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건진 스물네 개의 문장들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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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싫을때읽는책 #금정연 #북트리거 #도서협찬

책이 너무 좋아 시작했지만, 때로는 읽고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큰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왜 없을까. 금정연 작가의 이 에세이는 그런 글태기의 순간을 너무나 솔직하게, 때로는 야구 이야기로 딴청을 피우며 고백한다.
​처음엔 "왜 이렇게 돌아가지?" 싶다가도 곧 깨닫게 된다. 꼭 정공법이 아니어도 괜찮다는걸. 적당히 핑계를 대기도 하고, 좋아하는 다른 이야기로 에둘러 가는 그 모습이 오히려 계속 읽고 쓰기 위해 자신을 다독이는 방법처럼 보였다.

나는 ​일 년에 500권을 비워낼 만큼 압도적인 책의 홍수가 부러웠다. 그리고
​로망의 작업실 또한.마음껏 책을 사고 쌓아둘 수 있는 오직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가 작업실 이야기만 꺼내면 상상의 내 작업실을 꾸미기 바빠졌다.
그리고 만화가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예술적 유전자라니!

​완벽한 모습 대신 하기 싫다고 징징거리는 작가의 목소리가, 역설적으로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로 다가온다. 이 책을 덮으며 나도 나만의 '무언가 하기 싫을 때 도망칠 수 있는 책 목록'을 하나씩 적어보게 되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싶은 날, 누군가의 작업실에 앉아 가벼운 푸념을 나누듯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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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잠재력을 깨우는 피드백의 모든 것 ㅣ 까꾸로 문고 3
구본희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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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잠재력을깨우는피드백의모든것 #구본희 #학교도서관저널 #도서협찬

"선생님이 주는 피드백, 아이들은 정말 다 이해하고 있을까?"
교육자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이 질문에 대해 이 책은 시원한 문장들로 답을 준다.
​피드백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은 '전달'이 아니라 '변화'다. 읽기 전에는 타인이 주는 ‘좋은 피드백’의 기준이 가장 궁금했지만, 읽고 난 뒤에는 학생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자기 피드백’의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누군가의 조언에만 의존하는 학습은 한계가 명확하다. 교사의 피드백이 멈추는 지점에서 학생의 성장이 멈추지 않으려면, 스스로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고 전략을 수정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메타인지라는 거창한 단어 뒤에 숨은 본질은 '나를 돌아보는 힘'이다. 아이들이 평생 학습자로서 당당히 서길 원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시간을 들여 이 성찰의 과정을 함께 걸어주어야 할 것이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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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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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 #이랑 #이야기장수 #도서협찬

엄마는 산에 올라 소리를 지르며 화병을 삼키다 사고를 당하고, 결국 안방 장농에 들어가 다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 절규를 듣고 자라는 아이들.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채 장녀의 역할을 떠맡았던 언니는 끝내 소진되고, 함께 살던 고양이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애틋하게 담겨 있다.

​이랑 작가의 삶에는 유난히 높은 파도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 개인의 고통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여성들이 겪는 슬픔과 억압이 응축된 기록처럼 다가온다.

​가장 가슴에 남은 대목은 '욕망을 참고 억누르는 연습' 끝에, 결국 욕망 자체가 거세된 채 살아왔다는 고백이었다. 그럼에도 작가는 자신의 나약함을 직시할 줄 아는 인간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것은 한 사람의 사연이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말해지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파격적일 만큼 솔직한 한 가정의 역사이자, 서늘할 정도로 뜨거운 개인의 기록이다.

#신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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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직 젊고 건강하다
이멍 지음 / 허블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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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아직젊고건강하다 #이멍 #허블 #도서협찬

피 냄새가 그윽한 글을 쓰는게 소원이라는 작가님의 소개글부터 심상치 않은 책이다. 다섯편의 단편이 실린 이번 책은 그런 작가님의 소망이 성실히 달성된 듯 싶다.

<60평>
부모님이 임대한 60평짜리 창고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일들.엄마와 아빠의 숨결이 사라지게 된 후 다시 찾은 그 창고에 나를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그 귀신은 워커홀릭인데 인간을 착취한다는 점에서 우리 삶과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
그 기이한 존재의 시점에서 말한다는게 독특하고, 부모님의 집을 점거하고 있던 토끼떼 같은 은근히 상상하게 만드는 기분나쁜 설정들이 묘미였다.

<여름,우리는 함께 헤엄쳤고>
탈모로 고민하던 중에 쓰셨다는 이 소설은 연가시같은 기생충으로 탈모제를 만드는 미친 연구자와 그 아내의 이야기다. 설정 자체가 상상도 못했던 거라 신선하긴한데 기생충이라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생명체와 공생한다는게 꽤 찜찜해진다.

<후루룩 쩝쩝 맛있는>
인간의 기름때 낀 혈관이 최상의 음식이라는 외계 생명체에게 내 혈관을 줄 것인가? 내장까지 먹는 인간의 식욕을 타자의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였다.

<관장님의 마지막 한 모금>
자신의 몸으로 빚는 술이라는 장례 풍습은 파격적이다.술꾼들은 술독에 빠져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걸까? 10년에 한 번 술 마실까말까하는 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보석의 마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다. 멸망한 행성에서 난민이 되어 지구에 온 외계인이 버려진 지구인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생명도 포기하는 이야기. 그 마음이 결국 보석이 된다.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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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자주 반하는 마음
이에니 지음 / 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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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자주반하는마음 #이에니 #달출판사 #도서협찬

독특한 성함이라 기억에 남았던 이에니 작가님. 알고 보니 이제니 시인의 쌍둥이 언니라는 이야기에 책을 펴기도 전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앙골라로 이어지는 작가님의 삶의 궤적을 담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여행기처럼 따라가다 보면, 글 사이사이 배치된 따뜻한 사진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정말 엽서로 소장하고 싶을 만큼 예쁜 장면들이 많다!)
​
​"낯선 곳에서 두려움과 불안이 있을 때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또렷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뭐지?'라는 질문 앞에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 들곤 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어쩌면 내 욕망이 흐릿했던 건, 내가 너무 안전한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사진 에세이 특유의 과한 감상에 빠지지 않고, 여유로우면서도 적당한 호흡을 유지하는 글이라 참 좋았다. 타국에서의 삶을 담담하지만 깊게 길어올린 문장들 덕분에 내 마음도 덩달아 맑아지는 기분이다.

#신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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