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ㅣ Wow 그래픽노블
궈징 지음, 김예원 옮김 / 보물창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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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궈징 #보물창고 #도서협찬

모래바람이 불고 폐허가 된 사막 지구. 아이 둘이 힘겹게 찾아가는 곳은 공중전화박스입니다. 오아시스 공장에 일하러 간 엄마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기에, 아이들은 기다림에 점점 지쳐갑니다. 다행히 씩씩한 첫째가 야무지게 동생을 돌보지만, 둘만의 삶은 위태롭기만 합니다.

그러던 동생의 생일, 사막여우를 따라 들어간 쓰레기 더미에서 오래된 로봇을 발견합니다. 엄마를 닮은 로봇을 선물로 갖고 싶다는 동생을 위해 누나는 정성껏 로봇을 고쳐주고, 깨어난 로봇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살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진짜 엄마가 일하는 곳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 엄마가 자신을 대신해 아이들을 돌보는 로봇 엄마와 마주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긴장감은 점점 커집니다.

이 작품은 그래픽 노블만이 보여줄 수 있는 힘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말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인물들의 표정과 침묵 사이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상상의 여백을 채워가게 됩니다.

무너진 세상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 작품은 결국 인간과 로봇이 서로를 밀어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따뜻하게 보여줍니다. 대립보다 공존, 지배보다 이해를 선택한 결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아름다운 그래픽 노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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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박쥐 - 진화가 빚어낸 가장 다재다능한 생명의 비밀
요시 요벨 지음, 조은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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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박쥐 #요시요벨 #어크로스 #도서협찬

박쥐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요시 요벨이 들려주는 박쥐 연구의 세계입니다. 진흙을 헤치고, 박쥐에게 물리면서도 연구를 이어가는 연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한 편의 박쥐 연구 역사서를 읽는 듯했습니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저는 박쥐를 직접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어두운 밤에 활동하고 동굴에 산다는 이미지, 흡혈박쥐의 인상 때문인지 낯설고 조금은 두려운 존재였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박쥐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새끼를 품에 안고 날아다니는 종도 있고, 해충을 잡아먹고 꽃가루를 옮기며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앞발이 날개로 진화해 땅에서는 서툴게 움직이고, 아프면 무리에서 떨어져 지내며 병을 옮기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먹이가 부족한 동료에게 자신의 먹이를 나눠주는 모습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이타성도 발견했습니다.

박쥐의 생물학적 특징도 놀라웠습니다. 이름 때문에 쥐와 가까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유전적으로는 소나 말에 더 가까운 포유류라고 합니다. 전 세계 포유류의 약 20%가 박쥐일 만큼 종류도 다양하고, 나방만 한 초소형 박쥐부터 날개 길이가 1.5m에 이르는 대형 박쥐까지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곤충, 과일, 물고기, 개구리, 혈액 등 먹이도 다양하고, 종마다 사용하는 소리와 의사소통 방식도 다르다는 사실에 감탄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사실을 밝혀내기까지 연구자들이 쏟아부은 시간과 집념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묵묵히 현장을 누빈 사람들의 탐구정신이야말로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풍력발전기 날개에 수많은 박쥐가 목숨을 잃는다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또 다른 생명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은 공존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인간 역시 생태계의 일부라는 점을 잊지 않고, 더 나은 공존의 방법을 고민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박쥐라는 낯선 생명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한 권을 덮고 나니 박쥐뿐 아니라 자연을 향한 호기심과 존중까지 함께 커진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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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시절
메이비 지음 / 부크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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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좋은시절 #메이비 #부크럼 #도서협찬

아직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저도 오롯이 양육으로 하루를 채우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부모라는 자리는 쉽지 않지만, 그때의 고단함과 행복이 한꺼번에 떠올라 여러 번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저는 아이 시험기간에 같이 늦은 밤 시간을 보내며 읽었어요.
매번 치르던 시험이 이제는 입시와 연결되니 저도 덩달아 예민해지고, 아이의 부족한 모습만 눈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한 꼭지씩 읽을 때마다 아기였던 아이의 시간이 엊그제처럼 떠올라, 다그치고 싶은 마음보다 안쓰럽고 고마운 마음이 먼저 생겼습니다.

양육자는 누구나 처음 부모가 됩니다. 아이가 자라는 기쁨을 누리면서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하는 불안과 끝없는 육체적 피로를 함께 견뎌내지요. 저자의 솔직한 고백들은 그 시절의 감정을 하나씩 불러내며 여러 번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아이가 가장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부모에게도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가장 좋은 시절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따뜻한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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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한지수 지음 / &(앤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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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한지수 #넥서스앤드 #도서협찬

​수록된 7편의 소설 중 5편이 어딘가로 떠난 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발리,그 섬에서>는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동창과 함께 발리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친구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투어를 이어가다 예상을 벗어나는 결말을 마주하게 되는데, 어쩌면 주인공은 여행하는 동안 이미 어느 정도 결말을 예감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은 〈야심한 연극반>입니다. 일본에서 보낸 유년 시절, 아버지가 사라진 뒤 어머니와 단둘이 쌓았던 추억, 그리고 한국에서 홀로 자란 주인공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는 기묘한 연락이 날아듭니다. 교토로 떠나 마주하게 된 진실. 엄마로 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사랑이 오래 여운을 남겼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누군가를 잃은 채 여행을 떠납니다. 죽은 애인을 잊기 위해, 사라진 신랑 없이 홀로 허니문을 향해, 혹은 미투 사건으로 벼랑 끝에 선 엄마를 두고 증언을 피해 도망치듯 떠나기도 합니다.
​인생의 무거운 짐을 캐리어에 꾹꾹 담아 두고 오고 싶었던 여행길. 그렇다면 돌아오는 그들의 캐리어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요?

​단편 하나하나 몰입감이 넘치고 결말 역시 식상하지 않아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여름날, 여행지에서 펼쳐보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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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106동 101호
천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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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106동101호 #천유 #팩토리나인 #도서협찬

​밤낮을 가리지 않는 아랫집의 항의에 떠밀려 이사하게 된 채아. 하필 시험관 시술로 몸도 마음도 지친 그에게 새집은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집안을 감싸는 기이하고 축축한 기운,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차갑게 멀어지는 남편과의 관계는 서늘한 의구심을 피워 올립니다.

​사는(Live) 곳이 아닌 사는(Buy) 것이 되어버린 부동산 현실과, 그 속에서 타인의 파멸을 발판 삼아 내 욕망을 채우려는 추악한 집착들이 얽히며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치닫습니다.
​단순한 귀신 소동이나 공포 미스터리를 기대했다면 서사의 결이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관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남습니다.

​기괴한 현상 너머 작가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한 것은,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채워야 할 부부간의 신의, 그리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관계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는 진정한 사랑의 온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서늘한 미스터리 끝에 찾아오는 주인공의 주체적인 선택과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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