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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그리스인 조르바.
읽고난 후에 문뜩 '조르바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고 생각하게된다.(미친 존재감ㄷㄷ)
한 줄로 정리하면 뭐..
책으로 세상을 배운 사람과 경험으로 세상을 배운사람의 의사소통 이야기?
이건 진짜 읽어봄에 아깝지않은 책이다!
오늘은 읽던 구절중에서 인상깊었던 구절을 인용해보고 왜 인상이 깊었나를 설명하는 식으로 쓰려한다. 음음
"여자는 맑은 샘물과 같습니다. 거길 들여다보면 모습이 비칩니다. 마시면 되는 겁니다. 뼈마디가 녹신녹신할 때까지 마시면 되는 겁니다. 이윽고 목이 마른, 다음 사람이 옵니다. 그 사람도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며 마시면 되는 겁니다. 세 번째 사내가 오겠지요...맑은 샘물...소팡카도 바로 그것이었지요. 소팡카도 여자였으니까"
<p.124>
뒷 문장을 안적었는데 여자는 샘물, 남자는 나그네라는 비유가 좀 와닿아서 쓰게되었다. 들여다보면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는 말, 자기자신을 연인에게 전이시켜 나를 이해하겠다는 건데 무릇 사람은 사랑을 하면서 자신을 알아간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모습을 비춰주는는 샘물이라는 비유가 적당치않을까?
그리고 뒷문장도 의미심장하다. 목이 마른 나그네는 목이 말라야 샘물을 찾는다. 이윽고 나그네는 목을 다 축이고 샘을 떠난다. 샘에는 다른 목마른 이가 다시금 찾아온다. 샘은 기다린다. 목이마른 나그네가 다시 돌아오길, 그러나 하염없이 기다리지는 않는다. 다른 목이 마른 나그네가 찾는다면 목을 축여줄 뿐이다. 그렇다고 샘에게 정조가 없다고 말하지말라, 샘은 그저 자길 원하는 자에게 베풀어줄 뿐이니. 떠나는 나그네. 모두에게 똑같은 샘물. 아아 이게 사람사는 인생이지
먹는 걸로 무얼 하는지 가르쳐줘봐요.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줄테니!.....(중략).... 당신은 젊고 힘이 있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싱싱한 바닷바람을 호흡하며 정력을 몸속에다 모으고 있어요. 그래, 그 정력으로 뭘 해요? 네, 시간 낭비하지말고....두목, 이 세상일은 간단한 거예요. 몇 번이나 말씀드려야해요? 간단한 걸 가지고 자꾸 복잡하게 만들어 헷갈리게 하지 말래도!
<p.168>
이것봐요, 크리스마스이브랍니다. 서둘러 교회가기전에 여자를 만나요. 두목, 예수가 오늘 밤에 태어납니다. 당신도 가서 당신 기적을 연출해요!
<p.169>
젊은 과부에게 갈까 말까 고민하며 쑥맥처럼 가만히 있는 나에게 조르바가 답답한 나머지 하는 대사이다. 시간 낭비하지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보여주라. 당신만의 기적을 연출하라. 그 얼마나 간단한 일인가? 점잖은 척할 시간있으면 잘 보일려고 노력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지나간 세월을 안타까워할 바에는 지금 그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값진 것임을 인지하는 것이 안타까움을 덜어내는 길이라는 걸 조르바는 내가 안타까워서 가르쳐 주고있다.
......내 조국이라고 했어요? 당신은 책에 쓰여있는 그 엉터리 수작을 다 믿어요? 당신이 믿어야 할 것은 바로 나 같은 사람이에요. 조국 같은게 있는 한 인간은 짐승, 그것도 앞뒤 헤아릴 줄 모르는 짐승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나는 그 모든 걸 졸업했습니다. 내게는 끝났어요. 당신은 어떻게 되어있나요?
<p.328>
여자, 술, 춤밖에 모르는 조르바에게 내가 한심한 나머지 조국과 사명에대해서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과 일화. 그 일화는 이렇다. 조르바가 전쟁중에 적편의 신부를 몰래 집에 침입하여 죽인 후 나중에 다시 찾았을 때 신부가 키우던 고아들이 구걸하며 살아가는 것을 본 후 가여워 자신이 신부를 처단한 대가로 가진 재물재화의 무게를 느껴 다 나누어주고, 추격자에게 포위당해 쫓겨 도망갈 때 은신처로 과부에 집에 숨어 잠자리를 같이하면서 적편인 과부도 사랑할줄아는 인간임을 깨닫지만, 애국자의 탈을 쓰고 파리핀으로 이튿 날 돌아와 그 마을을 불태운다.
인간애란 이런 것이 아닐까? 국경, 인종, 출신을 초월한다는 의미가 이런 것이 아니면 무엇일까? 같은 사람이다. 내가 미워하는 이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임을 생각한다면 너무 모질게 대하지는 못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