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하는 생활 - 좋아하는 것을 조금 더 오래 좋아하는 법
모호연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리하는생활 #모호연 #라이프앤페이지 #도서협찬

최근에 아끼는 바지의 단이 풀려 수선집에 갔더니 그냥 새로 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디자인이 나오지도 않고, 오래 입어 몸에 잘 맞게 된 바지라 아쉬운 마음에 집에 돌아와 어설픈 손바느질로 엉기설기 꿰매 몇 번을 더 입었습니다.

요즘은 물건을 아껴 쓰고 오래 쓰는 일이 그다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반려공구>로 공구의 세계를 보여 주었던 모호연 작가님이 이번에는 수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깨진 그릇부터 손목시계, 수전, 이어폰, 욕조까지 다양한 물건을 고쳐 쓰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산을 고쳐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어요. 왜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싶었습니다.

수리하는 기술을 엿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유머러스한 글 덕분에 읽는 내내 즐겁습니다. 물건이 고장 나면 쉽게 버리고 새것을 사는 대신, 어떻게든 고쳐서 오래 쓰려는 마음. 환경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무거운 당부 없이도 물건을 아껴 쓰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의미 있는지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수리하는 생활에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뿐 아니라, 조금 번거롭더라도 직접 해보려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작가님처럼 능숙하게 무언가를 고칠 기술은 없지만, 두 손에 핸드폰만 쥐고 있지 말고 주변의 물건들을 좀 더 자주 살피고 만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호르두발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8
카렐 차페크 지음, 정보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르두발 #카렐차페크 #휴머니스트 #도서협찬

카렐 차페크의 철학소설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입니다.

주인공 호르두발은 미국으로 건너가 고된 노동을 하며 가족에게 돈을 보냅니다. 글을 모르던 그에게 편지를 대신 써주던 사람이 죽은 뒤로는 5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하지 못한 채 돈을 모으는 데만 힘씁니다. 그렇게 모은 돈마저 도둑맞고 고향에 돌아온 호르두발. 자신이 보낸 돈으로 소를 기르고, 가족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낯선 집과 차가운 시선뿐입니다.

아내는 기뻐하기는커녕 안방을 내주고 다락으로 올라가 버립니다. 세 살 때 헤어진 딸은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가 소중하게 여겼던 땅과 소도 없습니다. 집에는 자신이 없는 동안 들어온 젊은 하인만이 낯선 존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살아온 세월이 무색하게 호르두발은 자신의 집에서조차 불청객이 됩니다.

3권에 이르면 법정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호르두발의 아내가 저지른 불륜을 의심해 분노합니다. 저 역시 읽으면서 그런 시선으로 이야기를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판단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한 사람의 삶을 타인의 시선만으로 얼마나 쉽게 재단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작품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호르두발의 행동은 더욱 이해받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는 아내를 몰아세우거나 험담하지도, 복수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그저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떠나 있던 시간만큼 멀어진 가족에게 다시 다가가려 애쓸 뿐이지요.

그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오래 남습니다. 호르두발이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집에서 끝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생각하며, 그의 사라진 심장 앞에 꽃 한 송이라도 놓아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같이 산 책 - 생각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독서의 쓸모
황인성 지음 / 소용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이산책 #황인성 #소용출판사 #도서협찬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가 가장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막상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책을 함께 읽고, 어떤 태도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며, 어떤 질문을 건네야 할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책방을 운영하며 여러 해 동안 북클럽을 이끌어 온 저자의 경험이 담겨 있어 현실적이고 구체적입니다. 아이들이 쓴 글도 실려 있어 책을 매개로 아이들이 나누는 이야기와 현장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저는 그동안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뻔한 독후활동으로 오히려 독서의 탄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내향적인 아이들은 혼자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굳이 함께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읽는다는 건 같은 책을 읽고 같은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누군가의 판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아이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런 자리가 아이들에게 하나쯤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가 혼자만의 즐거움에 머물지 않고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가는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발견한 독서의 모습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세네카 씨, 왜 카톡 안 읽으세요? - 삶의 소음을 덜어내는 스토아철학의 31가지 조언 ㅣ 세네카 씨
정강민 지음 / 들녘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네카씨왜카톡안읽으세요 #정강민 #들녘 #도서협찬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얼 하시나요?

저는 날씨를 확인하려고 스마트폰부터 들여다보곤 합니다. 그러다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뉴스를 확인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이끌려 기분 나쁜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도 많습니다. 조회수를 얻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으로 쓰이는 제목들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이런 순간에 우리가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삶이 짧다고 불평하지만 사실은 삶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라는 세네카의 말과 함께요.

스토아철학은 그동안 금욕과 절제의 철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이 큰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참고 견디는 일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삶과 시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알람에 반응하고, 빠르게 바뀌는 유행과 자극적인 뉴스에 무심코 휩쓸리는 일부터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의 속도에 맞추느라 정작 내 시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AI 시대에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철학책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 그 자체가 인간다움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고양이가 좋아하는 바구니, 고구니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는 아무데나 들어가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봐주는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나도 바구니가 되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