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싫을때읽는책 #금정연 #북트리거 #도서협찬책이 너무 좋아 시작했지만, 때로는 읽고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큰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왜 없을까. 금정연 작가의 이 에세이는 그런 글태기의 순간을 너무나 솔직하게, 때로는 야구 이야기로 딴청을 피우며 고백한다.처음엔 "왜 이렇게 돌아가지?" 싶다가도 곧 깨닫게 된다. 꼭 정공법이 아니어도 괜찮다는걸. 적당히 핑계를 대기도 하고, 좋아하는 다른 이야기로 에둘러 가는 그 모습이 오히려 계속 읽고 쓰기 위해 자신을 다독이는 방법처럼 보였다.나는 일 년에 500권을 비워낼 만큼 압도적인 책의 홍수가 부러웠다. 그리고로망의 작업실 또한.마음껏 책을 사고 쌓아둘 수 있는 오직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가 작업실 이야기만 꺼내면 상상의 내 작업실을 꾸미기 바빠졌다.그리고 만화가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예술적 유전자라니!완벽한 모습 대신 하기 싫다고 징징거리는 작가의 목소리가, 역설적으로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로 다가온다. 이 책을 덮으며 나도 나만의 '무언가 하기 싫을 때 도망칠 수 있는 책 목록'을 하나씩 적어보게 되었다.삶의 속도를 늦추고 싶은 날, 누군가의 작업실에 앉아 가벼운 푸념을 나누듯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학습잠재력을깨우는피드백의모든것 #구본희 #학교도서관저널 #도서협찬"선생님이 주는 피드백, 아이들은 정말 다 이해하고 있을까?"교육자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이 질문에 대해 이 책은 시원한 문장들로 답을 준다.피드백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은 '전달'이 아니라 '변화'다. 읽기 전에는 타인이 주는 ‘좋은 피드백’의 기준이 가장 궁금했지만, 읽고 난 뒤에는 학생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자기 피드백’의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누군가의 조언에만 의존하는 학습은 한계가 명확하다. 교사의 피드백이 멈추는 지점에서 학생의 성장이 멈추지 않으려면, 스스로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고 전략을 수정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메타인지라는 거창한 단어 뒤에 숨은 본질은 '나를 돌아보는 힘'이다. 아이들이 평생 학습자로서 당당히 서길 원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시간을 들여 이 성찰의 과정을 함께 걸어주어야 할 것이다.#책추천
#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 #이랑 #이야기장수 #도서협찬엄마는 산에 올라 소리를 지르며 화병을 삼키다 사고를 당하고, 결국 안방 장농에 들어가 다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 절규를 듣고 자라는 아이들.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채 장녀의 역할을 떠맡았던 언니는 끝내 소진되고, 함께 살던 고양이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애틋하게 담겨 있다.이랑 작가의 삶에는 유난히 높은 파도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 개인의 고통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여성들이 겪는 슬픔과 억압이 응축된 기록처럼 다가온다.가장 가슴에 남은 대목은 '욕망을 참고 억누르는 연습' 끝에, 결국 욕망 자체가 거세된 채 살아왔다는 고백이었다. 그럼에도 작가는 자신의 나약함을 직시할 줄 아는 인간을 좋아한다고 말한다.어쩌면 이것은 한 사람의 사연이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말해지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파격적일 만큼 솔직한 한 가정의 역사이자, 서늘할 정도로 뜨거운 개인의 기록이다.#신간소개
#당신은아직젊고건강하다 #이멍 #허블 #도서협찬피 냄새가 그윽한 글을 쓰는게 소원이라는 작가님의 소개글부터 심상치 않은 책이다. 다섯편의 단편이 실린 이번 책은 그런 작가님의 소망이 성실히 달성된 듯 싶다. <60평>부모님이 임대한 60평짜리 창고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일들.엄마와 아빠의 숨결이 사라지게 된 후 다시 찾은 그 창고에 나를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그 귀신은 워커홀릭인데 인간을 착취한다는 점에서 우리 삶과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 그 기이한 존재의 시점에서 말한다는게 독특하고, 부모님의 집을 점거하고 있던 토끼떼 같은 은근히 상상하게 만드는 기분나쁜 설정들이 묘미였다.<여름,우리는 함께 헤엄쳤고>탈모로 고민하던 중에 쓰셨다는 이 소설은 연가시같은 기생충으로 탈모제를 만드는 미친 연구자와 그 아내의 이야기다. 설정 자체가 상상도 못했던 거라 신선하긴한데 기생충이라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생명체와 공생한다는게 꽤 찜찜해진다. <후루룩 쩝쩝 맛있는>인간의 기름때 낀 혈관이 최상의 음식이라는 외계 생명체에게 내 혈관을 줄 것인가? 내장까지 먹는 인간의 식욕을 타자의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였다.<관장님의 마지막 한 모금>자신의 몸으로 빚는 술이라는 장례 풍습은 파격적이다.술꾼들은 술독에 빠져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걸까? 10년에 한 번 술 마실까말까하는 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보석의 마음>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다. 멸망한 행성에서 난민이 되어 지구에 온 외계인이 버려진 지구인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생명도 포기하는 이야기. 그 마음이 결국 보석이 된다.#단편소설집
#쉽게자주반하는마음 #이에니 #달출판사 #도서협찬독특한 성함이라 기억에 남았던 이에니 작가님. 알고 보니 이제니 시인의 쌍둥이 언니라는 이야기에 책을 펴기도 전부터 호기심이 생겼다.이 책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앙골라로 이어지는 작가님의 삶의 궤적을 담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여행기처럼 따라가다 보면, 글 사이사이 배치된 따뜻한 사진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정말 엽서로 소장하고 싶을 만큼 예쁜 장면들이 많다!)"낯선 곳에서 두려움과 불안이 있을 때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또렷해진다."나이가 들수록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뭐지?'라는 질문 앞에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 들곤 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어쩌면 내 욕망이 흐릿했던 건, 내가 너무 안전한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사진 에세이 특유의 과한 감상에 빠지지 않고, 여유로우면서도 적당한 호흡을 유지하는 글이라 참 좋았다. 타국에서의 삶을 담담하지만 깊게 길어올린 문장들 덕분에 내 마음도 덩달아 맑아지는 기분이다.#신간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