는 전혀 다른 페이지에서 멈춰 서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삶의 무게가 무거운 이에게는 '우울' 이란 파트,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이에게는 '사랑'의 파트가 마음에 와닿을 것 같습니다. 삶의 의미를 다시 찾고 싶거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대한 알아차림이 필요한 모든 분께 [나를 만나는 미술관]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안락하고 평화로운 상태가 아니라 분투할 만한 것을 언제나 필요로 하는 존재다. ‘아,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느끼기 위해서는 삶의 조건을 넘어서는 어떤 가치가 필요하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의미를 추구한다. 이 본능이 충족되지 않으면 공허와 허무가 따라온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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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마음 -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정고요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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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읽은 정고요의 에세이 [산책자의 마음]에는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도망친 곳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다니, 참 생소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과연 저자는 그곳에서 어떤 기쁨을 발견한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저자는 책의 첫 글인 '실직을 해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을 통해 웃음과 깨달음을 동시에 전합니다. 평소 오후 7시에 산책을 하던 저자는 실직 후 오후 5시에 산책을 나서며, 늘 우리에 갇혀 지내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개 '흰둥이'가 사실은 주인과 즐겁게 산책하는 '난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인과 개의 이름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벌어진 뜻밖의 언어유희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저자가 개에게 "나니(일본어로 '뭐야?')?"라고 묻자, 개가 "뭐! 뭐!"라고 짖은 것이었어요. 


저자는 질문과 대답이 소리도 뜻도 일치하는 이 기막힌 동어반복의 대화를 두고 진짜 세계의 화법이라 부릅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선입견의 세계에 금이 가고, 비로소 살아 있는 진짜 세계와 마주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입니다. 실직이라는 사건은 삶을 위축시키기 쉽지만, 저자는 그 공백의 시간을 산책으로 채우며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과 생각을 발견합니다. 첫 에피소드부터 이렇게 소소한 웃음 뒤에 화두를 던지니, 이후의 산책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마치 저자와 함께 강릉의 바다, 공원을 함께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중 특히 인상 깊었던 글은 '나무들' 이었습니다. 저자는 강릉의 대도호부관아의 잔디밭을 거닐고 나무들 사이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어디인지 찾아보니 산책하기에 참 좋은 강릉의 명소라고 하네요. 


저자는 이 곳을 산책하며 나무라는 식물을 본 것이 아니라, 그 나무가 견뎌온 시간의 총합을 보았습니다.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그저 하루를 살아낸 나무가 커다란 한 그루가 되는 것처럼, 우리 삶의 어떤 순간도 헛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령 내일 나를 기다리는 것이 실패일지라도, 그 실패를 포함한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는 것이 아닐까요.


하루를 허투루 살지 않겠다는 저자의 다짐은 거창한 무언가를 이루어내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당장 눈에 보이는 성취가 없더라도 묵묵히 하루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겠다는 하나의 약속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것이 저자가 산책을 하며 나무로부터 배운 단단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산책의 미분과 적분'이란 글에서 더욱 확장되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삶일지라도 정말 멋지다고, 그래서 기대가 된다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동안 산책을 하며 사유하는 글은 종종 접해왔지만, 강릉의 남대천이나 안목해변처럼 익숙한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유하는 내용의 글은 처음이었는데요. 매년 여름이면 강릉을 찾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내년 여름 강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사뭇 달라질 것만 같습니다. 저자가 아끼는 강릉의 여러 장소들을 마치 답사하듯 천천히 거닐며, 저만의 생각을 남겨보고 싶어졌습니다. 


내 앞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는 건 나무의 모든 나날이 내 앞에 있다는 뜻이다.바람과 햇빛과 빗물과 흙에 소실된 나날까지 합쳐 나무는 지금 내 앞에 있다. 나무 한 그루는 나무의 모든 나날.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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