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두발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8
카렐 차페크 지음, 정보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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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두발 #카렐차페크 #휴머니스트 #도서협찬

카렐 차페크의 철학소설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입니다.

주인공 호르두발은 미국으로 건너가 고된 노동을 하며 가족에게 돈을 보냅니다. 글을 모르던 그에게 편지를 대신 써주던 사람이 죽은 뒤로는 5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하지 못한 채 돈을 모으는 데만 힘씁니다. 그렇게 모은 돈마저 도둑맞고 고향에 돌아온 호르두발. 자신이 보낸 돈으로 소를 기르고, 가족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낯선 집과 차가운 시선뿐입니다.

아내는 기뻐하기는커녕 안방을 내주고 다락으로 올라가 버립니다. 세 살 때 헤어진 딸은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가 소중하게 여겼던 땅과 소도 없습니다. 집에는 자신이 없는 동안 들어온 젊은 하인만이 낯선 존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살아온 세월이 무색하게 호르두발은 자신의 집에서조차 불청객이 됩니다.

3권에 이르면 법정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호르두발의 아내가 저지른 불륜을 의심해 분노합니다. 저 역시 읽으면서 그런 시선으로 이야기를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판단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한 사람의 삶을 타인의 시선만으로 얼마나 쉽게 재단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작품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호르두발의 행동은 더욱 이해받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는 아내를 몰아세우거나 험담하지도, 복수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그저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떠나 있던 시간만큼 멀어진 가족에게 다시 다가가려 애쓸 뿐이지요.

그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오래 남습니다. 호르두발이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집에서 끝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생각하며, 그의 사라진 심장 앞에 꽃 한 송이라도 놓아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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