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여름방학에는 숙제가 없다 - summer ㅣ 계절일기
정현우 외 지음 / 타이피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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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여름방학에는숙제가없다 #계절일기 #타이피스트

​방학의 방(放)이 '놓을 방' 자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방학이란 결국 움켜쥔 손을 살그머니 풀어주는 일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책을 펼치면 덥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여름이 뜻밖에 다정하게 밀려듭니다. 작가마다 다르게 그려내는 여름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그간 무심코 지나쳤던 계절의 색들이 짙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저에게 여름은 늘 견뎌내야 하는 계절이었는데, "다정함은 여름을 닮았다. 과하면 더워지고 부족하면 서늘해진다."(박인주)라는 문장을 만나고 나니 이 계절을 조금은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서른이 넘어 백수가 된 조카에게 세뱃돈 봉투를 건네며 "한 해 쉰 땅에서 벼도 더 잘 자란대. 어른도 멋진 여름방학이 필요해."라고 적어준 이야기,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여전히 멋진 어른들에게 키워진다."는 김하영 작가님의 문장은 마음을 깊게 건드렸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그늘이 되어주는 어른인지, 또 어떤 어른들에게 기대어 오늘을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방학은 좀처럼 내 것이 되지 않고, 오히려 누군가의 방학을 챙기고 돌보는 일상이 되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에 작은 방학이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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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미야케 가호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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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싶어서회사를그만뒀습니다 #미야케가호 #동아시아출판사 #도서협찬

책과 독서의 역사를 일본의 근대사와 노동의 변화 속에서 살펴보는 책입니다.

저는 제목만 보고 저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책을 읽으며 살아가는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펼치자마자 메이지 시대 이야기부터 시작되어 조금 당황했는데요. 읽다 보니 야근 문화, 탈독서 현상, 자기계발서의 유행 같은 흐름이 우리 사회와도 무척 닮아 있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원인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돌리기보다 노동 환경의 문제에서 찾습니다. 시대별 베스트셀러의 변화는 물론 드라마와 한병철의 <피로사회>까지 폭넓게 인용해 내용이 어렵지 않게 읽혔습니다.

우리 역시 일본 못지않게 긴 노동시간과 출퇴근, 번아웃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일본의 독서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사람은 언제 책을 읽을 여유를 갖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도 던집니다. 책을 읽는 사람보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흥미로운 인문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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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조선희 지음 / 샘터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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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60생판남들과산다 #조선희 #샘터 #도서협찬

나이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른 생판 남들과 함께 집부터 지었다는 설정만으로도 놀라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남편과 함께 제주로 이주해 삶을 꾸리다 사별한 뒤, 공동주택 미로헌
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는 코로나19와 암 투병까지 겹치며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 시간을 함께 견뎌 지금의 공동체를 만들어냈습니다.

미로헌은 각자가 자신의 방을 직접 설계하고, 부엌과 도서관 겸 살롱은 함께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모든 것을 공유하기보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 오히려 공동생활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비결처럼 느껴졌습니다. 서로 불만이나 문제가 생기면 먼저 회의를 통해 이야기하는 문화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이라면 내가 조금 희생하지 하고 넘어가는 일이 쌓이다가 결국 원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성인이 된 뒤 독립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 함께 살아야 한다면 미로헌처럼 규칙을 만들고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방식이라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가족이나 혈육, 친척이 아니어도 서로를 돌보며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따뜻한 기록이었습니다. 특히 정직한 표현이 배려의 시작이라는 말이 오래 좋은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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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고학 기초 체력 수업 ㅣ 도슨트처럼
마일로 로시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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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박물관걷기 #마일로로시 #현대지성 #도서협찬

박물관에 가시면 어떤 순서로 돌아보시나요? 저는 늘 그릇이나 문구가 있는지부터 보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먹는 것과 독서에 관심이 많은 취향이 적극 반영된 것이었네요.
이 박물관은 전시실 이름부터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10개의 전시실로 목차가 나눠져 있어요.요람과 장난감,음식과 기쁨,동물과 친구,놀이와 여가,의식과 의례,사랑과 성,패션과 미용,교육과 노동,질병과 건강,죽음과 삶.
가장 관심이 가는 전시실부터 입장해보라는 조언도 앞부분에 있었습니다.

박물관을 그저 과거의 흔적이 갇혀 있는 유물 보관소로만 여겼던 저의 좁은 시선이 한 번에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거대한 세계사의 궤적 속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굳어버린 돌덩이나 금속이 아닌, 우리와 똑같이 오늘을 살아가며 웃고, 투덜대고, 사랑했던 생생한 사람들의 숨결이었습니다.

​키우던 동물의 죽음을 슬퍼하며 정성스레 묻어주던 다정한 마음, 구리 품질에 불만을 토로하던 고대시대의 인간적인 점토판 리뷰까지.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마주한 고대인들의 일상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참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습니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는 직선으로만 발전해 온 것이 아니라, 특정 순간에는 고대의 사람들이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책장을 덮고 문득 제 책상 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늘 좋아하는 문구류와 소중히 아끼는 찻잔을 보며 기분 좋은 상상에 빠져봅니다. 아주 먼 훗날, 천 년 뒤의 누군가가 박물관 유리창 너머로 오늘의 내 소박한 물건들을 바라본다면 과연 어떤 이야기를 읽어낼까요? 그런 상상을 하니 매일 다루는 작은 물건 하나조차 애틋하고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먼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나, 그리고 다가올 미래의 일상까지 연결해 주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끌리는 전시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나만의 속도로 세계사를 다정하게 거닐어보고 싶은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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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 - 두근두근 K-문학 읽기
문화라 지음 / 바틀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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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싶은소설이생겼다 #문화라 #바틀비 #도서협찬

이 책에는 한국 문학에 대한 흐름과 오해를 바로잡고, 저자가 독서모임에서 여러 번 읽고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던 소설 42권을 소개하는 글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막 한국 소설에 입문한 사람은 물론, 해외 문학에 더 관심이 많았던 사람까지 단번에 사로잡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너무 많은 스포일러를 하지 않으면서도 작품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저자의 글솜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깊은 사유와 애정이 없었다면 이런 소개는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소개된 작품 가운데 두 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읽었던 소설이었지만, 오히려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책이 훨씬 많았습니다.

올여름 휴가에 가져갈 책을 아직 정하지 못하셨다면, 이 책부터 먼저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휴가에서 돌아올 때쯤에는 읽고 싶은 소설 목록이 잔뜩 생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여행지에서 서점을 찾아 들어가게 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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