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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항상 바쁠까? - 일과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똑똑한 시간관리 기술
제나 에버렛 지음, 정영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4월
평점 :
할 것들은 참 많은데 어영부영 하거나 뭐 하다가 목표치를 못 채우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책감에 빠지곤 한다. 어떻게 하면 하고자 하는 것들과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는지 도움얻고픈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책에 싸인 분홍색 띠지에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정신없이 바쁘다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책이름도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시간관리기술이라는 내용은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챗바퀴 안에서 돌고 있는 정신나가 보이는(?) 쥐는 처음에 왜 쥐가 있나 하고 눈에 크게 들어오지 않았다. 여하튼 시간관리기술이 담긴 책이라는 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어떻게 주어진 일을 처리하고 하고자 하는 걸 이룰 수 있는지 뭔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은, 평소 내가 갈망하던 그런 내용이 담긴 것 같은 그런 문구가 나를 끌어들였다.
책 목차를 보면 [이메일에 바로 회신하지 않아도 된다]이런 내용이 있는데, 이 문장을 보자마자 대학다녔을 때가 생각한다. 수업시간 때 학우가 USB가 없었는지 이메일로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보내서 발표하려고 이메일 로그인하였다. 당시 프로젝트빔으로 그 과정이 다 보였는데, 안 읽은 메일이 수백통이 넘었다. 다른 학우들이 그걸 보자마자 대부분 “와!” 이런 말이 터져나왔다. 그 당시 학우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이메일 관리를 제대로 안 하는 게 아닌가? 자기관리를 안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밥벌이를 하다보니까 안 읽은 메일이 수백통이 넘는다. 밥벌이하면서 웬만하면 이메일 수신거부 해버렸는데도, 스팸메일도 오고 입출금 메일도 많이 쌓이고 안 읽은 메일이 많다. 예전에는 그런 걸 일일이 확인하고 삭제하고 정리하고 그랬는데, 그런 시간을 반복해서 사용하다보니까 무의미하다는 걸 느끼고, 시간도 아깝고, 그런 거 정리하느라 머리를 쓰느라 정말 중요한 걸 다루는데 쓸 머리를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서 그 이후부터는 정리를 잘 안 하게 된다. 이메일 송수신으로 연락 안 하고 사는 걸 소소한 행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메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바로 회신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장은 독자의 입장에 따라서 달라지리라고 본다. 그러니까 이건 그러려니 하고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 위주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은 나름대로 독자를 위해 쓰인 편이다. 그런데 밥벌이 장소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남들 업무 도와주느라 내 업무 밀려나고 늘어나게 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적지 않기에, 평소 밥벌이 장소에서 내 목소리 내려는 그런 훈련(?) 같은 게 필요하겠다. “쟤 왜 저러지? 예전에는 내 부탁 잘 들어줬는데, 이제는 자기 위주네? 본색이 드러났구만!”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타의 분위기에 떠밀려서 약으로 인한 부작용 생겨서 병상에 누워 있으면 내 똥 치워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밥벌이 함께했던 사람들이 내 똥을 치워줄지 생각해보고 결정하길 바란다. 물론 계속된 거절은 불만을 삼기도 하기에,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겠다.
책에서는 어떤 질문에 작성할 만한 공란이 있다. 여기에 직접 쓰든지 아니면 따로 쓰든지 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보면 [그러고 보니...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내용이 나온다. 어떻게 거절할 지에 대한 내용인데, 어떻게 거절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 나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내용이 빠졌다면 책 읽는 보람이 줄어들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름대로 볼만한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생각한다.
책과는 좀 별개의 얘기지만, 밥벌이 하면서 사람들에게 뒤통수 맞았다는 느낌을 적잖이 느끼곤 한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면 상대방도 어느 정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걸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 세상은 그렇게 따뜻하지도 그렇게 차갑지도 않은 것 같다. 한쪽에서 너무 잘해주는 것도 너무 잘 안 해주는 것도 문제다. 진실로 대하고 진심으로 잘 해주려고 하지만, 밥벌이라면 너무 잘해주려고 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내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면 좋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고, 제 나름대로 솔직하게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